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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776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공1996.9.15.(18),2684]
판시사항

[1] 사직서의 유·무효의 판단 기준과 근로관계 소멸 통지의 성질

[2] 사직서의 작성이 근로자의 진의에 의한 것으로서 사직서를 근거로 이루어진 근로관계 소멸의 통지가 근로기준법상의 해고가 아니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하거나 민법 제660조 소정의 일정 기간의 경과로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종료되고, 이와 같은 경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의 소멸 통지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

[2] 사직서의 기재 내용이나 근로자가 사직서와 관련하여 취한 태도 등을 종합하면 사직서의 작성·제출이 근로자의 진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회사측의 강요나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는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의 경과로 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여 근로자와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효하게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회사가 근로자에게 사직을 종용하는 부당한 행위를 하여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내게 하고 그 사직서를 근거로 근로관계가 소멸되었다고 통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근로자를 해고한 것이라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상고인

한국자동차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재중 외 2인)

피고,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보조참가인

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동서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박우동 외 7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기간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 ( 당원 1991. 7. 12. 선고 90다11554 판결 , 1992. 5. 26. 선고 92다3670 판결 , 1992. 7. 10. 선고 92다3809 판결 , 1992. 8. 14. 선고 92다21036 판결 , 1993. 1. 26. 선고 91다38686 판결 , 1993. 5. 25. 선고 91다41750 판결 등 참조) 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하거나 민법 제660조 소정의 일정 기간의 경과로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종료된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의 소멸 통지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 .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1971. 7. 12. 손해보험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여 오던 중 원고가 1993. 3. 22.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참가인을 포함한 간부사원 216명에 대하여 전보발령을 단행함에 따라 서울 남부지점 보상1과장에서 광주지점 손보영업팀 과장으로 전보되어 전보발령지에 부임하였으나 책상 등의 비품이 지급되지 아니하는 등으로 제대로 업무수행을 할 수 없게 되자 참가인은 위 전보명령이 자신을 포함한 일부 간부사원들을 퇴직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전보발령지에 출근하지 아니한 채 같은 해 3. 28.경 전보발령지를 이탈하여 상경한 후 위와 같이 전보명령을 받은 다른 간부사원 40여 명과 함께 그 대책을 논의하면서 전보발령지에의 업무복귀를 계속 거부하다가 같은 해 4. 20. 퇴직일자를 기재하지 아니한 사직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고(참가인은 그 후 위 사직서를 원고로부터 돌려받았다.), 다시 같은 해 6. 1. 원고 회사의 소외 1 전무와 소외 2 이사를 만나 선처를 호소하였으나 거부당하자 같은 해 6. 10.에 이르러 그 동안 원고가 참가인을 퇴직시키기 위하여 불법·부당하게 퇴직종용을 하여 왔다고 하면서 퇴직일자를 1993. 5. 31.로 하는 본 사직서를 제출하고 원고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원고에 대하여 다음의 4가지 사항을 요청한다고 하면서, ① 본 사직서의 제출 경위가 사실과 다르면 그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하여 줄 것 ② 참가인이 동부인 육성교육에서 제외된 점과 광주지점으로 전보된 점에 대한 회사의 공식적인 견해를 통지하여 줄 것 ③ 참가인이 원고의 퇴직종용으로 부득이 조기퇴직함에 대하여 법규에 따른 적정한 보상을 할 것 ④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 성실하게 봉직하였던 점을 감안하여 조기퇴직자로 선정된 불명예를 객관적 타당성이 있는 수준으로 회복하여 줄 것을 내세우고 이와 같은 4가지 요구사항에 대하여 회사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법에 따른 수단을 동원하여 참가인의 명예회복과 불이익에 대한 권리행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회사가 후배들의 삶의 터전으로 융성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사직서(갑 제4호증의 2)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같은 해 6. 14. 위와 같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가 불명확하고, 그것이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인지 여부 등이 불분명하므로 그 진의 여부를 서면으로 표명하여 줄 것과 고용관계가 해지되기 전까지 근로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바 같은 해 6. 10. 이후 출근을 촉구하였으나 참가인이 계속 출근을 하지 않아 그 출근하지 아니하는 특별한 사유에 대하여 서면으로 밝혀줄 것을 통지한 사실(갑 제4호증의 3 참조),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다시 같은 해 6. 17. 원고에게 위 6. 10.자 사직서 제출이 회사의 압력이나 종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참가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인지에 관하여는 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이나 그 동안의 회사의 행태 등 퇴직을 종용한 실증적 상황에 비추어 원고가 참가인 본인의 입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참가인에 대한 전보명령에 따른 근로제공을 회사가 그 수령을 기피하고 근로제공의 권리를 박탈하였으며 위 전보발령은 동부인 육성교육 대상에서 제외된 자들에 대한 감원조치를 위한 것이고, 회사에서도 자택대기를 종용하였으며 그 기간 중 참가인에 대하여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하였으므로 그 동안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무단결근이 아니며 참가인이 같은 해 6. 11.부터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희망한 데 대하여 회사의 전보명령에 따라 근무를 하든지 사직서를 재작성 제출하든지 하라는 회사의 입장을 통보받고 같은 해 6. 11. 재차 사직서를 송달하였다고 하면서 끝으로 참가인이 21년 이상 근속 봉직한 직장과 정들었던 선·후배, 동료사원들의 발전을 기원하고 위 6. 10.자 사직서에서 요청한 사항에 대하여 성의 있는 조치가 병행되는 퇴직처리가 있길 바란다는 내용의 통고서(갑 제4호증의 4)를 발송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다시 같은 해 6. 29. 위 6. 10.자 사직서의 내용으로는 사직의 진의 여부가 불분명하고 사실과도 다른 주장이 있어 사직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점과 전보발령에 따라 부임지에서 출근하여 업무에 임하도록 촉구하면서 무단으로 결근한 경우에는 사규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통보를 한 사실(갑 제4호증의 5 참조), 참가인은 같은 해 7. 3. 원고의 위 6. 29.자 통보에 대하여 원고 회사의 인사부장인 소외 3이 사직서가 같은 해 5. 31.자로 수리되었다고 참가인에게 통보하였음에도 다시 부임하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고 특히 참가인에 대한 손보영업팀 과장으로의 전보발령은 유령직책에 부임하라는 것으로 가혹하며, 위 재부임통지가 원상회복근무를 허락하는 취지에서라면 참가인에게 관리직 근무가 부여되는 원상회복 예정일과 직책을 서면으로 약속할 것, 부당고과 등의 사유로 인한 징계, 비연고지에의 연속발령, 비현실적인 영업목표를 부여하고 관리직책을 박탈함으로써 근무를 불가능하게 하는 등으로 퇴직을 강요하는 부당행위를 중지하고 정년퇴직을 보장한다는 서면약속을 하여 줄 것을 요구하면서 원고가 이와 같은 참가인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사직서 제출경위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한다면 그 사유나 경위를 서면으로 통지하여 줄 것과 위 6. 10.자 사직서에 따라 퇴직처리한 후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정당하게 산정하여 법정기한 내에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본인이 권리침해를 당한 여부에 대하여는 법적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통지한 사실(갑 제4호증의 6 참조)을 인정할 수 있고, 특히 참가인이 그 동안의 경위를 사실대로 기재하였다고 주장하는 위 6. 10.자 사직서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은 같은 해 4. 20.경 이 사건 전보발령의 부당함을 호소하였고, 같은 해 5. 30.경 임원 및 인사부장의 퇴직종용을 받고 이를 거절하였으며, 같은 해 6. 1.에도 임원 및 인사부장에게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퇴직위로금 지급의 부당함을 지적하였고, 같은 해 6. 9.경에도 기퇴직자에 대하여 600%의 퇴직위로금이 지급되었음을 보여주면서 같은 해 5. 31.자로 사직서를 작성하는 것이 참가인에게 유익하다고 설득하는 임원 및 인사부장에게 그 부당함을 계속 호소하였고, 같은 해 6. 10. 인사부장으로부터 퇴직종용의 전화통보를 받고 부득이 위 6. 10.자 사직서를 제출하고 원고 회사를 떠나야 할 상황이 되었다고 기술되어 있음에 비추어 참가인이 위 6. 10.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까지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위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였다거나 원고 회사의 임원이나 직원이 참가인으로 하여금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하기 위하여 참가인을 위협하여 그로 인하여 참가인이 위 6. 10.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강박의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되지는 아니한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참가인의 위 6. 10.자 사직서는 그 기재내용에 비추어 사직의 의사표시를 담고 있음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위 6. 10.자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가 담겨 있음은 참가인이 그 후에 원고에게 발송한 위 통고서 등에 의하여도 충분히 뒷받침된다 할 것이다. 비록 위 6. 10.자 사직서에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요구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요구사항 중 위에서 본 ① 사항, ② 사항은 위 사직서에 기재한 사직서 제출 경위 등의 사실 여부를 원고가 서면으로 확인하여 주고, 참가인이 동부인 육성교육에서 제외되고 광주지점으로 전보된 경위를 밝혀 달라는 것에 불과하여 그와 같은 기재가 있다 하여 위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가 담겨 있지 않다고 할 수 없고, 위에서 본 ③ 사항 및 ④ 사항은 위 사직서 제출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퇴직처리가 이루어질 경우에 대비하여 원고에 대하여 법에 따른 적정 보상과 객관적으로 타당한 명예회복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오히려 위 사직서가 단순히 참가인의 주장처럼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전보명령의 부당함이나 퇴직종용 등의 부당한 처사를 항의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며, 나아가 위 6. 10.자 사직서가 위와 같은 4가지 요구사항이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에는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퇴직처리를 하여서는 안된다는 조건부 사직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없다. 더욱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전보명령이 부당하고, 원고가 그 동안 참가인 주장과 같은 부당한 처사를 하였으며, 원고 회사의 임원이나 직원이 참가인에게 퇴직을 종용하였다는 참가인 주장의 당부는 차치하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위 6. 10.자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된 것이 참가인의 주장처럼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전보명령의 부당함과 참가인 주장의 부당한 처사에 기인한 것이고, 원고 회사의 임원이나 직원의 퇴직종용에 의한 것이라고 하여도 위 6. 10.자 사직서의 기재 내용이나 그 후 참가인이 위 6. 10.자 사직서와 관련하여 취한 태도 등을 종합하면 위 사직서의 작성·제출이 참가인의 진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것이 원고의 강요나 강박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도 없으며, 나아가 위 6. 10.자 사직서 제출이 설사 참가인의 주장처럼 내심으로 사직의 의사 없이 이루어진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1993. 6. 14. 위 6. 10.자 사직서와 관련하여 그에 따른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가 자의 또는 진의에 의한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므로 이를 명확하게 하여 줄 것과 위 6. 10.자 사직서가 수리되는 등으로 고용관계가 해지되기 전까지는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의무가 있으므로 부임지에 출근할 것을 촉구하였고, 그 후에도 같은 취지의 통보를 하면서 참가인이 여전히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부임지에 출근하여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였음에도 참가인은 계속 부임지에 출근하여 업무에 복귀하지도 아니한 채 위 6. 10.자 사직서를 회수하거나 원고에 대하여 사직의 의사가 없음을 명확하게 표시하는 등으로 그 뜻을 분명히 나타내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같은 해 7. 3.에 이르러서는 원고의 위 6. 29.자 재부임통보에 대하여 위 재부임통지가 원상회복근무를 허락하는 취지에서라면 참가인에게 위에서 본 여러 사항에 대하여 서면약속을 하여 줄 것을 요구하면서 원고가 이와 같은 참가인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사직서 제출 경위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한다면 그 사유나 경위를 서면으로 통지하여 줄 것과 위 6. 10.자 사직서에 따라 퇴직처리한 후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정당하게 산정하여 법정기한 내에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본인이 권리침해를 당한 여부에 대하여는 법적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통지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고, 그 후 원고가 참가인에게 고용관계가 1993. 8. 1.자로 소멸하였다는 통지를 할 때까지 참가인이 위 6. 10.자 사직서와 관련하여 그에 따른 사직의 의사를 철회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기록상 나타나지 아니하는바, 그렇다면 원고가 처음으로 위 6. 10.자 사직서를 보고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를 알게 되었을 당시는 물론이고 위 6. 10.자 사직서에 기하여 그에 따른 고용관계의 해지라는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에 이르기까지 원고로서는 참가인의 위 6. 10.자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위 6. 10.자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는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의 경과로 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여 참가인과 원고와의 근로관계는 유효하게 소멸하였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달리 참가인의 위 6. 10.자 사직서는 그 문면으로 보아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이 그 고용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따라서 원고가 위 사직서를 근거로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한 것은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그렇지 않다 하여도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하고 이를 수리하는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는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근로자의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참가인을 사직시킬 의사로 그 판시의 여러 가지 행위를 하여 참가인으로 하여금 견딜 수 없게 만든 뒤 참가인에게 사직을 종용하여 참가인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내게 하고 그 사직서를 근거로 근로관계가 소멸되었다고 통보한 것은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근로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에 관한 법리와 해고에 관한 법리를 그르친 위법이 있고 나아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의 존부 및 그 의사표시의 진의 여부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들을 지적하는 이 부분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용득 지창권(주심)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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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5.12.선고 94구5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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