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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도2042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수재등·사금융알선)·제3자뇌물취득·뇌물수수·업무상배임·뇌물공여·제3자뇌물교부·배임수재(변경된 주위적 죄명 : 부정처사후수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변경된 예비적 죄명 : 배임수재)·사기][공1997.12.1.(47),3709]
판시사항

[1] 중소기업진흥이라는 특정목적을 위하여 조성된 중소기업진흥기금을 부적격 업체에게 부당지출되도록 한 행위와 업무상배임죄의 손해발생 여부(적극)

[2]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부정한 청탁을 받고 사직한 후에 재물을 수수한 경우, 배임수재죄의 성부(적극)

판결요지

[1] 중소기업진흥기금은 중소기업 진흥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조성되어 중소기업 합리화사업의 실천계획의 승인을 받은 적격 중소기업 등에게 저리로 대출하도록 그 용도가 법정되어 있는 자금이므로, 그 자금을 합리화사업 부적격 업체를 위하여 부당하게 지출되도록 한 것이라면, 진흥공단이 대리대출의 방식을 취하여 대출취급은행에 대출함으로써 은행으로부터의 대출금의 회수가 사실상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특정 목적을 위하여 조성된 기금의 감소를 초래함으로써 기금이 그 목적을 위하여 사용됨을 저해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진흥공단은 위와 같은 기금의 대출로 인하여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2] 형법 제357조 제1항 의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청렴성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수수함으로써 성립하고 반드시 수재 당시에도 그와 관련된 임무를 현실적으로 담당하고 있음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이상 그 후 사직으로 인하여 그 직무를 담당하지 아니하게 된 상태에서 재물을 수수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재물 등의 수수가 부정한 청탁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배임수재죄가 성립한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8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이은기 외 5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피고인 5에 대한 무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피고인 6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9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6, 피고인 7 및 같은 피고인들의 국선변호인과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6, 피고인 8의 각 사선변호인 및 피고인 피고인 7의 원심 사선변호인이 제출한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피고인 피고인 1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의 채용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승용차 1대를 그 직무에 관련하여 뇌물로 수수한 판시 범죄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위 차량의 대금 상당액을 넘는 금원을 증뢰자에게 송금한 것은 위 범죄가 성립한 이후의 사정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행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증거의 신빙성을 잘못 판단한 채증법칙 위반이나 직무관련성에 관한 판단유탈, 뇌물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2)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7에 대한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진흥공단이라 한다)으로부터 중소기업진흥및제품구매촉진에관한법률에 따라 한국산업기계 협동화단지의 사업승인신청을 한 원심 판시의 업체들에 대한 실태조사 담당자로 지명을 받아 그 실태조사를 함에 있어서, 참가업체는 독립채산으로 운영되는 기업이어야 하고, 일정한 비율의 자금부담능력이 있어야 하는바, 피고인들은 위 협동화사업의 실질적인 사업주체가 참가업체와는 별개인 주식회사 대세산업(이하 대세산업이라 한다)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그 조사과정에서 참가업체들은 자금부담능력이 부족하고 기업규모가 영세하며 생산설비도 부족하여 협동화사업 자격에 미달되는 업체들임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업체들의 건축물과 기계설치현황, 사업의 규모와 사업성 등을 제대로 조사하지 아니하고 일부 업체에는 가보지도 아니한 채 업체측으로부터 제출받은 관계 서류에 기초하여 피고인 피고인 2가 기술검토의견서를, 피고인 피고인 7가 진단평가서를 각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그 의견대로 위 협동화사업 실천계획의 승인이 되게 하고, 피고인 피고인 7는 대출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성고 확인조사를 함에 있어서 현장에서 진행상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하지 아니하고 위조된 관계 서류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아니한 채 기성검사조사서를 작성·제출함으로써 원심 판시의 금원이 위 협동화사업 지원금으로 대출되게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행위가 그 임무에 위배한 것인 점과 이로 인하여 진흥공단에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게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의 위 행위를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범의 또는 손해의 인식에 관한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업무상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한 논지 부분은 모두 이유 없다.

(3) 피고인 피고인 2에 대한 그 나머지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채용한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피고인 2에 대한 판시 제3자뇌물취득 및 각 뇌물수수의 점에 관한 범죄사실은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피고인이 상피고인 피고인 5로부터 건네받은 금 1억 원에서 피고인의 처가 당초 위 피고인 5에게 이자의 약정 없이 대여한 금 5,000만 원의 원금 및 이에 대한 통상적인 이율에 의한 이익을 공제한 나머지의 금원은 피고인이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한 뇌물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조치도 옳다고 여겨지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을 포함한 8인이 원심 공동피고인 1으로부터 판시의 향응을 제공받았음에도 피고인만이 뇌물수수죄로 공소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그 공소제기가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논지도 모두 이유 없다.

(4) 피고인 피고인 6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금융기관의 직원인 피고인이 대세산업 기획실 차장인 원심 공동피고인 2으로부터 교부받은 액면 금 61,700,000원의 약속어음 1장은 피고인이 평소 대세산업의 어음을 할인하여 주는 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한 것인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약속어음은 단지 피고인이 관리하던 통장을 이용하여 대세산업에게 할인하여 준 것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증거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을 그르쳐 채증법칙을 위반함으로써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위와 같이 피고인이 수수한 금품이 위 약속어음 자체이고, 소론과 같이 그 할인금액 중 일부를 대세산업에 반환한 나머지인 금 48,637,600원만을 수수한 것이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인의 수수금액이 위 주장의 금액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관계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의 판시 업무상배임 및 사금융알선의 각 점에 관한 범죄사실도 충분히 인정될 뿐 아니라, 피고인이 채무자와 보증인 등을 상대로 신용조사 및 담보물 현황조사를 직접 실시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마치 신용조사와 담보물 현황조사 등을 직접 실시한 것처럼 허위의 대출관련서류를 작성하고, 약속어음을 할인하여 줌에 있어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한 것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으며, 위조ㆍ변조된 등기부등본과 약속어음 등 대출ㆍ융자관계 서류를 제출받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자금을 대출·융자함으로써 대출규정에 따른 절차를 지키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와 소속 은행의 손해에 관한 인식도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5) 피고인 피고인 8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의 채용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판시 각 뇌물수수의 범죄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그 증거들은 신빙성이 있다고 여겨지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자유심증주의 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뇌물수수의 고의 등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피고인 피고인 9는 소정의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80조 에 의하여 상고를 기각하기로 한다.

3.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5,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①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4은 공모하여, 1994. 10. 24.부터 같은 달 28.까지 경남 함안군 칠원면에 있는 함안발전설비부품 협동화사업의 진단신청업체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함에 있어, 중소기업 협동화사업에 참가하려면 독립채산으로 운영되는 법인 또는 개인기업일 것, 일정한 비율의 자금부담능력이 있을 것 등의 요건이 구비되어 있어야 하므로, 실태조사시 이를 성실하게 확인하여야 할 업무상의 임무가 있음에도 이에 위배하여, 위 협동화사업은 대세산업이 지원금을 타내기 위하여 명목상의 계열사를 만들어 진단신청을 한 것임을 알면서도 현장실태조사를 한 후 위 신청업체들이 독립채산으로 운영되는 업체들이라는 등의 허위내용의 서류를 작성하고, 1994. 12. 6.에는 협동화사업체로서 적정하다는 기술검토의견서, 진단평가서를 작성하여 진흥공단 이사장에게 보고하여 위 협동화사업 실천계획승인을 얻게 한 다음 그 별지 기재와 같이 대세산업에 금 13,971,000,000원이 대출되게 함으로써 대세산업으로 하여금 위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얻게 하고, 진흥공단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② 피고인 피고인 3은 1995. 2. 24. 위 협동화사업에 대한 공장설립 기성고를 확인함에 있어서, 자금지원은 실천계획승인 후 사업의 진도에 따르게 되어 있어 성실하게 기성고를 확인하여야 할 업무상의 임무가 있음에도 이에 위배하여, 현장조사를 하지 아니하고 대세산업이 제시하는 서류를 받아 그대로 제1, 7, 9, 10, 11차 기성고를 허위보고하여 그 별지기재와 같이 합계 금 11,126,000,000원이 대출되도록 함으로써 대세산업에 위 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게 하고 진흥공단에 손해를 가하였다는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진흥공단이 위 협동화사업을 위하여 협동화단지 추진업체에게 자금을 지원하여 준 방식은 진흥공단이 은행에 자금을 대출하여 주고 은행이 이를 재원으로 하여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협동화단지 추진업체에게 그 필요자금을 대출하여 주는 대리대출의 방식으로서, 이 방식으로 대출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진흥공단이 추진업체에게 바로 대출을 하는 직접대출의 방식과는 달리, 추진업체는 대출금을 진흥공단이 아닌 은행에 상환하여야 하고, 은행 또한 그 대출금을 추진업체로부터 상환받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진흥공단에 상환하여야 하며, 비록 추진업체가 그 대출금을 은행에 상환하지 못한 경우에도 은행은 진흥공단에 그 대출금을 구상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진흥공단에는 아무런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들의 임무 위배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진흥공단이 입게 되는 손해가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당시 시행중이던 중소기업진흥법(폐지) 및 신규제정된 중소기업진흥및제품판매촉진에관한법률의 관계 규정에 의하면, 정부는 중소기업의 진흥을 위하여 중소기업자의 집단화·시설공동화·기업합병의 촉진 등을 위한 중소기업 협동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중소기업 진흥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진흥기금(나중에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으로 개칭되었다. 이하 기금이라 한다)을 설치하며, 기금은 정부 및 정부 외의 자의 출연금, 국내외로부터의 자금차입금, 채권 및 복권 발행으로 조성되는 자금 등으로 조성하도록 되어 있고, 중소기업 진흥을 위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진흥공단을 설립하여 진흥공단이 기금을 운용·관리하며, 기금은 협동화사업을 비롯한 특정된 사업을 위하여 사용하도록 용도가 제한되어 규정되어 있고, 한편 기금의 운용에 관한 사항을 정한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 운용요강'은 각 자금별로 지원대상 및 지원방법, 우선지원대상, 지원비율 및 한도, 융자조건과 상환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협동화사업에 자금을 지원함에 있어서는 진흥공단이 직접 대출하거나(이하 직접대출이라 한다) 대출취급은행을 통하여 대리 대출할 수 있으며(이하 대리대출이라 한다), 직접대출의 금리는 연 7.0%이고, 대리대출의 경우 대출취급은행에 연 7.0%의 금리로 자금을 제공하면 은행이 연 8.0%로 대리대출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진흥공단과 대출취급은행 사이에서 은행은 대여기금을 은행의 책임하에 운용하되, 진흥공단이 융자대상업체와 융자금액을 확정하여 통지하면 은행은 대출을 함을 원칙으로 하고, 은행은 차주로부터의 대출금 회수 여부에 불구하고 대여기금 원리금을 상환하여야 하도록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위 기금은 중소기업 진흥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조성되어 중소기업 합리화사업의 실천계획의 승인을 받은 적격 중소기업 등에게 저리로 대출하도록 그 용도가 법정되어 있는 자금이므로, 그 자금을 공소사실과 같이 합리화사업 부적격 업체를 위하여 부당하게 지출되도록 한 것이라면, 진흥공단이 대리대출의 방식을 취하여 대출취급은행에 대출함으로써 은행으로부터의 대출금의 회수가 사실상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특정 목적을 위하여 조성된 기금의 감소를 초래함으로써 기금이 그 목적을 위하여 사용됨을 저해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의미에서 진흥공단은 위와 같은 기금의 대출로 인하여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였는지의 여부를 심리ㆍ확정한 다음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하겠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2) 피고인 피고인 5에 대한 배임증재의 점 및 피고인 피고인 4에 대한 배임수재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피고인 4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상피고인 피고인 5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1996. 4. 초순경 금 24,000,000원을, 같은 달 중순경 금 2,000,000원을 각 청탁의 대가로 교부받고, 피고인 피고인 5는 상피고인 피고인 4에게 위 금원을 공여하였다는 이 사건 각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피고인 4은 진흥공단 경남본부 과장대리의 직에 있던 1994. 10. 24.경 상피고인 피고인 5로부터 함안발전설비부품 협동화사업을 승인받아 지원금을 탈 수 있도록 하여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1994. 12. 12. 위 승인을 받게 하여 주고 1995. 6. 17. 진흥공단에서 사직한 다음 위의 금원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배임수재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부정한 청탁을 받은 시점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시점에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신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 피고인 4은 위 금품을 수수할 당시에는 이미 사직하였으므로 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며, 따라서 피고인 피고인 5의 행위도 배임증재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형법 제357조 제1항 의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청렴성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수수함으로써 성립하고 반드시 수재 당시에도 그와 관련된 임무를 현실적으로 담당하고 있음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이상 그 후 사직으로 인하여 그 직무를 담당하지 아니하게 된 상태에서 재물을 수수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재물 등의 수수가 부정한 청탁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배임수재죄는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84. 11. 27. 선고 84도1906 판결 , 1987. 4. 28. 선고 87도414 판결 각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견해에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수증재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도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각 부분과 피고인 피고인 2, 피고인 5에 대한 각 무죄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피고인 2에 대하여는 그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가 이유 없음은 앞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나,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각 죄와 무죄로 인정한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도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하기로 하여, 위 파기한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피고인 1, 피고인 6, 피고인 7, 피고인 8, 피고인 9의 각 상고는 모두 기각하며, 피고인 피고인 6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송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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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7.7.14.선고 97노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