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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50908 판결
[수표금][공1996.1.1.(1),42]
판시사항

회사의 승낙 없이 대표자의 명칭을 참칭한 표현대표자의 행위에 대하여, 회사가 선의의 제3자에게 책임을 지는지 여부

판결요지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 책임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가 외관상 회사의 대표권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거래행위를 하고 이러한 외관상 회사의 대표행위에 대하여 회사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외관을 믿은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상거래의 신뢰와 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위와 같은 표현대표자의 행위에 대하여 회사가 책임을 지는 것은 회사가 표현대표자의 명칭 사용을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승인할 경우에 한하는 것이고 회사의 명칭 사용 승인 없이 임의로 명칭을 참칭한 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비록 그 명칭 사용을 알지 못하고 제지하지 못한 점에 있어 회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회사의 책임으로 돌려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할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상고인

서경덕 (소송대리인 중부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영재)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성환 외 8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0. 8. 초순경부터 같은 달 중순경까지 소외 1 주식회사(이하 소외 1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 또는 개인 소외 2에게 실권주 매수자금조로 합계 금 1,630,000,000원을 지급하고 그 담보로 1990. 8. 16.경 위 소외 2으로부터 피고가 발행자로 되어 있는 이 사건 당좌수표 2매(갑 제2호증의 1, 2)를 교부받은 사실, 위 소외 2은 1990. 7. 19.부터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주로 위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여 왔고, 피고 회사는 1990. 8. 8.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소외 2을 피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같은 달 13. 해임등기를 하였는데 원고는 위와 같은 사실을 알면서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2 또는 개인 소외 2에게 위의 돈을 지급하고 그로부터 위 당좌수표를 교부받았던 사실을 각 인정하였는바, 관계 증거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옳고 거기에 소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증거 없이 당사자 변론취지에 어긋나게 사실을 인정하고 증거 취사를 잘못하며 청구원인을 증명하는 증거들에 대한 검토 판단을 유탈하는 등으로 채증법칙에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원고는 위 소외 2이 원고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위탁받은 시기를 1990. 6. 중순부터 7. 초순까지 사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원심이 원고가 그 시기를 1990. 8. 초순부터 중순까지라고 주장한 것처럼 설시한 것이 잘못임은 소론이 주장하는 바와 같으나, 기록에 의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소외 2이 원고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위탁받은 시기는 1990. 8. 초순부터 중순까지라고 인정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볼 것이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심은, 피고 회사가 소외 한국외환은행 여의도지점과 당좌거래약정을 할 때 거래상 인감이 빈번히 사용되는 관계로 그 임직원에 의하여 도용되는 경우가 적지 아니하여 법인등기부상 등록된 대표이사인감(법인인감)과는 별도로 그 당좌거래에만 사용할 목적으로 그 대표이사인감(은행거래인감)을 만들어 은행에 신고하였고, 그 관리 역시 달리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설립될 당시부터 피고 회사 감사로 재직하면서 사채업자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로부터도 돈이나 주식을 차용하여 투자를 하거나 피고 회사와 중소기업 간의 투자거래를 중개하는 등 독자적으로 활동을 하여 온 위 소외 2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한광호가 1989. 10. 12. 미국으로 출국하여 자리를 비운 사이에 판시와 같이 담당직원을 속여 수표책과 법인인감도장을 입수하여 평소 거래하여 오던 사채업자인 소외 3에게 마치 위 한광호의 권한 위임 아래 작성되는 것인 양 피고 회사 명판과 위 법인인감도장을 이용하여 주식투자와 관련한 피고 회사 명의의 약정서를 작성하고 자신은 그 약정서에 피고 회사의 위 소외 3에 대한 보증인으로 서명하는 방식으로 돈을 차용하고 그 이행보증을 위하여 위와 같이 입수한 피고 회사의 수표책과 법인인감도장을 이용하여 이 사건 당좌수표 2매(갑 제2호증의 1, 2)를 멋대로 작성하여 교부하고 피고 회사에서는 판시 경위로 이 수표용지의 분실신고를 하였는데, 그 후에 위 소외 2이 위 소외 3으로부터 위 당좌수표 2매를 회수하여 소지하고 있던 중 원고에게 위 당좌수표 2매를 교부하였던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관계 증거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으며, 위와 같이 이 사건 당좌수표 2매를 위 소외 2이 위조한 것으로 밝혀진 이상 이 사건 각 당좌수표에 피고 회사의 법인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다 하여 피고 회사가 위 수표를 각 발행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문서의 진정성립과 관련하여 민사소송법 제329조 , 제330조 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상법 제395조 의 표현대표이사 책임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가 외관상 회사의 대표권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거래행위를 하고 이러한 외관상 회사의 대표행위에 대하여 회사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외관을 믿은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상거래의 신뢰와 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 당원 1988. 10. 11. 선고 86다카293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표현대표자의 행위에 대하여 회사가 책임을 지는 것은 회사가 표현대표자의 명칭 사용을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승인할 경우에 한하는 것이고 회사의 명칭 사용 승인 없이 임의로 명칭을 참칭한 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비록 그 명칭 사용을 알지 못하고 제지하지 못한 점에 있어 회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회사의 책임으로 돌려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당원 1975. 5. 27. 선고 74다1366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 회사가 위 소외 2이 공동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이후 동인에게 사장 기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허용하여 그러한 외관을 부여하였거나 위 소외 2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행세하면서 이 사건 당좌수표를 원고에게 발행하였다는 증거가 없고, 원고는 위 소외 2이 피고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소외 2 개인에게 위 실권주 매수자금을 지급하고 위 소외 2으로부터 투자금 담보로 이 사건 당좌수표를 교부받았으므로 표현대표이사 책임에 관한 위 상법 조항을 적용하여 피고 회사에게 위 소외 2의 수표발행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표현대표이사의 책임과 관련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원고 대리인은 1994. 6. 14.자 준비서면의 제3항에서, 피고 회사의 표현대표이사 소외 2의 행위에 의한 책임을 원인으로 하여 피고 회사에 대하여 수표금 청구 외에 위탁금 반환 청구에 관한 주장을 펴고 있음이 명백한바(기록 1446면), 소론은 원심이 이 중 수표금 청구 부분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위탁금 반환청구 부분에 관해서는 판단을 유탈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원심판결 이유를 보면, 원심은 수표금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하면서, 위 소외 2은 1990. 6. 29. 위 소외 1 회사를 따로 설립한 이래 피고 회사의 업무를 등한시하다가 같은 해 7. 19.부터는 위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주로 소외 1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여 왔고, 피고 회사는 1990. 8. 8.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소외 2을 피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같은 달 13. 해임등기를 마쳤으며, 그 후 같은 달 20.경 위 소외 2과 한광호 사이에 투자지분에 대한 정산까지 마쳤고, 원고는 위와 같은 사실을 잘 알면서 위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위 소외 2(또는 소외 2 개인)에게 1990. 8. 초순경부터 같은 달 중순경까지 합계 금 1,630,000,000원을 실권주 매수자금으로 지급하고, 위 투자금에 대한 담보조로 1990. 8. 16.경 그로부터 위 각 당좌수표를 교부 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소외 2의 행위에 대하여 피고가 상법 제395조 에 따른 책임을 질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이는 원고의 위탁금 청구 부분에 관한 주장에 대해서도 표현대표이사 책임이 없다고 함께 판단한 취지로 못 볼 바 아니며, 가사 원심판결에 위탁금에 관한 위 소외 2의 표현대표이사로서의 행위로 인한 피고 회사의 책임에 관한 원고 주장에 대한 판단유탈이 있었다 하더라도 위 주장 또한 수표금 청구의 경우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할 것이니, 이러한 사유는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결국 이유 없다.

4. 원심은, 원고가 피고 회사를 대표한 위 소외 2을 통하여 피고 회사에게 실권주 매입대금조로 금 1,630,000,000원을 예탁하였거나, 피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인 위 소외 2이 그 업무를 집행하면서 우량 실권주를 매입하였다가 전매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위 돈을 편취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위 소외 2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가 아니라 위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또는 소외 2 개인 자격으로 원고로부터 위 돈을 교부받은 것이라고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탁금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하고 있는바, 관계 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으며 또 원심은 소론이 지적하는 것처럼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의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의 영업 범위에 관하여 판단한 바는 없고, 다만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가 이 사건 돈을 투자한 경위 및 피고 회사의 목적 등에 비추어 원고가 그 실권주매입 대행계약 내지 실권주매입대금 예탁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를 피고 회사가 아니라 위 소외 2 개인 또는 위 소외 1 회사라고 보고 있을 뿐이므로, 원심이 소론이 지적하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의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의 영업 범위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논지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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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4.9.14.선고 92나5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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