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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5.12.29.선고 2015노2176 판결
살인,사체손과,사체유기
사건

2015노2176 살인, 사체손과, 사체유기

피고인

A

항소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유병두(기소), 김충한(공판)

변호인

변호사 BT(국선)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5. 7. 10. 선고 2015고합92 판결

판결선고

2015. 12. 29.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심신미약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야근으로 인하여 이틀 동안이나 잠을 못하는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

2) 양형부당

제1심이 선고한 형(징역 30년, 몰수)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제1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심신장애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제1심의 판단(사체손괴의 점에 대하여)

제1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사체 손괴의 범행 경위와 구체적 방법 등에 관하여 상세하게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이 회칼과 손을 사용하여 피해자의 시신을 14개의 부분으로 토막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힘이 들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이와 같은 일을 약 2시간 만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행동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그 밖에 사체 손괴 범행의 구체적 방법과 그 전후에 걸친 피고인의 행동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사체 손괴의 범행 당시 심신의 피로 등으로 말미암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제1심이 거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제1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족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범행의 경위, 수법,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대하여 소상하게 기억하여 진술한 점, ② 판시 사체손괴죄 및 사체유기죄는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날 또는 그 이후에 범하여진 점, ③ 당심 감정인 BU은 피고인에 대한 감정서를 작성하면서 '뇌영상 검사, 인지 기능검사, 정신과적 면담 등을 통한 의학적 소견으로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과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정상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형법 제51조가 규정한 사항을 중

심으로 한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후 비로소 사형의 선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하여 법원으로서는 마땅히 기록에 나타난 양형조건들을 평면적으로만 참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피고인의 주관적인 양형요소인 성행과 환경, 지능, 재범의 위험성, 개선교화 가능성 등을 심사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여 이를 통하여 사형선택 여부를 심사하여야 할 것은 물론이고, 피고인이 범행을 결의하고 준비하며 실행할 당시를 전후한 피고인의 정신상태나 심리상태의 변화 등에 대하여서도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등 관련 분야의 전문적인 의견을 들어 보는 등 깊이 있는 심리를 하여 본 다음에 그 결과를 종합하여 양형에 나아가야 한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924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의 판단

1) 양형심리 진행 경과

검사는 제1심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샤형을 구형하였고,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30년을 선고한 제1심 판결에 관하여 형이 너무 가볍다는 취지로 항소하면서 당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하고 있다. 이에 이 법원은 위 법리에 따라 제1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을 선고하여야 할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정신상태나 심리상태의 변화 등에 대한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등 관련 분야의 전문적인 의견을 들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BV 대학교 심리학과 BW 교수에게 PCL-R을 통한 사이코패시 수준 평가를, BX 뇌융합과학연구원 BU 교수에게 뇌영상검사 등을 의뢰하였다.

2) 주요 양형 조건

가) 피고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장과정, 교육정도, 가족관계 등

(1) 피고인은 1968. 3. 중국 길림성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부모 슬하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출생하였다. 피고인은 초등학교 시절 교내 축구부원으로 활동하였고 중

학교 시절 지인의 집에서 학교생활을 하였으며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부의 사망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중퇴를 하였다.

(2) 피고인은 이후 제지업체 생산직 근로자,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다.가 1994년경부터 7년간 현대상선에서 선원생활을 하였고 1995년경 지인의 소개로 피해자와 결혼하였다. 피고인은 2001년경 일을 그만둔 후 일정한 직업이 없이 생활하며 여러 차례 마작을 하여 돈을 잃었고, 2009년 국내로 입국하여 건설현장 목수, 부직포 생산업체 근로자로 각 3개월씩 일하다가 시흥시 소재 제조업체로 옮긴 후에는 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하였다.

(3) 피고인은 2012년경 우연히 카지노를 간 이후 월 7-8회 정도 강원랜드, 호텔 카지노 등지에 출입하며 그동안 멀어 놓았던 돈을 모두 탕진하였고 2013. 7. 피해자가 입국한 이후에도 계속 도박을 하였다.

(4) 피고인은 중국에서 생활하던 모와 아들을 위하여 매달 생활비를 보내 주었고 당심의 판결전 조사 당시 이 사건 범행 이후 아들을 면회하고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아들이 마음에 걸리고 민감한 나이에 마음을 잡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진술하는 등 아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였다.

(5) 피고인은 국내에 입국한 후 고향 친구들과 모두 연락이 단절되었고 친하게 지내는 이웃주민도 없었으며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였으나 친근하게 어울리는 동료직원이 없었다.

(6) 피해자는 자녀 출산 후 심장질환으로 수술을 받았고 2005년경부터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등 건강이 좋지 못하였는데, 감정인 BU의 정신 및 신체 감정서에 의하면 피해자가 양극성장애의 증상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고 산후 우울증이 의심된다고 한다. 피해자는 국내에 입국하여서도 이러한 증세가 계속되어 창원에 있는 목사님으로부터 한두 달간 치료를 받기도 하였고 중국으로 가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하였다.

나) 범죄전력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외에는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중국에서 처벌받은 전력도 없다.

다) 이 사건 범행의 동기

피고인은 2012년경부터 도박으로 월급 대부분을 탕진하고 2014년경부터는 피해자가 번 돈마저 도박으로 탕진하며 도박을 계속해 피해자와 돈 문제로 자주 말다툼을 하였는데 2015. 3.경 중국에 있는 아들이 한국 입국을 준비하자 돈을 모으려고 도박을 중단한 이후 기분이 우울하거나 짜증이 나는 등 불안 증세를 경험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일 야근을 한 후 아침에 퇴근을 하여 잠을 자려고 누웠으나 동료 직원이 전화를 하여 수면을 방해하고 환절기가 되면 정신장애 증세를 보이던 피해자가 갑자기 피고인에게 반말을 하는 등 시비를 걸고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낸 후 모아 놓은 돈을 확인하러 은행에 가자며 잔소리를 하였다. 이에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되었다.

라)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이후에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하여 평소와 마찬가지로 직장에 출근하였고 피해자의 사체를 손괴한 경위에 관하여 집주인에게 피해를 주기 싫었다고 하거나 화장비용이 부담이 되었다고 진술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합리화 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 사건 범행의 원인을 피해자의 잘못으로 돌리면서 자신의 책임을 경감시키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마) 치료전력

피고인은 2009년 국내에 입국하기 전에 아픈 곳은 모두 진료를 받고 오자는 생각에 중국에서 정신과 의사를 만나 불안하고 잠이 안 오는 증상을 말하고 약물을 처방받았고 당시 의사로부터 오랫동안 선원생활을 해서 그러니 여러 사람과 어울리라는 조언을 받았다.

바) 재범의 위힘성, 피고인의 정신상태나 심리상태 등

(1) 감정인 BW의 PCL-R을 통한 사이코패시 수준 평가결과 평가결과 피고인의 PCL-R 원점수 총점이 17.9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PCL-R 점수는 0점에서 40점 범위로 이루어지고, 현재 법무부에서는 PCL-R총점 25점을 고위험 사이코패스의 기준점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피고인의 PCL-R 원점수인 17.9 점은 측정 오차(±3)를 고려하더라도 고위험 사이코패스로 보기는 어려운 점수이다. 피고인의 PCL-R 각 단면 점수를 살펴보면 대인관계 점, 정서성 6점, 생활양식 6점, 반사회성은 1.2점인 것으로 나타났고, 평가점수를 토대로 보면 피고인은 인상관리에 초점을 두는 편이고 면담에서 긍정적인 자기제시와 피상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냉담하고 공감 능력이 부족한 면모를 보였고 도박과 관련한 충동에 대한 통제가 결여된 생활양상을 나타냈다. 비교적 높은 점수를 보였던 정서성, 생활양식 단면의 점수를 고려하였을 때 피고인은 양심의 가책 부족, 책임회피, 충동적인 성향 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유년기의 문제행동과 이전 공식 범죄기록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반사회성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피고인의 PCL-R 점수는 중간 정도의 위험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피고인이 절단점수에 못 미쳐 '사이코패스라고 진단되지는 않더라도, 피고인의 폭력 및 비폭력 재범 위험성은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 교육배경, 정신건강 및 정신질환 여부, 이전의 생활기록 정보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러한 평가 결과는 피고인이 성인기까지 성장했고, 생활했던 중국에서의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얻어진 한계가 있으므로 향후 PCL-R 검사 혹은 재범위험성 판단에 유의미한 정보가 추가로 확인될 경우 평가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1)

(2) 감정인 BU의 뇌영상 검사 등을 통한 정신 및 신체 감정결과

피고인은 현재 주요우울장애를 겪고 있고, 본 사건 이후 수감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있으며 비록 회복기에 있다고 진술하나 도박장애(도박중독)를 가지고 있다.

피고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집단 구타를 당하여 10분 정도 의식을 잃는 등 뇌에 충격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뇌영상 검사결과 정상소견을 보이고 혈류도 정상이다. 지능검사점수가 60점으로 낮게 나타나고 전반적인 인지기능 검사에서 남한 대조군 및 재중동포 대조군에 비해 낮은 점수를 보였으나 검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신뢰도가 낮다.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fMRI) 게임에서 매 20번째 게임에서는 '배신(경쟁)'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인데2) 물론 우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두 번의 게임에서 모두 20번째에는 정확히 배신을 선택하여 집중력과 의사결정 등에 문제가 없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사이코패스의 진단 기준 중에는 주로 충동성과 죄책감 결여, 얕은 감정, 냉담 등이 해당하는데, 충동성의 경우 자가보고설문 평가나 인지기능평가 등 다면적인 평가에서, 일관되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사이코패스의 진단의 역치는 넘지 않고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진단기준을 충족하지는 않는다. 3) 비록 개인수준에서 진단확률을 예측할 수 있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기계학 습기법(Machine learning) 등을 통한 예측을 하여야 하므로 현재의 단순비교 데이터만으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고 통계적으로 검정력이 현저히 낮지만 기능적 뇌자기공명 영상 검사에서 정신병질적 특성이 높은 사림에서 보고되었던 뇌활성화 특성들이 관찰되지는 않았다. 뇌영상 검사, 인지기능검사, 정신과적 면담 등을 통한 의학적 소견으로는 감정 시 및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과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정상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 피해자 유족들의 피해감정 및 피해회복의 정도

피해자의 아들을 비롯한 유족들은 피해자의 사망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현재까지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하거나 그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신과 처인 피해자에게 쇠뭉치로 머리 부분을 가격하고 양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자신의 죄증을 인멸할 의도로 피해자의 사체를 14개 부분으로 토막 내어 하천과 바다, 건물 옥상 등에 유기한 것으로 그 방법이 참혹하고 잔인무도할 뿐만 아니라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점에서 범행으로 인한 결과 역시 매우 중하다. 특히 피고인이 회칼로 피해자의 사체를 여러 부분으로 토막 내어 하천과 바다, 건물 옥상 등에 유기한 행위는 매우 잔혹하고 엽기적이며 피해자의 인겨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죽은자의 시신에 대한 우리의 도덕관념과 정서를 현저히 훼손하는 범죄에 해당한다. 아울러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이후에도, 태연히 직장에 출근하는 등 죄의식이 결여된 생활태도를 보였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말미암아 피해자는 사망에 이를 때까지 이루형언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짐작되고, 피해자의 아들을 비롯한 유족들도 정신적으로 치유하기 어려운 커다란 충격과 고통을 받게 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를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아지 피해자와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이 사건 범행의 태양, 죄질, 결과,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해의 정도가 크고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의 제반사정들과 형벌이 가지는 범죄에 대한 일반예방적 기능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을 우리 사회가 포용하기에는 사회적 위험성이 너무나 크므로 극형에 처하여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에 수긍할 만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피고인이 법률상 심신미약의 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주요. 우울 장애, 과거 도박 장애 등의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었고, 도박으로 피해자의 수입을 포함하여 가족 전체 수입의 대부분을 탕진한 상황에서 평소 양극성장애의 증상을 보이던 피해자로부터 당장 은행에 가서 예금 잔고를 확인해 보자는 다그침을 받게 되자 야근을 마치고 돌아와 심신이 피로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살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회칼로 피해자의 사체를 절단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체손괴의 범행은 더할 나위 없이 잔혹하고 엽기적이라 할 것이지만 이는 엄연히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에 그 죄증을 인멸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피해자의 사체를 대상으로 한 범행이어서 피해자를 살해하는 과정 자체에서 위와 유사한 방법이 사용된 경우와는 법의 침해의 종류와 정도, 범행 수법의 대담성, 잔혹성, 엽기성 등에 따른 죄책의 경중을 평가함에 있어 차이를 둘 수밖에 없는 점, 당심에서 이루어진 피고인에 대한 여러 심리학직, 정신의학적 검사 결과, 피고인은 사이 코패스에 해당되지는 않고 반사회적 인격장에로도 진단되지 않으며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의 유족들에 대하여도 사죄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떄 아직도 피고인에 대하여 교화 · 개선의 여지가 일말이라도 남아 있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은 2009. 3. 경부터 국내에 체류하여 오면서 아지 형사치벌을 반은 전력이 없고, 그 이전에 중국에서 거주하는 동안에도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이 판결이 부과하는 30년의 형을 모두 복역하고 나면 77세의 노령에 이르게 되는 점 등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경력,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과 아울러 앞서 본 사형의 형벌로서의 특수성이나 다른 유사사건에서 일반적인 양형과의 균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시키는 유기징역형인 징역 30년에 처함이 마땅한 사정이 있음은 인정되나, 이를 넘어서 사형의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1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것은 적정하고 제1심이 선고한 위 형이 너무 무겁다는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과 너무 가벼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상준

판사민소영

판사이춘근

주석

1) 피고인이 외국인이라는 점은 PCL-R 평가에 있어 문화적 차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지만 피고인은 한국인에 준하는 한국어

구사력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상황 및 감정표현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보면 피고인이 외국인이라는 점이

PCL-R 평가의 신빙성을 위협할 만한 요인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 게임 상대가 바뀌므로 상대방에게 복수의 기회가 없어 더 큰 돈을 딸 수 있음

3) 다만, 재중동포로서 생활기록부 등을 확인할 수 없고 정보원이 제한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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