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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5. 10. 선고 94다5604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6.7.1.(13),1792]
판시사항

처분문서의 해석을 그르쳤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처분문서인 공유수면매립면허 양수도계약서의 문언상 객관적 의미가 도급계약을 체결한 취지임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이를 상법상 익명조합 또는 민법상 조합계약으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준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보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에 기재된 보충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판단한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판결의 별지목록 1 내지 12, 17 내지 22 기재의 각 토지에 관하여 1976. 11. 24. 대전지방법원 당진등기소 접수 제7178호로 피고 등 11인의 공유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다가 피고를 제외한 나머지 공유자의 지분 전부에 관하여 같은 달 25. 같은 등기소 접수 제7216호로 같은 해 9. 4. 매매를 원인으로 한 피고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고(같은 목록 9 기재의 토지에 관하여는 그 후 다시 소외 1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같은 목록 13 내지 16 기재의 각 토지에 관하여는 1976. 11. 24. 같은 등기소 접수 제7179호로 피고 등 11인의 공유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사실, 같은 목록 기재의 이 사건 각 토지는 원래 원고가 1969. 6. 26. 충청남도지사로부터 충남치수 제178호로 충남 당진군 대호지면 출포리 166, 33 지선 공유수면 24정 8단 2무보를 논으로 조성하기 위한 공유수면매립 면허를 받았는데, 이에 관하여 1972. 7. 11. 피고 등 11인 앞으로 위 면허의 양·수도허가가 이루어지고 피고 등 11인이 위 면허에 기하여 위 공사를 시행하였다고 하여 1974. 10. 22. 매립공사 준공인가가 이루어진 후 공유수면매립법에 따라 위 공유수면매립 면허권자인 피고 등 11인이 소유권을 취득하여 그들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토지 중의 일부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다음과 같은 주장, 즉 원고가 1971. 12. 23. 위 매립공사의 공정 중 약 64%가 완성된 상태에서 자금난으로 공사를 계속하기 어려워 잔여공사를 피고에게 도급주고 다만 그 도급공사대금 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위 매립면허의 명의를 피고 앞으로 변경하되 피고는 위 공사를 완공한 후 그 명의로 취득하게 되는 매립토지 중 일부를 처분하여 자신의 원고에 대한 위 채권액에 충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채권액을 정산받기로 약정하고 위 약정에 따라 위 매립면허를 위와 같이 피고 등 11인에게 양도한 것인바, 피고 등이 위 공사를 완공한 후 공사완공으로 생긴 매립토지 중 일부를 처분하여 원고에 대한 위 공사대금을 모두 변제받았으므로 그 나머지 토지인 원심판결의 별지목록 기재 각 토지에 관하여 위 채무의 소멸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공유수면매립공사는 일반의 건축공사 등과는 달리 바다를 메워 매립공사를 하는 것이어서 해일 등의 위험이 적지 않아 공사의 완공 여부는 물론 완공까지의 공사비 등을 미리 예정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1971. 12. 23. 당시 앞으로 얼마 동안 얼마만큼의 공사비를 투입하여야 이를 완공할 것인지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았던 형편이었던 점, 원고와 피고 사이의 1971. 12. 23.자 공유수면매립면허 양수도계약서(갑 제2호증)에서도 공사의 완공기간은 물론 피고가 공사를 지연하는 경우의 배상책임 등에 관하여도 아무런 약정을 하지 아니하였던 점, 공유수면매립 면허는 공동으로 면허를 받거나 명의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사건에 있어서도 원고는 원·피고와 주민 5인의 이름으로 된 명의변경 신청을 하였던 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72. 5. 12.에는 원고가 위 면허에 따른 권리를 일체 포기하고 이를 피고 등 11인 앞으로 양도한다는 취지의 원고 명의로 된 공유수면매립 권리의무포기서(을 제1호증)와 양도사유서(을 제3호증) 등이 제출되고 이에 따라 1972. 7. 11.에는 충청남도지사에 의해 위 면허양·수도 인가가 이루어진 점, 원고가 1972. 5. 12. 이후에는 이 사건 매립공사에 관한 지시나 감독 등의 실질적인 관여를 거의 하지 아니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매립공사는 그 후 2년간이나 피고 및 위 출포리 주민들에 의하여 수행되다가 1974. 10. 22.경에야 비로소 완공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 1971. 12. 23.자 계약은, 피고가 나머지 공사를 모두 자기 책임하에 원고 주장의 1972. 4. 10.까지 완공하여 공사완공으로 취득하게 될 매립토지의 소유권을 모두 실질적으로는 당초의 면허권자인 원고에게 귀속시키며 자신은 단지 약정 공사대금 8,250,000원과 그에 대한 1972. 4. 10.까지의 월 1할 5푼의 이자 및 금 1,000,000원의 이익금만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오히려 원고가 자신이 취득한 공유수면매립 면허와 그 때까지 자신이 수행한 공사부분(기성고)을 투자하고 피고가 나머지 공사를 그 책임하에 수행하되 피고가 앞으로 제공하여야 할 공사비를 면허갱신 등의 비용을 포함하여 일응 금 8,500,000원으로, 피고의 수고비 등을 금 1,000,000원으로 각 평가하고 피고가 투입하여야 할 공사비에 대하여는 월 1할 5푼의 이자를 가산하여 이를 이익분배하기로 하는 내용의 상법상의 익명조합 내지는 민법상의 조합계약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따라서 그 후 피고가 이 사건 나머지 매립공사를 완공하여 익명조합 또는 민법상 조합의 사업을 완료하였다면 원고는 익명조합원으로서 영업자인 피고에게 출자가액의 반환을 구하거나 또는 조합목적인 공동사업의 성공을 원인으로 한 조합관계의 종료를 이유로 조합재산의 분배를 구할 수는 있다고 할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도 이 사건 각 토지는 매립공사 면허권자인 피고 등 11인, 또는 원고 및 피고 등 11인을 합한 12인이 공유수면매립공사의 완공에 의하여 합유로 원시취득하였다고 할 수 있을 뿐이므로 원고가 막바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토지가 단지 도급공사대금 채권의 담보를 목적으로 신탁된 재산인데 그 피담보채권이 변제소멸되었다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와 그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되는 법률행위의 존재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0. 3. 23. 선고 89다카16505 판결 참조).

그런데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2호증(공유수면매립면허양수도계약서)을 보면, 피고가 시행하여야 할 공사의 세목 및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공사비와 수익금이 명시되어 있고, 특히 피고는 장차 매립공사의 준공으로 취득할 매립지 중 위 공사비와 수익금에 상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매립지는 입회인과의 합의하에 원고에게 양도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위 공유수면매립면허 양수도계약서는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도급계약을 체결한 취지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고,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위 계약서의 증명력을 배척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1971. 12. 23.자 합의가 도급계약이 아니라 익명조합 내지 민법상 조합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처분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2.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천경송 안용득(주심) 지창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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