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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3. 8. 선고 90다18432 판결
[손해배상(산)][공1991.5.1.(895),1160]
판시사항

가. 도급인이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사용자 책임을 지는 경우

나. 하도급자가 하수급자를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내용을 밝혀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사용자 책임을 인정한 것이 심리미진, 이유불비 및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도급계약에 있어서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그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없는 것이고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하고 공사의 시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으로서 위 지휘감독이란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정도로 구체적으로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 지도하고 감시, 독려하는 등 공사시행방법과 공사진행에 관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나. 하도급자가 하수급자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하수급자의 과실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이 있다고 하려면 하도급자가 하수급자의 공사에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내용이 확정된 후에 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하도급자가 공사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내용을 석명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막연히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는 증언만으로 하도급자가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설시하여 하도급자에게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것은 심리미진이나 이유불비, 도급인의 사용자책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하겠다.

원고, 피상고인

김정현 외 2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삼화광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찬형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갑 제2, 3호증, 제5호증의2, 을 제1호증의1, 2, 3, 4의 각 기재와 1심증인 김병순, 1심 및 원심증인 김길석의 각 일부 증언에 의하여 피고 회사가 서울강남구 논현동 1 소재 삼주빌딩 옥상에 대형간판을 설치하는 공사를 함에 있어서 위 공사를 위한 비계(족장가설재)설치 및 해체작업은 소외 김길석에게, 간판설치작업은 다른 사람에게 각 하도급을 주고 위 간판설치작업과 이를 위한 비계설치 및 해체작업에 관하여 총괄적인 지휘감독을 하면서 그 일환으로 비계설치 및 해체작업을 하도급 받은 위 김길석에 대하여도 현장에 피고회사 직원인 손상무, 김차장 등을 파견하여 전체적으로 작업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함으로써 위 김길석이가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피용자관계에 있다고 인정하고, 나아가 위 김길석에게 고용된 원고가 비계, 해체작업중 원심판시와 같은 부상을 당하게 된 것은 피고 회사와 실질적인 고용관계에 있는 위 소외 김길석의 원심판시와 같은 과실에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부상으로 원고 김정현이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도급계약에 있어서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그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없는 것이고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하고 공사의 시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위 지휘감독이란,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정도로, 구체적으로 공사의 운영및 시행을 직접 지시, 지도하고 감시, 독려하는 등 공사시행방법과 공사진행에 관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 당원 1983.11.22. 선고 83다카1153 판결 ).

살피건대, 원심이 인용한 위 서증들은 위 김길석이가 피고 회사로부터 위 대형간판설치작업 중 비계의 설치 및 해체작업을 도급금 2,600,000원에 하도급을 받았고 그 도급금의 지급은 비계설치후 50퍼센트, 철거완료후 50퍼센트씩 2회에 나누어 지급한다는 것이고 위 김길석이가 위 작업을 함에 있어서 피고회사가 지휘감독을 한다는 내용은 없다.

또 원심인용의 위 증인 등의 일부 증언에는 위 김길석이가 고용한 원고를 포함한 5인의 비계공 인부들이 위 김길석의 지시에 의하여 위 작업을 하였는데, 피고 회사의 직원인 손상무, 김차장이 현장에서 위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는 막연한 내용이 있을 뿐 그 지휘감독의 내용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오히려 위 증인 김길석의 원심에서의 증언 중에는 피고 회사로부터 현장에 파견되어 위 김길석의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는 손상무, 김차장은 “건축 및 크레인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사람들”이고 그들이 현장에 나오게 된 것은 “자재를 운반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에 그 밑으로 지나가는 통행자들을 다른 곳으로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통제하는 등의 일을 하기 위한 인원이 더 필요해서 그와 같은 일을 하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더욱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간판제조업 및 장치업, 광고업대행 및 관리, 네온사인 제작 및 설치 등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업체로서 그 직원들도 대부분 광고전문의 사무직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사건에 있어서도 소외 럭키증권으로부터 대형 간판의 설치를 도급맡아 간판의 설치위치, 간판의 크기, 형태 등을 설계한 다음 간판설치를 위한 비계의 설치와 해체공사를 위 김길석에게 하도급을 준 사실이 인정된다.

하도급자인 피고 회사가 하수급자인 위 김길석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위 김길석의 과실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이 있다고 하려면, 피고 회사가 위 김길석의 공사에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내용이 확정된 후에 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비계설치 및 해체공사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내용을 석명하여 이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막연히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는 증언만으로 피고가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설시하여 피고에게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것은 심리미진이나 이유불비, 도급인의 사용자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하겠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그 이유있으므로 과실상계에 관한 상고이유는 판단할 것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박우동 김상원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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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0.11.1.선고 90나24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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