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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18508 판결
[전세권설정등기말소등기][공1995.3.15.(988),1293]
판시사항

가.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설정된 전세권의 효력

나.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 지급에 갈음할 수 있는지 여부

다. 채권자·채무자 및 제3자의 합의로 전세권 등 담보권의 명의를 제3자로 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

판결요지

가. 전세권이 용익물권적 성격과 담보물권적 성격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 및 목적물의 인도는 전세권의 성립요건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당사자가 주로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였고, 그 설정과 동시에 목적물을 인도하지 아니한 경우라 하더라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나. 전세금의 지급은 전세권 성립의 요소가 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전세금의 지급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수수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의 지급에 갈음할 수도 있다.

다. 전세권이 담보물권적 성격도 가지는 이상 부종성과 수반성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채권담보를 위하여 담보권을 설정하는 경우 채권자와 채무자 및 제3자 사이에 합의가 있으면 채권자가 그 담보권의 명의를 제3자로 하는 것도 가능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채무자와 담보권명의자인 제3자 사이에 담보계약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그 담보권명의자는 그 피담보채권을 수령하고 그 담보권을 실행하는 등의 담보계약상의 권한을 가진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94.2.25. 선고 93나1711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91타경 5743호 임의경매절차에 참가하여 원래 소외 1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을 경락받은 다음 1992. 2. 7. 그 대금을 모두 납부한 사실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91.5. 25. 전세권자를 피고, 전세금을 금 25,000,000원, 존속기간을 1993. 5. 23.로 하는 전세권설정등기가 경료되었다가 1992. 2. 20. 위 전세금을 금 20,000,000원, 존속기간을 1992. 3. 20.로 하는 전세권변경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확정하고 나서, 원고가 위 전세권설정등기는 그 전세권자인 피고가 위 소외 1에게 전세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전세금반환청구권이 없을뿐만 아니라 그에게 달리 아무런 채권이 없음에도 경료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피고는 위 전세권설정등기는 채권담보를 위하여 경료된 것이므로 그 목적 범위 내에서는 유효하다고 다투는 데 대하여, 거시 증거에 의하여, 소외 2는 위 소외 1로부터 그 소유 토지상에 벽돌조 슬래브지붕 2층 다세대주택 6세대분 1동의 건축공사를 대금 112,708,400원에 도급받으면서 그가 위 건물을 완공한 후 이를 타인에게 직접 분양하여 그 분양대금으로 위 공사비를 충당하기로 약정한 사실, 그러나 위 건물이 완공된 후에도 분양이 되지 아니하자 위 소외 2는 위 공사비의 충당을 위하여 그 중 4세대분을 그 판시와 같이 소외 3 등에게 각 전세를 주고(위 각 전세권에 대하여는 1991.5.25. 각 전세권자 명의로 각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그 전세금 합계 금 84,000,000원을 직접 수령하였으나 그 전세금만으로는 위 공사비에 충당되지 못하자 나머지 공사비 채권인 금 28,708,400원의 담보를 위하여 그 중 하나인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위 소외 1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함과 동시에 피고 앞으로 명의를 신탁하여 전세금을 금 25,000,000원으로 하는 위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고, 한편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받지도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전세권설정등기는 일반적인 전세권 설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위 소외 2의 위 소외 1에 대한 공사잔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으로 볼 것이지만, 채권과 그를 담보하는 전세권은 담보물권의 부수성에 의하여 그 주체를 달리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위 소외 1에 대한 채권자 아닌 피고 명의로 경료된 위 전세권설정등기는 담보목적으로도 그 효력을 가질 수 없어 무효라 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피고에 대하여 위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를 명하고 있다.

2. 전세권이 용익물권적 성격과 담보물권적 성격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 및 목적물의 인도는 전세권의 성립요건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당사자가 주로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하였고, 그 설정과 동시에 목적물을 인도하지 아니한 경우라 하더라도, 장차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한편 전세금의 지급은 전세권 성립의 요소가 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전세금의 지급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수수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채권으로 전세금의 지급에 갈음할 수도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전세권이 담보물권적 성격도 가지는 이상 부종성과 수반성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채권담보를 위하여 담보권을 설정하는 경우 채권자와 채무자 및 제3자 사이에 합의가 있으면 채권자가 그 담보권의 명의를 제3자로 하는 것도 가능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채무자와 담보권명의자인 제3자 사이에 담보계약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그 담보권명의자는 그 피담보채권을 수령하고 그 담보권을 실행하는 등의 담보계약상의 권한을 가진다 할 것이다 (당원 1990.5.25. 선고 89다카13384판결; 1994.2.8. 선고 93다19153,19160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위 소외 1은 위 소외 2에 대하여 공사비 충당을 위하여 이 사건 다세대주택을 타에 분양할 권한을 부여하였고, 나아가 위 소외 2가 그 분양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그의 인감도장을 위 소외 2측에 교부하였으며, 위 소외 2는 이 사건 다세대주택의 분양이 잘 안되자 그 중 4세대분에 대하여 위 소외 3 등에게 전세를 주고 그 전세금으로 일부 공사금에 충당하면서 위 인감도장을 이용, 위 4세대분에 대하여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는데 이에 대하여 위 소외 1측에서 아무런 이의의 제기가 없었고,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고 앞으로 전세권설정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그 후 이 사건이 문제될 무렵까지 위 소외 1의 아들인 소외 4가 이 사건 부동산에 거주하여 오면서 별다른 이의가 없었으며, 한편 피고는 위 소외 2에 대하여 도배공사를 하도급받아 공사한 공사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는 바, 위와 같은 점들로 미루어 보면, 위 소외 1로부터 위 공사비 충당을 위하여 이 사건 다세대주택에 대하여 전세권이나 담보권을 설정하는 등의 권한을 포함한 모든 처분권한을 부여받은 위 소외 2는 다른 한편으로는 피고에 대하여 위 도배공사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관계로 자신이 위 소외 1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잔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공사잔대금 상당을 전세금으로 삼아 자신 앞으로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하는 대신 바로 피고 앞으로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하게 된 것으로 위 소외 1이나 피고 또한 이를 양해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 위 소외 1과 위 소외 2 및 피고 사이에 위 소외 2의 위 소외 1에 대한 공사잔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명의로 전세권을 설정하는 데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할 것이다.

피고 명의의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가 경료된 경위가 위와 같다면, 설사 그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한 목적이 주로 채권담보를 위함에 있었고, 전세금이 현실적으로 수수된 적이 없으며,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받은 적이 없었다거나, 피고가 위 소외 1에 대하여 직접 어떠한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전세권설정등기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전세권설정등기가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전세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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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4.2.25.선고 93나17118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