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다14606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7.12.1.(47),3583]
판시사항

취득시효 완성 후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본 사례

판결요지

토지의 점유자가 그 소유자에게, 소유자가 점유자를 상대로 한 소송의 확정판결에서 점유자로 하여금 소유자에게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으로 지급할 것을 명한 매월 금 107,300원보다 거의 배나 되는 매월 금 200,000원씩을 지급하기로 하고 그 금원을 4년여 동안이나 아무 이의 없이 지급하여 온 이상 점유자가 소유자에게 매월 금 200,000원씩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은 단순히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을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이라고 하기보다는 이로써 점유자와 소유자 사이에 토지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점유자는 그 토지에 관한 시효 완성의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함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상)

피고,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계쟁 토지 부분(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1970. 4. 14.부터 점유를 개시한 소외 1의 점유를 1976. 1. 13. 승계하여 그 이후 점유를 계속하여 온 이상, 1990. 4. 14.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그 시효 완성 후인 1990. 10. 15.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다거나 원고가 1991. 6. 말경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차임을 지급한 사실이 있다고 하여 이미 완성된 취득시효 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취득시효의 진행이 중단되었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기는 하나, 이러한 잘못은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1. 7. 27.부터 1995. 8. 24.까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매월 금 200,000원의 차임을 지급함으로써 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점유취득시효 완성 후에 차임을 지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원고가 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하여 제기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토지인도등 청구 사건에서 부산지방법원은 1991. 4. 30. 선고 90가단34096, 40985(병합) 토지인도등 판결 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 지상의 건물을 철거하고 이 사건 토지를 인도함과 아울러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으로서 금 5,747,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1990. 10. 15.부터 이 사건 토지를 인도하는 날까지 매월 금 107,3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 그 후 피고가 위 판결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 상의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받으려고 하자 원고가 1991. 6.경 강제집행을 보류해 달라고 하면서 위 판결에 의한 부당이득금 전액을 지급하는 한편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인도받을 때까지 지급받기로 되어 있는 위 판결상의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금과 관련하여 시세에 맞추어 매월 금 200,000원씩을 지급하기로 한 후 피고에게 1991. 7. 27.부터 이 사건 건물이 철거될 무렵인 1995. 8. 24.까지 매월 금 200,000원씩을 지급하여 온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에게 위 판결에서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으로 지급할 것을 명한 매월 금 107,300원보다 거의 배나 되는 매월 금 200,000원씩을 지급하기로 하고 위 금원을 4년여 동안이나 아무 이의 없이 지급하여 온 이상 원고가 피고에게 매월 금 200,000원씩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은 단순히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을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이라고 하기보다는 이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시효 완성의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67. 2. 7. 선고 66다2173 판결 , 1992. 5. 22. 선고 92다4796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사정을 자세히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점유취득시효 완성 후에 차임을 지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원고가 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가 없다는 이유로 시효 이익 포기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시효 이익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