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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서울고법 2010. 10. 29. 선고 2010노2052 판결
[변호사법위반] 상고[각공2011상,78]
판시사항

피고인이 공무원 승진 청탁 사례금 명목으로 1억 원을 교부받았다는 구 변호사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공여자 등의 진술은 모두 믿기 어렵고, 그 밖의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갑으로부터 공무원 승진 청탁 사례금 명목으로 1억 원을 교부받음으로써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구 변호사법(2007. 3. 29. 법률 제83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최초 검찰에서부터 항소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위와 같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고,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공여자 갑 등의 진술은 모두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이 서로 일치하지 않거나 일관성이 없고 객관적 사실과도 맞지 않아 그 신빙성이 없고, 그 밖의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한데도, 이와 달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김기문

변 호 인

변호사 정성호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평소 동두천, 의정부 지역 국회의원 및 보좌관들과 수시로 통화하고 공소외 1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칭하는 등으로 정치인들과의 친분관계를 과시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2006. 1.경 동두천시 생연동에 있는 예지원 식당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공소외 2로부터 “지금이 해양수산부 인사철인데, 공소외 1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에게 부탁해서 해양수산부 인천항건설사업소장(3급)으로 파견근무 중인 내 친구 공소외 3을 해양수산부 국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는 “ 공소외 1 의원에게 부탁하면 현재로서는 안 되는 일이 없다. 그리고 내가 공소외 1 의원 외에 여러 국회의원들과 친분관계가 있다. 실세인 공소외 1 의원 등에게 부탁을 해서 국장으로 승진시켜 주겠다.”고 하면서 청탁 사례금 명목으로 위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건네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외 2 등의 진술에 의할 때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1년 및 추징 1억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정한 징역 1년 및 추징 1억 원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4. 당심의 판단

가. 피고인은 최초 검찰에서부터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없다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공소외 2, 4, 5의 진술이 있으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들의 진술은 모두 믿기 어려워 결국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공소외 2 및 공소외 4의 진술 내용 및 신빙성 판단

(1) 공소외 2는 검찰에서, “자신의 친구인 국토해양부 소속 공무원 공소외 3의 승진 청탁을 위하여 조카인 공소외 5에게 현금으로 1억 원을 빌려 2006. 1. 말경 오후 6시 무렵 공소외 4와 함께 위 예지원 식당에 가서, 3명이 함께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나올 때 공소외 4로 하여금 1억 원이 든 돈 가방을 피고인에게 건네주었고, 그 후 2006. 2. 23. 동두천농협 광암지점에서 동두천시 광암동 소재 나인클럽 건물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아 공소외 4에게 심부름을 시켜 공소외 5에게 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원심법정에서는 “예지원 식당에 간 시각이 점심 12시경이고 피고인은 돈을 교부받고 식당을 떠나 공소외 2와 공소외 4 2명만 식사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한편 공소외 4 주1) 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과 함께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피고인에게 돈을 건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서로 1억 원 교부 당시의 상황에 대한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다.

(2) 공소외 2는 농협에서 대출받은 1억 원으로 공소외 5에게 1억 원을 변제하였다고 주장해 왔으나, 당심의 동두천농협 광암지점, 르노삼성자동차 주식회사 및 농협중앙회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등에 의하면, 공소외 2는 2006. 2. 15. 동두천농협 광암지점에서 직접 일반대출 신청을 하여 2006. 2. 23. 1억 원을 대출받아 공소외 2 명의의 대출금 계좌인 201141-61- (이하 생략) 계좌를 거쳐 공소외 2 명의의 입출금 계좌인 201141-51- (이하 생략) 계좌로 입금받은 후, 즉시 자동차 구입대금으로 르노삼성자동차 주식회사 명의의 국민은행 405901-01- (이하 생략) 계좌로 30,200,000원, 해진건설 주식회사 직원인 공소외 6 명의의 농협중앙회 인천중앙지점 566-12- (이하 생략) 계좌로 69,800,000원을 각 입금한 사실( 공소외 6은 그 후 공소외 2의 처인 공소외 7에게 5회에 걸쳐 4,980만 원을 송금하였다)이 인정되는바, 위 대출거래내역 등에 의하면, 공소외 2가 농협으로부터 1억 원을 대출받아 공소외 5에게 1억 원을 변제하였다는 진술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한편 공소외 2는 당심에서 그동안의 진술을 변경하여 해진건설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1억 원으로 공소외 5에게 변제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1억 원 변제 경위에 관한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3) 공소외 2는 원심법정에서, “2003년경 피고인에게 박모 장군의 승진 청탁을 하고 돈을 주었으나 잘 되지 않았는데 다시 2006년 피고인에게 이 사건 승진 청탁을 하고 돈을 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2005년 겨울경에 공소외 1 국회의원의 장모상이 있었고 그 장지가 동두천이었는데 피고인이 저에게 공소외 1 국회의원이 동두천에 와 있으니 찾아와서 인사도 하고 얼굴도장도 찍으라고 하며 전화를 하였는데, 피고인의 전화를 받고 난 후 TV에 공소외 1 국회의원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피고인의 말을 믿게 되어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청탁을 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으나, 공소외 1 국회의원의 장모상은 2003. 4. 29.로 객관적인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4) 공소외 2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형편에 있지도 아니하였는데 주2) , 공소외 3의 승진 청탁을 위해 공소외 5로부터 급하게 1억 원을 빌리면서까지 공소외 3을 위해 승진 청탁을 할 특별한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고 주3) , 그러한 사실을 공소외 3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5) 이상에서 본 이유로, 2006. 1.경 피고인에게 1억 원을 교부하였다는 공소외 2 및 공소외 4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다. 공소외 5의 진술 내용 및 신빙성 판단

공소외 5는 위 1억 원을 마련하게 된 경위 및 반환받은 경위에 대하여, 검찰에서, “2006. 1. 말경 은행에서 인출한 돈과 제가 땅을 팔아서 보유하고 있던 돈을 합하여 1억 원을 현금으로 빌려주었고, 2006. 2. 말경에 공소외 2나 공소외 4로부터 직접 1억 원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하였다가, 당심법정에서는 다소 구체적으로, “남인천농협 남촌지점에서 3,000만 원을 인출하고, 토지를 팔아서 가지고 있던 7,000만 원(처음에는 토지수용보상금으로 7,000만 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였다가 보상받은 토지의 지번을 묻자 토지를 팔아서 가지고 있던 돈이라고 진술을 변경하였고, 다시 매도한 토지의 지번을 묻자 인천 남동구 남촌동 (이하 생략) 외 여러 필지의 토지를 팔았다고 증언하였다)을 합하여 1억 원을 공소외 2에게 빌려주었고, 2006. 2. 말경 공소외 2와 공소외 4가 함께 현금으로 1억 원을 가지고 와서 변제받았다“고 진술하였는데, 당심의 남인천농협 남촌지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등기부등본 기재에 의하면, 공소외 5는 2006. 1. 1.부터 2006. 3. 15.까지 사이에 남인천농협 남촌지점에서 금융거래한 내역이 전혀 없고, 위 남촌동 (이하 생략) 토지는 공소외 5의 소유였던 적이 없었으며 1999. 11. 24. 인천광역시 남동구청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을 뿐인 사실을 알 수 있어, 공소외 5의 위 1억 원을 마련한 경위에 관한 진술 내용을 쉽사리 믿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5는 공소외 2로부터 1억 원을 돌려받은 후 그 사용 내역 등에 대하여도 납득할 만한 진술을 하지 주3) 못하였다 .

따라서 공소외 5의 진술 역시 믿기 어렵다.

라. 그 밖에 공소외 9의 진술 및 수사보고서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마.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무죄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1.항 기재와 같은바, 위 4.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석(재판장) 황문섭 한경환

주1) 공소외 4는 공소외 2의 먼 친척 동생으로, 2001년부터 2006년 3월까지 공소외 2가 운영하는 동두천시 광암동 소재 나인클럽의 지배인이었다.

주2) 공소외 2는 당심법정에서, “인천시 남촌동에 시가 3억 원 상당의 집 한 채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고, 그 외 다른 예금 자산은 없으며, 지금과 2006년 당시를 비교하면 재산상황에 별다른 변동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주3) 공소외 2는 승진 청탁 동기와 관련하여 검찰에서, 친구인 공소외 3이 해양수산부 국장이 되면 자신이 건설업을 하는데 업무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공소외 3을 도와 주려고 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115쪽).

주4) 공소외 5는 당심법정에서 “위 1억 원을 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현금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토지구입 등 사업자금에 사용하였다. 그런데 구입한 토지의 지번 및 평당 가격 등은 잘 모른다”고 진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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