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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31144 판결
[배당이의][공1998.3.1.(53),589]
판시사항

과세요건 사실을 오인한 과세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일반적으로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소득 또는 행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한 과세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지만,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과세요건 사실을 오인한 위법의 과세처분을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1) 분할 전 문경시 (주소 1 생략) 대 1,285.3㎡는 원래 원고의 소유였는데, 원고의 조카인 소외 1이 1985. 3.경 이를 매수하여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하여 분양하고 그 분양대금으로 대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여 차액으로 이득을 남기는 사업을 구상하여 원고로부터 내락을 받고 소외 2를 통하여 소외 3과 위 사업의 동업 문제를 의논한 결과, 그 구체적인 내용이나 공사자금 조달 등의 문제는 차후 논의하기로 하고 우선 사업에 착수하기 위하여 위 대지에 관하여 위 소외 1, 소외 2 및 소외 4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하여, 위 소외 1 등 3인은 1985. 3. 25. 원고와 대금 415,000,000원에 위 대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금 30,000,000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한 후, 1985. 3. 26. 그들 앞으로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위 소외 1 앞으로 12,853분의 6,243지분, 소외 2 앞으로 12,853분의 5,300지분, 소외 4 앞으로 12,853분의 1,310지분에 관한)를 경료하였다.

(2) 원고는 1985. 10. 2. 위 대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금 600,000,000원, 채무자 소외 1, 근저당권자 원고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는데,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는 1985. 11. 7. 위조된 서류에 의하여 말소되었다가, 원고가 위 소외 1 등 3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등 청구사건에서 그 회복등기를 명하는 승소판결을 받았으나,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된 후 1985. 12. 11. 위 대지 중 문경시 (주소 2 생략) 대 385.1㎡가 분할됨으로써 이에 관하여는 말소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전사되지 아니한 관계로 그 회복등기도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1993. 7. 26. 분할 후 (주소 1 생략) 대 900.2㎡에 대하여만 회복등기가 이루어졌다.

(3) 위 소외 3이 동업에서 손을 떼게 됨에 따라, 위 소외 1이 1985. 12.경부터 공사를 단독으로 시행하면서 분할 전 대지의 소유 명의가 위 소외 1 등 3인 앞으로 되어 있던 관계로 그들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4) 원고는 1986. 6. 16. 대지 매매대금의 확보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위 소외 1 등 3인을 피신청인으로 제소전화해 신청을 하여, ① 피신청인들은 건물 신축공사를 시작한 달의 마지막 날을 기산점으로 하여 6개월 이내에 신청인에게 매매잔대금 385,000,000원을 지급한다. ② 매매로 인한 양도소득세는 피신청인들이 부담한다. ③ 피신청인들이 ①항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신청인에게 위 양 대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신축한 건물의 소유권을 신청인에게 양도하며 건물을 명도한다는 내용의 화해를 한 후, 그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1986. 6. 20. 위 양 대지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경료하였다.

(5) 위 소외 1이 자금을 조달하여 건축한 건물에 대하여 1986. 11. 3. 위 소외 1 등 3인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였다.

(6) 피고 산하 서울서부세무서장은 1989. 12. 16. 위 양 대지 외 1필지 및 그 지상 건물에 관하여 경료된 위 소외 2 명의의 공유지분등기가 위 소외 1의 명의신탁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로,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명의로 등기 등을 한 날에 실질소유자가 그 명의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본다."는 구 상속세법(1990. 12. 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의2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여 위 소외 2에게 위 양 대지 외 1필지 및 그 지상 건물에 대한 증여세 및 방위세로 합계 금 207,880,709원을 부과하였다.

(7) 원고의 신청으로 개시된 위 (주소 1 생략) 대 900.2㎡에 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1995. 11. 21. 배당금액 금 547,334,858원 중 1순위로 피고 산하 서울서부세무서가 교부청구한 증여세에 대하여 금 55,812,236원이 배당되고, 2순위로 근저당권자인 원고에게 금 491,522,622원이 배당되었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바탕으로 하여,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소외 1, 소외 2, 소외 4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는 그들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대지 등을 매수하여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한 후 분양하여 그 매매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동업계약에 의하여 원고로부터 이를 매수함에 따른 것으로서 이 사건 대지는 위 3인의 공유이고 위 소외 1이 소외 2에게 그 명의를 신탁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님이 분명한데도, 피고 산하 서울서부세무서는 동업자금의 출연이 없는 동업은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위 소외 2 명의의 공유지분등기가 위 소외 1의 명의신탁에 의한 것으로 단정하고 구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을 적용하여 위 소외 2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것으로서, 위 증여세 부과처분은 부과 당시에 나타난 사실관계에서 이미 명의신탁에 의하여 경료된 등기가 아님이 분명한 공유지분등기를 명의신탁에 의하여 경료된 것으로 잘못 인정한 나머지 이를 증여로 의제하여 한 처분으로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이고, 따라서 피고는 위 소외 2에게 아무런 조세채권이 없으므로 피고에 대한 배당은 존재하지 아니하는 채권에 대한 배당으로서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3. 일반적으로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소득 또는 행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한 과세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지만,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위와 같이 과세요건 사실을 오인한 위법의 과세처분을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 고 할 것이다(당원 1996. 12. 20. 선고 95다20379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원래 위 소외 1이 위 소외 2를 통하여 위 소외 3과 위 건축사업을 동업하기 위하여 우선 위 분할 전의 (주소 1 생략) 대지에 대하여 위 소외 1 등 3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가, 위 소외 3이 동업에서 손을 떼게 됨에 따라 위 소외 1 단독으로 건축공사를 시행하면서도, 건축허가 명의는 분할 전 대지의 소유 명의가 위 소외 1 등 3인 앞으로 되어 있던 관계로 그들 명의로 받은 후에 위 소외 1이 자금을 조달하여 건축한 건물에 대하여도 그들 공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였다는 것이고, 더구나 기록에 나타난 갑 제5호증(판결), 을 제2호증(소외 2 진술조서) 등에는 위 소외 2는 위 소외 1로부터 위 건축의 편의를 위하여 형식상의 동업자가 되어 줄 것을 부탁받고 이를 승낙한 후 위 각 등기를 경료하게 된 것에 불과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하다면 위 대지 및 건물에 관한 위 소외 2 명의의 공유지분등기가 위 소외 1의 명의신탁에 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고, 따라서 이 점은 사실관계를 조사하여야만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 산하 서울서부세무서장이 이 사건 대지에 관한 위 소외 2 명의의 공유지분등기가 위 소외 1의 명의신탁에 의한 것임을 전제로 구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을 적용하여 위 소외 2가 위 소외 1로부터 위 공유지분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 등을 부과한 이 사건 과세처분의 하자는 외관상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과세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과세처분 당시 하자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아 이 사건 과세처분을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과세처분의 무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천경송(주심) 지창권 송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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