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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2020.2.20.선고 2019고합116 판결
살인,사체손괴,사체은닉
사건

2019고합116,194(병합)살인,사체손괴,사체은닉

피고인

A

검사

이환우, 김재하(기소), 이환우, 한승진(공판)

변호인

변호사 B

판결선고

2020. 2. 20.

주문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이 사건 공소사실 중 C에 대한 살인의 점은 무죄. 위 무죄부분에 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범죄사실

【범행동기】

피고인은 피해자 D(35세)과 2013. 6. 11.경 결혼하여 2014. 11. 10.경 아들 E을 출산하였으나, 2016. 6.경 부부관계가 사실상 파탄상태에 이르게 되어 별거를 시작하고, 피해자가 2016. 11, 2.경 제주지방법원에 피고인의 폭행, 자해행위 등을 사유로 피고인을 상대로 이혼을 청구하는 본소를 제기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도 2017. 3. 9.경 위 법원에 피해자의 경제적 무능과 육아 소홀 등을 사유로 피해자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가, 2017. 5. 26. 위 법원의 조정에 따라 피해자와 피고인은 이혼하기로 하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재산분할로 6천만 원을 지급하되, 그 중 2천만 원은 2017. 6. 2.까지 지급하고, 나머지 4천만 원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거주지인 제주시 F건물 G호에서 피고인이 물건을 반출하고 이사를 완료하면 그 완료일로부터 10일 이내 지급하기로 하며, 피고인은 2017. 7. 14.까지 이사를 완료하여야 하고, E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는 피고인으로 지정하되, 피해자는 매월 20일에 양육비로 40만 원씩을 지급하며, 매월 첫째주, 셋째 주 토요일 10:00부터 18:00까지 E을 면접교섭하기로 하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 확정되어 결국 2017. 6. 2.자로 이혼을 하게 되었고, 그 후 2017. 11. 17.경 현 남편인 H와 혼인신고를 마치고 2018. 6.경부터 아들 E은 친정에 맡긴 채 위 H와 청주에서 함께 동거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이혼과정에서 E에 대한 면접교섭을 요구하는 피해자의 요구를 거부하였고, 위 이혼 직후인 2017. 7.경부터는 위 이혼조정 내용에 따라 2017. 7. 14.까지 피고인이 위 거주지에서 이사를 하여 재산분할 문제를 종결지어야 함에도 이사를 하지 않았으며, 그 문제를 놓고 피해자와 갈등한 것을 빌미로 E과의 면접교섭을 요청하는 피해자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하여 왔다1). 결국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웠던 피해자가 2018. 10. 30.경 위 법원에 면접교섭권 이행명령 신청을 제기하자, 피고인은 2019. 1. 29., 같은 해 2. 26., 같은 해4. 9. 총 3차례에 걸쳐 위 법원의 출석요구에 불응하였다가, 위 법원으로부터 출석 불응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받아, 결국 피고인은 2019. 5. 9.경 위 법원의 조정절차에 출석하여 피해자의 E에 대한 1차 면접교섭은 2019. 5. 25.경 청주에서 진행하고, 2차 면접교섭은 2019. 6. 8. 제주에서 진행하며, 2019. 6. 10. 14:00경 위 법원 민사가사조정실에 피고인, 피해자, E 등 3자가 함께 참석하여 면담을 진행하기로 피해자와 합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혼과정에서 증오의 대상이 된 피해자에게 평생 E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E과 피해자를 평생 엮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자신의 결심이 피해자의 법적 대응으로 인하여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는 한편, 향후 주기적인 면접교섭이 이루어질 경우 종전까지 현 남편인 H를 친부로 알고 있던 E에게 피해자를 친부로 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결국 다른 아무런 장애물 없이 E을 위 H의 친자처럼 키우겠다는 자신의 계획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강한 위기감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위 H와 재혼한 이후 H와 빈번히 다투고, 특히 2019. 3. 2.경 H가 전처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인 C(4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불안한 재혼생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향후 주기적인 면접교섭으로 피해자를 만나는 일이 반복될 경우 H와 불화를 겪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한 나머지, 피해자를 살해한 후 그 사체를 손괴, 은닉하기로 마음먹었다.

【범행준비】 이에 따라 피고인은 위 조정 절차를 마친 다음 날인 2019. 5. 10.경부터 같은 달 16.경까지 피고인이 사용하는 2개의 스마트폰과 청주시 상당구 아파트 J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 설치된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이용하여 "졸피뎀, 키즈펜션 CCTV, 대용량 믹서기, 제주 렌트카 블랙박스, 제주 키즈펜션 무인, 혈흔, K 갑판, 김장비닐 매트, 호신용 전기충격기, 니코틴 치사량, 수갑, 제주 바다 쓰레기" 등에 관한 내용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등 피해자를 살해한 후 사체를 손괴, 은닉하기 위한 각종 범행 도구와 장소 등을 물색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9. 5. 16. 16:09경 피고인의 차량인 L 그랜저 차량을 배에 싣고 완도에서 제주로 이동하기 위해 (주)M에 완도 제주 간 여객선 승선 및 차량 선적을 위한 예약을 마치고, 2019. 5. 17. 13:05경 범행 장소로 물색한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무인 단독 키즈펜션인 'N' 펜션(이하 '이 사건 펜션'이라고 한다)을 2019. 5. 25.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2박 3일 동안 이용하기로 예약을 완료한 다음, 같은 날 17:11경 위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약 18km 떨어진 충북 청원군에 있는 00 의원을 내원하여 감기약 5일치분과 졸피뎀 성분이 들어있는 수면제인 졸피드 7정을 처방받아 곧바로 위 의원과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OO약국에서 위 감기약과 졸피드 정을 구입하여 이를 피고인의 분홍색 파우치 안에 보관하고, 같은 날 밤 무렵 위 그랜저 차량을 운전하여 전남 완도군 완도읍 군내리에 있는 완도항으로 이동한 다음 2019. 5. 18. 02:30경 완도항에서 제주항으로 출발하는 여객선인 K에 위 차량을 선적한 후 승선하여 같은 날 오전 무렵 제주에 입도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2019. 5, 20. 17:26경 피고인이 사용하는 0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25일 제주에서 만나자~~ 마침 제주일정 늘어나서 제주에서 보는게 E이한테 더 좋을 것 같다 괜찮지? 어디 갈지 고민해봅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당초 청주로 예정되어 있던 1차 면접교섭 장소를 제주로 변경하는 한편, 같은 날 인터넷을 통하여 휴대용 가스버너 1개, 몰카패치 1개, 선학 스텐 들통(곰솥) 2개, 핸드믹서기인 블렌더 도깨비 1개를 주문하여 이를 피고인의 친정인 제주시 P에 있는 Q아파트 R호로 배송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2019. 5. 22. 23:03경 제주시 S에 있는 T마트 제주점을 방문하여 유한락스(레귤러) 1개, 유한양행 펑크린 1개, 홈스타 락스세제 1개, 레인보우 산소계표 백제 1개, 고무장갑 1개, 칼라핸디솔 1개, 김장백·고추백(15포기용 4매) 1개, 맥스 부탄가스 4개, 청정원 카레 1개, 도루코 컴포트그립 라이트 식도 1개 등 피해자를 살해한 후 그 사체를 손괴하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한 각종 범행 도구를 집중 구입한 다음, 이를 위 그랜저 차량 내에 실어 놓았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범행을 위한 준비를 마친 후 2019. 5. 23. 11:36경부터 11:41경 위 0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졸피드 정 10mg, 졸피드, 졸피뎀 구매" 등에 관한 내용을 인터넷으로 최종 검색한 다음, 같은 날 저녁 서귀포시 U에 있는 V에서 E과 동행하여 대학 동창인 W을 만나 2박 3일 일정으로 함께 보내던 중, 2019. 5. 24. 23:26경 위 친정에 일시 방문하여 2019. 5. 20.경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여 위 친정에 배송된 물품을 수령하여 이를 위 그랜저 차량 내에 실어 놓았다. 살인)

피고인은 2019. 5. 25. 11:26경 서귀포시 X에 있는 Y 주차장에서 모닝 차량을 타고 온 피해자를 E과 함께 만나 같은 날 15:10경까지 위 Y에서 시간을 보낸 후, 피고인은 E과 함께 위 그랜저 차량을 타고, 피해자는 위 모닝 차량을 타고 각각 제주시 Z에 있는 AA마트까지 이동하여 같은 날 16:25경 위 마트에서 비비고 황태해장국 1개, 비비고 갈비탕 1개, 수박 1개 및 카레에 들어갈 양파, 감자, 냉동 닭가슴살, 당근 등을 구입한 다음, 피해자의 위 모닝 차량은 위 마트 주차장에 그대로 세워두도록 한 후 피고인의 위 그랜저 차량에 피해자를 함께 태워 같은 날 17:02경 제주시 AB에 있는 이 사건 펜션으로 이동하여, 피해자, E과 함께 입실하였다.

피고인은 같은 날 저녁 무렵 펜션 내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드 정 불상량을 저녁식사용으로 준비한 카레 등 음식물에 몰래 희석하여 그 정을 모르는 피해자로 하여금 이를 먹게 한 다음, 같은 날 20:02경 부친과 마지막 통화를 마친 피해자가 위 졸피뎀 투약으로 인해 약효가 퍼져 서서히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 이르게 되자, 같은 날 20:10경부터 21:50경까지 사이에 E으로 하여금 휴대폰 게임을 하게 하면서 놀이방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한 후, 피해자를 위 펜션 내부 안쪽에 있는 다이닝룸, 주방, 거실, 현관 등에서 미리 소지하고 있던 위 식도로 피해자의 신체를 수회 찔러 결국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다음, 피해자의 사체를 욕실 안으로 끌고 들어가 샤워기를 틀어 피해자의 사체에 계속적으로 물을 뿌리면서 피해자 사체에 가한 상처가 응고되지 않은 상태로 계속하여 혈액이 사체 밖으로 흘러나오도록 조치한 다음, 미리 구입하여 보관하고 있던 락스세제, 고무장갑 등 청소용품을 사용하여 펜션 다이닝룸, 주방, 거실, 현관에 비산된 피해자의 혈흔을 청소하였다. 【1차 사체손괴·은닉

피고인은 2019. 5. 26. 11:00경 E과 함께 위 펜션을 나와 위 그랜저 차량을 운전하여 친정으로 가서 E을 맡긴 후 같은 날 12:24경 위 펜션으로 혼자 돌아와 다음 날인 2019. 5. 27. 11:30경 위 펜션에서의 퇴실을 준비할 때까지 미리 차량 트렁크에 보관하고 있던 공업용 다이아몬드 줄톱을 사용하여 욕실 안에 방치된 피해자 사체의 팔, 다리, 머리, 허리 부위 등을 수회 절단한 다음, 절단된 피해자 사체를 비닐 안에 적당한 크기로 나누어 담고, 이를 재차 위 들통 2개와 종이박스 안에 나누어 담아 위 펜션을 퇴실하기 전 위 그랜저 차량 트렁크와 뒷좌석에 보관하는 한편, 미리 구입하여 보관하고 있던 락스세제, 고무장갑 등 청소용품을 사용하여 욕실 안에 비산된 피해자의 혈흔을 청소한 뒤, 같은 날 12:06경 위 펜션을 퇴실한 직후 위 펜션 인근에 있는 클린하우 스에서 피해자의 사체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시트도마 1개, 분리형 채반 1개, 휴대용 버너 1개, 부탄가스 4통 등을 버렸다. 그 후 피고인은 같은 날 12:35경 119에 전화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식도로 찌르면서 피해자의 저항을 받아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고인의 오른손 절창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문의한 후, 같은 날 13:00경 제주시 AC에 입실하고, 같은 날 14:48경 피해자가 피고인을 성폭행하려다가 실패하여 위 펜션을 나간 후 행방을 감춘 것처럼 자신의 범행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위 0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스마트폰으로 "성폭행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어. 니가 인간이냐? 넌 예나 지금이나 끝까지 나쁜 인간이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같은 날 16:48경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던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임의로 조작하여 "미안하게 됐다. 내정신이 아니었져 너 재혼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고 어쨌든 미안하게 됐다 고소는 하지 말아주라 내년에도 취업해야 되고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작성한 후 이를 피고인의 위 이 스마트폰으로 발송하였다).

피고인은 2019. 5. 28. 00:37 경부터 01:30경까지 위 AC에 체류하면서 위 0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목공용 테이블 전기톱' 등에 관한 내용을 인터넷으로 검색한 후 같은 날 11:28경 인터넷을 통하여 목공용 테이블 전기톱인 콜라보 팍스 테이블쏘(원형톱)를 주문하여 이를 피고인의 친정에서 별도로 소유하고 있는 김포시 AE 아파트 AF호로 배송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인은 같은 날 13:00경 위 AC를 퇴실한 후 같은 날 16:09경 위 T마트 제주점에서 김장백·고추백(15포기용 4매) 5개, 메쉬 세탁바구니 1개를 구입하고, 같은 날 18:43경 제주시 AG에 있는 AH마트 제주점에서 진회색 캐리어 (중형, 세로 66cm, 가로44cm, 깊이 25.5.cm) 1개, 비닐봉투 50리터 30매, 크린장갑 50매 1팩, 비닐쇼핑팩(대, 100매) 1팩을 구입하여 은닉할 사체를 포장, 이동할 범행도구를 추가 구입하였다.

피고인은 같은 날 19:41 경 제주시 건입동에 있는 제주항 제6부두 인근 주차장에서 피고인의 그랜저 차량을 정차시킨 후 들통 2개와 종이상자에 나누어 담겨 있던 피해자 사체의 일부를 위 진회색 캐리어에 옮겨 담은 후, 위 캐리어를 위 차량에 실은 채 위 제6부두 검문대를 통과하여 같은 날 20:30 경 제주항에서 완도항으로 출발하는 여객선인 (주)M K에 같은 날 19:48경 위 차량을 선적하고, 같은 날 20:07경 위 여객선에 승선한 다음, 같은 날 20:18경 위 차량이 선적된 장소로 이동하여 위 차량 안에서 위 진회색 캐리어를 가지고 나와 객실로 이동하였다가 같은 날 20:50경 위 캐리어를 소지한 상태로 위 여객선 5층 우측 후미 갑판으로 이동한 후, 같은 날 21:29경부터 21:34경 사이에 위 갑판에서 주위에 다른 승객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총 5회에 걸쳐 캐리어에 담겨있던 피해자 사체의 일부를 바다에 버렸다. 2차 사체손괴·은닉

피고인은 같은 날 23:25경 완도항에 도착하여 위 그랜저 차량과 함께 하선한 다음, 위 차량을 운전하여 남해고속도로 서영암 영업소를 통과하여 서해안고속도로 서서울 영업소를 경유하여 2019. 5. 29. 04:03경 위 AE아파트 AF호에 도착하고, 같은 날 12:02경 위 아파트로 배송된 위 목공용 테이블 전기톱을 수령한 후, 같은 날 13:02경 위 아파트에서 위 차량을 운전하여 나와 같은 날 15:14경 인천 부평구에 있는 AI에서, 방진복 1개, 비닐 카바링 1개, 족커버 1족을 구입하고, 같은 날 15:34경 인천 계양구에 있는 공구업체에서 3단 소형 사다리 1개를 구입한 후, 같은 날 16:20경 위 AE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하여 위 그랜저 차량 안에 보관되어 있던 피해자의 사체 일부가 담긴 종이상자와 위 소형 사다리를 가지고 위 아파트 AF호로 들어간 다음, 그 무렵부터 2019. 5. 31. 03:13경까지 위 아파트 AF호 내에서 위 목공용 데이블 전기톱을 설치한 후 방진복 등을 착용한 상태로 전기톱을 사용하여 피해자 사체의 팔 부위 등 사체 일부를 추가로 절단한 후 절단한 피해자의 사체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2019. 5. 30. 22:54경 및 2019. 5. 31. 03:20경 2회에 걸쳐 위 아파트 쓰레기분리시설에 버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고 그 사체를 손괴, 은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AJ, AK, AL, AM, AN, AO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제1, 2, 4, 5회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H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AP(증거목록 순번 3, 107번), AQ, H(증거목록 순번 69, 138번) W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속기록

1. 각 현장감식 결과보고서(증거목록 순번 30, 105번), 혈흔형태분석 결과서 1. 각 감정서(증거목록 순번 239, 241, 243, 245, 247, 281, 283, 292, 294, 296, 298, 337, 341, 347, 349번)

1. 사전처분신청서, 사전처분결정, 조정조서

1. 각 사진(증기목록 순번 6, 25, 31, 42, 43, 66, 76, 96, 104, 115, 117, 136, 150, 190, 204, 266번)

1. 피의자 통화내역, 피고인 통화내역, 통화기록, 피해자·피의자 상호간 문자메시지 내역, 피해자 D 휴대폰 통화내역 회신결과

1. 각 진료기록부(증거목록 순번 10, 185번), 각 처방전(증거목록 순번 179, 186, 257번), 약제비계산서, 각 요양급여내역(증거목록 순번 254, 285번)

1. 인터넷 쇼핑내역, 각 영수증(증거목록 순번 154 내지 156, 162, 165번) 1. 각 차적조회(증거목록 순번 2, 20번), 차적조회 결과

1. 체포·구속인 접견부 사본

1. 제주지방법원 결정서, 소장, 답변서, 반소장

1. 각 디지털포렌식 분석자료(증거목록 순번 47, 49번), 각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보고 서(증거목록 순번 110, 217번), 휴대폰 인터넷 검색내용 출력물, 디지털포렌식 자료 중 브라우징 기록 발췌본

1. 증거보전청구

1. 2019. 5. 25.~5. 27. 펜션 입구 삼거리 클린하우스 CCTV 분석 결과, 현장 옆 단독주택 CCTV 영상 분석

1. 각 압수조서(증거목록 순번 23, 35, 37, 38, 137, 176, 178, 264번) 1.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3, 14, 16, 18, 21, 24, 27, 41, 44, 58, 60, 62, 70, 73, 81, 89, 95, 97, 103, 114, 118, 125, 135, 142, 149, 153, 199, 203, 205, 209, 225, 227, 265, 286, 299, 318, 326, 350번)

1. 음성파일 녹음 CD

1. 각 영상 CD(증거목록 순번 26, 45, 64, 72, 75, 83, 84, 101, 129, 151, 159, 160, 181, 196, 200, 212, 229번)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살인의 점, 무기징역형 선택), 각 형법 제161조 제1항(사체 손괴의 점), 각 형법 제161조 제1항(사체 은닉의 점)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1호, 제50조(형이 가장 중한 살인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기는 하였으나, 싱크대에서 아들 E이 먹을 수박을 씻던 중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자 이에 저항하다.가 들고 있던 식도로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찔렀을 뿐,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졸피드 정 불상량을 카레 등 음식물에 몰래 희석하여 피해자에게 투여하여 계획적으로 살해하지는 아니하였고, 실제 피해자의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지도 않았다.

나. 피고인은 당시 연예인 관련 뉴스를 보다가 우연히 화면에 뜬 연관 검색어인 졸피뎀을 검색하게 되었고, 제주 여행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렌트카 블랙박스, 대용량 믹서기, 키즈펜션 CCTV 등 관련 검색어를 무작위로 검색하였을 뿐,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하거나 사체를 훼손, 유기하기 위하여 인터넷에 검색어를 직접 입력하여 검색하거나 범행에 사용하기 위한 물품을 구매하지도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이 예약한 이 사건 펜션은 이용자에게 독채로 제공되는 1층 건물로, 주위에 주택이 있기는 하나 막다른 길 끝부분이어서 펜션 이용자 외에는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고, 진입로 인근에 CCTV가 설치된 클린하우스 2개가 있지만 펜션에는 CCTV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다.

2) 피고인은 2019. 5. 17. 이 사건 펜션을 면접교섭일인 2019. 5. 25.부터 같은 달 27.까지 2박 3일 이용하겠다고 예약하면서 그 이용인원으로 성인 두 명과 아이 한 명을 기재하였고, 같은 날 예약 확인을 위하여 전화한 펜션 운영자에게도 자신과 남편, 아들 총 세 명이 투숙한다고 알려주었다.

3) 피고인은 이전에 청주집에서 제주를 왕복하면서 배를 이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2019. 5. 17. 완도항에서 제주항까지 운행하는 K에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를 선적하여 왕복하기로 하고 왕복 여객선 예약을 마쳤다.

4) 그 후 피고인은 2019. 5. 20.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애초 예정된 면접교섭 장소를 청주에서 제주로 변경하였고, 이에 피해자는 면접교섭 당일인 2019. 5. 25. 11:26경 서귀포시 X에 있는 Y에서 2년만에 E을 만나게 되었으며, 이후 같은 날 15:10경 각자의 승용차로 AA마트로 이동하여 쇼핑을 마친 다음 함께 이 사건 펜션으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당시 피고인은 자신의 승용차에 쇼핑한 물건을 실어준 피해자를 조수석에 태우고 건물 반대편에 주차되어 있는 피해자의 모닝 승용차까지 함께 이동하였다가 피해자 승용차에서 작은 물건을 꺼낸 피해자를 다시 태우고 펜션까지 함께 이동하였다.

5) 피해자의 동생 AP는 2019. 5. 25. 21:25 경 피해자에게 "안끝난?(안끝났어?)'이라는 AR 메시지를 보냈는데, 같은 날 22:34 경 "끝나신디 작업할거이성 들령가야켜 충전 해야켜(끝났는데 작업할 게 있어서 들러야 하고 충전하여야 한다)"라는 회신을 받았고, 다음날 아침에도 수차례 AR 메시지를 보내 연락을 시도하였으나, 위 각 메시지는 모두 피해자가 확인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으며 3), 이에 그 무렵 경찰에 피해자의 실종을 신고하였다.

6) 피고인은 2019. 5. 26. 펜션 운영자에게 하루 더 숙박할 수 있는지 문의하였으나 이미 다른 예약 일정이 있어 이를 변경하지는 못하였고, 퇴실 당일인 다음날 아침 다시 퇴실시간을 12:00까지로 연장하여 달라고 부탁하여 퇴실 시간을 11:30으로 연장 받아 결국 11:30경 퇴실하였다.

7) 피고인은 E을 데리고 대학 동창인 W 가족과 제주시 U에 있는 V 리조트에 함께 숙박하면서는 청주에서 가지고 온 여행용 흰색 캐리어 가방 1개만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 사건 펜션에서 퇴실하면서는 위 캐리어 뿐만 아니라 종이박스 2개를 작은 손수레에 실어 승용차로 옮겨 신고, 종량제 쓰레기봉투 3개를 펜션 운영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그랜저 승용차에 신고 퇴실하였으며, 이후 이 사건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에 2019. 5. 20, 구입한 가스버너와 같은 달 22. 구입한 도마,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버렸는데, 당시 피고인의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 손등 부분에 자상이 확인되었고, 검지 끝부분에는 밴드가 붙여져 있었다4).

8) 피고인이 이 사건 펜션에서 피해자의 사체를 손괴하는데 사용한 줄톱은 2018. 11. 15.경 H 명의로 구입하였는데5), 톱날 부분 길이 약 22cm, 손잡이 부분 폭 10㎝, 높이 12cm 정도 크기로6), 피고인 승용차 트렁크에 실려 있었다.

19) 이 사건 펜션에서 퇴실한 피고인은 제주시 AC에서 하루 더 숙박하면서 2019. 5. 27. 17:30경 K 선사에 전화하여 당일 20:30 출발 예정이던 기존 예약을 하루 뒤 같은 시각으로 변경한 다음, 다음날 20:30경 승용차를 선적하고 승선하였다가 같은 날 하선하여 23:48경 완도에서 해남 방면으로 이동하였으며, 다음날 14:42경 김포IC까지 위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여 이동하였다.

10) 한편 피고인은 면접교섭 당일인 2019. 5. 25. 13:03 경까지도 현 남편인 H와 수차례 AR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당일 늦은 밤까지 피고인의 연락이 없자 걱정된다는 H의 AR 메시지에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다가 같은 날 22:26경 H에게 "여보 이따 연락할게 재우는 중ㅠㅠ"라는 내용의 AR 메시지를 보낸 이후부터 같은 달 27. 20:57 경 "걱정 말고 시간을 달라. 너무 혼란스럽다. 생각 정리되면 연락하겠다"는 내용으로 연락할 때까지 이틀 가까이 H와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잠적하였고, 피고인 여동생의 AR 메시지에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11) 피고인은 이 사건 펜션에서 퇴실한 이후인 2019. 5. 27. 15:42경 제주시에 있는 AS 정형외과에서 오른 손목과 손등의 열상에 소독 등 처치를 받았고, 다음날 같은 병원에 다시 방문하여 오른 손등과 손날 및 손바닥에 생긴 자상을 봉합하는 처치를 받는 한편 T마트 제주점을 방문하여 같은 달 22일 구매한 품목 중 락스와 평크린 및 표백제 등을 반품하기도 하였다.

12) 피고인은 2019. 529. 피해자의 실종신고를 수사중인 경찰로부터 피해자의 최종 목격자로 지목당하여 전화로 출석을 요구받자, '나는 D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한 범죄피해자인데 왜 나에게 진술을 받느냐. 우선 D을 찾아라. D은 2019. 5. 25.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20:00경 펜션을 떠났다. 당장은 출석이 어렵다'고 진술하면서 출석을 거부하였다).

13) 경찰은 2019. 5. 31. 이 사건 펜션에 대한 현장감식을 실시하였는데, 루미놀검사 결과 거실과 주방 및 다이닝룸 벽과 천장, 주방에 있던 전기밥솥 하부 등에서 혈흔이 발견되었다.

14) 피고인은 2019. 6. 1. 긴급체포된 직후 자신도 피해자의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었으니 피해부위를 촬영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피고인의 배, 옆구리, 허벅지, 팔 등에 생긴 상처를 촬영하였고, 2019. 6. 10. 위 상처가 성폭행을 시도하던 피해자의 칼에 찔린 상처라고 주장하면서 이 법원 2019초기 155호로 자신의 신체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하였으며, 이에 감정인 AN이 피고인에 대한 신체감정을 실시하였는데, 감정결과 피고인의 신체에 존재하는 상처 중 8곳은 칼과 같은 예기에 의한 손상으로 보이지만, 그 상처들은 피고인의 자해 또는 타인을 공격하는 도중 손이 미끄러지면서 칼날에 다쳐서. 발생한 상처일 가능성이 크다는 감정이 이루어졌다.

15) 경찰은 2019. 6. 1. 피고인의 그랜저 승용차를 압수하고 다음날 위 승용차의 운전대, 좌석시트 등 각종 내장부품들과 승용차 안에 보관되어 있던 붉은색 담요, 분홍색 이불, 트렁크 바닥매트, 전기톱(톱날 부분), 물품 운반용 카트, 돗자리매트 조각, 신발 끈, 허리띠 조각에 대하여 감정을 의뢰하였는데, 그 결과 붉은색 담요, 분홍색 이불, 트렁크 바닥매트, 전기톱(톱날 부분), 물품 운반용 카트, 승용차 뒷좌석시트에서 모두 피해자 유전자가 검출되었고 9), 돗자리매트 조각, 신발끈, 허리띠 조각에서도 혈흔반응이 나타났으나 유전자가 검출되지 아니하여 누구의 혈흔인지는 특정되지 아니하였다 10). 16) 검사는 2019. 6. 20. 피고인 모발을 압수하여 졸피뎀 등 독극물 감정을 의뢰하였는데, 그 결과 모근으로부터 0~1cm 부분과 1~2cm 부분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었다. 나.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피해자의 성폭행 시도에 저항하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하였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피해자 혈혼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사정

피고인의 그랜저 승용차에서 발견된 붉은색 담요(이하 '이 사건 담요'라고 한다)의 인혈반응 양성반응이 나온 7개 부분(1, 2, 4, 5, 8, 10, 12번) 중 피해자의 유전자가 검출된 담요의 왼쪽 아래 부분(4번)과 이로부터 오른쪽 위 대각선 방향으로 30㎝ 남짓 떨어진 부분(5번)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되었다11).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고인의 모발 중 모근으로부터 0~1cm 부분과 1~2㎝ 부분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었음에도 피해자의 유전자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유전자가 함께 검출된 부분(2번)에서는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감정결과를 신빙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당시 감정을 담당한 국과수 감정관 AM은 이 법정에서 미량의 유전자만 있으면 이를 증폭하여 검출할 수 있는 유전자감정과 달리 독극물감정은 그 기기의 정밀도에 한계가 있어 해당 시료에 포함된 졸피뎀의 절대량이 한계치 이하일 경우에는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술하였으므로, 단지 피고인의 유전자가 검출된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감정결과를 의심할 수는 없다.

더구나 이 사건 담요는 한 변의 길이가 1미터 가까운 직사각형 형태로 그 크기가 작지 않은데, 피해자 유전자와 졸피템 성분이 검출된 두 부분은 서로 30cm 이상 떨어져 있고, 피고인 유전자가 검출된 부분과는 그 위치가 명백히 구분될 뿐만 아니라 만일 피고인의 혈흔이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피해자 혈흔에 번지거나 묻어서 뒤섞여 검출되었다면 피해자 유전자뿐만 아니라 피고인 유전자도 함께 검출되어야 하는데, 피고인의 유전자는 전혀 검출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담요에 남아있는 13개 혼적 중 인혈반응 양성반응이 있어 시료를 채취한 7개 부분에 직접 붉은색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해당 영역을 정확히 특정하였으며, 시료 채취 과정에서 메탄올로 위 각 영역을 적시되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 붉은색 사인펜으로 표시된 경계 안쪽 영역에서만 시료를 채취하였던 이 사건 담요에 대한 감정방법에 비추어 보면, 졸피뎀이 검출된 부분에 피고인의 혈흔에 잔존한 졸피뎀 성분이 번지거나 묻어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나아가 30㎝ 이상 떨어진 두 곳 모두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었을 가능성도 전혀 없다.

2) 피고인이 졸피뎀 성분이 포함된 졸피드 정을 범행 직전 처방받은 사정

가) 피고인은 2019. 5. 17. 청주집에서 약 18km 떨어진 충북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감기약 5일분(오구정, 덱시핀정, 세로나제정, 레바진정 각 15개)과 졸피드 정 7일분을 처방받고 인근 약국에서 위 약을 조제 받아 다음날인 2019. 5. 18. 제주에 입도하였다.

나) 피고인이 제주에 다녀올 당시 사용한 흰색 캐리어 안에 있던 분홍색 파우치 가방에서 위 약국에서 조제 받은 약봉투가 발견되었는데, 그 약봉투 안에는 피고인이 체방받은 감기약 5일분은 그대로 남아 있었던 반면 그 약봉지 겉면에 기재되어 있던 졸피드 정 7개는 발견되지 아니하였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혐의로 2019. 6. 1. 긴급체포되어 2019. 6. 5.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어 있던 중 면회온 H에게 "경찰들이 가방을 다 가져갔어? 압수물 명단을 받았는데 분홍색 가방이랑"이라고 질문하였고, 이를 의아하게 여긴 H가 2019. 6. 2. 청주집에서 제주로 올 때 피고인의 지갑과 자신의 옷 등 필요한 물건을 넣어 들고 왔다가 제주도 본가에 놔두었던 흰색 캐리어 안에서 분홍색 파우치 가방을 발견하여 경찰에 임의제출하였는데 12), 피고인이 다수의 압수물 중 분홍색 파우치 가방을 특정하여 경찰에 압수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 안에 들어 있던 약봉투 속에서 처방받은 약 중 졸피드 정만 없어졌으며,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이 사건 펜션 주방 사진에 분홍색 파우치 가방이 보이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분홍색 파우치 가방이 압수되어 그 안에 들어 있던 약봉투에서 졸피드 정이 없어진 것이 밝혀지게 되면 자신이 졸피드 정을 사전에 처방받아 피해자에게 투약한 사실이 밝혀지는 것을 염려하여 H에게 이를 확인하였다고 보인다.

라) 피고인은 피해자의 면접교섭 이행명령 청구가 받아들여진 다음날인 2019. 5. 10.부터 같은 달 16.까지 졸피뎀, 수면제 등을 검색하다가 "청주 졸피뎀 처방"이라는 검색어를 직접 입력하여 검색하기도 하였는데, 피해자를 제압하거나 살해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반항하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졸피뎀 처방이 비교적 용이한 병원을 찾아 졸피드 정을 처방받았다고 보인다.

마) 졸피드 정은 중추신경계 억제 효과가 있는 졸피뎀 성분 수면제로, 평균 33.5세의 건강한 성인 남성들이 1일 권장량 10㎎을 복용한 임상시험에서 의식이 있을 때부터 완전히 수면에 들기 시작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1분 정도일 정도로 수면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바) 피고인은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살해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칼을 쥐고 있던 오른손에 약간의 절창상을 입은 외에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는데, 키 162㎝, 몸무게 50kg 안팎에 불과한 여성인 피고인이 키 183㎝, 몸무게 80kg의 남성인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살해할 수 있었던 것은 피해자에게 빠른 수면효능이 있는 졸피뎀 성분을 투여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지기 쉽지 않았다고 보인다.

사) 피해자가 2019. 1. 1. 이후 졸피뎀 성분이 함유된 약을 처방받은 적이 없고, 피고인이 이 사건 펜션 주방을 촬영한 사진에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직전 카레 라이스를 먹은 흔적이 남아 있는 그릇과 빈 즉석밥 용기 2개가 보이는데, 피고인의 아들 E은 자신과 피해자만 카레카이스를 먹었다고 진술하였는바13), 피고인과 E만 카레 라이스를 먹고 피해자는 예정된 저녁 약속이 있어 식사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E의 진술에 비추어 믿기 어려운바, 피해자 혈흔에서 검출된 졸피뎀 성분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투약한 졸피드 정에서 검출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펜션에서 발견된 혈흔 형태

가) 이 사건 펜션은 현관으로 들어서면 좌측에는 방, 화장실, 작은방, 정면으로는 주방이 보이고 그 뒤로 대형 식탁이 설치된 다이닝룸과 그 맞은편에 욕실이, 우측으로는 거실과 큰방이 각 순서대로 위치하는 구조이다.

나) 국과수가 이 사건 펜션 내부에 남아있는 혈흔 형태를 분석한 결과 다이닝룸 천장, 입구 벽면, 의자에서부터 욕실 벽면, 문턱, 하수구를 거쳐 거실 천장, 현관 문틀, 중 중

문, 신발장, 현관문 도어락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 발견된 다수의 혈흔에서 피해자의 유전자가 검출되어 피해자의 혈흔으로 확인되었다 14).

다) 이 사건 펜션의 다이닝룸과 주방 및 거실에서 검출된 혈흔의 대부분은 피고인이 휘두른 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정지 이탈혈흔 15)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와 같은 혈흔 형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찔러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칼로 재차 피해자를 계속 찌르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형태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수차례 찌르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혈흔 형태가 남아 있게 되었다고 인정되는바, 피해자를 다이닝룸에서 우발적으로 1회 칼로 찔렀을 뿐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면접교섭 장소를 청주에서 제주로 변경하고 이 사건 펜션을 범행장소로 선택한 사정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당초 E에 대한 1차 면접교섭을 2019. 5. 25. 청주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는데, 피고인은 2019. 5. 20.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위 면접교섭 장소를 제주로 변경하자고 제안하였다.

나)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전인 2019. 5. 17. 면접교섭일 당일부터 2박 3일 동안 제주에 위치한 이 사건 펜션을 이미 예약한 상태였고, 2019. 5. 17. 자신의 승용차를 선적하여 완도항에서 제주항까지 왕복할 배편도 예약하였으며, 이미 입도하여 제주에 머무르고 있었는바, 피고인은 사실상 일방적으로 면접교섭 장소를 청주에서 제주로 변경하였다.

다) 피고인은 만일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계획하였다면 처음 가보는 이 사건 펜션을 범행 장소로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나, 이미 '제주 키즈펜션 무인' 등의 검색어로 피고인 가족만 단독으로 이용하는 펜션을 검색하여 이 사건 펜션을 물색한 다음 펜션 운영자에게 피고인 가족만 펜션을 통째로 사용하는지, 운영자가 펜션에 드나드는지 여부를 사전에 확인한 다음 '키즈펜션 CCTV' 등을 검색하여 펜션 내외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이 사건 펜션을 범행장소로 선택하였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한 사정

피고인이 음식물에 희석하여 피해자에게 투약한 졸피드 정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도구인데, 2019. 5. 16. '졸피뎀', '불면증', '청주 불면증 처방'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여 인터넷 검색을 마치고 다음날인 2019. 5. 17. 집에서 18m 떨어진 충북 청원군 소재 의원까지 가서 감기약과 함께 처방받아 이 사건 펜션까지 가져감으로써 이를 사전에 준비한 사정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이에 더하여 다음과 같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 물건들도 이 사건 범행을 위하여 미리 준비하였다고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 2019. 5. 20. 인터넷쇼핑으로 휴대용 가스버너와 몰카패치, 지름 34cm 들통(곰솥) 2개, 핸드믹서기인 블렌더를 구매하여 2019. 5. 24. 제주시 P에 있는 피고인의 친정집으로 배송되도록 하였고, 2019. 5. 22. T마트에서 식도와 락스를 비롯한 다량의 청소용품을 구매하여 승용차에 실어 두었다.

나) 피고인은 제주에서 2019. 5. 23.부터 친구인 W 가족과 함께 V 리조트에서 2박, 이 사건 펜션에서 2박을 숙박하고 청주로 돌아갈 예정이었는데, 피해자를 살해하기 직전 물건들을 구입한 다음 피해자를 살해한 직후인 2019. 5. 27. 이 사건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에 가스버너와 시트도마, 부탄가스를 유기하고, 2019. 5. 31. 청주집 분리수거 함에 식도를 버렸는데, 사체를 훼손하거나 유기하는 데 사용된 물건이 아니라면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물건을 버릴 이유가 없으므로, 피고인이 숙박 직전 인터넷쇼핑과 T마트에서 구입한 물품은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하거나 유기하는 등 이 사건 각 범행을 위하여 구매하였다고 인정된다.

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직후 2019. 5. 28. T마트에서 구매한 락스와 펑크린 및 산소계표백제를 다시 반품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단지 청소와 같은 일상적인 용도로 위와 같은 다량의 청소용품을 구매하였다고 보이지도 않고, 범행에 사용하지 않은 나머지 물건들을 전부 다시 반품하였다고 판단된다.

라) 피고인이 가족형 숙박시설인 리조트와 펜션에 투숙하면서 락스와 펑크린과 같은 다수의 청소용품과 몰카패치 16)를 구매하여 가져가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객실에 이미 비치되어 있는 조리기구 외에 추가로 가스버너, 식도와 같은 조리기구를 구입하여 가져갈 아무런 이유도 없어 보이는데, 피고인과 함께 V에 숙박한 W은 피고인이 별도의 조리도구를 가져오지 아니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정작 피고인이 사용자의 입이나 손과 직접 접촉하는 숟가락과 젓가락 및 그릇을 준비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위생 문제로 조리도구를 따로 준비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 역시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

마) 피고인은 주부로서 김장백이 필요하여 구입하였다고 주장하나, 늦은 봄 내지 이른 여름인 5월 중순 김장에 필요한 가로 90cm, 세로 110m에 이르는 대형 김장백이 다수 필요하였다는 주장 역시 선뜻 납득되지 않고, 피고인이 2019. 5, 22. T마트에서 배추 15포기가 들어가는 김장용 비닐 4매가 들어있는 비닐팩 1개를 구입하고, 제주를 떠나기 전인 2019. 5. 28. T마트에서 재차 동일한 비닐팩 5개를 추가 구입하여 총 김장백 24장을 구입하였는데, 피고인 승용차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김장백 7장만 발견되었으므로, 나머지 17장은 훼손된 사체를 포장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고밖에 볼 수 없다. 바) 더구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날인 2019. 5. 24. 늦은 밤 W에게 '피해자를 만날 때 필요한 서류가 있어 가져와야 한다'고 한 다음 친정에 와서 인터넷쇼핑으로 구매한 물건들을 가져갔는데, 다음날 범행에 사용하기 위하여 구매한 물건이 아니었다면 굳이 한밤중에 서귀포시 U에 있는 V를 나와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제주시 P에 있는 친정까지 와서 가져와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6) 범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사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정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제주지방법원에서 피해자와 면접교섭에 합의한 다음날인 2019. 5. 10.부터 2019. 5. 16.까지 집중적으로 "졸피뎀, 키즈펜션 CCTV, 대용량 믹서기, 제주 렌트카 블랙박스, 제주 키즈펜션 무인, 혈흔, K 갑판, 김장비닐 매트, 호신용 전기충격기, 니코틴 치사량, 수갑, 뼈 강도, 뼈의 무게, 제주 바다 쓰레기" 등 범행 도구와 범행 장소 및 범행 방법과 관련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방법으로 사전에 이 사건 각 범행을 계획하였다고 인정된다.

가) 위 검색어들은 운영자가 드나들지 않고 CCTV도 설치되지 아니한 무인 펜션을 물색하여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여 제압하여 살해한 다음 사체를 손괴하고 비닐봉투에 담아 K 갑판에서 바다에 던지거나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림으로써 은닉한 이 사건 범행의 실행방법, 장소 내지 도구와 대단히 밀접한 관련이 있고, 피고인이 이러한 검색어를 범행 직전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이 연관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우연히 클릭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며, 피고인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사체를 처리할 방법을 탐색하기 위하여 검색하였음이 분명한 검색어를 범행 이전에도 동일하게 검색하였는바,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에야 인터넷으로 검색하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피고인은 K에 탑승하기 직전 2019. 5. 28. 13:44 '선적 제주 차에 가지러', '선적 제주 골드 중간에 가지러'를 인터넷으로 검색하였는데 17), 자신의 승용차에 피해자의 훼손된 사체를 담은 캐리어 가방을 실어 일단 배에 선적한 다음 항해 도중 사체를 바다에 던져 유기하기 위한 범행 계획을 세우고 이를 검색하였다고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기 이전에도 2019. 5. 15.경 'K 완도 차 안에 가지러'를, 2019. 5. 16.경 'K 갑판'과, '제주바다 쓰레기'를 각 검색하였는바18), 이는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피해자의 사체를 훼손하고 유기하게 되었다는 피고인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다.

다) 이러한 정황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2019. 5, 29. 22:22부터 22:35까지 검색한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감자탕뼈 음식물쓰레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바 19), 피고인은 2019. 5. 14.경에도 '사골 끓이고 쓰레기', '감자탕 뼈다귀 음식물쓰레기'를, 2019. 5. 16. 04:19부터 '식당 감자탕 뼈 분리수거', '부항 뼈', '골다공증', '골밀도', '뼈 강도', '사람의 벼', '뼈의 무게'를 각 검색함으로써 20) 뼈를 포함한 피해자의 사체를 피고인이 운반할 정도의 크기로 훼손할 수 있는지, 훼손된 사체의 뼈를 음식물쓰레기로 위장하여 버릴 수 있는지 여부 등 범행의 구체적인 방법을 사전에 검색하였다고 인정된다.

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졸피뎀 성분을 함유한 졸피드 정은 이 사건 범행의 핵심 도구인데, 피고인이 '졸피뎀'과 'AT', 'AU 마약', 'AU 졸피뎀' 등 연예인 마약사건 관련 검색어를 함께 검색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2019. 5. 10. 14:24부터 14:56까지이고 21), 그 이후 2019. 5. 14.부터 2019. 5. 16.까지는 연예인 마약사건과 무관하게 오로지 '졸 피뎀', '수면제 다량복용시', '불면증', '청주 불면증 처방' 등의 검색어로 졸피뎀 자체의 효능과 처방 가능성만을 수차례 검색하였는바22), 연예인 마약사건의 관련 검색어로 검색하였을 뿐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마) 피고인은 2019. 5. 13. 01:29 '키즈펜션 CCTV'를 23), 2019. 5. 14. 16:20경 '제주 키즈펜션 무인'을24) 각 검색하였는데, 2019. 5. 12.부터 2019. 5. 14.까지 독채 펜션 관련 내용을 수차례 반복하여 검색하다가25) 운영자가 펜션을 이용하는 동안 출입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확인한 다음 피고인 가족이 독채로 사용하는 이 사건 펜션을 예약하였는바, 타인의 눈에 띄지 않고 범행이 발각될 염려도 적은 곳을 물색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검색하였다고 인정된다.

바) 피고인은 2019. 5. 16. 01:19 '호신용 전기충격기', '테이저건', '호신용 전기충격기 효과'를 검색하기 시작하여 01:46경 '니코틴', '니코틴 치사량'을, 02:11경부터는 '졸 피뎀', '수면제 다량복용시'를, 03:10경부터는 '수갑', '실제 수갑', '호신용 효과' 등을 각 검색하였는데26) 위와 같이 피해자를 제압하거나 사망하게 할 만한 수단을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검색한 사정이 범행 계획과 무관한 우연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사) 피고인은 2019. 5. 15, 14:53 '핏자국'을 검색한 이후 같은 날 15:41까지 1시간 가까이 '혈흔', '혈흔 지우는 법', '혈흔형태분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면생리대 혈흔', '면생리대 세탁 방법' 등을 검색하였는데 27), 이는 피고인이 범행 현장에 남을 수도 있는 피해자의 혈흔을 지우는 방법을 1시간 가까이 집중적으로 검색하였다고 보이고, 단지 사용중이던 면생리대를 세탁하는 방법을 검색하였다는 피고인의 변명은 '혈흔형태 분석'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까지 검색한 사실과도 배치되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7) 범행 이후 피해자가 성폭행을 시도한 것처럼 위장한 정황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사전에 범행에 사용할 졸피뎀을 인터넷으로 검색한 다음 수면제인 졸피드 정을 미리 준비하여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인정되는데, 피해자의 성폭행 시도에 저항하다가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와 양립하기 어렵다.

나) 피해자는 면접교섭을 거부하는 피고인을 상대로 이행명령을 신청하고 수차례 법원에 출석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E을 면접교섭하게 되었고, 피고인과 이혼한 2017. 6. 2. 이후 무려 2년 만에 겨우 아들을 만나 펜션까지 이동하여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피고인을 상대로 성관계를 시도하다가 이를 거부하는 피고인의 몸을 칼로 찌르면서 위협하여 성폭행까지 시도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당시 면접교섭이 이루어지게 된 경위와 정황 및 당일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적에 비추어 그 자체로 선뜻 납득되지 아니한다.

다) 더구나 피고인이 이 사건 펜션을 예약하면서 숙박할 사람으로 남편과 아들 총세 사람이 함께 이용하겠다고 예약하고, AA마트에서 피해자의 승용차를 그곳에 그대로 주차해 둔 채 피고인의 승용차로 함께 펜션까지 이동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애초부터 피해자를 이 사건 펜션으로 유인하여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사전에 계획하였다고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펜션에 가기 전 AA마트 주차장에서 피고인의 차에 짐을 실어주기 위하여 따라온 피해자와 헤어지기로 하였으므로, 처음부터 피해자를 이 사건 펜션으로 유인할 계획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면접교섭을 기부하는 피고인을 상대로 이행명령을 신청하는 노력 끝에 처음으로 면접교섭을 실시하여 아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도 예정되어 있던 면접교섭시간인 18:00보다 1시간 30분이나 이른 16:30경 면접교섭을 종료하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고, 더구나 피고인과 피해자는 15:10경 각자의 승용차로 Y에서 출발하였는데, 1시간 가까이 걸려 AA마트까지 이동한 다음 필요한 물건만 사고 면접교섭을 마칠 경우 실질적인 면접교섭은 15:10경 종료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손을 흔들고 나서 피해자가 아들에게 다시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도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반대편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피해자 승용차 바로 옆까지 이동한 다음 피해자가 차에서 물건을 꺼내오는 동안 기다렀다가 다시 피해자를 태우고 이 사건 펜션으로 함께 이동하였는바, 피고인은 단지 '각자의 승용차로 이동하여 펜션에서 다시 만나 자'는 의미로 피해자에게 손을 흔들었다가 계획을 바꾸어 자신의 승용차로 함께 이동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라) 나아가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이후인 2019. 5. 27. 14:48경 피해자에게 "성 폭행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어. 니가 인간이냐? 넌 예나 지금이나 끝까지 나쁜 인간이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같은 날 16:48경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임의로 조작하여 "미안하게 됐다. 내정신이 아니었져 너 재혼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고 어쨌든 미안하게 됐다. 고소는 하지 말아주라 내년에도 취업해야 되고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피고인에게 발송하였는데, 이는 마치 피해자가 피고인을 성폭행 하려다가 실패하고 피고인의 고소를 두려워하여 펜션에서 스스로 나가 자신의 행위를 자책하다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처럼 꾸며내어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보인다. 더구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날 10:15경부터 실제 신고하지는 아니하면서 '성폭행 신고', '성폭행 미수 처벌', '성인 실종신고'를 검색하였는데28), 이는 훼손되어 은닉된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되지 아니할 것을 예상하고 피해사실을 허위로 꾸며내려 한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마) 피고인은 이미 임신하였을 수도 있는 상태여서 피해자의 성폭행 시도에 강하게 저항하다가 피해자의 칼에 자궁 근처 아랫배를 찔리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정작 외상을 주로 치료하는 외과의원을 방문하여 봉합치료를 받은 외에 산부인과 진료를 받지도 아니하였는데, 이는 피고인의 주장과 배치되는 행동이어서 과연 피고인이 임신한 상태였는지 조차 선뜻 믿기 어렵다.

바) 피고인이 만일 피해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상당한 신체접촉이 발생하였다면 피고인 자신과 피해자의 신체에 정액, 타액, 유전자 등 성폭행의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는바, 피고인으로서는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경찰에 신고하고 자신과 피해자의 신체에서 증거를 수집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합리적인데, 피고인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날 10:15경 인터넷에서 '성폭행 신고'를 검색하기까지 하였음에도 절창을 입어 피가 흐르던 자신의 손조차 치료하지 않은 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피해자의 사체부터 손괴한 다음 이틀이 지난 2019. 5. 27. 오후에야 외과의원에서 외상만을 치료하였고, 같은 날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마치 피해자가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처럼 조작하였으며, 2019. 5. 30. 경찰관과의 전화통화에서도 마치 피해자가 스스로 잠적한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였다.

사) 피고인은 2019. 5. 25, 20:43부터 21:50경까지 사이에 총 3회에 걸쳐 펜션 운영자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통화 당시 태연한 목소리와 안정된 말투를 유지하였으며, 마지막 통화 당시 옆에 있는 아들에게 "물감놀이 했어"라고 말한 다음 "엄마 청소하고 올게"라고 하면서 거실로 나갔는데, 피고인의 목소리가 너무나 태연하여 성폭행 위기에서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난 이후 불안, 공포 등의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도 않는다.

아) 피고인은 자신의 신체에 발생한 상처가 성폭행을 시도하던 피해자의 칼에 찔린 흔적이라고도 주장하나, 피고인에 대한 신체감정서 29) 기재 및 감정인 AN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의 상처 대부분이 칼에 베이거나 찔린 형태의 손상이 아니라 칼에 살짝 긁히는 형태의 손상으로 보이고, 설령 칼에 의한 손상으로 보이는 상처들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찌르다가 발생한 상처로 생긴 상처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인의 신체에 발생한 상처를 감정한 AN은 칼에 의하여 발생한 손상은 일부 상처에 불과하고, 나머지 상처들은 표피 박탈이나 긁힌 상처 또는 오래된 반흔에 해당한다고 감정 하였는데, 칼에 의하여 발생한 오른쪽 옆구리와 팔뚝 및 왼쪽 정강이 상처는 절창 형태가 아니라 긁힌 형태의 표피박탈이어서, '피해자가 칼로 닭이 모이를 쪼듯 이 배 부위를 쿡쿡 찌르면서 위협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과는 상처의 형태 및 부위가 서로 다르고, 오른쪽 하복부에 남아있는 상처는 절창이기는 하나 일자로 생긴 선형의 상처여서 피고인의 위 진술처럼 쿡쿡 찌르는 행위로는 발생하기 어렵다고 보인다.

② AN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의 오른 손날에 생긴 상처가 칼로 상대방을 찌르는 과정에서 칼날이 뼈와 같이 단단한 부분에 부딪쳐 저항을 받아 손이 미끄러지면서 자신의 칼날에 베임으로써 발생하는 상처로 보이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평행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대부분 흥분하여 같은 부위를 짧은 시간 안에 수회 공격함으로써 발생한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의 오른 손날에 평행하게 발생한 3개의 상처는 피해자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고 인정되고, 위와 같은 상처가 피고인이 칼을 빼앗기 위하여 칼날을 붙잡는 경우에도 발생할 여지는 있으나, 위 평행한 3개 상처의 깊이가 비슷하여 가해진 힘도 비슷하다고 여겨지는데, 피고인이 거의 일정한 간격으로 3회에 걸쳐 비슷한 강도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다.

③ 오른 손날 바로 옆 손바닥 부분의 상처,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의 상처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공격하다가 손이 미끄러지면서 자신의 칼날에 베여 발생하였을 수 있지만, 반대로 피해자로부터 공격당하여 발생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타인에 의하여 베이거나 긁히거나 찔리는 경우의 상처는 반사적으로 이를 피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C'자 형태로 휘거나 끝 부분이 꺾이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고, 특히 피고인처럼 상처가 다발성으로 형성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변형이 명확하게 나타나는데, 피고인의 각 상처 중 위와 같은 변형 손상이 나타난 상처는 없고, 타인에 의하여 다발성 손상이 형성되는 경우에는 깊은 상처와 얕은 상처가 혼재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피고인의 상처는 치명적인 부위를 피한 얕은 상처가 대부분인데, 이는 자해행위로 볼 여지가 크므로, 위 각 상처가 성폭행 시도 당시 피해자의 공격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E은 경찰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목을 꼬집어서 피고인이 아팠다'고 하여 피고인의 주장에 일부 부합하는 듯한 진술을 하였으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E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는 동안 방에서 거실로 나온 일이 없으므로 피해자와 피고인사이의 행위를 목격할 수 없었던 점, 당시 만 4세에 불과하였던 E이 직접 목격한 것과들은 것을 정확히 구별하여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은 함께 놀아주던 피해자가 말없이 사라지고 피고인의 팔에 상처까지 난 상황에 관한 피고인의 변명을 듣고 이에 기초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그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8) 기타 우발적 범행으로 볼 만한 정황이 없는 사정

가) 피고인은, 면접교섭 일정이 알려져 있었고 숙소와 배편을 인터넷으로 예약하여 동선도 모두 노출되어 있어 피해자가 살해되면 피고인의 범행으로 쉽게 발각되므로 계획적으로 범행하였을 리 없다고 주장하나, 사전에 인터넷으로 '키즈펜션 CCTV', '제주 키즈펜션 무인' 등을 검색하여 내부에 CCTV가 없고 독채로 이용이 가능한 이 사건 펜션을 선택하였고, 피해자를 살해하여 사체를 손괴, 은닉하는 한편 마치 피해자 스스로 이 사건 펜션을 떠나 잠적한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고 살해 후 피해자 스마트폰으로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피해자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조작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하였는데,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러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위와 같이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 피고인은 기타 자신이 범행을 준비하기 위하여 구매한 물건 일부를 사용하지 아니한 채 버리거나 반품한 사정, 범행도구 일부를 살해 후 뒤늦게 구매한 사정도 계획 범행을 부인하는 근거로 들고 있으나, 이러한 사정은 범행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아니하였거나 계획이 치밀하지 못하였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지언정, 범행을 계획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무기징역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살인범죄, 제3유형(비난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계획적 살인 범행, 사체손괴, 반성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특별가중영역, 18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 이상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무기징역 이상(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르되,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사체손괴죄와 사체은닉죄가 경합하므로 양형기준의 하한만 참고)

3. 선고형의 결정 : 무기징역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혼하면서 아들의 친권 및 양육권을 자신이 행사하는 대신 면접교섭을 이행하기로 합의하였음에도 장기간 일방적으로 면접교섭을 거부하다가, 피해자의 정당한 면접교섭 요구를 더 이상 거절할 수 없게 되자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면접교섭을 빌미로 피해자를 펜션으로 유인하여 졸피뎀을 투약하고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사체마저 손괴하여 철저히 은닉한 사안으로, 천륜인 아들과 친아버지인 피해자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살인이라는 극단적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죄질이 대단히 불량하다. 피고인과 이혼한 이후 2년만에 아들을 만난 피해자는 자신을 아버지가 아니라 '삼촌'으로 알고 있는 아들과 불과 한나절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살해되었는바, 생명은 침해되는 경우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다. 한때 가족이었던 피고인의 손에 피해자를 잃은 유족들은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시신조차 찾지 못한 깊은 슬픔과 고통에 시달리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나아가 아직 이 사건 범행의 의미를 이해하지도 못하는 피고인의 어린 아들이 비극적인 범행으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인 피고인의 보살핌조차 받지 못한 채 향후 성장과정에서 마주할 충격과 고통 역시 쉽게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그 죄책 또한 대단히 무겁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고통을 외면하면서 오히려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자 이에 저항하다가 살해하였다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바, 피해자에 대한 인간적 연민이나 죄책감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피고인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의 잔혹성과 중대성, 그에 상응한 책임의 정도, 피해자 유족의 슬픔,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에 더하여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과 일반예방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사정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하여는 앞으로 영구히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평생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함이 타당하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은 2013. 6. 11.경 D(35세)과 결혼하여 2014. 11. 10.경 아들 E을 출산하였으나, 2016. 6.경 D과의 부부관계가 사실상 파탄상태에 이르게 되어 D과 별거를 시작하게 되었고, 2017. 5. 26. 제주지방법원에서 피고인과 D이 이혼을 하되, E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는 피고인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고, 2017. 6. 2. 그 조정안 이 확정되어 결국 2017. 6. 2.자로 D과 이혼을 하게 되었고, 위와 같이 D과의 혼인관계가 파탄이 된 이후인 2017. 1. 초순경 재혼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스마트폰 어플리 케이션을 통하여 피해자 C(AV일자 출생)의 아버지인 H(37세)을 만나 교제를 시작하였고, D과의 이혼조정이 확정된 후인 2017. 11. 17.경 H과 혼인신고를 하고, 제주도에 있는 피고인의 부모님에게 E의 양육을 맡긴 채 2018. 6.경부터 H의 직장 근처에 위치한 청주시 상당구 아파트 J호(이하 '청주집'이라고 한다)에서 H과 동거하게 되었다.

피해자의 아버지인 H은 2010년경 충북지역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자로, 2010. 11.경 혼인한 아내인 AW와 2012. 8.경 이혼을 하고, 2014. 6.경 AX과 재혼을 하여 AV일 자경 피해자를 출산하였으나, 2015. 1. 20.경 AX이 사망을 하여, 그 이후로 피해자를 제주도에 있는 어머니에게 양육을 맡기고 자신은 직장이 있는 제천시와 청주시 등에서 생활하던 중 위와 같이 피고인을 만나게 되어 2018. 6.경부터 피고인과 청주집에서 동거하게 되었다.

한편, 피고인과 H은 위와 같이 동거를 시작할 무렵 일단은 청주집에서 두 사람이 생활하다가 여유가 생기면 제주도에서 양육중인 피해자와 E을 청주집으로 데리고 와 4 명이 함께 살기로 약속하였으나, 피고인이 부모님으로부터 H과의 결혼을 허락받지 못하고 있는 사정 등으로 인해 그 약속의 이행이 계속 미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 1차 유산 및 범행 결심

피고인은 2018. 8.경 H과의 사이에 아이를 임신하고 태명을 'AY'라고 짓고 혼자서 태아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무렵 H과 잦은 다툼을 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해 2018. 10. 15.경 임신한 자녀를 계류 유산30)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아이를 유산하였음에도 H이 자신을 전혀 위로해주지 아니하고 오히려 다툼만 계속되자, 청주집에서 가출할 것을 결심하고, 2018. 10. 20.경 제주도로 가출한 후 H의 연락을 받지 아니하다가 2018, 10. 23.경 H이 AR 프로필 사진을 피해자의 사진으로 변경한 것을 보고 화가 나 H에게 "나를 기다려? 속 시원했겠지. 기다린다는 사람이 이미 처음부터 제일 먼저 한 행동이 버젓이 C이 사진 하나 떡하니 올려놓는 건데 (중략) 잘도 한 때는 그래도 10주 가까이 니 새끼였던 AY를, 잘도 니 표현대로 '너(피고인) 애새끼인' E이까지 능멸한거야, 나하고 당신이 표현하는 너 애새끼인 E이는 당신 가족이 아니야, 알아?"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하고, 2018. 10. 26.경 "진짜 정신병자도 아니고 (중략) 넌 사진 바꿔가며 내 가족은 누구~ 하듯 지 세상에 푹 빠져 온갖 악담 퍼붓는 사람한테", "난 어차피 잃을 거 없거든 니가 뭘로 매장시키는 상관 어서(없어), 니 맘대로 해봐라, 그 이상 너 모든 걸 다 무너뜨려줄테니까", "난 안웃겨 니 그 얼굴에서 웃음기 하나 없이 싹 사라지게 해주마 (중략) 아주 사람 하나 미친년 만든 결과가 어떤 건지 끝을 보여줄게 걱정마라", "난 너한테 더한 고통주고 떠날 거니까 해봐라 한 번"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하고, 2018. 10. 29.경 H에게 사실은 가출 후 제주도에서 계속 생활하였음에도 마치 유산으로 출혈이 있어 부산에 있는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것처럼 거짓말을 하면서 병원비를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H이 입원사실을 의심하면서 병원비를 주지 않자 H에게 "입원했습니다. 입원했다고 입원했다.고 입원했다고 !!!!!!!!!!!", "십주 가까이 품는 동안 이미 이 아기는 내 아기였고, 배에서 계속 느꼈고, 계속 이야기 나눈 새끼였어, 상실감 너무 크고, 다 내 탓인 것 같고, 미치기 직전까지도 갔어, 당신 입장에서는 C이(피해자)가 사라지는 것과 같은 기분인거야, 그럼 좀 와 닿기나 할까", "너 상상 이상으로 무너뜨리고 떠나주마"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유산을 한 자신과 전남편과의 사이의 자녀인 E을 홀대하고, 피해자만 진정한 가족으로 아끼는 H의 모습에 대해 강한 적대심과 분노감으로 가득 차 H이 아끼는 자녀인 피해자를 살해하여 H에게 복수할 것을 마음먹었다.다. 범행 계획 및 준비

피고인은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데리고 와 양육하면서 피해자와 H이 같은 방에서 자고 있는 틈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얼굴을 베개 등으로 눌러 질식시켜 살해하되, H이 그 과정에서 깨어날 염려가 있으니 미리 수면제를 먹여 깊이 잠들게 하고, 수사기관에는 H이 이전부터 자면서 옆에서 자는 사람을 누르는 이상한 잠버릇이 있어 H이 잠결에 피해자를 눌러 피해자가 질식하여 사망한 것처럼 위장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형사책임을 회피하기로 범행 계획을 세웠다.

위와 같은 범행 계획에 따라 피고인은 2018. 11. 1. 18:00경 제주시 AZ건물 BA호에 있는 BB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담당의사인 BC에게 불면증이 있다고 말하여 복용자로 하여금 깊은 수면에 빠지게 하는 효과가 있는 의약품인 명세핀정 등이 기재된 처방전을 교부받고, 같은 날 16:10경 위 병원과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BD약국에서 성명불상의 담당 약사에게 위 처방전을 제시하여 명세핀정 등을 구입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H에게 이상한 잠버릇이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언급하기 위하여 2018. 11. 2.경 일시적으로 청주집에 복귀하여 같은 날 밤 H과 함께 잠을 자고, 다음 날인 2018. 11. 3. 19:30경 다시 청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을 거쳐 제주도 이하 불상의 장소로 가출하여 머무르면서 2018. 11. 4. 00:34경 H과 AR 메신저로 말다. 툼을 하던 중 갑자기 "아 그리고 당신 지난번에도 한번 그랬는데 어제도 새벽에 잠꼬 대하더라고 지난번엔 내 기억으론 10월 초쯤이었는데 심하지 않아서 그냥 평소보다 피곤해서 그런가 했고 어제는 새벽에 물 마시다 보니까 당신이 뭔가 내리치는? 쿵? 하는 소리 나서 침대에서 떨어졌나 하고 보고 (중략) 그 전에 10월 초에도 그땐 이번만큼은 아니고 나 옆에서 잘 때 평소처럼 가끔 내 쪽으로 와서 안는 거랑 다르게 몸으로 누른다고 해야 되나? 나도 잠결이라 뭔가 막 힘에 눌리는 기분에 잠 깼는데 당신이 잠꼬대 하면서 눌렀나 싶어서 살짝 흔들어도 반응 없이 잠자고 있더라고"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어 H에게 이상한 잠버릇이 있다는 사실을 H에게 언급하였다.

라. 1차 범행 시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H에게 잠버릇을 언급한 날과 같은 날인 2018. 11. 4. 17:04경 H에게 "당신은 C이(피해자) 챙겨서 화 (중략) E이는 천천히 데리고 와도 되고, 그 사이에 나는 C이 챙기면서 엄마노릇하고 친해지면 되는 거고 차라리 그게 낫지" 등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데리고 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하고, 2018. 11. 5. 01:45경에도 H에게 "C이는 언제 데리고 올 생각? 날짜 봐봐(봤어)?, 봐봐~~ 빨리 데리고와~~"라는 메시지를, 같은 날 21:06경에도 "C이 언제 올라가니, 당신은 C이 챙겨서 데리고 올라가, E이는 천천히 올리든지 하면 되니, 늦게 오면 늦게 올수록 E이도 친정에 계속 두는 거고, 무조건 그 이후니까"라는 메시지를, 2018. 11. 8.경에도 "C이 일정은 생각해 반(봤 어?, 어쨌든 E이보다 C이(피해자) 먼저 데리고 올라올 거는 맞으니, 계획 좀 짜보게"라는 메시지를, 2018. 11. 9.경에도 "일단은 C이 먼저로~~"라는 메시지를 각 전송하는 등 2018. 11. 4.경부터 같은 달 9.경까지 가출한 상태로 제주도에 머무르면서 계속하여 H에게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데려올 것을 종용하였으나, H이 어린이집 문제 등을 이유로 피해자를 2019. 2.경 청주집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하여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였다.

마. 2차 유산 및 범행 재결심

피고인은 2019. 1.경 H에게 둘 사이의 아이를 가지자고 말하여 H과의 사이에 아이를 임신하였으나, 2019. 2. 9.경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데리고 오는 문제로 H과 크게 말다툼을 한 다음, 이로 인해 2019. 2. 10.경 임신한 아이를 또다시 계류 유산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9. 2. 17. 17:02경 휴대전화 메모장에 "이번 유산도 전날 소리지르며 싸움 (중략) 진짜 죽고 싶다"라는 글을 기재하고, 2019. 2. 24. 17:41경 휴대전화 메모장에 "유산 전날 지 새끼 오는 문제로 악 지르고 소리 지르고 그 날 바로 하혈, 다음 날 유산, 지 기분 더럽다고 전화까지 안받음, 살인자, 살인자, 살인자, 유산한 날 저녁 9시 45분 지 새끼 사진 백업 시켜놓음, 정말 이 정도면 쓰레기 아니니"라는 글을 기재하고, 2019. 2. 25. 09:59경 휴대전화 메모장에 "지네 엄마, C이(피해자) 올 거니 나 보고 집나가라는 미친놈, 지 돈 들어간 것도 없으면서 내 돈 들어간 집 지 명의로 해놓은 사기꾼, 사기결혼이다. 나는 왜 이리 멍청할까"라는 글을 기재하는 등 H이 2019. 2. 10. 피고인이 유산한 당일 저녁 피해자의 사진을 백업하는 행동을 하고, 2018. 10. 15. 피고인이 유산하고 가출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사진을 AR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하는 등 피해자만 진정한 가족처럼 대하고 자신과 E, 유산한 태아들은 가족이 아닌 것처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H에 대한 극도의 적개심을 품게 되었고, H이 자신과 E, 유산된 태아들보다 더 사랑하는 피해자를 살해함으로써 H에게 복수하기로 재차 마음먹었다.

바.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유인 및 H의 잠버릇 언급

피고인은 2019. 2. 25.경 H에게 피해자가 입학할 예정인 청주시 소재 OOOO어린 이집의 예비소집일이 2019. 3. 1.경 있을 예정이므로 그 전에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하였고, 이에 H이 E도 피해자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닐 예정이므로 피해자도 예비소집일에 함께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묻자, E은 제주도에서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졸업식 행사에 참여해야 되므로 2019. 3. 1. 예비소집일에는 참석할 수 없고, 2019. 3. 2. 이후에 자신이 혼자 제주도에서 가서 데리고 오겠다고 대답하는 한편, 지 금 자신은 감기에 걸려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청주집에 오더라도 피해자와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말하여 H로 하여금 2019. 2. 28. 오후경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데리고 오게 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19. 2. 26. 16:20경 H에게 "(당신은) 아무래도 잘 때 코도 많이 골고 막 움직이기도 하고, 뒤척이고 영 개운하게 자는 거 같지가 않아서, 깊이 자는 거같긴 한데 여보 기억 안나는 것도 있자네"라는 메시지를 전송하여, H에게 이상한 잠버 릇이 있다는 점을 H에게 재차 언급하였다.

사. 살인

피고인은 2019. 3. 1. 10:00경부터 12:00경까지 H, 피해자와 함께 청주시 소재 어린이집 예비소집일 행사에 참여한 후 12:00경부터 13:00경까지 청주시 소재 'B E'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H, 피해자와 함께 청주집으로 들어 와, 자신은 감기 기운 때문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방에 들어 가 19:00경까지 취침을 하고, 19:00경부터 20:00경까지 저녁식사로 카레, 국, 밥 등을 조리하여 20:00경부터 21:00경까지 피해자, H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다.

피고인은 같은 날 21:00경부터 22:00경까지 H이 피해자를 화장실에서 씻기고 중간방에서 잠을 재우는 동안 2018. 11. 1.경 구입하여 보관하고 있던 수면제인 명세핀정 불상량을 불상의 도구를 이용하여 가루로 만들어 H이 마실 찻잔 안에 넣어 두는 등 H에게 수면제가 들어 있는 차를 마시게 할 준비를 하고, H이 22:00경 피해자를 재우고 거실로 나오자 함께 차를 마실 것을 제안하여, 22:00경부터 23:00경까지 H에게 수면제가 들어 있는 차를 마시게 하여 H로 하여금 24:00경 피해자와 같은 침대 위에 누워 깊은 잠에 빠지게 하였다.

피고인은 2019. 3. 2. 04:00경부터 06:00경까지 사이 시간불상경 H과 피해자가 잠을 자고 있는 청주집 중간방에 들어 가 H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H의 옆에서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피해자의 등 위로 올라 타 자신의 엉덩이로 피해자의 몸통 부위를 눌러 피해자를 제압하는 동시에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정면으로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뒷통수 부위를 약 10분간 강한 힘으로 눌러 피해자의 코와 입이 요에 처박혀 숨을 쉬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가. 이 부분 공소장에는 공소사실 특정에 필요한 정도를 초과하거나 구성요건적 사실과 관련성이 없어 법관에게 부당한 예단을 줄 수 있는 피고인과 H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메모 내용 및 피고인의 심리상태에 관한 검사의 단정적인 판단 등이 기재되어 있어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어 위법하므로, 이 부분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나. 피고인은 평소 피고인의 아들인 E과 동갑내기인 피해자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 없이 자라서 깊은 동정심을 가지고 친엄마처럼 잘 대해 주려 하였으며, 이 사건 당일 감기기운이 있어 H과 피해자가 자고 있는 중간방(이하 '중간방'이라고 한다)에서 자지 않고 2층 침대가 있는 방(이하 2층 침대방'이라고 한다)에서 따로 잠을 잤고, 새벽에 잠깐 깨어 휴대전화를 보거나 휴대전화로 제주도행 왕복 항공권을 예약하기는 하였지만 중간방에 들어간 적도 없으며, 다시 잠들었다가 아침 8~9시경 일어나 제주도로 내려갈 준비를 하였을 뿐,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를 살해하지 아니하였다.

3.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가. 청주집의 구조

1) 청주집은 아파트형 구조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관 바로 앞에 2층 침대방 이 있고, 그 옆에 중간방이 있으며 중간방 출입문 건너편에 욕실이 있고, 중간방과 욕실 사이의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오른쪽에는 소파와 텔레비전이 있는 거실이 있으며, 왼쪽에는 주방과 식탁이 있다. 주방과 거실을 지나면 욕실이 딸려 있는 안방이 있고, 안방에는 피고인과 H이 사용하는 책상 및 데스크탑 PC가 2대 설치되어 있다.

2) 중간방에는 성인 두 사람이 누울 수 있는 퀸사이즈 침대 2개가 나란히 놓여 있고, 피해자는 사망 당시 H과 방문에 가까운 침대에서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3) 주방에는 6인용 식탁 및 의자와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고, 6인용 식탁과 싱크대 사이에는 조리가 가능한 아일랜드 식탁이 있다.

나. 피해자 발견 경위

1) H은 2019. 3. 2. 07:30경 눈을 떠 베개 왼쪽에 놓여 있는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한 다음 다시 잠이 들었다가 피해자를 등진 상태로 10:00경 잠에서 깨어났는데, 피해자는 H의 우측 아래쪽에서 요 위에 얼굴을 파묻고 엎드린 상태로 누워 있었다.

2) H은 피해자의 얼굴에 닿아 있는 요에 혈혼이 번져 있고 피해자의 의식이 없자 두 팔로 피해자를 안고 거실로 뛰어나오며 주방에 있던 피고인에게 119에 신고하도록 하는 한편 자신은 피해자를 거실 바닥에 눕히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였다.

3) 피고인은 10:13경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은 119 구조대원에게 집 주소나 피해자의 나이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 정도로 말을 심하게 더듬고 피해자의 상태도 잘 모르겠다고 답변하는 등 상당히 당황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4) 119 소방대원들은 11:00경 피고인의 집에 도착하여 심장제세동기(AED) 패치를 붙여 피해자의 심전도를 측정하려고 하였으나 이미 피해자는 의식이 없고 맥박, 혈압이 정지하는 등 사망한 상태였다.

다. 피해자의 발견 당시 상태 및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

1) 피해자는 사망 당시 신장 98cm, 체중 14kg인 6세 아동이었지만, 질병관리본부가 정한 소아청소년 성장도표에 따르면 피해자의 신장은 39개월, 체중은 36개월의 아동신체조건에 해당할 정도로 또래 동갑내기에 비하여 체격이 상당히 왜소한 편이었다.

2) 피해자는 2019. 3. 2. 10:00경 청주집 중간방에서 아버지 H과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잠을 자다가 침대에 엎드려 얼굴을 매트리스 위에 깔려 있는 누빔 요에 박은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피해자의 코와 입 주변에는 혈흔이 묻어 있었고, 얼굴은 침대 중앙에, 다리는 침대 아래쪽에 두고 정자세로 손은 벌린 상태로 있었으며, 왼쪽눈에서코 오른쪽방향 약 35° 각도로 당시 피해자가 깔고 자고 있던 요의 누비박음질 형태와 유사한 형태의 혈흔자국이 확인되었다.

3)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 왼눈꺼풀 결막, 왼눈부위, 입부위 왼쪽, 좌우 광대부위, 좌우 볼부위에 다수의 점출혈31)이 발견되었고, 목과 가슴부위에서도 다수의 점출혈이 있었으며, 등쪽 왼어깨뼈 위부위에 약 3.5cm x 0.7cm 크기의 표피박탈이 있었고, 좌우넓적다리 앞부위에서도 여러 개의 점출혈이 확인되었으며, 시강은 소실된 상태로, 시반은 가슴과 등 모두에 형성되어 있었고, 배부위에서는 부패변색이 확인되었으며, 목 부위, 등, 가슴 및 배 부위의 피부밑과 근육층에서 출혈이 발견되지는 않았고 뼈의 골절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기도 안에서는 다량의 포말이 확인되었다.

한편, 피해자의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클로르페니라민이 검출되었는데, 클로르페니라 민은 알레르기성 비염, 피부염 및 콧물, 재채기 등 감기의 치료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 제로, 피해자의 혈액에서 검출되는 클로르페니라민의 함량은 치료농도 범위 내로 확인되었고, 피해자는 2019. 2. 27. 제주도에 있는 BF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아 복용해 왔다.

4) 부검의는, 피해자의 눈꺼풀결막, 얼굴, 목, 가슴 등에서 다수의 점출혈이 발견되고, 전신 및 내부 장기에서 특기할 손상이 없으며, 사인으로 고려할 만한 질병이 없고, 클로르페니라민이 치료농도 범위 내로 검출된 외에 특기할 약물이나 독물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질식사하였을 것으로 추정하였고, 질식의 원인으로 기계적 질식 중 압착성 질식 또는 자세성 질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는데, 압착성 질식은 강력한 외력에 압박되어 호흡운동에 장애가 발생하여 사망하는 것으로 건물의 붕괴나 산사태 또는 작업중 자동차 바퀴나 차체에 깔리거나 기계에 말려가는 경우 또는 군중이 쇄도하여 밑에 깔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고, 기계적 질식은 변사자가 호흡운동을 방해할만한 자세로 적절하게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될 때 발생하는 질식의 형태로 경찰이나 교도소, 군대 또는 보건 의료진에 의한 구속에 의해 갑자기 사망

하는 사람들의 사망요인이 될 수 있다.

라. 이 사건에 대한 수사 진행 경과

1)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12:15 청주를 출발하여 제주로 가는 비행기를 탈예정이어서 H이 피를 흘린 채 엎드려 있는 피해자를 안고 거실로 뛰어나왔을 당시 공항에 갈 준비를 마치고 H과 피해자를 위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다가 10:13경 119에 '자고 있던 피해자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라고 신고하였다.

2) 당시 피해자는 H과 중간방에 있는 같은 침대에서 나란히 잠을 잤고, 피고인은 침대방에서 따로 잠을 잤으며, 피해자 사망 전후 외부인이 청주집을 출입한 흔적이 전혀 없었으므로, 피해자 사망원인에 대한 수사는 피해자가 옆에서 함께 자고 있던 아버지 H에 의하여 눌려서 사망하였을 가능성에 관하여 주로 진행되었고, 피고인에 대하여는 통상 이루어지는 유족의 진술을 듣는 절차 외에 별다른 수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3) 그 후 피고인이 2019. 6. 1. 전남편 D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되자, H은 2019. 6. 3. 피고인이 자신이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날 마신 차에 수면제 등 약물을 타서 잠에서 깨지 못하게 한 다음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인을 살인죄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자신의 모발에 대한 약물감정을 요청하였고, 이에 경찰은 H의 모발을 채취하여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하였는데, 국과수 감정결과 H의 모발에서는 국과수에 수면제로 분류되어 있는 수면제 성분인 알프라졸람과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지는 않았다.

4) 경찰은, 피고인이 2018. 11. 1. 제주도에 있는 병원에서 수면제인 알프라졸람과 독세핀 성분이 포함된 명세핀정 7일분을 처방받은 사실을 확인한 다음 2019. 7. 18. 국과수에 H의 모발에서 독세핀 성분이 검출되는지 감정을 재의뢰하였고, 감정결과 H의 모발에서 애초 국과수에 약독물 감정 대상인 수면제 성분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았던 독세핀 성분이 검출되었는데, 감정 대상인 H의 모발 길이가 짧고 모발의 양이 충분하지 아니하여 1cm 단위로 절단하여 감정하는 분절감정을 실시하지는 못하였고, 다만 모발 길이가 1.5cm~4.5cm여서 독세핀 성분이 투약된 시기가 모발채취일인 2019. 6. 3.부터 약 4.5개월 이전까지의 기간으로 추정된다는 감정이 이루어졌다.

마. 피고인 및 H의 이 사건 발생 이전 및 이후의 행적

1) 피고인은 전남편인 D과 이혼하고 난 이후인 2017. 11. 17. 부모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H과 혼인신고를 하였고, 2018. 6.경부터 청주집에서 H과 동거하였는데, 피고인과 H은 제주에서 양육되고 있던 각자의 친아들인 피해자와 E을 청주로 데려와 4인 이 함께 살기 위하여 청주집을 마련하였으나 H과의 재혼에 대한 이견으로 피고인과 친정 부모 사이의 갈등이 지속되고, 피고인의 잇따른 유산으로 피고인과 H 사이에 불화가 지속되자 피해자와 E을 청주로 데려오는 것이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결국 2019. 3.부터 청주에 있는 □□□□어린이집에 함께 보내기로 하면서 위 일정에 맞춰 피해자와 E을 데려오기로 하였다.

2) 피고인은 2018. 10.경 H과 사이에 임신을 하였다가 유산하자, 청주집을 떠나 제주도에 머무르기도 하였는데, 이후 H이 자신을 위로하지는 않은 채 H AR 프로필에 피해자 사진을 게시하자 이에 격분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격하게 다투다가 다시 H과 화해하고서는 청주집에서 생활하였고, 2019. 2.경 두 번째로 유산한 이후에도 위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심하게 다투었다가 다시 화해하는 등 피해자가 사망하기 이전까지 피고인과 H는 유산으로 인한 갈등이 깊어져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였다.

3) 한편 피고인과 H은 2018. 12. 25. 제주도에 있는 호텔에서 온돌방을 빌려 피해자, E과 함께 숙박을 하는 등 1년에 3~4회 정도 각자의 자녀들과 만나 4명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는데, 피해자는 피고인을 '엄마'로, E은 H을 '아빠'로 부르며 별다른 갈등 없이 지내왔던 것으로 보이고, H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까지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당히 잘 대해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과 H은 평소 유자 또는 매실로 만든 청을 탄산수에 탄 차를 자주 마셔왔고,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날인 2019. 3. 1. 22:00경 피해자를 재운 다음 H의 제안으로 부엌에 있는 식탁에서 노란색 차를 마셨는데, 당시 이들이 마신 차는 식탁 옆 냉장고에 있던 유자 또는 매실로 만든 청을 탄산수와 섞은 것으로, 피고인이 식탁 또는 아일랜드 식탁에서 청을 꺼내 탄산수와 섞어 차를 준비할 당시 H은 식탁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5) 피고인과 H은 함께 차를 마신 다음 안방으로 들어가 H은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거나 영어공부를 하였고, 피고인은 그 옆에서 데스크탑PC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2019. 3. 2. 00:05경 청주집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 접속하여 댓글을 남기기도 하였으며, 같은 날 00:30에서 01:00경 함께 안방에서 나와 H은 피해자가 자고 있는 중간방으로, 피고인은 2층 침대방으로 이동하였다.

6) 피고인의 데스크탑PC와 피고인 명의 휴대전화 2대에 대한 분석결과, 2019. 3. 2. 02:3502:36사이에안방에있던피고인의데스크탑PC에서완도-제주도를왕복하는 K 관련 블로그에 접속했던 이력이 확인되었고, 피고인이 같은 날 04:48:32에서 04:48:50까지 사이에 피고인의 휴대전화(0)에 저장된 피해자의 친모인 AX과 가족 및 친구들의 이름을 변경하고 그들의 AR 프로필을 확인하였으며, 04:52:46 H과 사이의 2019. 2. 28.자 통화내용을 녹음한 파일과, 04:54:43 산부인과인 BG의원의 전화연결음 이 녹음된 파일을 각 재생하여 청취하였고, 같은 날 07:04에서 07:09 까지 사이에 피고인의 또 다른 휴대전화(BH)로 BI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주도행 왕복 항공권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7) 피고인의 신고로 119 구조대원들이 출동하여 피해자의 사망을 확인하였고, 이후 피고인과 H은 청주상당경찰서에서 유족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H은 같은 날 피해자를 양육해왔던 어머니에게 피해자의 사망사실을 직접 알리기 위하여 제주도로 갔다가 22:02경 피고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찰에 피고인의 실종신고를 하기도 하였는데, 같은 날 22:30경 피고인은 청주집 아파트 상가 앞에 주차된 차안에서 자고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8)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20:01경부터 20:16까지 사이에 매트리스 수거업자들과 통화하여 피해자의 혈흔이 남아 있는 매트리스를 처분하려고 하였고, 다음 날 오전에는 피해자가 사망 당시 깔고 있던 요와 전기장판 등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다.

9) 그 후 피고인은 2019. 3. 5. 제주도 BJ에서 진행된 피해자의 장례식에 참석하였다.가 곧바로 청주로 되돌아왔고, 2019. 3. 8. H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포에 있는 피고인부모의 공동명의 아파트(이하 '김포집'이라고 한다)로 이동하여 같은 해 4.경까지 그곳에서 머물렀으며, 이후 H도 같은 해 4. 중순경까지 피고인과 함께 김포집에서 생활하기도 하였다.

10) 한편, H은 2019. 3. 22. 상세불명의 우울증으로 항우울제인 벤팍시서방캡슐과 수면제인 환인클로나제팜정을 처방받아 이를 복용하였고, 같은 해 5. 31. 항우울제인 뉴프람정과 트라조돈을, 신경안정제인 로라반정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는데, 그중 위 환인 클로나제팜정에 포함된 클로나제팜은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증상인 렘수면 치료제로 국과수에서 '수면제'로 분류한 성분 중 하나인데, H에 대한 두 차례 모발감정에서 위 클로나제팜 성분이 검출되지는 않았다.

11)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인 2018년경부터 H의 머리를 집에서 직접 염색하여 주었고, 피해자 사망 이후에도 두 차례 검정색으로 염색해 준 사실이 있으며, H은 피해자 사망 이후 2019. 6. 3.까지 사이에 네 차례 이발을 하였다.

12) 피고인은 2019. 5. 25. 전남편 D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하였다는 혐의로 같은 해 6. 1. 긴급체포되었다.

4. 이 사건의 쟁점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H에게 수면제 성분인 독세핀이 들어 있는 차를 마시게 하여 H로 하여금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다음 H 옆에서 엎드려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의 등 위로 올라 타 피해자를 제압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정면으로 파묻히도록 뒷통수 부위를 약 10분간 강하게 눌러 살해하였다는 것인바, 피고인이 위 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할 목격자나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이 사건의 특성상 검사가 제출한 간접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H에게 수면제 성분이 들어 있는 차를 마시게 하여 깊은 잠에 빠지게 하였음이 증명되고, 피고인이 아닌 제3자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배제되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추단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이다.

나. 한편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부분 공소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하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먼저 판단한 다음 이 부분 공소사실의 인정여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5. 공소장일본주의 위배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제출하여야 하고, 그 밖에 사건에 관하여 법원에 예단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 기타 물건을 첨부하거나 그 내용을 인용하여서는 아니 된다(형사소송규칙 제118조 제2항), 공소장에 법령이 요구하는 사항 이외의 사실로서 법원에 예단이 생기게 할 수 있는 사유를 나열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른바 '기타 사실의 기재 금지'로서 공소장일본주의의 내용에 포함된다. 이러한 공소장일본주의의 위배 여부는 공소사실로 기재된 범죄의 유형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에 공소장에 첨부 또는 인용된 서류 기타 물건의 내용, 그리고 법령이 요구하는 사항 이외에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이 법관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법관이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당해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22. 선고 2009도74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아버지인 H에 대한 강한 적대심과 분노 때문에 H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H이 아끼는 자녀인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 및 변호인이 지적하는 부분은 피고인이 법률상 배우자인 H에 대하여 적대심과 분노를 갖게 된 경위, 당시 피고인의 심리상태, 피고인의 범행을 준비하였다.고 볼 수 있는 일련의 행동이나 과정 등을 설명하기 위하여 적시한 것으로,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강하게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이 사건의 특성상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있다거나 피해자의 범행동기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어느 정도 그 기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이 부분 공소사실이 다소 장황하고 구체적인 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법관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법관이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6. 이 부분 공소사실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 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참조), 한편 살인죄와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의 경우에도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 거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전제가 되는 간접사실의 인정은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고, 그 하나하나의 간접사실이 상호 모순, 저촉이 없어야 함은 물론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하며(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0895 판결 참조),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고의적 범행이 아닐 여지를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고,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1549 판결 참조).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사정

검사는, 피고인이 H에 대한 강한 적대심과 분노로 H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미리 수면제 성분인 독세핀이 포함된 명세핀정을 처방받아 소지하고 있다가 H에게 그 약이 들어 있는 차를 마시게 하여 H으로 하여금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다음 피고인이 잠에서 깨어 휴대전화를 조작하였다고 추정되는 04:00부터 06:00경 사이에 H 옆에서 엎드려 자고 있던 피해자의 등에 올라 타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뒤통수를 눌러 살해하였다.고 전제한 다음, ① 부검결과 피해자가 엎드린 상태에서 얼굴과 몸통을 포함한 넓은 부위에 걸쳐 외부의 누르는 힘이 지속적으로 작용하여 결국 질식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해자의 연령, 키, 발육상태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잠을 자다가 돌연사할 가능성이나 옆에서 잠을 자고 있던 H의 신체 일부가 피해자의 머리나 가슴 위에 올려지거나 포개져서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고 의도적이고 강력한 외력에 의해 사망하였다고봄이타당하며,9②피고인은피해자사망당시감기에걸려2층침대방에서따로 잠을 자고 아침 8~9시경 일어나기까지 계속 잠을 잤을 뿐이라고 변소하나, 피해자 사망추정시각에가까운2019.3.2.02:3502:36사이에안방에있던피고인의데스크 탑PC로 완도-제주도를 왕복하는 K 관련 블로그에 접속하고, 같은 날 04:48경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피해자의 친모와 그 지인들 연락처의 이름을 변경하거나 H과 사이에 한 녹음된 통화파일을 재생하고, 같은 날 07:09경 또 다른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제주도 왕복 비행기표를 예매하는 등 피고인 변소와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추 정시각에 계속 깨어 있었던 것으로 보여 피고인이 H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피해자를 살해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③ H의 모발 감정결과 H은 모발채취일로부터 4개월 보름 이전인 1월 중순 이후 독세핀 성분을 투약하였다고 보이는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 독세핀 성분이 포함된 약을 처방받은 적이 전혀 없고, 피고인이 2018. 11. 1. 독세핀 성분이 함유된 명세핀정을 처방받았으며, 범행 당일 H은 피고인이 만들어준 차를 마시고 평소와 달리 아침까지 깊은 잠을 잤으므로 피고인이 독세핀 성분이 들어 있는 명세핀정을 불상의 방법으로 갈아 H이 마실 차에 넣어 H로 하여금 이를 마시게 하여 깊은 잠에 빠지게 하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④ 피고인이 2018. 10. 15.과 2019. 2. 10. 두 번의 유산과정에서 H이 자신을 위로해 주지 않고 AR 프로필 사진에 H의 자녀인 피해자의 사진을 올려 놓자 H을 강하게 비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H에 대한 적의를 휴대전화 메모장에 작성해 두기도 하였는데 거기에는 H을 비난하며 더한 고통을 주고 떠나겠다는 등 H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내용이 다수 존재하는 등 H에 대한 복수심으로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충분하며, ⑤ 2018. 11. 14.경 휴대전화로 니코틴 살인사건 관련 뉴스기사를 검색하거나 피해자가 사망하기 약 1주일 전인 2019. 2. 22. 치매노인을 베개로 눌러 질식사시켰다는 2015. 6. 9.자 기사를 검색하는 등 피해자의 사망원인과 유사한 기사를 검색하기도 하였고, 6 H과 심하게 다투고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문자메시지와 메모를 작성하는 와중에 뜬금없이 H이 평소 옆에 자는 사람을 심하게 누르거나 때리는 등의 잠버릇을 언급하며 H의 잠버릇으로 피해자가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있음을 미리부터 준비하거나 H에게 주지시켰고, ⑦ 그 밖에 피해자 사망 이후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사망원인이나 사망시각을 미리 알고 있는 듯한 말을 하거나 피해자의 사망 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어머니에게 '우리 애기 아니니까 얘기하지 마'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죽음을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피해자 사망 이후 H이 제주에 내려가자 아파트 상가 앞에 주차된 차 안에서 잠을 잘 정도로 간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여 피곤한 모습을 보였고, H이 제주에 있는 동안 피해자가 사망 당시 썼던 요, 전기장판을 모두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고, 피해자의 혈흔이 묻어 있던 매트리스를 처분하기 위하여 매트리스 수거업자들과 통화하는 등 이 사건 범행 이후 피해자를 살해하지 않았다면 보이지 않았을 비정상적인 일련의 행동들을 보였으며, ⑧ 피해자 사망 후 약 3개월 뒤인 2019. 5. 25. 자신과 E이 H과 원만한 가족이 되는 방해 요소라고 생각한 전남편 D을 계획적으로 살인하고 그 사체를 훼손, 유기까지 하였으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성격 또는 H과의 가족형성에 대한 강한 집착을 고려하면 전남편과 마찬가지로 자신과 E이 H과 원만한 가족이 되는데 방해 요소인 피해자를 살해하였을 가능성도 농후한 점 등 간접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정황과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피해자의 사망원인, 피해자가 사망할 당시 피고인의 행적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피고인이 H의 모발에서 검출된 독세핀 성분이 포함된 명세핀정을 갈아 차에 타서 H에게 투약시켰다고 볼 수 있는지,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할 범행 동기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와 그 밖의 간접증거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살펴본다.다. 피고인이 H에게 수면제 성분이 들어 있는 차를 먹였는지에 관한 판단

1) 검사는 H의 모발에 대한 감정결과 독세핀 성분이 검출되었고, 감정 대상 H 모발 길이가1.54.5cm인사정을고려하면,H모발을채취한2019.6.3.로부터약4.5개 월 이전인 2019. 1. 중순 이후 독세핀을 투약하였다고 보이는데, H은 해당 기간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인 독세핀 성분이 함유된 약을 처방받지 않은 반면 피고인은 2018. 11. 1. 독세핀 성분이 들어있는 명세핀정을 처방받아 보관하고 있었으며, H은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날 피고인이 만들어 준 차를 마시고 평소와 달리아침까지 깊은 잠을 잤으므로 이때 H이 마신 차 속에 피고인이 명세핀정을 갈아 넣었다고 전제하고 있다.

2) 피고인이 2018. 11. 1. 독세핀 성분이 함유된 명세핀정을 처방받고 이를 구매하였음에도 이를 하나도 복용하지 않은 채 청주집으로 가지고 와서 보관하다가 버렸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부자연스러워서 피고인이 독세핀 성분이 들어 있는 약품을 불상의 방법으로 갈아 H이 마실 차에 넣어 H로 하여금 이를 마시게 하여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다음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하려면 피해자 옆에서 잠을 자고 있던 H이 잠에서 깨지 않도록 피고인이 H에게 독세핀 성분이 포함된 명세핀정을 투약하였다는 사실이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어야 한다.

3)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독세핀 성분이 함유된 명세핀정을 미리 갈아두었다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경 H이 마실 차에 넣어 H로 하여금 이를 마시게 하고 깊은 잠에 빠지게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H은 피해자 사망 이후 최초 경찰 조사에서 2019. 3. 1. 피해자를 재운 다음 피고인에게 차를 마시자고 제안하여 피고인과 함께 차를 마셨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평소 저녁 H과 함께 차를 마셔왔다고 진술하였는바, 2019. 3. 1. 22:00경 피고인과 H이 냉장고에 있던 유자 또는 매실청에 탄산수를 섞어 만든 차를 마신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

② 그런데 피고인이 H에게 명세핀정을 탄 차를 마시게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으려면, 피해자를 살해함으로써 H에 대한 복수를 사전에 계획하고 있었다는 피고인으로서는 H의 제안으로 차를 마시게 된 우연한 기회를 이용하여 H을 깊은 잠에 빠지게 하기 위하여 곧바로 명세핀정을 가루로 만든 다음 H이 마실 차에 탔거나 아니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명세핀정을 미리 가루로 만들어 준비해 놓았다가 H이 차를 마시자고 말한 기회를 이용하여 그 가루를 차에 타서 H으로 하여금 마시게 하였어야 하는데, H은 피고인이 차를 만들 당시 식탁 옆 의자에 앉아 있었고, 앞서 살펴본 청주집의 구조상 피고인으로서는 식탁 옆에 있는 냉장고에서 유자 또는 레몬청과 탄산수를 꺼낸 다음 H이 앉아 있는 식탁 또는 그 식탁 옆의 아일랜드 식탁에서 차를 만들 수밖에 없는데, 그곳은 모두 H이 식탁의자에 앉아서 훤히 볼 수 있는 곳이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대담하게 명세판정을 가루로 만들거나 가루로 갈아놓은 명세핀정을차에 넣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상식이나 경험칙상으로도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

③ 피고인에게 알프라졸람과 명세핀정과 같이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는 약에 관하여 특별한 지식이나 정보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으로서는 H에게 얼마만큼의 명세핀정을 투약해야 하는지, 약의 효과가 언제부터 발현되고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을 터인데, 피고인이 알프라졸람이나 명세핀정에 관하여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그 효능을 전혀 알아보지도 않은 채 이 부분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대단히 이례적일뿐더러, 피고인이 전남편을 살해할 당시 범행계획을 세우면서 범행과 관련된 내용을 상세하게 검색한 피고인의 행태와도 배치되어 과연 명세핀정을 H에게 마시게 하려고 하였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

④ 더구나 명세핀정은 복용 후 중추신경계 억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취침 전 30분 이내에 복용하여야 하고, 다음날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사 후 3시간 이내에는 복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H은 2019. 3. 1. 21:00경까지 식사를 하고 22:00경 피고인과 차를 마신 후 약 1~2시간 동안 안방에서 공부를 하다가 00:30~01:00경 침대방에 들어가서 잠을 잤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H의 이러한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과연 공소사실 기재 일시경 명세핀정 불상량을 차에 타서 H으로 하여금 마시게 하였는지 대단히 의심스럽다.

⑤ 한편 H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9. 3. 22.과 2019. 5. 31. 두 차례 상세불명의 우울증으로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였는데, H에 대한 모발감정결과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날 투약하였다는 독세핀 성분은 검출된 반면, 2019. 3. 22. 처방받아 복용한 수면제인 클로나제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명세 핀정과 함께 처방받은 알프라졸람 성분 또한 검출되지 않았는데, 이와 같은 사정은 피고인이 과연 그 무렵 독세핀 성분이 포함된 명세핀정을 투약하였는지 여부나 H이 명세핀정을 복용한 것이 다른 시기인 것은 아닌지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⑥ H 모발 감정결과 독세핀 성분이 검출되었고, 여기에 피해자 사망 이후 피고인이 H의 머리를 1~2회 염색하여 주고, H이 4회 정도 이발을 하였다는 사정과 소방대원으로서 평소 수면제 성분이 있는 약에 대하여도 잘 알고 있었으리라는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H이 피해자 사망 이후 그로 인한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피고인이 처방받아 청주집에 보관 중이던 명세핀정을 스스로 복용하였을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⑦ 한편 사람의 모발은 보통 1개월에 1cm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마다 그 편차가 심하여 오차가 있을 수 있어 실무상 피검사자의 모발을 1cm 단위로 분절하여 검사를 진행함으로써 피검사자가 해당 약독물을 투약한 시기를 정확히 특정할 수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감정 대상 H의 모발은 이미 국과수에서 분류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과 알프라졸람을 검출하기 위한 감정에 제공된 탓에 그 양이 적고 길이 또한 1.5cm에서 4.5cm로 짧아 분절감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과연 1.5cm 길이의 모발에서 독세핀 성분이 검출된 것인지 4.5cm 길이의 모발에서 검출된 것인지 전혀 특정할 수 없고, 막연히 H의 모발에서 독세핀이 검출되었고 H의 최대 모발길이가 4.5cm였다는 사정에만 터잡아 H이 독세핀을 복용한 구체적인 시기를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로 특정하기도 대단히 어렵다. 특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H은 피해자 사망 이후 두 차례 염색하였고, 네 차례 이발을 하였으며 그 결과 H이 2019. 3. 22.경 처방받아 복용하였다는 클로나제팜 성분이 H의 모발에서 검출되지도 않은 사정을 고려하면 더 더욱 위 모발길이만으로 H이 독세핀을 먹은 시기를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로 특성할 수는 없다.

⑧ 나아가 H은 이 법정에서 당시 평소와 달리 깊은 잠에 빠져 아침 10시까지 푹 잔사정을 보면 피고인이 자신에게 수면제를 먹였을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한편 H은 2018년경부터 육아휴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 새벽 1~2시 정도에 잠이 들면 아침 10~11시경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는 생활패턴이 있었으므로, 이러한 H과 피고인의 진술을 종합하면 H이 새벽에 깨지 않고 아침 10시경까지 계속 잤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H에게 수면제 성분이 있는 약을 먹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라. 피해자의 사망원인 및 사망추정시각에 관한 판단

1) 피해자의 사망원인

가) 감정인 BK은 부검감정서, 국과수의 변사현장 및 검시 사진 등을 토대로 피해자의 왼눈꺼풀결막의 다수의 점상출혈, 왼눈부위, 입부위 왼쪽, 좌우 광대부위와 좌우 볼 부위 및 목 부위와 가슴 상부의 다수의 점상출혈, 양쪽 콧구멍과 코 주위 얼굴에 혈액이 묻어 있으며, 늑골간 출혈이 관찰되지 않는 부검소견과 코를 박고 엎어져 있던 요부위에서 비교적 크게 출혈흔이 관찰된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엎드려 자고 있는 상태에서 가슴쪽 등에 올라탄 가해자가 뒤통수를 눌러 요에 처박게 하여 질식에 의해 사망에 이르렀고, 피해자의 연령, 키, 발육상태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코와 입이 막히면 숨을 쉬기 위하여 고개를 돌리는 등 필사의 노력을 하거나 울어서 자신의 상태를 알릴 수 있었으므로 잠을 자는 중 자연사하거나 옆에서 잠을 자고 있던 H의 신체 일부가 피해자의 머리나 가슴 위에 올려져서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하였고, 감정인 BL, 부검의 BM 또한 대체로 위 결론에 동의하였는바, 이러한 감정의견에 피해자의 사망추정 시각에 피고인이 깨어 있었던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나)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위와 같이 사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또 다른 원인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합리적인 의심 없이 배제할 수 없다.

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사망 당시 키가 98cm, 체중 14kg으로 또래에 비해 체격이 상당히 왜소한 편이었고, 사망 당시 알르레기성 비염, 피부염 및 콧물, 재채기 등 감기증상으로 클로르페니라민을 복용한 상태였는데 부검결과 클로르페니라민의 복용량이 통상적인 치료범위 이내로 확인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수면효과에 있는 특성상 정상적인 복용량하에서도 경우에 따라 얼마든지 수면유도 효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피해자가 잠을 자고 있던 중 의도적인 공격행위를 당하였을 경우는 물론이고 코나 입이 부드러운 요에 파묻혀 비구폐색에 의한 질식에 이르거나 옆에서 자고 있던 H의 다리나 몸통이 피해자의 머리나 가슴을 눌러 호흡이 어렵게 되었더라도 이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나 적극적인 방어가 어려웠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② 감정인 BL 또한 이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특별한 방어흔적이나 자세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만약 H이 수면제 성분인 독세핀을 섭취한 상태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피해자의 코나 입을 정면으로 압착하는 상황이 지속되었으며 피해자와 가해자의 힘의 차이가 상당하였다면 설령 피해자가 영아가 아닌 만 4세의 아동이라고 하더라도 질식으로 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술하였는데, H은 키 166cm, 체중 60kg인 반면 피해자는 키 98cm, 체중 14kg으로 또래에 비하여 상당히 왜소한 체격으로 H과 피해자 사이에 상당한 체격과 힘의 차이가 존재하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당시 피해자가 졸음을 동반할 수 있는 감기약을 복용한 상태로 몸이 무엇인가에 눌렸더라도 적극적으로 방어가 어려운 상태일 수 있는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고의적인 가해행위가 아니라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코와 입이 자연스럽게 막히거나 또는 무의식적으로 머리와 가슴이 눌린 상태가 지속됨으로써 사망하였을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③ 부검의 BM은 경찰에 '피해자와 같은 4세 아이도 코와 입이 침대에 눌리면 울거나 신음을 하지 못하고 질식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질의회신을 하였고, 이 법정에서도 사람이 엎드린 상태에서 입과 코가 침대에 강하게 압착되어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수십 초만 지속되더라도 의식을 잃을 수 있고, 피해자와 같은 아동의 경우 성인보다 폐가 더 작기 때문에 의식을 잃은 상태에 이르게 되는 시간이 어른보다 더 빠를 수 있으며, 의식을 잃게 된다면 그 이후에 발생하는 상황에 관하여는 전혀 저항할 수 없어 비구폐색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하거나 외부의 무의식적인 눌림에도 저항하지 못해 질식사할 가능성도 인정하였다.

④ 감정인 BK은 '가해자는 엎어져 자고 있는 피해자 아동의 가슴 쪽 등에 올라타고 뒤통수를 눌러 얼굴을 요에 처박게 하여 피해아동을 사망케 하였다'고 범인의 범행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감정인 BL은 대략적인 사망 원인에 관하여는 동의하면서도 피해자가 당시 입고 있었던 의복, 자고 있던 자세, 이불을 덮고 있었는지 여부 등과 같은 추가적인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판단은 다소 과장되었다고 지적하고 있고, 위 감정인 BK의 감정의견은 부검결과를 토대로 피해자가 어떻게 사망하게 되었는지 사후적으로 추론한 것이지 이와 달리 그러한 의견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으므로, 위 감정인 BK의 감정의견을 그대로 반영한 이 부분 공소사실 또한 이를 그대로 인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2) 피해자의 사망추정시각

검사는 피해자에 대한 부검결과 양측성 시반이 관찰되었고, 이러한 양측성 시반은 사후4~5시간이내에체위를변경시키면발생한다는전제하에2019.2.04:00 06:00 사이에 피해자가 사망하였다는 취지로 기소하였다.

그러나 부검의는, 현재까지 사후경과시간을 정밀하게 추정하는 신뢰할만한 연구결과는 없고, 변사자에게 양측성 시반이 관찰되는 경우 실무적으로 사후 8~10시간 경과된 상태일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그러한 시간이 객관적인 사후경과시간인지는 장담하기 어렵고, 시반은 사망 후 혈액이 중력의 방향으로 침하하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발현 되는데 시반에 관하여 지금까지 매우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으며,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였을 때 실제 사망 시간과 시반의 정도로 추정한 사후경과시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실제 존재하고, 양측성 시반이 나타나는 시간에 대하여 사후 8~10시간으로 언급하는 학자도 있는 반면 11시간, 4.5시간 또는 4~24시간 등 다양한 시간대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학자들도 있어서 시반을 통한 사망 추정시간은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고, 변사자의 위 내용물 분석을 통해서도 정확한 추정시간을 분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인데, 달리 이러한 견해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해자에게 발견된 양측성 시반을 근거로 피해자가 04:00~06:00 사이에 사망하였다고 선뜻 단정하기도 어렵고, 결국 피해자의 사망시각이 달라질 수 있는 이상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추정 시각에 깨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마. 피고인이 잠에서 깨어 있었다는 사정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사건 당시 감기에 걸려 2층 침대방에서 따로 잠이 들었고 아침 8~9시경 일어나기까지 계속해서 잠을 잤다고 변소하였으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망하였다고 추정되는 새벽시간대에 안방에 있던 피고인의 데 스크탑PC로 완도-제주도를 왕복하는 K 관련 블로그에 접속하거나, 휴대전화에 저장된 피해자의 친모와 그 지인들의 이름을 변경하고 그들의 AR 프로필 확인하였으며, 계속하여 H과 사이의 녹음파일을 청취하고, BI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주도행 왕복 항공권을 구입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하였을 무렵 그 변소와 달리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근거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시각에 살해하였다고 인정할 여지도 있다.

2)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위 시간에 깨어 있었는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설령 깨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 시각에 살해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①02019.1.1,2019.3.31,사이의피고인의데스크탑PC와피고인명의휴대전화 2대의 사용기록을 확인한 결과,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와 비슷한 시각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데스크탑PC를 사용하는 등 평소에도 새벽시간 대에 데스크 탑PC나 휴대전화를 빈번하게 사용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피고인이 새벽시간 대에 데스크탑PC로 검색을 하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정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평소 생활모습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를 두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하

여 이례적으로 깨어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자는 도중 깼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설령 잠에서 깨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예정대로 E마저 청주로 올라오면 그동안 꿈꿔왔던 4명의 가족이 함께 살 수 있게 된다는 생각에 피해자의 친모 관련 사람들을 떠올리고, 이를 확인한 H과 사이의 부부싸움을 피하기 위하여 그 연락처에 저장된 이름을 변경하였으며, 잠결에 AR 프로필 사진을 열어보거나 통화녹음 파 일이 재생된 것 같다고 변소하고 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망한 새벽시간에 피고인의 데스크탑 PC와 휴대전화를 사용한 시간이 불과 1분 내지 2~3분에 불과하고, 사용내역이 확인되는 시각 전후 추가로 데스크탑PC와 휴대전화를 사용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는바, 피고인이 이와 같이 사용내역이 확인되는 순간 깨어있었다고 하더라도 더 나아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이러한 사정은 잠결에 휴대전화를 만진 것 같다는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한다.

③피고인은2019.3.2.02:3502:36사이에안방에있던피고인의데스크탑PC로 완도 제주도를 왕복하는 K 관련 블로그에 접속한 사실에 대하여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변소하고 있는데, 위와 같이 데스크탑PC를 사용한 시간이 불과 1분 정도에 불과하고, 당시 피고인이 위 블로그에 접속한 외에는 추가적인 인터넷 검색을 하지도 않았는데, 만약 피고인이 위 시간에 잠에서 깨어 2층 침대방에서 나와 안방까지 가서 데스크탑PC를 이용하는 상황이라면 위 블로그만 접속하고 곧바로 데스크탑PC 사용을 종료하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정황인 점, 위 K는 피고인이 2019. 5. 25. 전남편과의 면접교섭을 위해 제주로 이동하면서 이용하였던 배로 피해자가 사망할 당시는 전남편의 면접교섭권 행사 여부가 특별히 문제되지 않은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인이 위 K와 관련된 내용을 검색할 특별한 이유도 없었고, 실제로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날로부터 약 2개월이 지난 2019. 4.경부터 완도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는 방법을 검색하기 시작하였고, 2019. 5. 15.부터 비로소 위 K 관련 내용을 검색하였던 점, 피고인은 2019. 3. 2. 00:05 청주집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 접속하여 댓글을 작성하기도 하였는데 그러한 접속내역은 디지털분석결과 전혀 확인되지 않는 등 데스크탑PC의 사용기록 또는 인터넷 접속기록 자체 또는 그 분석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의심되기도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데스크탑PC 접속 사실만으로 위 시간에 피고인이 잠에서 깨어 안방까지 이동하여 그곳에서 위 데스크탑PC 등을 사용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설령 위 시간대에 피고인이 깨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위 시간 사이에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단정하기도 대단히 어렵다.

바.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검사는 피고인의 살해 동기로, 피고인이 2018. 10. 15.과 2019. 2. 10. 두 차례 유산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H이 자신을 위로해 주기는커녕 심하게 부부싸움을 하고, AR 프로필을 피해자의 사진으로 변경하자 H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감정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H을 저주하거나 H의 가장 소중한 것을 없애고 고통을 준다음 떠나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휴대전화로 작성하여 저장해 두는 등 H에 대한 강한 적개심과 복수를 다짐하는 태도를 보여 왔고, 이에 더하여 피고인이 H, E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데 피해자가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온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유인하여 살해할 만한 동기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H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나 휴대전화 메모장에 작성한 메모들의 내용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동기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① 피고인이 H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은 대체로 피고인이 유산을 한 충격으로 고통을 당하였음에도 위로해 주지 않고 오히려 H이 AR 프로필을 피해자의 사진으로 변경한 것에 대한 강한 분노와 실망감 또는 그러한 H의 태도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을 뿐 피해자를 상대로 분노를 표출하거나 복수를 다짐하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H도 경찰에서 피고인과 싸우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피해자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하겠다거나 해코지하겠다고 하지는 않았고, 평소 피해자에게 엄마로서 잘해주려고 노력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② 특히 검사가 추정하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는 H에 대한 복수 내지 적개심의 표출인데, 정작 피고인은 H과 죽일 듯이 서로를 원망하면서 싸우다가도 상대방에 대한 화가 풀리면 다시 화목한 부부로 생활해 왔고, 나아가 H은 피고인이 자신과의 혼인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상당히 집착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며, 실제로 피고인은 피해자 사망 이후 H과 헤어지지 않고 김포집에서 동거하는 한편 제주도에서 음식점 개업을 논의하기도 하는 등 H과는 정도가 심하기는 하나 부부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는 통상적인 부부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③ 또한 피고인은 두 번째 유산 이후 H에게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며 서로를 원망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던 2019. 2. 24.에도 '중요한 건 아이가 없으면 이 관계는 끝이 나는 것이다. 가정 책임감? 그런 것 절대 없는 인간이고, 그저 애 키워 줄 사람으로 나를 택한 것이고 그게 첫 단추였고 그게 안되면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 1도 없이 바로 버리고 새 여자 찾아갈 인간이라는 거다'라는 내용의 메모를 작성하여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메모에 의하면 피고인은 H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H과 사이에서 아이를 갖거나 적어도 피해자를 양육하는 것이 전제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H과의 단란한 가정을 꾸미기 위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범행동기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④ 더구나 피고인은 어머니로부터 청주집은 2명(피해자, 피해자의 친모)이나 죽은 집이라서 다시 들어가 살기가 꺼려지니 김포집으로 가라는 말을 듣고 청주집에 있는 짐들 중 일부를 김포집으로 옮겨 H과 함께 생활하겠다거나 H이 책임감이 강하다고 말하는 등 피해자 사망 이후에도 H과 계속해서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지를 피력하고 있을 뿐 H에게 복수한다거나 H과 헤어질 생각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도 피고인이 H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범행동기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⑤ 피고인은 두 번째 유산 이후 H과 감정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싸우던 중이었음에도, 2019. 2. 25. 피해자를 데려오기 위해 제주도에 내려간 H에게 피해자의 짐을 챙기면서 탯줄이나 배냇머리까지 챙겨 오라는 내용의 AR 메시지를 보내거나, 또래에 비해 체구가 왜소한 피해자의 진료를 위하여 2019. 2. 27. 12:23경 BN 병원 성장클리 닉, 같은 날 12:30경 BO병원, 같은 날 12:39경 BP병원에 피해자의 진료를 예약해두기도 하였는데, 만약 피고인이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유인하여 살해할 의도였다면 위와 같이 번거롭게 H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챙겨야 할 물건들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굳이 세 곳의 병원에 피해자를 위한 진료예약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청주집으로 유인하여 살해하였을 것이라는 검사의 추정에 강한 의문이 든다.

사. 기타 간접증거들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이 E을 청주집에 데려오는 것에 소극적이었던 정황에 관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친자인 E을 청주집에 데려오는 것은 소극적이었던 반면, 2018. 11. 1. 수면제 성분을 처방받은 이후 H에게 이전과 달리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데려오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애초부터 E을 청주집으로 데려올 의사가 전혀 없었음에도 E을 제주도로 데려오겠다고 속이고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유인한 다음 살해할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아래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2019. 3. 2.경 E을 청주집으로 데려올 계획이었다고 보일 뿐, 피고인이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유인하기 위하여 H에게 E을 청주집으로 데려온다고 속일 계획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① 피고인은 2017. 11. 17.경 H과 혼인신고를 하였음에도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는 아니하였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렌터카 회사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던 중 미수채권을 적시에 회수하지 못하여 회사에 큰 손실을 끼치는 등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서 친정에서 양육하고 있던 E을 청주집에 데려오는 것에 소극적이었다고 보인다.

② H이 피해자를 2019. 2. 28. 청주집으로 데려오기로 하자 피고인 또한 H에게 청주어린이집이 개원하기 전에 당일 내지 1박 일정으로 제주도에 가서 E을 데려오겠다고 하였고, 실제 2019. 2. 18. 어머니에게 연락하여 3월에 E을 청주집으로 데려오겠다고하여 어머니의 허락을 받기도 하였으며,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07:04경 제주행 왕복 항공권을 예매하기도 하였고, 피고인이 2019. 3. 2. 피해자의 사망으로 E을 제주에 데 리러 가지 않자, 어머니는 2019. 3. 3. 피고인에게 '왜 E을 데려가겠다고 해놓고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느냐'며 피고인을 힐난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정황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은 이미 E을 청주집으로 데려올 의사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3. 피고인은 2019. 2. 19. E이 다니고 있던 제주의 어린이집에 전화하여 E이 이사를 가게 되어 곧 어린이집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취지의 통화를 하였고, 청주에 있는 어린이집에는 피해자와 E을 동시에 등록시키고 입학금 각 6만 원씩 합계 12만 원을 미리 입금하기도 하였는데, 피해자 사망 이후 E을 청주집으로 데려오기가 여의치 않자 2019. 3. 초순경 다시 위 어린이집 원장에게 전화하여 사정상 E이 계속 제주에서 살게 되었다고 하면서 어린이집을 다시 다닐 수 있는지 문의하였고, 이에 어린이집 원장이 새로운 원생이 입학 예정이라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다가 결국 E을 받아주겠다고 결정하여 어렵사리 E이 제주의 어린이집에 다시 다닐 수 있게 되었는데, 이처럼 피고인이 평소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E의 어린이집을 변경하려는 행동은 피고인이 E을 청주집으로 데리고 올 계획이 있었음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피고인이 H의 잠버릇에 관하여 언급한 정황에 관하여

① 피고인이 H과 문자메시지로 싸우던 중 두 차례에 걸쳐 진행 중이던 대화내용과 전혀 무관하게 H이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을 주먹으로 치거나 몸으로 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잠버릇이 있다고 언급하였는데, H에 대한 수면다원검사결과 H에게는 그러한 잠버릇이 있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고, 오히려 H은 소방관이라는 직업상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수면 중 자주 깨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피해자가 H의 잠버릇으로 사망하였다고 위장하기 위하여 사전에 계획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② 그러나 H은 2019. 7. 8.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는데, 그 직전인 2019. 7. 5.과 같은 달 8. 병원에서 수면제와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였고 그 중 자나팜 등 일부 약은 수면장애 치료제에 해당하는바, 그렇다면 위 수면다원검사는 H이 수면장애 치료제를 상당 기간 복용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H에게 특이한 수면장애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검사결과를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렵다.

③ 피고인은 2018. 11. 4.경 H과 서로를 비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던 중 갑자기 H의 잠버릇을 언급하였고, 그 이유에 관하여 경찰에서 'H과 다투던 중 화제를 돌려 서로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화해하기 위하여 꺼낸 말'이라고 진술하였는데, 당시 피고인과 H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면 2018. 11. 4. 오전 12:33 경까지 서로 싸우거나 비난하는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피고인이 같은 날 오전 12:38경 H의 잠버릇을 언급하며 걱정된다는 투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H 역시 다소 화가 누그러진 듯한 말투로 대화를 마무리하였고, 같은 날 오후 3:30경부터는 다시 일상적인 대화를 다정하게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일련의 대화내용이나 대화의 흐름에 비추어 보면 잠버릇을 언급한 경위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설령 위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이 대화맥락에 비추어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망하기 약 5개월 전 위와 같은 H의 잠버릇 이야기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④ 피고인은 2019. 2. 26. H과 문자를 주고받던 중 H이 잠을 잘 때 코도 많이 골고막 움직이기도 하며 잠을 깬 후에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는데, 당시 피고인과 H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어깨가 아파 사혈을 하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피해자와 H의 영양제를 구입하겠다고 하다가 H의 잠버릇을 언급하게 된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앞뒤 대화 내용과 자연스럽고 갑자기 H의 잠버릇만을 강조한 문자메시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3)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 전에 관련 뉴스기사를 검색하였다는 정황에 관하여

①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자료분석결과, 피고인은 2018. 11. 14. 휴대전화로 니코틴을 이용한 살인사건과 관련된 2017년 뉴스기사를 읽었고, 피해자가 사망하기 약 1주일 전인 2019. 2. 22. 치매노인을 베개로 눌러 질식사시켰다는 2015년 뉴스 기사를 보기도 하였는데, H의 모발에서 독세핀이 검출되었고 피해자가 무엇인가에 눌려 사망한 이 사건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은 뉴스기사를 보고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계획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② 그러나 피고인은 2018. 11. 14. 18:33:07부터 18:38:10까지 니코틴을 이용한 살인 사건 뉴스기사를 검색하였을 뿐 그 이후 관련 기사를 더 이상 검색하지 않았고, 피해

자에 대한 부검결과 어떠한 약물도 검출되지 아니하여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압착성 질식사인 이 사건과 위 뉴스기사 내용이 서로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당시 피고인이 H과 피해자를 청주집으로 올리는 문제로 다투고 있었다는 사정이나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 약 5개월 전에 위와 같은 뉴스기사를 검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무렵부터 피해자를 살인할 것을 계획하였다고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③ 한편 피고인이 2019. 2. 22. 01:54경 치매노인을 베개로 눌러 질식사시켰다는 뉴스기사를 보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위 뉴스기사를 적극적으로 검색하여 본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 검색하는 과정에서 본문과 관련 있는 기사가 본문 하단에 링크되어 있는 뉴스를 우연히 보게 된 것인지는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베개로 눌러 질식사하게 하였는지 또는 피해자의 뒤통수를 강하게 압박하였는지 여부조차 불명확한 이 사건에서 단순히 피고인이 위와 같은 뉴스기사를 보았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를 살해할 것을 계획하였다고 단정하기도 대단히 어렵다.

4)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에 대하여 냉정한 모습을 보이거나 피해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요 등을 H과 상의 없이 처리한 정황에 관하여

가) 피고인은 평소 피고인의 자녀인 E과 동갑내기인 피해자가 생후 100일도 채 지나지 않은 때부터 엄마의 돌봄 없이 자라와서 피해자에게 깊은 동정심을 가지고 친엄마처럼 잘 대해 주려 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피해자 사망 이후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피해자의 사망과 관련하여 '새벽에', '돌연사'라고 언급하여 마치 피해자의 사망원인이나 사망시각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통화하거나 피해자의 사망 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어머니에게 '우리 애기 아니니까 얘기하지 마'라고 말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인의 모순된 태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아닌가 의심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H은 경찰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돌연사' 가능성에 관하여 들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 후 출동한 경찰로부터 H과 함께 피해자가 수면 중 돌연사하였을 가능성에 대하여 듣고 이를 어머니에게 그대로 전달하였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단순히 피고인이 '돌연사'를 언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원인이나 사망시각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은 어머니에게 위와 같이 언급한 이유를 '어머니가 너무 슬퍼하시는 모습이 걱정되어서 일부러 냉정하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는데, 당시 어머니가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의 사망소식을 듣고 울거나 피해자와 피해자의 할머니를 동정하자 이에 피고인이 어머니를 진정시키기 위하여 말을 끊거나 화제를 전환하기도 하였는데, 위와 같은 피고인의 설명이 납득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저녁 피해자의 혈흔이 남아 있던 매트리스를 처분하기 위하여 세 차례 매트리스 수거업자들과 통화하고, H이 제주도에 머무르고, 있던 2019. 3. 3. 피해자가 사망 당시 덮고 있던 이불과 전기장판 등을 모두 쓰레기봉 투에 담아 버렸는데, 이러한 피고인의 행동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를 살해한 이후 증거를 인멸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세 곳의 매트리스 수기업자들에게 연락하여 매트리스를 처분할 수 있었음에도 결국 이를 처분하지 않았다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

동이 단순히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피해자가 사망 당시 누워 있었던 요와 전기장판에 피해자의 혈흔이 묻어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사망할 당시의 참혹한 장면이 떠오를 수 있어 H이 다시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이를 치웠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자연스럽고 납득할만한 점, 이불 등을 처분한 사람이 피고 인이라는 점은 너무나도 명백하기 때문에 만약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면 증거인멸 행위로 의심을 살 수 있는 위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하여 이불 등을 처분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5) 피고인이 감기에 걸려 피해자와 따로 잠을 자게 된 정황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청주집에 올라올 무렵 감기에 걸려 피해자와 함께 자지 않고 2층 침대방에서 따로 잠을 잤다고 변소하나 정작 피고인이 감기를 원인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약을 구매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인이 자신의 알리바이를 위하여 허위로 변명하고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9. 3. 3. 어머니와 통화 과정에서도 몸살기운이 있어 피해자와 따로 잠을 자게 되었다고 자연스럽게 통화하고 있는 점, 실제로 H이 2019. 3. 1. 편의 점에서 감기약인 타이레놀정과 판콜에이를 두 차례 구매한 내역이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당시 피고인이 감기에 걸려 피해자와 따로 자게 되었다는 피고인의 변소용은 사실로 보이고, 달리 이를 두고 피고인의 알리바이를 위한 계획된 행동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6) 피고인이 2019. 5. 25. 전남편을 계획적으로 살인한 정황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사망 후 약 3개월 뒤인 2019. 5. 25. 자신과 E이 H과 원만한 가족이 되는 방해 요소라고 생각한 전남편 D을 계획적으로 살인하고 그 사체를 훼손, 유기까지 하였으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성격 또는 H과의 가족형성에 대한 강한 집착을 고려하면 전남편과 마찬가지로 자신과 E이 H과 원만한 가족이 되는데 방해가 되는 피해자를 살해하였을 가능성도 고려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E, H과 원만한 가족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H의 자녀인 피해자의 존재가 오히려 필수적이었고, 피고인 또한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면서까지 H과 원만한 가족을 형성할 것을 의욕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의 전남편 살해행위는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에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전남편을 살해하기 위하여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범행을 실행한 반면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그러한 노력을 하거나 계획을 세웠다고 볼만한 증거가 전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건과 이 사건은 전혀 별개로서 피고인의 유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7) 기타 정황에 관하여 그 밖에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 이후 남편인 H에게 별다른 위로를 해주거나 슬픈 기색을 보이지 않았던 점,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제주도로 내려간 H의 전화도 받지 않은 채I 아파트 상가 앞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 안에서 잠들어 버린 점,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아침에 일어나 피해자와 H이 잠들어 있던 중간방을 지나 안방으로 가면서도 중간방문을 열어 피해자를 살펴보지 않았다거나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면서 중간방을 들여다 보지 않았다고 진술하는 점 등 피해자 사망 이후 피고인이 보인 행동이 다소 이례적이고, 피고인의 진술과도 다소 일치하지 않는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황이 있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거나 피고인을 범인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7.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정봉기

판사조정익

판사김연준

주석

1) 공소장에는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게 된 책임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며, 피해자를 '뱀처럼 야비하고 더러운 놈', '사람이길 포기한 쓰레기', '저 또라이는 진짜 내 인생의 수치'라고 표현하고 '저 놈이 나는 너무 너무 몸서리쳐질 정도로 싫고 끔찍해서 저 놈이 어디 가서 없어져 버렸으면 한다', '저런 지저분한 집안하고는 다신 엮이지 않도록 빨리 인연을 끊고 싶다. E이도 그 쪽 집과는 인연 끊게 만들고 싶다.', '저 또라이는 진짜 내 인생의 수치, (E에게) 아빠 없다고 할거고, 이 세상 사람 아니라고', '정말 지저분한 사람들이고 절대 E이 평생 그 집과 엮이게 하고 싶지 않다.'라고 호언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피고인이 2016, 5. 내지 2016. 8.경까지 피해자와의 이혼을 납득시키기 위하여 친정아버지에게 보낸 메시지로, 이로부터 3년 가까이 지난 이 사건 범죄사실의 동기가 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직권으로 삭제한다

2) 공소장에는 피고인이 같은 날 16:52경 제주시 AD에 있는 기지국 인근에서 피해자의 위 스마트폰 전원을 최종적으로 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이 이를 다투고 있고, 증거능력이 없는 112 신고시스템 위치추적결과(증거목록 순번 1번) 외에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직권으로 삭제한다 3) 2019고합116호 사건 증거기록(이하 '증거기록'이라고 한다) 제1권 제113면

4) 증기기록 제7권 제2170 내지 2190면

5) 증거기록 제7권 제2247 내지 2257면

6) 증거기록 제7권 제2408면

7) 증거기록 제3권 제883 내지 889면

8) 증거기록 제1권 제227 내지 229면

9) 이 사건 펜션 벽면의 혈흔에서 검출된 남성 유전자와 피해자 아버지와 어머니의 각 구강채취키트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비교하여 감정한 결과 친자관계가 인정되므로(증거기록 제8권 제2565면) 위 남성 유전자는 피해자 유전자라고 인정되는데, 이와 동일한 유전자가 검출되었다는 의미이다. 이하 같다.

10) 증거기록 제8권 제2786면, 제9권 제3280 내지 3285 면11) 증거기록 제11권 제3712 내지 3714면, 제3904 내지 3907면, 제3912 내지 3914면 12) 증거기록 제4권 제1394 내지 1422

13) 증거기록 제4권 제1279면

14) 증거기록 제9권 제3275 내지 3278면, 제11권 제3811 내지 3902면

15) 움직이거나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 물체로부터 혈액이 이탈됨으로써 생성되는 혈흔을 말한다.

16) 휴대폰 카메라 부분에 부착하고 휴대폰 플래시를 켠 상태에서 동영상 모드로 촬영을 하면 적외선 카메라가 작동되는 부분을 흰색 점으로 표시함으로써 몰래카메라를 탐지하는 플라스틱 재질 붉은 셀로 판지 제품이다.

17) 증거기록 제10권 제3625면18) 증거기록 제10권 제3558, 3568, 3573면

19) 증거기록 제10권 제3633, 3634면 20) 증거기록 제10권 제3543, 3569면 21) 증거기록 제10권 제3494, 3495면

22) 증거기록 제10권 제3538, 3539, 3566, 3567, 3570면 23) 증거기록 제10권 제3511면

24) 증거기록 제10권 제3520면 25) 증거기록 제10권 제3504, 3509, 3513, 3540면 26) 증거기록 제10권 제3564 내지 3568면 27) 증거기록 제10권 제3553, 3555면 28) 증거기록 제10권 제3620 내지 3624면 29) 증거기록 제9권 제3228 내지 3234면 30) 임신은 되었으나, 발달 과정의 이상으로 아기집만 있고 태아가 보이지 않거나 사망한 태아가 자궁에 잔류하는 상태. 정상 임신에서 자궁의 이상으로 인해 배아가 배출되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자연유산은 그 전에 계류 유산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31) 목(경부)이나 가슴 등을 압박하는 경우 심장에서 얼굴 쪽으로 가는 경동맥, 경정맥의 혈액흐름이 차단되어 얼굴 쪽에 있는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나타나는 출혈현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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