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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2333 판결
[건물철거][공1996.4.1.(7),896]
판시사항

[1] 지적도상의 경계와 현실의 경계가 다른 경우, 경계 확정 기준

[2] 경계복원측량의 측량 방법 및 기초점이 지적 등록 당시와 동일한지 여부는 관건적 요증사실에 해당하여, 이 점에 관한 변론재개 신청을 거부한 것은 심리미진이라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지적법에 의하여 어떤 토지가 지적공부에 1필지의 토지로 등록되면 그 토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등록으로써 특정되므로, 지적도를 작성함에 있어서 기술적 착오로 말미암아 지적도상의 경계선이 진실한 경계선과 다르게 작성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토지 소유권의 범위는 현실의 경계에 관계없이 지적공부상의 경계에 의하여 확정되어야 한다.

[2] 경계복원측량의 측량 방법 및 기초점이 지적 등록 당시와 동일한지 여부는 그 입증의 여하에 따라 판결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관건적 요증사실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이는 지적공부 소관청에 대한 사실조회 또는 감정인에 대한 환문 등의 방법으로 쉽게 조사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보여지므로, 원심으로서는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적절하고 공평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변론의 재개를 허용하고 입증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으로 충분한 심리를 다하였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화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송포농업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병헌)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와 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본다.

1. 원심이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사실관계와 이에 기초한 판단의 요지는 다음 과 같다.

피고 소유의 이 사건 건물은 지적공부상 원고 소유의 고양시 ○○동(행정구역 변경 전의 경기 고양군 △△면 □□리) (지번 1 생략) 공장용지 5,161㎡와 피고 소유의 같은 동 (지번 2 생략) 대 258㎡ 및 인접한 도로부지 상에 걸쳐 건축되어 있으며, 원ㆍ피고 소유 토지는 모두 같은 동 (지번 3 생략) 임야에서 등록전환된 같은 동 (지번 4 생략) 잡종지에서 분할되어 나온 것으로서 그 경계선은 1974. 9. 17. 분할 당시 생겨난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건물 중 원심 설시의 부분이 원고 소유의 토지를 침범하였다고 주장하여 그 부분의 철거와 그 부지 부분의 인도를 구하는바, 과연 위 침범 사실이 인정되는지를 살펴보면, 위 같은 동 (지번 3 생략) 임야 2,220평(7단 4무)이 1967. 12. 21.(원심의 1969. 5. 12.는 오기로 보인다) 분할 전의 같은 동 (지번 4 생략) 잡종지 2,100평으로 등록전환되면서 120평이 줄어 등록되었고, 위 (지번 4 생략) 토지에 동쪽으로 인접한 고양시 ◇◇동(행정구역 변경 전의 경기 고양군 ☆면 ▽▽리) (지번 5 생략) 임야 또한 1975. 5.경 같은 동 (지번 6 생략) 대지로 등록전환되었는데, 위 각 등록전환을 위한 측량 또는 인접한 지적도간의 접합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하여 접합 부분의 경계선 중 굴곡지점의 ◇◇동쪽 내각이 원래 임야도상의 각도인 약 155도에서 약 150도로 좁아지면서 지적경계선이 ◇◇동쪽으로 그만큼 밀린 상태로 지적도가 잘못 작성ㆍ등록됨으로써, 지적도상 ◇◇동쪽 토지의 일부 면적이 모자라는 등 주위 수필지의 토지 위치가 잘못 확정되었고, 이에 따라 위 토지 일대는 현장에서 확인된 기지점과 도상경계점이 일치하지 않고 동서 및 남북이 서로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으로 단순한 측판측량으로는 측량이 곤란한 상태여서 고양시장이 분쟁 발생을 우려하여 경계측량을 일시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는바, 위와 같은 지적도의 작성ㆍ등록상의 잘못은 인근에 있는 원ㆍ피고 소유 토지의 경계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고, 피고도 현행 지적공부에 의한 경계확정은 잘못된 것이라 하여 침범 사실을 극력 다투고 있으므로, 원ㆍ피고 간의 토지 경계는 지적도상의 경계가 아니라 실제의 경계에 의하여 확정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경계 침범 여부가 문제되어 지적도상의 경계를 실지에 복원하는 경계복원측량은 등록할 당시의 측량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하되 그 측량 당시의 기초점을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 건물이 원고 소유 토지를 침범하여 축조되어 있다는 점에 부합하는 측량성과도(갑 제3호증)와 제1심 감정인 소외 1의 측량감정 결과는 그것이 과연 어떠한 측량 방법과 기초점에 의한 측량 결과인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어 그 증거가 될 수 없고, 또한 원심의 입증 촉구에도 불구하고 원ㆍ피고 소유 토지의 경계선이 1974. 9. 17. 생겨날 당시의 측량 방법과 기초점이 무엇인지를 입증하지 못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환송 전 원심 감정인 소외 2의 측량감정 결과가 지적삼각보조측량, 도근측량 및 평판측량의 방법으로 측량한 것으로서 비교적 정밀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위 지적도의 경계선을 복원함에 적합한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결국 위 침범 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삼을 수 없으며, 달리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2. 이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가. 지적법에 의하여 어떤 토지가 지적공부에 1필지의 토지로 등록되면 그 토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등록으로써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지적도를 작성함에 있어서 기술적 착오로 말미암아 지적도상의 경계선이 진실한 경계선과 다르게 작성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토지 소유권의 범위는 현실의 경계에 관계없이 지적공부상의 경계에 의하여 확정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52887 판결 , 1994. 5. 13. 선고 93다56381 이 사건 환송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지적도가 등록전환을 위한 측량 또는 인접 지적도와의 접합과정의 착오로 잘못 작성ㆍ등록되었다고 판단함에 있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살펴보면, 우선 감정인 소외 2의 감정서 뒤에 편철된 토지분쟁자료(기록 제356쪽 이하)는 같은 감정인의 감정 결과의 일부가 아닐 뿐 아니라 그 진정성립을 알아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를 증거로 채용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고, 환송 전 원심 감정인 소외 3의 불능감정서에 기재된 '기지점과 도상경계점이 일치하지 않고 동서 및 남북이 서로 밀리며 지적도의 지구계(지적도간의 접합)가 다르다.'는 내용은 같은 감정인의 측량 방법인 측판측량으로는 이 사건 토지 부근의 측량이 곤란하고 삼각측량에 의하여 수치로써 위치를 결정함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기재된 것일 뿐 지적도의 경계선이 잘못 작성되었다거나 이에 의한 경계측량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여지고, 또한 환송 전 원심 증인 소외 4는 피고의 관리직원에 불과하여 지적도 작성상의 착오에 관한 그의 진술은 쉽게 채택할 것이 되지 못하며,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로서는 지적도 작성 당시의 측량이나 접합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지는 반면에, 기록에 의하면 지적공부 소관청인 고양시장과 고양시의 담당 지적과장인 환송 전 원심 증인 소외 5는 이 사건 부근 수필지의 건축물 점유 부분이 토지의 경계와 상이하여 분쟁 발생의 염려가 있어 경계측량을 금지한 바가 있었으나 대한지적공사의 조사 결과 경계측량에 문제가 없음이 밝혀졌고, 그 부근이 측량불부합 지역으로 지정된 바도 없음을 밝히고 있고, 환송 전 원심 감정인 소외 2는 보조삼각측량 및 도근측량, 평판측량으로 확인한바 주위 몇 필지의 위치(점유 위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가 잘못되었을 뿐 전체적인 위치 변동은 없어 측량불부합 지역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거기에다가 상고이유서에 첨부된 고양시장의 회시문에 의하면, 이 사건 지적도는 수치지적부가 없는 도해지적으로서 각도로 환산할 수 없으며, 당시의 측량원도를 접합하면 서로 일치하고 또한 현재 측량한 결과도 일치된다고 하고 있다.).

위의 증거관계에 비추어볼 때, 원심이 채택한 증거만으로서는 이 사건이 지적도가 잘못 작성ㆍ등록됨으로써 지적도상의 경계가 아닌 실제의 경계에 의하여 원ㆍ피고 소유 토지의 경계를 복원하여야 할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판결에는 토지의 경계확정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아울러 원심이 원ㆍ피고 소유 토지의 경계는 지적도상의 경계가 아닌 실제의 경계에 의하여 확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도, 위 토지간의 실제의 경계에 관하여는 심리ㆍ판단하지 아니한 채, 지적도상의 경계를 실지에 복원하기 위한 적법한 경계복원측량의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만 것은 이유모순의 위법을 범한 것임을 지적하여 둔다.

나. 기록에 의하면 이 법원은 이 사건 환송판결에서, 경계침범 여부가 문제되어 지적도상의 경계를 실지에 복원하기 위하여 행하는 경계복원측량은 등록할 당시의 측량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하여야 하는 것인바, 환송 전 원심이 원ㆍ피고 소유 토지의 경계선이 생겨날 당시의 측량 방법과 그 기초점이 무엇이었는지, 경계침범을 인정한 원심 채택의 측량감정 결과는 어떠한 측량 방법과 기초점에 의한 것이었는지를 심리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것은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한 것임을 지적하였음에도, 환송 후 원심은 이 점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아니한 채 입증 촉구만을 계속하다가 변론을 종결한 다음 원고 소송대리인의 입증을 위한 변론재개 신청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위와 같이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 지적된 심리미진의 내용은 그 입증의 여하에 따라 판결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관건적 요증사실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이는 지적공부 소관청에 대한 사실조회 또는 감정인에 대한 환문 등의 방법으로 쉽게 조사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보여지므로, 원심으로서는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적절하고 공평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변론의 재개를 허용하고 입증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으로 충분한 심리를 다하였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34333 판결 참조).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판단하고 만 원심판결에는 여전히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도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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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10.15.선고 92나33489
-서울민사지방법원 1994.12.13.선고 94나2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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