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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21440 판결
[부당이득금반환][공1995.8.15.(998),2807]
판시사항

공문서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의뢰 회보의 증명력

판결요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혈중 알코올농도의 감정을 의뢰받아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법에 의하여 혈중 알코올농도를 시험한 결과 0.06%로 밝혀져 이를 회보한다는 내용의 감정의뢰 회보는 공문서로서, 별도의 신빙성 있는 반대 자료가 없는 한 이를 배척하고 그 기재와 어긋나는 사실 인정을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중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들의 피상속인인 망 소외 1이 혈중 알콜농도 0.06%의 주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천안경찰서장이 망 소외 1의 혈액을 1992.2.3.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의뢰하였다는 내용의 갑 제8호증의 5(감정의뢰),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위 혈액을 감정하였다는 내용의 갑 제8호증의 6(감정의뢰회보), 망 소외 1이 혈중 알콜농도 0.06%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였다는 내용의 을 제1호증의 12, 13(교통사건 수사보고, 재지휘사건 수사보고)의 각 기재, 망 소외 1의 혈액을 채취하여 1993.2.3.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발송하였다는 제1심의 천안경찰서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 1992.2.2. 순천향 천안병원에서 망 소외 1의 혈액을 채취하여 그 다음 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우편(등기)으로 보냈다는 내용의 제1심 증인 연정의의 증언, 같은 내용의 을 제5호증의 3(연정의에 대한 문답서)의 기재, 원심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보가 있는바, 우선 연정의가 과연 그 증언이나 을 제5호증의 3(진정성립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의 기재와 같이 1992.2.2. 망 소외 1의 혈액을 채취하여 그 다음 날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등기우편으로 발송하였는가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사고 당일 19:30경 순천향 천안병원에 도착하여 24:00경까지 망 소외 1의 곁에 있었으나 경찰관을 보거나 경찰관이 병원에 다녀갔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는 원심 증인 소외 2의 증언, 순천향 천안병원은 경찰에서 혈액채취를 의뢰하면 의뢰자의 이름과 채혈간호사의 이름을 빠짐없이 기록해 두는데 1993.2.2.에는 망 소외 1의 혈액채취를 의뢰하였다는 기록이 없다는 제1심의 순천향대학 천안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천안우체국의 1993.2.3.자 등기우편물 접수대장에는 천안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발송한 등기우편물이 없었다는 원심의 천안우체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연정의의 제1심 증언과 을 제3호증("을 제5호증의 3"의 오기로 보인다)의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하고, 따라서 사고 당일 망 소외 1의 혈액을 채취하였다는 확증이 없는 한 갑 제8호증의 5, 6, 같은 취지의 원심의 천안경찰서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 갑 제8호증의 5, 6을 근거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을 제1호증의 12, 13의 기재나 원심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보는 믿을 수 없거나 원고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미흡하고 그 밖에 달리 망 소외 1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기 족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먼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믿을 수 없거나 원고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하여 배척한 갑 제8호증의 6은 국립과학연구소가 1993.2.8. 천안경찰서로부터 망 소외 1의 혈액 2그람과 함께 동인에 대한 혈중 알코올농도의 감정을 의뢰받아 가스 크로마토그라프 법에 의하여 혈중 알코올농도를 시험한 결과 0.06%로 밝혀져 같은 달 11.자로 이를 회보한다는 내용의 감정의뢰 회보로서 피고들도 그 성립을 다투지 아니하고 있는 공문서인바, 이는 별도의 신빙성 있는 반대 자료가 없는 한 이를 배척하고 그 기재와 어긋나는 사실 인정을 할 수 없다 할 것이다(당원 1993.11.23.선고 90다카21022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위 문서의 증명력을 배척하는 반증으로 삼은 증거들을 살펴 보건대, 원심 증인 소외 2는 피고 1의 오빠로서 객관적 진술을 할 수 없는 위치에 있으므로 동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 즉, 위 병원은 통상 경찰의 혈액채취 의뢰 사실을 기록하여 두는데 1993.2.2. 망 소외 1에 대한 혈액채취 의뢰를 받은 기록이 없다거나, 천안우체국의 1993.2.3.자 등기우편물 접수대장에 천안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발송한 등기우편물이 없었다는 점만으로 경찰관 연정의가 이 사건 사고 당일 망 소외 1의 혈액을 채취하여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발송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이고, 달리 기록상 위 문서의 증명력을 배척할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갑 제8호증의 6의 기재 내용대로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망 소외 1은 혈중 알콜농도 0.06%의 주취 상태로 운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망 소외 1의 음주운전 사실에 부합하는 갑 제8호증의 6의 기재 및 이에 터잡아 작성된 을 제1호증의 12, 13의 기재나 원심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 등을 배척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공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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