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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5. 11. 12. 선고 85도1893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공1986.1.1.(767),78]
판시사항

간선도로의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신호가 적색인 경우 동 교차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운전자의 주의의무 정도

판결요지

교통이 빈번한 간선도로에서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등이 적색으로 표시된 경우, 자동차운전자에게 보행자가 동 적색신호를 무시하고 갑자기 뛰어나오리라는 것까지 미리 예견하여 운전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까지는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최병륜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발생의 경위를 다음과 같이 인정하고 있다.

즉 이 사건 사고당시 피해자는 청량리 시장근처 술집에서 공소외 김순례와 2홉들이 소주 2병을 나누어 마신 다음 사고장소인 횡단보도에 이르러서 그 곳의 보행자 신호등이 적색이었고 차량의 왕래가 아주 빈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적색신호를 무시한 채 갑자기 뛰어 나가다 때마침 이 사건 교차로에서 시속 30키로미터로 좌회전을 하여 위 횡단보도를 지나가던 위 사고버스의 전면에 충돌한 사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갑자기 뛰어드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급제동조치를 취하였으나 그 진행력으로 인하여 충돌을 피하지 못한 사실을 각 인정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여 보아도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등이 적색으로 표시된 경우는 보행인은 신호를 위반하여 길을 건너서는 아니 됨으로 피고인으로서는 이러한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인이 신호를 위반하여 횡단하지 아니하리라고 기대함은 당연하고, 보행자가 적색신호를 무시하고 갑자기 뛰어나오리라는 것까지 미리 예견하여 운전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볼 수는 없고 또 이 사건 현장 부근은 차량통행과 보행인의 통행이 매우 번잡한 곳이고 사고시간 당시에는 술에 취한 보행인이나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이 택시나 버스를 타기 위하여 차도까지 내려오는 것이 예견된다고는 하더라도 이 사건과 같은 교통 빈번한 간선도로에서 횡단금지의 적색신호인데도 무모하게 버스앞을 뛰어 횡단하려 하는 아주 드문 경우까지를 예견하고 이에 대치할 것을 요구함과 같은 것은 자동차운전자에 대한 통상의 주의의무의 정도를 넘는 과대한 요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원심이 위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과실책임을 물을 수 없다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의 위법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기(재판장) 정태균 이정우 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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