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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9.5.17. 선고 2018구합74709 판결
시정조치요청처분취소의소
사건

2018구합74709 시정조치요청 처분 취소의 소

원고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여철기, 한채영

피고

국가기록원장

변론종결

2019. 4. 12.

판결선고

2019. 5. 17.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8. 5. 24. 원고에게 한 별지1 기재 시정조치 요청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밀양지역 송전탑 건설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2013. 8. 5. 밀양시 주민대표, 원고 소속 직원, 밀양시 소속 공무원, 경상남도 소속 공무원,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 밀양시 지역 국회의원실 관계자 등 21인을 위원으로 하는 '밀양 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이하 '이 사건 협의회'라 한다)가 구성되었다.

나. 이 사건 협의회 구성 합의서 제9조는 "이 사건 협의회 및 실무협의회의 운영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위원장이 주재하는 협의회의 의결로서 별도의 운영 규정을 둘 수 있다."라고 정하였다. 이에 따라 마련된 이 사건 협의회 운영 규정 제12조는 '이 사건 협의회 결과는 실무협의회 간사가 회의록으로 작성하여 다음 회의에서 위원들의 열람 후 확인 서명을 받도록 하고, 회의 과정을 위 간사가 녹음하거나 녹화할 수 있으며, 녹취 및 녹화된 자료는 위 간사의 책임 하에 관리하며 이 사건 협의회 종결 후 일괄 파기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였다.

다. 2016. 1. 26. 이 사건 협의회 제30차 회의에서는 이 사건 협의회의 운영을 종료하기로 하면서, "이 사건 협의회 구성 합의서, 운영 규정, 의결사항 등 이 사건 협의회 결정사항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10년간 원고가 관리한다. 단, 이 사건 협의회에서 생성한 모든 회의록 및 녹취록은 밀양주민의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 사건 협의회 종료일 이후 폐기한다."라고 의결하였다.

라. 피고는 2018. 3. 29.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협의회 회의록 폐기 관련 기록관리 실태점검'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원고의 문서관리시스템에 회의 운영비용 등에 관한 일부 이 사건 협의회 기록물이 전자문서 형태로 남아 있는 사실, 원고가 이 사건 협의회 관련 단위과제를 '민원처리'로 분류하고 보존기간 10년을 책정하여 관련 문서를 관리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협의회 회의록 및 녹취록은 제30차 회의 의결사항에 따라 폐기된 사실 등이 확인되었다. 이에 피고는 2018. 5. 2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시정조치 요청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이라 한다).

□ 기본방향

○ 이 사건 협의회 회의록 등은 원고의 업무와 관련하여 생산된 기록물로 원고가 관리하여야 하는

공공기록물로 판단되며, 원고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고

폐기한 것은 위법함

□ 조치 계획

○ (시정요청) 회의록 미등록, 보존기간 하향 책정 등

- 기록물 평가폐기 시,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심사 및 평가심의회 개최 등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폐기절차 준수

- 회의록(파일)은 기록관으로 이관 후 “통합전자문서관리시스템”에 등록 조치

관련 단위과제 신설 후 관련 기록물을 재편철하고, 단위과제 보존기간 상향 조치(주요 정책·사

건 관련 기록물은 영구기록물로 재분류)

□ 향후 일정

0 원고에게 조치이행 결과 2개월 내 제출 요청(2개월 이상 소요 시 조치계획 제출)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① 이 사건 협의회 회의록 및 녹취록은 원고가 아니라 독립된 비법인사단인 이 사건 협의회가 작성한 것이고 폐기가 예정되어 있어 원고가 생산 · 접수한 바 없으므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록물법'이라 한다)에 따른 공공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은 위법하다.

②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은 이미 폐기되어 존재하지 않는 위 회의록 및 녹취록에, 대한 보존·관리를 명한 것이어서 이행이 불가능하므로 무효이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은 공공기관인 원고에 대하여 이루어진 행정기관 사이의 내부적인 의사결정에 해당하고, 공공기록물법 및 그 시행령 등 관계 법령에서 원고에게 부과한 의무를 확인 및 촉구하는 데 불과하며, 원고에게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의 이행을 강제하는 수단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행정권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 등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두28704 판결,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43974 판결 등 참조).

2) 공공기록물법은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하여 생산 · 접수한 기록물 등 공공기록물에 대하여 적용되는데(제2조), 원고는 공공기록물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에 해당한다(제3조 제1호, 시행령 제3조). 공공기관은 업무수행의 모든 과정 및 결과가 기록물로 생산 · 관리될 수 있도록 기록물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하고(제16조 제1항), 업무수행 과정에서 기록물을 생산하거나 접수하였을 때에는 그 기록물의 등록·분류·편철 등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제18조), 기록물의 보존기간, 공개여부, 비밀 여부 및 접근권한 등을 분류하여 관리하고 기록물을 일정 기간 이내에 관할 기록관 등으로 이관하여야 한다(제19조 제1항, 제2항), 한편 피고는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으로서 공공기관 기록물의 관리 상태를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점검하여야 하고(제9조 제2항 제7호, 제19조 제7항), 점검 결과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공기관의 장에게 필요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시행령 제64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은 원고에게 기록물을 기록관에 이관하고 전자기록물 관리시스템에 등록하며, 기록물의 단위과제 분류 · 편철 · 보존기간 책정을 다시 하도록 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의 내용을 위와 같은 공공기록물법의 관계 규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은 원고가 공공기관으로서 이미 공공기록물법 제18조, 제19조 제1항,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22조, 제23조 제1항, 제26조 제1항, 제2항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의무를 관계 법령에 적합하게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에서 새로이 원고에게 법률상 의무를 부과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은 공공기록물법 제9조 제2항 제7호, 제19조 제7항같은 법 시행령 제64조에 따른 것으로, 원고가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더라도 공공기록물법에 그 시정조치의 이행을 강제하거나 이행의 거부에 대하여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에서 일정한 기한을 정하여 이행결과를 보고하도록 한 점, 감독기관인 산업통상자 원부에 원고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점, 감사 결과 이 사건 협의회 회의록 및 녹취록 폐기에 관여한 직원이 형사처벌을 받을 우려가 있는 점, 기록관리 평가결과 원고가 낮은 점수를 받아 그 결과가 공표될 우려가 있는 점, 공공기록물법에서 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 · 은닉 · 유출· 멸실한 자에 대한 벌칙 규정을 두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원고가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을 따르지 않는 경우 여러 불이익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그 이행이 사실상 강제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에서 2개월 내에 시정조치 이행 결과를 제출하도록 요청하면서도 이행에 2개월 이상이 소요될 경우 시정조치 계획만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시정조치 이행 결과 제출을 강제할 수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 감독기관의 감사나 그에 따른 형사처벌 등은 원고가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을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협의회 회의록 및 녹취록 폐기 등 기록물의 관리에 관한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문제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에 대한 이행을 강제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없는 점, 기록관리 평가는 공공기록물법 제9조에 따라 기록물관리 수준을 감독하고 개선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평가 결과 위법사항이 발견되지 않는 한 낮은 점수를 받아 그 점수가 공표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원고에게 어떠한 법률상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의 이행이 강제되어 있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조치 요청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성규

판사강지성

판사지선경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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