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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9. 28. 선고 90도602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업무방해,노동쟁의조정법위반,업무상배임][공1990.11.15.(884),2243]
판시사항

가.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중재의 개시), 제31조 (중재시 쟁의행위의 금지)가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규정인지 여부(소극)

나. 중재위원회의 중재대상인 노동쟁의에 이익분쟁과 권리분쟁이 모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다. 지하철공사 노조원들이 쟁의행위로서 한 사무실 점거에 의한 업무방해행위, 무임승차운행에 의한 배임행위, 재물손괴에 의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행위의 위법성 유무(적극)

라. 실행행위에 관여하지 아니한 공범자의 죄책

판결요지

가. 노동위원회가 중재를 행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와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된 때에는 그 날로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같은 법 제31조 가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노동쟁의조정법 제2조 의 노동쟁의의 정의에서 말하는 "노동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간의 주장"이란 개별적 노동관계와 단체적 노동관계의 어느 것에 관한 주장이라도 포함하는 것이고, 그것은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상의 권리의 주장(권리쟁의)과 그것들에 관한 새로운 합의의 형성을 꾀하기 위한 주장(이익쟁의)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므로 중재위원회의 중재대상에는 이익분쟁과 권리분쟁이 모두 포함된다.

다.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하나인 쟁의권행사는 그것이 정당한 때에 한하여 형법상의 위법성이 부정되어 처벌되지 않는 것이나 지하철공사노동조합원의 공사사무실 점거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 무임승차운행에 의한 배임행위, 재물손괴에 의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행위 등은 어느 것이나 폭력이나 파괴행위로서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므로 위법한 행위이다.

라. 공동정범의 주관적 요건인 공모는 공범자 상호간에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족한 것이고, 공범자 전원이 동일한 일시, 장소에서 모의하지 아니하고 순차적으로 그리고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져도 공범관계는 성립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7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피고인 2,3에 대하여)

변 호 인

변호사 최병모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 4, 5, 6, 7, 8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는 노동위원회가 중재를 행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동 제31조 는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된 때에는 그 날로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각 규정이 소론과 같이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 당원 1990.5.15. 선고 90도357 판결 1990.5.25.자 90초52 결정 참조). 논지는 이유없다.

그리고 노동쟁의조정법 제2조 의 노동쟁의의 정의에서 말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간의 주장"이란 개별적 노동관계와 단체적 노동관계의 어느 것에 관한 주장이라고 포함하는 것이고, 그것은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상의 권리의 주장(권리쟁의)뿐만 아니라 그것들에 관한 새로운 합의의 형성을 꾀하기 위한(이익쟁의)도 포함돤다고 함의 앞에서 인용한 당원의 전해이다.

소론은 위의 견해와는 달리 중재위원회의 중재대상은 이른바 이익분쟁에 한하는 것이고 이 사건에서와 같은 이른바 권리분쟁은 포함되지 않는 것임을 전제로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이 부적법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는 터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2)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하나인 쟁의권행사는 그것이 정당할 때에 한하여 형법상의 위법성이 부정되어 처벌되지 않는 것이고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해석될 수 없는 것이다. 원심설시 피고인들의지하철공사 사무실점거에 의한 업무방해행위, 무임승차운행에 의한 배임행위, 재물손괴에 의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행위 등은 어느것이나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한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적시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판시 범행에 관한 범의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법리오해, 채증법칙위배,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위 피고인은 공소범행에 가담하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으며 1989.2.28.(2.29.는 오기로 보인다) 장인의 장례식관계로 경북 영주에 있었다고 변소하고 있고,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 3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위피고인은 공소범행에 가담하거나 이를 결정한 노조간부들의 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없고 당시 자신은 노조측이 지하철공사측에 제시할 근무형태변경안을 작성하기 위하여 용답동 노조사무실에서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변소하고 있고 원심증인 공소외 1, 김연환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도 위의 변소를 뒷받침하고 있어 결국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데 귀착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2) 먼저 피고인 2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을 보면, 이 사건 업무방해행위는 1989.2.28. 11:00경지하철공사 본관 앞 마당에서 조합원 1,700여명이 모여 개최된 노조탄압 및 합의각서 미이행규탄 조합원총회에서 노조위원장 공소외 1이 "지금부터 지하철공사 전 건물을 점거하여 정상근무를 마비시킨다" "2.28.부터 3.4.까지 각 지부별로 교대로 점거를 계속하고 정문에는 바리케이트를설치하여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등의 지시를 하고, 이에 따라 노조원들이 위 공사사무실 안으로 몰려 들어가 그곳에서 근무중이던 직원들은 강제로 몰아내고, 같은 해 3.3.까지 그 사무실을 점거하여 위 공사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서 당시 지하철노조 승무지부장이던 피고인 2는 같은 해 2.28.까지는 경북 영주에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위 조합원총회에는 참석하지 못하였으나 같은 해 3.1. 저녁에 상경하여 성수승무소 지회장이던 오영명으로부터 공소외 1의 지시에 따라 3.2. 설비지부와 승무지부가 공동으로 본사에서 농성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3.2. 11:00경 승무지부 조합원 150여명을 지휘하여 위 공사 본관 6층 경영상황실로 들어가 그때부터 다음날 11:00경까지 그 사무실을 점거하여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를 부르는 등 사무실점거농성행위를 주도하였음을 경찰, 검찰에서 자백하였음이 기록상 뚜렷하고, 그에 대한 보강증거도 충분하므로 위 피고인에 대하여서는 마땅히 유죄가 선고되었어야 할 것이다.

(3) 다음 피고인 3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을 보면,이 사건 재물손괴행위는 1989.3.3. 21:00경부터 같은 날 24:00까지 개최된 확대간부회의에서 세운 구체적 행동계획에 따라 3.4. 12:00 위 공사 본관 앞 마당에서 제2차 비상조합원총회를 진행한 후, 소위 청소투쟁을 실시하라는 공소외 1의 지시선동에 따라 위 피고인 등 노조간부들이 노조원들을 인솔하여 위 공사 본관 건물 각층으로 난입하여 노조원들과 함께 책상, 의자 캐비넷등 사무실 집기를 닥치는 대로 뒤엎어 부수고, 미리 준비한 적색페인트 스프레이 40여개로 복도계단과 사무실벽 등 200여군데에 "노동해방", " 공소외 2퇴진" "독재타도" 등의 구호를 낙서함으로서 수리비 4,290만원이 소요될 정도로 위 지하철공사 소유의 재물을 손괴하였다는 것으로서 피고인들 전원에 대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공동정범으로 공소제기되었음이 명백하다.

공동정범의 주관적 요건인 공모는 공범자 상호간에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족한 것이고, 공범자 전원이 동일한 일시, 장소에서 모의하지 아니하고 순차적으로 그리고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져도 공범관계는 성립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공모가 이루이진 이상 실행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지는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지하철노조파업은 1989.2.3. 공소외 1이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된 후 합의각서이행, 공소외 2 사장 퇴진 등의 요구조건을 내세우고 전개된 일련의 행위로서 노조위원장 공소외 1의 주재하에 피고인들을 비롯한 노조간부회의에서 토론을 거쳐 결정되었던 것으로 피고인 3은 위 노조총무부장으로서 이 사건 지하철노조파업을 적극지지, 동조해온 사실을 알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 피고인은 농성기간 중이나 쟁의기간 중 위 노조에서설치 운영한 상황실의 요원으로서 용단동 노조사무실에 있으면서 전화상으로 수시 보고되는 상황을 기록하고 노조원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함과 아울러 노조측이 지하철공사측에 제시할 근무형태 변경안을 작성하기위한 자료를 준비하느라 위 확대간부회의나 제2차 비상조합원총회에 참석하지 못하였으며, 위 청소투쟁이 실시된 현장에 가지 못하였으나 위 청소투쟁이 실시되기 바로 전인 3.4. 09;00경 공소외 1로부터 청소투쟁시 지하철공사 본관 건물 내에 구호를 쓰는데 사용할 적색페인트 스프레이 40개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고 성명불상 노조원에게 5만원을 주어 이를 구입하도록 한 사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위 피고인은 나머지 피고인들을 포함한 공범자들과의 사이에 이 사건 재물손괴행위의 공동실행에 관한 의사의 결합이 있었다고 하여야 할 것이므로 위 피고인은 그 실행행위에 가담한 바 없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4)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피고인 2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3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 것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아니면 공모공동정범에 관한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는 판결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있고, 이처럼 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만 파기사유가 있으나 동 죄는 그 나머지 유죄로 인정된 죄들과 사이에 실체적경합범의 관계에 있으므로 당원으로서는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의 전부를 파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그 나머지 피고인들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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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형사지방법원 1989.12.16.선고 89노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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