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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두11861 판결
[보안관찰처분취소][공1999.4.1.(79),566]
판시사항

[1] 보안관찰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 유무의 판단 기준

[2] 보안관찰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없다고 본 사례

[3] 항고소송에서 당초의 처분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사실을 처분사유로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보안관찰법상의 보안관찰처분은 처분대상자가 이미 실행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과하는 제재조치가 아니라 장래에 그 법 소정의 특정범죄를 범할 위험성을 미리 예방하여 국가의 안전과 사회의 안녕을 유지하는 한편, 처분대상자의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토록 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예방조치로서의 행정작용인 점에서 형벌과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보안관찰처분을 하기 위하여는 보안관찰법 제4조 제1항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안관찰처분대상자가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이유가 있어 재범의 방지를 위한 관찰이 필요한 경우이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재범의 위험성이란 장래에 다시 죄를 범할 개연성이 될 수밖에 없고, 그 유무도 처분대상자의 전력이나 성격, 환경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2] 보안관찰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없다고 본 사례.

[3]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는 실질적 법치주의와 행정처분의 상대방인 국민에 대한 신뢰보호라는 견지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서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새로운 처분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 뿐 기본적 사실관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며 법원으로서도 당초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는 사실은 처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영화)

피고,상고인

법무부장관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배의 점에 관하여

보안관찰법상의 보안관찰처분은 처분대상자가 이미 실행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과하는 제재조치가 아니라 장래에 그 법 소정의 특정범죄를 범할 위험성을 미리 예방하여 국가의 안전과 사회의 안녕을 유지하는 한편, 처분대상자의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토록 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예방조치로서의 행정작용인 점에서 형벌과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보안관찰처분을 하기 위하여는 보안관찰법 제4조 제1항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안관찰처분대상자가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이유가 있어 재범의 방지를 위한 관찰이 필요한 경우이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재범의 위험성이란 장래에 다시 죄를 범할 개연성이 될 수밖에 없고, 그 유무도 처분대상자의 전력이나 성격, 환경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1987. 8. 18. 선고 87누64 판결, 1997. 7. 25. 선고 97누2696 판결 각 참조).

원심은 원고가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한 범죄 중 보안관찰해당범죄는 국가보안법 제5조 제2항의 반국가단체 구성원으로부터의 금품수수죄뿐인 점, 원고가 출소한 후 기간이 일천하다거나 보안관찰처분을 위한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였다는 등의 사유는 모두 이미 처벌받은 범죄에 관한 것 또는 보안관찰해당범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정들인 점,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을 위한 경찰 조사시에 당시의 정부를 권위주의적 정권이라고 평가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범위에 속하는 정도에 불과한 점, 원고가 출소 후 자신과 마찬가지로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이하 사노맹이라 한다) 관련자로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소외 1과 한 차례, 소외 2와는 몇 차례 안부도 묻고 식사도 같이 할 겸해서 만났음을 시인하고 있으나, 원고가 그들과 어울려 일상적인 사회생활상의 접촉이 아닌 보안관찰해당범죄와 관련 있는 어떤 활동이나 집회 참여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원고가 미혼으로서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와 함께 누나의 집에서 동거하고 있으나 그 점을 들어 생활이 불안정하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원고는 1996. 6. 1.부터 입시학원에 강사로 취직하여 월 금 120만 원 내지 150만 원의 보수를 지급받으면서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점, 피고가 원심의 최종변론기일에 이르기까지 사노맹 관련자의 보안관찰처분 사례에 대하여 답변을 하거나 자료를 제출한 바가 없는 점에 비추어 피고가 들고 있는 사유들만으로써는 원고가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하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인정·판단은 기록과 관련 법규 및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아 수긍되고, 거기에 보안관찰법상의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판단유탈의 점에 관하여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는 실질적 법치주의와 행정처분의 상대방인 국민에 대한 신뢰보호라는 견지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서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새로운 처분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 뿐 기본적 사실관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며 법원으로서도 당초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는 사실은 처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누3895 판결, 1995. 12. 12. 선고 95누9051 판결 등 참조).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재범의 위험성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라고 주장하는 사유, 즉 이 사건 처분을 위한 경찰 조사시 "출소 후 당국의 지시사항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나요?"라는 담당자의 질문에 대하여 원고가 "제가 나오면서 관할경찰서에서 나와 신고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할 것을 촉구하여 지킬 것은 지키고 안 지킬 것은 안 지키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는 사유는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보호관찰처분심의위원회의 의결시나 그 의결에 따른 결정시에 이 사건의 처분의 결정이유 또는 처분사유(이하 처분사유라 한다)로 기재된 바가 없고 또한 당초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의 위 답변 사실을 새로운 처분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 그 뿐만 아니라 원고의 위 답변의 내용이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답변 사실을 감안한다고 하여도 피고가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써는 원고가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거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정귀호 이용훈 조무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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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6.18.선고 97구10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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