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종전의 행정선례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의 당부
판결요지
종전의 행정선례가 잘못된 것이라는 상급관청의 해석이나 시정조치가 있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는 한은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상급기관의 유권해석이나 지휘를 받음이 없이 종전의 행정선례에 따라 업무처리를 하였다고 하여 이를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 제2호 에 규정된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갑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1은 지방서기관으로서 1982.8.16부터 1983.12.31까지 서울특별시 지하철운영사업소 업무과장으로, 원고 2는 지방행정사무관으로서 1981.2.5부터 1983.9.15까지 위 사업소 서무계장으로 위 사업소 소속 직원의 인사업무를 담당하여 오던 자들인데, 기능직 공무원에 대한 승진업무를 취급함에 있어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3조 제3항 (1983.8.18 령11206호, 이하 같다) 소정의 "공무원이 당해 계급에 상당하는 일반직 및 기능직 국가공무원의 근무경력이 있을 때에는 그 기간을 제1항 의 기간(승진소요 최저연수에 해당하는 기간임)에 산입한다"는 규정과 동조 제6항 소정의 "퇴직하였던 지방 또는 국가공무원이 퇴직 당시의 계급이하의 계급으로 임용된 경우에는 퇴직전의 재직기간중 현 계급 이상의 계급으로 재직한 기간은 계급의 재직연수로 통산한······한다"는 규정을 전직과 현직의 직종이 다르더라도 전직의 재직기간을 현직에 산입할 수 있고 또 전직의 계급에 달할때까지 그 재직기간을 중복하여 현직에 산입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 원고 1은 소외 김병곤 외 25명을 도합 33회에 걸쳐 전직기간을 2회 이상 승진소요최저연수에 산입하여 승진하게 하였고 원고 2는 소외 유수진 외 10명을 도합 16회에 걸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승진하게 한 사실 및 피고는 위 각 규정이 현직이 일반직인 경우에는 전직 또한 일반직인 경우에만, 현직이 기능직인 경우에는 전직도 기능직인 경우에만 각 전직의 경력을 통산할 수 있으며, 그 통산의 방법도 퇴직후 최초 임용된 직급에서의 승진소요 최저연수에 한하여야 하고 중복하여 통산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해석하고, 인사담당관인 원고들이 법령의 적용에 관하여 철저한 검토나 상사에의 품신등의 절차를 취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이 결제함으로써 위 소외인들을 부당 승진시켰다는 사유를 들어 지방공무원법상 징계절차를 거쳐 원고들에게 감봉 1월 및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한 사실을 확정한후,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3조 제3항 및 제6항 은 공무원으로서의 전직이 있는 자의 승진에 관하여 특혜를 부여하고 있는 예외적인 조항이기 때문에 엄격, 신중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그러한 견지에서 위 령 제33조 제3항 및 제6항 은 피고가 주장하는 내용과 같이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원고들이 취한 조치는 위 각 조항의 해석을 무단히 확장함으로써 그 적용을 그릇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니 피고의 징계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첫째로, 전직의 재직기간을 현계급의 승진소요연수에 한하여 통산하는 문제에 관하여 보건대, 1984.12.31 개정되기 전의 위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3조 제6항 에 의하면 "퇴직하였던 지방 또는 국가공무원이 퇴직 당시의 계급 이하의 계급으로 임용된 경우에는 퇴직전의 재직기간중 현계급 이상의 계급으로 재직한 기간은 계급의 재직연수로 통산하되······(이하 생략)"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현계급 이상의 계급으로 재직한 기간을 현계급에 한하여 그 재직연수로 통산하라는 것인지 또는 현계급의 재직연수에 통산하고 남은 기간이 있을 경우에는 그 상위계급의 재직연수에도 다시 통산할 수 있다는 것인지 조문의 표현만으로는 반드시 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이점은 1984.12.31자로 개정된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3조 제6항 이 "······퇴직 전의 재직기간중 현계급 이상으로 재직한 기간은 현계급의 재직연수로 통산하되······"라고 규정함으로써 전직 재직기간을 현계급에 한하여 그 재직연수로 통산할 수 있음을 명시한 것과 대조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원고들 주장과 같이 현계급의 승진소요연수외에 상위계급의 승진소요연수에도 통산한 행정선례가 있었음을 피고도 다투지 아니하고 있으며, 갑 제2호증의 3 기재에 의하면 1976.12.1부터 1980.10.1까지 약 40명에 대하여 원고들 주장과 같이 재직기간통산을 한 행정선례가 있었음이 엿보인다.
이와 같이 전직재직기간의 통산에 관한 조문의 표현이 반드시 현계급의 승진소요연수에 한하여 통산을 허용한 취지라고 명확하게 단정하기 어려운데다가 현계급외에 상위계급의 승진소요연수에도 통산하여 시행한 행정선례가 있었다고 한다면, 승진제도의 목적이나 인사정책상 위 조문을 피고주장과 같이 해석적용하는 것이 타당한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위 행정선례가 잘못된 것이라는 상급관청의 해석이나 시정조치가 있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는 한 원고들이 위와 같은 재직기간의 통산방법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상급기관의 유권해석이나 지휘를 받음이 없이 종전의 행정선례에 따라 재직기간의 통산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 제2호 에 규정된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둘째로, 승진소요연수에 대한 전직재직기간의 산입은 반드시 직종이 같은 기능직사이 또는 일반직사이에만 가능한가 하는 문제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피고가 동일 직종사이에서만 통산이 가능한 근거로 들고 있는 구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3조 제3항 은 일반직 및 기능직 국가공무원의 근무경력이 있는 경우에 이를 지방공무원의 승진소요연수에 통산할 수 있음을 규정한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자의 근무경력통산에 대한 규정이 아닐뿐 아니라,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호증의 1 및 같은 3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서울특별시 내부에서도 1984.5.1자로 내무부장관의 유권해석을 받기까지는 기능직과 일반직사이의 재직기간 통산은 적법한 것으로 해석해온 사실이 엿보이고, 또 이 점에 관해서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기능직과 일반직사이의 재직기간통산을 시행한 행정선례가 있었음을 피고는 다투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승진제도의 목적이나 인사정책상 피고주장과 같은 통산방법이 타당한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 점에 관한 위 행정선례가 잘못이라는 해석이나 시정지시가 있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는 한 원고들의 행위를 직무상의 의무위반이나 직무태만이라고 탓할 수는 없음은 전자의 경우와 다를바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국 원심판결에는 지방공무원법 소정의 징계사유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다시 심리케 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