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종중의 대표자의 선임과 종중총회의 소집에 관한 일반관습
나. 종중으로부터 문중재정서류 정리등을 위임받은 준비위원의 임시종중총회의 소집권한 유무(소극) 및 위 준비위원의 회합에서 선출된 대표자가 적합한 대표자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종중대표자의 선임은 종중규약이나 종중관례에 따르되 종중규약이나 종중관례가 없을 때에는 종장 또는 문장이 종원 중 성년이상의 남자를 소집하여 과반수결의로 선출하는 것이 일반 관습이며 평소에 종장이나 문장이 선임되어 있지 아니한 때에는 현존하는 연고항존자가 문장이 되어 총회를 소집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러한 소집권한이 없는 자가 소집한 총회의 결의는 부적법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나. 종중이 시제 후에 관례적으로 개최한 총회에서 준비위원 3인을 선임하여 이들에게 종손 명의로 된 문중 재정서류정리 등 4개항의 처리를 위임하기로 결의하였지만 임시 종중총회의 소집권한까지는 위임한 바 없다면 이들 중에 문장이 포함되어 있다거나 또는 문장으로부터 그 소집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이 한 임시종중총회소집은 부적법한 것이어서 그 총회의 결의는 효력이 없고, 또한 종중총회가 아닌 위와 같은 준비위원의 회합에서 선임한 대표자를 적법한 종중의 대표라고 볼 수도 없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순흥안씨 찬성공파 범서문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정수
피고, 상고인
안재용 외 3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재식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들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종중이 1972.11.21.(음력 10.15.) 시제후 관례적으로 개최하는 종중총회에서 준비위원을 선임하고 이 준비위원들이 1973.2.5.자 임시종중총회를 소집 개최하여 그 총회에서 소외 안 영학을 회장으로 선임하였으며, 위 안영학이 원고종중을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종중 업무를 처리하여 오다가 1985.9.15. 임시종중총회를 개최하여 종중의 회칙을 통과시키고 회장으로 소외 안영규를 선출하였으나 위 임시총회는 통지의 누락등 소집절차상의 문제가 있어 전 회장인 안영학과 새로 선출된 위 안영규의 공동명의로 1986.4.27.자 임시종중총회를 소집 개최하여 위 안영규를 회장으로 다시 선출한 사실을 인정하고 소외 안 영규를 원고종중의 적법한 대표자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종중대표자의 선임은 종중규약이나 종중관례에 따르되 종중규약이나 종중관례가 없을 때에는 종장 또는 문장이 종원 중 성년이상의 남자를 소집하여 과반수결의로 선출하는 것이 일반 관습이며 평소에 종장이나 문장이 선임되어 있지 아니한 때에는 현존하는 연고항존자가 문장이 되어 종회를 소집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러한 소집권한이 없는 자가 소집한 총회의 결의는 부적법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먼저 원심이 채용한 갑제10호증의2(회의잡기록내용) 기재내용을 살펴보면, 원고종중이 시제후에 관례적으로 개최한 1972.11.21.자 종회에서 준비위원 3인을 선임하여 이들에게 종손명의로 된 문중재정서류 정리 등 4개사항의 처리를 위임키로 결의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들에게 임시종중총회의 소집권한까지 위임하였다고 볼 근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들 중에 문장이 포함되어 있다거나 또는 문장으로부터 그 소집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볼 만한사정이 없는 한 이들이 한 임시종중총회 소집은 부적법한 것이어서 그 총회의 결의는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또 위 갑제10호증의2 기재에 의하면, 소외 안영학은 원심판시와 같이 1973.2.5.자 임시종중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것이 아니라 1972.12.18.자 회의에서 회장으로 선임되었는 바, 이 회의의 참석인원은 발기위원 3인과 소외 안문진 등 4인에 불과한 점, 창립총회소집일을 별도로 1973. 음력 1.6.로 정한 점, 총회소집통지서에서 위 1972.12.18.자 회의에서 결정한 초안을 거문적(문중전체적)으로 가결하기 위하여 총회를 개최코자 한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는 점등에 비추어 보면 위 1972.12.18.자 회의는 종중원의 총회가 아니라 발기위원 즉 1972.11.21.자 총회에서 선임된 준비위원의 회합으로 보여지므로, 이러한 종중총회가 아닌 회합에서 선임한 대표자를 적법한 종중의 대표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점들을 좀더 살펴보고 원고종중 대표자의 대표권유무를 가려 보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름이 없이 위와 같이 판단하고 말았음은 종중의 대표자 선임에 관한 법리오해와 증거판단의 잘못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락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