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전고법 2014. 9. 26. 선고 2014노170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인정된죄명:업무상배임)] 확정[각공2015상,83]
판시사항

[1]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는 수개의 행위가 포괄일죄로 평가됨으로써 재산상 이득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의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그 범죄의 고의 유무를 판단할 때 유의할 사항

[2] 갑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을 대학교의 경리담당 직원인 피고인이, 자신이 관리하는 을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상품권을 구입한 후 다시 판매하고 받은 대금으로 자신의 대출금 채무 등을 변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갑 법인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전월(전월)의 법인카드대금을 결제하기 위한 현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다시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상품권을 구입한 후 환가하여 카드대금 변제에 사용한 일련의 행위는 불법이득의사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없는 등 이 부분에 대하여는 업무상배임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일정액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에 따라 형벌도 가중되는 만큼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는데,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는 수개의 행위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하에 일정기간 계속적으로 행하여져 포괄일죄로 평가됨으로써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의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그 범죄의 고의 유무에 관련하여 포괄일죄에서의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에 착안하여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가 부수적인 것인지 여부도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

[2] 갑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을 대학교의 경리담당 직원인 피고인이, 자신이 관리하는 을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 51장을 이용하여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다시 판매하고 받은 대금으로 자신의 대출금 채무 등을 변제하거나 위 법인카드를 음식점 등에서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갑 법인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상품권을 구입한 주된 목적은 전월(전월)에 발생한 법인카드대금을 결제하기 위한 것으로, 상품권 구입 직후 이를 상품권 매매업소에 판매하여 일정한 할인율(약 5~7%)을 공제하고 받은 현금으로 전월에 발생한 법인카드대금을 지속적으로 변제하여 온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전월의 법인카드대금을 결제하기 위한 현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다시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환가하여 카드대금 변제에 사용한 일련의 행위(일명 돌려막기)는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한 불법이득의사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또 그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갑 법인에 어떠한 손해를 입혔다고 할 수도 없어 이 부분에 대하여는 업무상배임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이선영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조수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하여 이를 할인한 다음 대부분 전월의 상품권 구입 법인카드대금을 결제하였고, 최종적으로 피고인이 결제하지 못한 법인카드대금은 589,328,381원이며, 그중 타 부처에서 사용한 법인카드대금 189,951,694원을 대위변제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실제로 미결제한 금원은 399,376,687원(=피고인이 결제하지 못한 법인카드대금 589,328,381원 - 피고인이 대위변제한 189,951,694원)에 불과하며 위 금액이 배임액으로 의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사후에 손해가 회복되었어도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배임액을 7,848,015,981원이라고 판시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징역 4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학교법인(이하 ‘공소외 법인’이라 한다)에서 운영·관리하는 ○○대학교 사무처 산하 경리팀의 팀원 또는 경리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8. 3. 1경부터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의 발급, 보관, 배부, 카드대금 청구서의 수령 및 각 부서 배부 업무와 지출결의에 따른 지출확정업무, 법인카드 청구대금 결제계좌의 관리 및 통장 보관, 교비회계의 수입과 지출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 51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업무에 필요한 경우에만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위배하여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 51장을 이용하여 2009. 9. 23.경부터 2013. 4. 25.경까지 총 2,635회에 걸쳐 합계 8,007,840,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상품권 매매업소에 판매하고 받은 대금 중 7,817,888,306원으로 자신의 대출금 채무 및 신용카드 대금 등을 변제하고(위 판매대금 중 나머지 189,951,694원은 ○○대학교 일부 부서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후 지출결의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카드사용대금을 피고인이 대신 변제하는 데 사용되었다), 2009. 4. 20.경부터 2013. 2. 28.경까지 업무와 무관하게 음식점 및 주점 등을 이용한 후 총 518회에 걸쳐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로 합계 30,127,675원 상당을 결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합계 7,848,015,981원(=7,817,888,306원 + 30,127,675원)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공소외 법인에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나. 관련 법리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되어 성립되는 것이며, 그 행위자가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도 있는 경우에는 주된 의사가 어느 것인가를 판별하여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지 않는다면 본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8도1523 판결 등 참조).

한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일정액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에 따라 형벌도 가중되는 만큼 그 재산상 이익의 가액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는바(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는 수개의 행위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하에 일정기간 계속적으로 행하여져 포괄일죄로 평가됨으로써 그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의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그 범죄의 고의 유무에 관련하여 포괄일죄에서의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에 착안하여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가 부수적인 것인지 여부도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다. 원심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대학교 명의의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상품권을 구입함으로써 피해자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초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피고인이 위 상품권을 판매한 대금을 법인카드대금 결제에 사용하였다 하여도 이는 정상참작사유가 됨은 별론으로 하고 이미 성립한 배임죄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므로,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합계 7,848,015,981원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라. 당심 판단

(1) 인정 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법인 운영의 ○○대학교 사무처 산하 경리팀의 팀원 또는 경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 51장을 이용하여 2009. 9. 23.경부터 2013. 4. 25.경까지 총 2,635회에 걸쳐 합계 8,007,840,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하였다.

② 피고인이 위와 같이 상품권을 구입한 주된 목적은 전월(전월)에 발생한 법인카드대금을 결제하기 위한 것으로, 상품권 구입 직후 이를 상품권 매매업소에 판매하여 일정한 할인율(약 5~7%)을 공제하고 받은 현금으로 전월에 발생한 법인카드대금을 지속적으로 변제하여 왔다.

③ 피고인은 위와 같이 할인한 상품권판매대금으로 법인카드대금 7,448,530,294원을 결제하였고, 최종적으로 결제하지 못한 법인카드대금은 589,328,381원이다.

④ 피고인은 위 상품권 할인대금 중 189,951,694원으로 ○○대학교 일부 부서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후 지출결의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카드사용대금을 대신 변제하는 데 사용하였다.

⑤ 피고인은 2009. 4. 20.경부터 2013. 2. 28.경까지 업무와 무관하게 음식점 및 주점 등을 이용한 후 총 518회에 걸쳐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로 합계 30,127,675원 상당을 결제하였다.

(2)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전월의 법인카드대금을 결제하기 위한 현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다시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환가하여 카드대금 변제에 사용한 일련의 행위(일명 돌려막기)는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한 불법이득의사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또 그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피해자 공소외 법인에 어떠한 손해를 입혔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법인에 가한 손해액(배임액)은 피고인이 최종적으로 결제하지 못한 법인카드대금 589,328,381원에서 피고인의 책임 없이 발생한 타 부서의 법인카드대금을 대위변제한 189,951,694원을 공제한 금액에 피고인이 음식점 등에서 사적으로 사용한 법인카드대금 30,127,675원을 합한 429,504,362원(=589,328,381원 - 189,951,694원 + 30,127,675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429,504,362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업무상배임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하여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배임죄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법원은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직권으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볼 때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사안이 중대하여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법원으로서는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할 것인데(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도9268 판결 참조), 이 사건 공소장에 기재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범죄사실에는 업무상배임의 범죄사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피고인을 업무상배임죄로 처벌하더라도 피고인에게 불의의 처벌을 가하거나 그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으므로, 직권으로 공소장 변경 없이 축소사실인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6. 3. 1.경부터 2010. 2. 28.경까지는 피해자 공소외 법인에서 운영·관리하는 대전 (이하 생략)에 있는 ○○대학교 사무처 산하 경리팀의 팀원으로 근무하였고, 2010. 3. 1.경부터 2013. 5. 31.경까지는 경리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8. 3. 1.경부터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의 발급, 보관, 배부, 카드대금 청구서의 수령 및 각 부서 배부 업무와 지출결의에 따른 지출확정업무, 법인카드 청구대금 결제계좌의 관리 및 통장 보관, 교비회계의 수입과 지출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 51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업무에 필요한 경우에만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위배하여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 51장을 이용하여 2009. 9. 23.경부터 2013. 4. 25.경까지 총 2,635회에 걸쳐 합계 8,007,840,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상품권 매매업소에 판매하고 받은 대금 중 7,448,530,294원을 피해자 법인카드결제계좌에 입금하고, 위 판매대금 중 189,951,694원은 ○○대학교 일부 부서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후 지출결의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카드사용대금을 대신 변제하는 데 사용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09. 4. 20.경부터 2013. 2. 28.경까지 업무와 무관하게 음식점 및 주점 등을 이용한 후 총 518회에 걸쳐 ○○대학교 명의 법인카드로 합계 30,127,675원 상당을 결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합계 429,504,362원[법인카드대금 중 최종 미결제 금액 589,328,381원(8,007,840,000원 - 7,448,530,294원) - 대위변제금액 189,951,694원 + 음식점 등에서 사용한 카드대금 30,127,675원]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공소외 법인에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양형의 이유

1.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 ~ 10년

2. 양형기준의 적용

[권고형의 범위]

제2유형(1억 원 이상 ~ 5억 원 미만) 〉 기본영역(1년 ~ 3년)

[특별양형인자]

없음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피고인이 다년간 법인카드 관리자의 지위에서 업무에 위배하여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4억 원이 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한 점,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행을 대체로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돌려막기식의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대부분의 손해는 상품권 할인율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여 피고인의 이익은 위 손해액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24년간 피해자 운영의 ○○대학교에서 성실히 근무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범행의 경위, 범행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위 2.의 가.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피고인이 합계 7,848,015,981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공소외 법인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음을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429,504,362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앞서 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인에 대하여 위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는 판시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이 부분에 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이원범(재판장) 김진선 장민석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