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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10. 26. 선고 87다카1279 판결
[토지인도][공1987.12.15.(814),1780]
판시사항

권리남용의 요건

판결요지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데 있을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한 비록 그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입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권리남용이라 할 수 없다.

원고, 상 고 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5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임야는 동쪽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대부분이 인접한 토지사이의 골짜기 및 가파른 비탈로 되어 있어 경제적 가치가 희박한 땅이고 이 사건 임야의 전소유자인 소외인도 약 36년 전에 한번 현장에 온 외에는 이 사건 임야위에 과목이 식재되어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을 만큼 방치된 상태에 있었고, 피고들은 모두 그 선대때부터 이 사건 임야위에 과목을 심어 1년에 금 600,000원 내지 금 700,000원 상당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었으며 원고 또한 한동네에 살고 있는 관계로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위 소외인에게 이 사건 임야의 매도를 권유하여 1985.2.4 이를 금 720,000원에 매수한 후 소유자임을 내세워 피고들에게 위 과목의 제거를 요구하고 있는 사실, 1986.12.1 현재지상물(과수목)이 없는 상태로의 이 사건 임야의 시가는 금 1,213,140원 정도인데 피고들이 소유하고 있는 이 사건 과목들의 총 시가는 금 2,753,000원정도로감정평가 되고 원고와 피고들은 이 사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수차례에 걸쳐 합의를 시도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임야의 매수를 희망하는 피고들에 대하여 터무니없이 비싼 금 12,000,000원을 요구하면서 피고들이 원고의 제의를 수락하지 못하자 이 사건 제소에 이르게 된 사실, 이 사건 임야는 그 지형, 지세, 위치로 보아 이 사건 과목들이 제거된다 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과수원이나 목축장으로 적합하지 아니한 반면에 이 사건 과목을 제거하는 경우 피고들로서는 그 제거에 상당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유실수 재배로 인한 정기적인 수익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되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그에 터잡아 이 사건 임야의 위치, 지형, 시가, 원고의 매수경위와 가격, 이 사건 과목이 식재된 경위, 그 수량 및 가격, 원고의 이 사건 제소경위 등을 종합하여 40여년 이상 아무런 방해없이 이 사건 임야 위에 이 사건 과목을 재배하여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왔던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임야에 대한 객관적으로 타당성 있는 대체사용목적도 없이 그 과목의 제거와 그 부지의 인도를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필경 권리의 행사의 이름을 빌어 이 사건 임야의 사용수익보다도 피고들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피고들에게 비싼 값에 이 사건 임야를 매도하려는데 그 진정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어 이는 권리의 사회성에 반하여 권리의 행사로서는 용인될 수 없는 소유권행사의 남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비록 그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입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권리남용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 당원 1986.7.22. 선고 85다카2307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매수한 이 사건 임야의 지형과 지세가 비록 판시와 같이 가파른 비탈이고 골짜기 형세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들이 여기에 판시와 같이 과목을 심어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라면, 이것을 경제적 가치가 희박한 쓸모없는 땅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며, 또 원고의 이 사건 임야매수경위가 판시와 같다하여 원고의 그 매수행위를 불법시 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임야를 정당하게 매수하여 그 소유권을 취득한 이상 원고는 그 토지를 사용수익할 권리와 이익이 있다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는 동리에 인접한 일단의 임야로서 그 면적이 5,950평방미터(6반보)나 되는 것이고 원고는 여기에 과수목을 심기 위하여 매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임야를 정당한 사용목적도 없이 매수한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지울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더욱이나 원심이 확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임야에 있는 피고들의 과목이 모두 권원없이 식재된 것인 이상 비록 판시와 같이 원. 피고들간에 매매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또 피고들이 판시 유실수 과목을 제거당하면 상당한 수익상실의 손해를 입게 되는 사정이 있다하여 원고가 이 사건 임야의 소유자로서 그 소유권의 방해배제를 위하여 거기에 권원없이 식재된 이 사건 과목 등의 수거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권리행사를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과 손해를 입히려는데 그 목적이 있을 뿐 원고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고, 또 객관적으로도 이것이 권리의 사회성에 반하여 용인될 수 없는 것에 해당한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권리의 남용이라 하여 배척한 것은 권리남용의 법리를 오해하여 그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그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윤일영 최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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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청주지방법원 1987.5.8.선고 86나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