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도1680 판결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공1995.1.15.(984),531]
판시사항

가. 피고인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의 사실조회회보의 증명력

나. 공소사실의 특정의 정도

다. 공소장에 범행의 시일을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될 수 있는 일정 범위의 기간 내로 기재하고, 장소를 ‘인천 또는 불상지'라고 기재하더라도 공소사실이 특정된 것이라고 볼 것인지 여부

라. 기소 당시 증거에 의하여 밝혀진 사실은 감정에 사용된 모발을 채취하기 이전 언젠가에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는 것뿐인데도 검사가 구체적 증거에 의하지 않고 추측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시일 및 장소를 특정한 경우,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

판결요지

가.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 사건의 피고인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의 사실조회회보가 있는 경우, 그 회보의 기초가 된 감정에 있어서 실험물인 모발이 바뀌었다거나 착오나 오류가 있었다는 등의 구체적인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인정하여야 하고, 따라서 논리와 경험의 법칙상 피고인은 감정의 대상이 된 모발을 채취하기 이전 언젠가에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나.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범죄의 시일은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는 정도로, 장소는 토지관할을 가늠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요소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시일,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더구나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또한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다. 피고인의 모발에 대한 감정을 실시한 결과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어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판명된 경우에도 피고인이 그 투약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검사로서는 그 투약의 시기 및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힐 증거를 확보하기란 용이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검사가 기소 당시의 증거에 의하여 가능한 한 특정한 것이라면, 시일을 일정 범위의 기간 내로 기재하고 장소를 ‘인천 또는 불상지'라고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범죄의 특성상 공소사실이 특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라. 기소 당시 증거에 의하여 밝혀진 사실은 감정에 사용된 모발을 채취하기 이전 언젠가에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는 것뿐이고 공소사실에 기재된 대로 ‘1993.8. 중순경'에 ‘인천 이하 불상지'에서 투약행위를 하였다고 볼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면, 검사가 공소제기하여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피고인의 행위는 그 모발감정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도록 한 피고인의 메스암페타민 투약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검사가 그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 임의의 시일 및 장소를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검사가 구체적 증거에 의하지 않고 추측에 의하여 그 시일 및 장소를 특정하여 본 것에 불과하고, 그 취지가 그 모발감정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될 수 있는 메스암페타민의 투약시기의 범위 내의 기간 중 ‘1993.8. 중순'이 아닌 다른 시일에 저지른 투약행위나 인천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저지른 메스암페타민의 투약행위는 공소제기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법원으로서는, 그 공소사실의 기재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의하여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확히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고, 피고인이 그 공소사실에 기재되어 있는 시일 및 장소인 ‘1993.8. 중순경 인천 이하 불상지'에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점만으로 바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은 아니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 사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1993. 8. 중순 일자불상경 인천 이하 불상지에서 히로뽕을 1회용 주사기에 넣고 증류수에 희석시킨 후 자신의 팔에 주사하여 이를 투약한 것이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작성의 감정의뢰회보는 피고인이 증거에 부동의하였고, 법정에서 그 작성자에 의하여 그 진정성립이 인정된 바 없으므로, 증거로 쓸 수 없고, 제1심에서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의 소변에서는 메스암페타민, 이른바 히로뽕 성분이 검출되지 아니하였으나, 모발에서는 메스암페타민 및 그 대사체인 암페타민이 확인되었다는 것이나, (1) 피고인의 소변에서 피고인이 1993.8.16. 03:30 경 흡연한 대마초 성분이 검출되었는데, 공소사실에 적시된 이 사건 메스암페타민의 투약시기도 1993. 8. 중순경으로서 위 대마초 흡연시기와 근접함에도 소변에서는 대마성분만 검출되었다는 점이 우선 수긍이 가지 않고, (2) 메스암페타민 및 그 대사체가 검출되었다는 모발의 주인공이 피고인이라는 점에 대하여 확신을 가질만한 자료도 없고, (3) 원심에서의 국립보건원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의 기재에 의하면 감정분석에 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고, (4) 공소사실에 적시된 피고인의 히로뽕 투약장소 및 방법에 대하여는 전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언제인가 히로뽕을 투약하지 않았나 하는 강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가지게 하지는 않고,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과 같이 히로뽕을 투약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위 사실조회회보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은 위법하다면서 파기하고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당원의 판단

가. 피고인의 모발에 대하여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는지 여부를 감정하기에 이른 경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3.8.16. 12:10 경 인천 남구 숭의4동 소재 원심 공동피고인 의 집에서 원심공동피고인 및 공소외 1과 함께 인천지방검찰청 소속 마약반에 검거되어(현장에서 대마가 압수되었음) 대마초 흡연혐의로 조사를 받았는 바, 피고인은 대마초를 흡연한 사실에 대하여 자백을 하였고, 같은 날 소변과 모발을 채취하여 감정하는 것에 대하여 동의하여, 인천지방검찰청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피고인과 같이 체포된 원심공동피고인, 공소외 1과 같은 검찰청에 별도의 사건으로 입건된 것으로 보이는 공소외 오석경, 박성덕, 김평수의 소변 및 모발을 채취하여 같은 달 17.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위 모발 및 소변에서 대마성분 및 히로뽕 성분이 검출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감정의뢰를 하였고, 피고인을 대마관리법위반죄로 같은 달 24. 기소하였다.

그 후 같은 해 9. 1.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피고인 및 원심공동피고인, 공소외 1의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었다는 감정결과가 통보됨에 따라, 피고인을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죄로 추가 입건하여 조사하였으나, 피고인은 투약사실을 완강히 부인하였고, 이에 검사는 그 투약의 일시 및 장소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투약의 시기를 '1993. 8. 중순경'이라고 하고, 장소는 ‘인천 이하 불상지'라고 하며, 방법을 ‘증류수에 희석하여 주사하는 방법으로 투약한 것'으로 하여 이 사건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죄를 추가로 기소하였다.

나. 피고인이 위 모발을 채취하기 이전 언제인가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고 보아야 하는가?

(1) 제1심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 및 원심의 국립보건원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에 의하면,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었다면 이는 메스암페타민을 체내에 투약하였기 때문이며, 감기약이나 누바인 등을 투약하였다고 하여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지는 않고, 모발에 축적된 메스암페타민은 그 모발이 잘려지지 않는 한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며, 또한 메스암페타민을 체내에 투약한 경우 3-4일 또는 3-7일이 경과할 때까지는 소변에서 메스암페타민을 검출할 수 있으나 그 시기가 경과한 후에는 검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원심은 첫째, 1993. 8. 16.경에 흡연한 대마 성분은 피고인의 소변에서 검출되었으나, 1993. 8. 중순경에 투약하였다는 메스암페타민은 피고인의 소변에서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 둘째,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었다는 모발의 주인공이 피고인이라는 확신이 없는 점, 세째 감정분석에 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3) 그러나, 먼저 첫째점에 관하여 보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하는 1993. 8. 중순경이라는 시기가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정정될 여지가 많은 것일 뿐만 아니라, 8월 중순경이라는 시기는 통상 8. 10.부터 8. 20.까지를 일컫는 것이고, 또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지 3-7일이 지나면 소변에서는 메스암페타민을 검출할 수 없다는 것이므로(따라서 사람에 따라서는 3일만 지나면 검출되지 않을 수 있음), 가령 피고인이 8. 10.경에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하는 경우 8. 16.에 채취한 소변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지 않을 수 있고, 따라서 1993. 8. 16.에 채취한 피고인의 소변에서 같은 날에 흡연한 대마 성분만 검출되었고, 메스암페타민 성분은 검출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소변에서 대마 성분만 검출되었고 메스암페타민 성분은 검출되지 않은 점으로 피고인의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위 사실조회회보를 신빙할 수 없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다음으로 위 둘째점에 관하여 보면, 피고인의 모발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의 감정은 인천지방검찰청에서 피고인을 비롯한 6명의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감정을 의뢰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고, 그 모발은 피고인의 동의를 받아 채취한 것인 바, 감정의뢰를 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모발과 다른 사람의 모발이 바뀔 수 있고, 또한 수많은 감정을 하고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모발이 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이 사건 감정을 함에 있어서 실험물인 모발이 바뀌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나타나 있는 경우라면 몰라도, 모발이 바뀌었다는 아무런 사정도 보이지 않는데도 막연히 그와 같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에 기초한 사실조회회보서를 신빙할 수 없는 증거로 취급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위 세째점에 관하여 보면, 감정에 착오가 있을 수 있음은 당연한 것이지만, 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의 사실조회회보의 기초가 된 모발감정에 어떠한 착오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사정도 없어 일반적으로 감정에는 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것으로 위 사실조회회보서를 신빙할 수 없는 증거로 취급할 수도 없는 것이다.

(4) 따라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국립수사과학연구소장의 사실조회회보의 기초가 된 감정에 있어서 실험물인 모발이 바뀌었다거나, 착오나 오류가 있었다는 등의 구체적인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인정하여야 하고, 따라서 논리와 경험의 법칙상 피고인은 감정의 대상이 된 모발을 채취하기 이전 언젠가에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다.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시기, 장소, 방법과 공소사실의 특정문제

(1) 위 사실조회회신에 의하여 밝혀진 바는 피고인이 위 모발을 채취하기 이전 언제인가에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는 사실 뿐이고, 그 시기, 장소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이를 구체적으로 밝힐 아무런 자료가 없다.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인천 소재 고등학교를 중퇴하였고, 인천 소재 캬바레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대마초를 흡연한 장소가 인천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할 때,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장소가 인천이 아닌가 추측이 되나, 피고인의 주소지가 서울인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인천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의 팔에 주사자국이 많이 나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주사하는 방법으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어 원심이 피고인이 주사하는 방법으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는 볼 증거가 없다고 판시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따라서 검사로서는 이 사건 기소 당시의 증거에 따라 공소제기를 하려면,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 시일은 '언제부터 1993. 8. 16. 사이(이 기간은 이 사건 피고인의 모발감정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는 메스암페타민 투약기간의 범위임)' 장소는 '인천 또는 불상지에서'라고 표시하였어야 할 것이다.

(3) 그런데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형소법 제254조 제4항 ), 공소사실을 위와 같이 기재한 경우 그 공소사실이 특정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문제로 되나, 범죄의 시일은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는 정도로, 장소는 토지관할을 가늠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요소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시일,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더구나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 하며 또한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 당원 1991.10.25. 선고 91도2085 판결 ; 1989.12.12. 선고 89도2020 판결 등 참조), 모발에 대한 감정을 실시한 결과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어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판명된 경우에도 피고인이 그 투약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검사로서는 그 투약의 시기 및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힐 증거를 확보하기란 용이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검사가 기소 당시의 증거에 의하여 가능한 한 특정한 것이라면, 위와 같이 시일을 일정 범위의 기간내로 기재하고 장소를 ‘인천 또는 불상지'라고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범죄의 특성상 공소사실이 특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라. 이 사건 공소사실의 취지 및 원심이 취하였어야 할 조치

(1)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 시일을 ‘1993. 8. 중순경'이라고 하고, 장소를 ‘인천 이하 불상지'라고 하였으며, 방법을 ‘주사기를 사용하여 투약하였다'고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일시, 장소, 방법 즉 공소장 기재의 공소사실과 같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 기소 당시 증거에 의하여 밝혀진 사실은, 이 사건 감정에 사용된 모발을 채취하기 이전 언젠가가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는 것과 투약한 방법은 피고인의 팔에 주사자국이 많이 나 있음에 비추어 주사기를 사용하였다는 사실 뿐이고, 위 공소사실에 기재된 대로 ‘1993. 8. 중순경'에 ‘인천 이하 불상지'에서 투약행위를 하였다고 볼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검사가 공소제기하여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피고인의 행위는 이 사건 모발감정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도록 한 피고인의 메스암페타민 투약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검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 임의의 시일 및 장소를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검사가 구체적 증거에 의하지 않고 추측에 의하여 그 시일 및 장소를 특정하여 본 것에 불과하고, 그 취지가 이 사건 모발감정에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될 수 있는 메스암페타민의 투약시기의 범위 내의 기간 중 ‘1993. 8. 중순'이 아닌 다른 시일에 저지른 투약행위나 인천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저지른 메스암페타민의 투약행위는 공소제기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기재가 오해를 불러 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141조 에 의하여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확히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되어 있는 시일 및 장소인 ‘1993. 8. 중순경 인천 이하 불상지에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점만(원심이 주사기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투약한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한 것이 위법하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음)으로 바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은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제1심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의 증명력을 근거없이 배척하고, 또한 석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arrow
심급 사건
-인천지방법원 1994.4.28.선고 94노139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