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33552 판결
[해고무효확인][공1995.4.15.(990),1584]
판시사항

가. 근로자에 대한 징계가 인사사항인지 여부

나. 단체협약에 인사위원회의 재심에 앞서 조합과 해당 조합원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배제하는 예외조항을 규정한 취업규칙의 효력

다. 단체협약에 규정된 징계재심절차를 생략한 해고처분의 효력

라. 퇴직금을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아니하고 수령하였고,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기각되었으나 불복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확정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부터 1년 7개월 가량 경과한 후에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청구는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근로자에 대한 징계는 인사사항인 것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회사의 단체협약이 인사라는 장 제목 아래 징계를 포함한 인사 전반에 관한 조문을 두고, "조합의 직원은 채용, 임명, 이동, 승진, 승급, 복직, 해고, 대기, 상벌 등의 인사를 행할 권리와 책임이 회사에 있음을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위 단체협약 소정의 인사에는 징계해고도 포함된다.

나. 취업규칙이 "사장은 직원의 재심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단체협약이 회사는 재심에 앞서 조합과 해당 조합원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그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면, 이를 배제하는 예외조항을 규정한 위 취업규칙 조항은 단체협약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다. 단체협약에 회사의 인사(징계)결정에 이의가 있을 때 노동조합과 해당 조합원은 10일 이내에 이의서를 제출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의서가 접수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을 하고, 회사는 재심에 앞서 조합과 해당 조합원의 의견을 듣는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해고된 근로자가 이의제출 기간 내에 이의서를 제출하였으면 회사는 단체협약에 따라 재심절차를 열어 거기에서의 결정에 따라 해고처분의 당부를 확정지어야 할 것임에도 해고처분이 그 구제 내지 확정절차로서의 재심을 전혀 생략한 하자를 갖고 있다면, 이러한 절차상의 하자는 재심절차의 기능, 그에 대한 징계대상자의 기대, 절차의 엄격성을 고려하면 현저히 절차정의에 반하는 것이므로 위 해고처분은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라. 근로자가 해고된 후 회사가 지급한 퇴직금을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아니하고 수령하였고, 위 해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같은 해 기각되었으나 이에 대하여 불복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결정이 확정되기까지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부터 1년 7개월 가량 경과한 후에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청구는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천정배 외 2인

피고, 상고인

목포문화방송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관하여

근로자에 대한 징계는 인사사항인 것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당원 1992.5.22. 선고 91다22100판결 ; 1992.9.22. 선고 92다13400 판결 참조),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은 제2장(제3장의 오기이다)에서 인사라는 제목아래 제17조부터 제36조까지 징계를 포함한 인사 전반에 관한 조문을 두고, 특히 제17조 제1항에서는 "조합의 직원은 채용, 임명, 이동, 승진, 승급, 복직, 해고, 대기, 상벌 등의 인사를 행할 권리와 책임이 회사에 있음을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위 단체협약 제22조 제1항 소정의 인사에는 징계해고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제2점에 관하여

피고 회사 취업규칙 제68조 제2항이 사장은 --- 직원의 재심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위 단체협약 제22조 제2항이 회사는 재심에 앞서 조합과 해당 조합원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그에 대한 예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를 배제하는 예외조항을 규정한 위 취업규칙 제68조 제2항은 단체협약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93.10.22. 선고 92다49935 판결 참조).

또한 피고 회사 노동조합이 취업규칙 제68조의 규정을 승인하였다는 주장은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피고가 원심에서 이에 관한 주장을 한 바도 없다. 논지도 모두 이유가 없다.

제3점에 관하여

피징계자가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였다면 징계재심절차는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이므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앞의 징계과정에 절차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재심과정에서 보완이 되었다면 절차위반의 하자는 치유된다고 할 것이지만 (당원 1981.6.9. 선고 80다1769 판결; 1992.9.22. 선고 91다36123 판결 참조), 위 단체협약 제22조는 회사의 인사(징계)결정에 이의가 있을 때 노동조합과 해당 조합원은 10일 이내에 이의서를 제출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의서가 접수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을 하고, 회사는 재심에 앞서 조합과 해당 조합원의 의견을 듣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이의제출 기간 내에 이의서를 제출하였으면 피고 회사는 단체협약 제22조에 따라 재심절차를 열어 거기에서의 결정에 따라 해고처분의 당부를 확정지어야 할 것임에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그 구제 내지 확정절차로서의 재심을 전혀 생략한 하자를 갖고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절차상의 하자는 재심절차의 기능, 그에 대한 징계대상자의 기대, 절차의 엄격성을 고려하면 현저히 절차정의에 반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 위 92다49935 판결 참조). 논지 역시 이유가 없다.

제4점에 관하여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 당원 1993.1.26. 선고 91다38686 판결 ; 1993.9.24. 선고 93다21736 판결 참조), 논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1990.12. 24. 해고된 후 같은 달 31. 피고가 지급한 퇴직금을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아니하고 수령하였고, 위 해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1991.2.26. 전라남도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같은 해 4.경 기각되었으나 이에 대하여 불복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결정이 확정되기까지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부터 1년 7개월 가량 경과한 후인 1992. 12.2. 제기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청구는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 소송대리인의 1993.8.18. 자 준비서면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전라남도지방노동위원회에 91부해16호로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으므로 이 사건 제소를 한 것은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소송이 위 부당해고구제신청이 기각된 때로부터 1년 7개월 가량 경과한 후인 1992.12.2.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 속에는 원고가 해고된지 오랜기간이 지나서 그 효력을 다투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의 주장이 포함된 것으로 못 볼 바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에는 이 점에 대한 아무런 이유설시가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면 그 이유, 그 당시 이의의 유보를 하였는지 여부, 원고가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등의 청구를 해고 후 1년 7개월이 지나서야 제기한 이유, 이 사건 해고처분에 대한 원고의 그 동안의 태도 등을 심리하여 그 사실관계에 따라 피고의 위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소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나아가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제5점에 관하여

논지는 원심 변론종결 이후에 발생한 사유를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arrow
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4.6.3.선고 94나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