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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6. 2. 선고 2006도48 판결
[유가증권위조·위조유가증권행사·상법위반·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공2006.7.15.(254),1296]
판시사항

[1]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2] 공소장에 유가증권위조의 범행 일시를 ‘2000. 초경부터 2003. 3.경 사이에’로 기재하더라도 공소사실이 불특정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3] 신주발행의 실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경우, 상법 제628조 제1항 의 납입가장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4] 주주가 아니면서도 위조된 주권을 소유한 자들이 대다수 참석하여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이사들이 새로이 선임되고, 그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신주발행이 이루어진 경우, 신주발행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극히 중대하여 신주발행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아 신주인수인의 주금납입의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유죄의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이와 같이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2] 문서위조죄는 피고인들이 그 범행을 자백하지 아니한 이상 언제 어디에서 문서를 위조한 것인지 알기가 어려우며 그 범죄일시를 일정한 시점으로 특정하기 곤란하여 부득이하게 개괄적으로 표시할 수밖에 없다고 보아 유가증권위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범죄의 일시를 ‘2000. 초경부터 2003. 3.경 사이에’로 비교적 장기간으로 기재하였으나 공소사실이 불특정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3] 상법 제628조 제1항 의 납입가장죄는 회사의 자본충실을 기하려는 법의 취지를 해치는 행위를 단속하려는 것인바,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여 증자를 함에 있어서 신주 발행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극히 중대한 경우 즉, 신주발행의 실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 신주발행으로 인한 변경등기만이 있는 경우와 같이 신주발행의 외관만이 존재하는 소위 신주발행의 부존재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신주발행의 효력이 없고 신주인수인들의 주금납입의무도 발생하지 않으며 증자로 인한 자본 충실의 문제도 생기지 않는 것이어서 그 주금의 납입을 가장하였더라도 상법상의 납입가장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4] 주주가 아니면서도 위조된 주권을 소유한 자들이 대다수 참석하여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이사들이 새로이 선임되고, 그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신주발행이 이루어진 경우, 신주발행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극히 중대하여 신주발행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아 신주인수인의 주금납입의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유죄의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정민 담당변호사 문한성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1. 유가증권위조, 위조유가증권행사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채택증거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가증권위조, 위조유가증권행사의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옳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2. 유가증권위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 불특정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 이와 같이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도1680 판결 ,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유가증권위조의 점을 앞서 본 법리 및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유가증권위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범죄의 일시를 ‘2000. 초경부터 2003. 3.경 사이에’로 기재하여 범행의 일시가 비교적 장기간으로 되어 있으나, 문서위조죄는 피고인들이 그 범행을 자백하지 아니한 이상 언제 어디에서 문서를 위조한 것인지 알기가 어려우며 이 사건에 있어서도 그 범죄일시를 일정한 시점으로 특정하기 곤란하여 부득이하게 개괄적으로 표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되고, 피고인들이 1996년경 공소외 1과 협의하여 이 사건 주권의 발행에 관여하여 그 이후로 계속 이를 보관하다가 2003. 3.경 그 중 일부를 공소외 2와 공소외 3에게 교부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위 주권이 1996년경 증자될 당시 적법하게 발행되었는지 아니면 공소사실과 같은 시기에 위조된 것인지 여부로서 그 쟁점이 명확하여 피고인들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의 점에 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관한 판단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채택증거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범죄사실을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의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상법상의 납입가장죄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사실은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4 회사’라고 한다)이 자본금을 18억 원에서 33억 원으로 증자하더라도 자본금을 납입할 의사가 없음에도, 자본금 15억 원을 증자한 것처럼 등기하는 데 필요한 주금납입금 보관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하여 성명불상의 사채업자에게 15억 원을 차용하고 마치 피고인들 등이 주금을 납입한 것처럼 은행에 위 금원을 예치하여 주금납입금 보관증명서를 발급받은 다음 예치된 15억 원을 인출하여 주금납입을 가장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상법 제628조 제1항 의 납입가장죄는 회사의 자본충실을 기하려는 법의 취지를 해치는 행위를 단속하려는 것인바,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여 증자를 함에 있어서 신주 발행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극히 중대한 경우 즉, 신주발행의 실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 신주발행으로 인한 변경등기만이 있는 경우와 같이 신주발행의 외관만이 존재하는 소위 신주발행의 부존재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신주발행의 효력이 없고 신주인수인들의 주금납입의무도 발생하지 않으며 증자로 인한 자본 충실의 문제도 생기지 않는 것이어서 그 주금의 납입을 가장하였더라도 상법상의 납입가장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그런데 2003. 8. 8.경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당시까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2002. 12. 31.자 공소외 4 회사의 주주명부에 의하면 발행주식 360,000주 중 피고인들, 공소외 3 및 공소외 2가 소유한 주식은 없고 공소외 1만이 위 발행주식의 과반수에 미달하는 105,000주만을 소유하고 있었던 점, 공소외 1은 법원으로부터 공소외 4 회사의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결정을 받아 공소외 3에게 위 결정에 따른 임시주주총회의 소집과 관련된 일체의 업무를 행할 권한을 위임하였고, 공소외 3은 당시 공소외 4 회사의 주주가 아닌 피고인들, 공소외 2에게 2003. 8. 8. 10:00 서울 강남구 논현동 (상세 주소 생략)에서 기존 이사와 감사의 해임 및 새로운 이사의 선임을 안건으로 하여 공소외 4 회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는 임시주주총회 소집통지를 하였으며, 피고인들, 공소외 2, 공소외 3은 2003. 8. 8. 10:00경 위조된 주권들을 제시하면서 주주의 자격을 입증하고 공소외 4 회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참석 주주 전원의 동의로 공소외 4 회사 기존의 이사와 감사를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로 공소외 3, 공소외 2, 피고인 2, 감사로 피고인 1을 각 선임하는 결의를 한 점, 새로 선임된 이사들인 공소외 3, 공소외 2, 피고인 2, 감사인 피고인 1은 2003. 8. 14. 이사회를 개최하여 각 주주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의 수의 비율에 따라 신주식을 배정하는 등의 방법에 의하여 1주의 금액 5,000원인 보통주식 300,000주를 발행하기로 결의한 점 등이 기록에 의하여 확인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신주발행은 주주가 아니면서도 위조된 주권을 소유한 자들이 대다수 참석하여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새로이 선임된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의 결의에 의한 것으로 신주 발행의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극히 중대하여 신주발행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이른바 신주발행의 부존재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문제된 이 사건 신주발행 자체가 부존재하여 처음부터 신주발행의 효력이 없고 신주인수인의 주금납입의무도 발생하지 않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심리한 후 상법상의 납입가장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유죄를 인정한 원심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상법상의 납입가장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납입가장의 범의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위 상법상의 납입가장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 피고인들의 나머지 각 죄들도 모두 파기를 면할 수 없다.

5.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박재윤 김영란(주심) 김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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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10.5.선고 2004고단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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