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다213353 부당이득금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1. A
2. B
3. C.
피고피상고인겸상고
인
고양시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8. 선고 2014나6076 판결
판결선고
2015. 9. 10.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부동산의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여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추정은 지적공부 등의 관리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점유자가 스스로 매매 또는 증여와 같이 자주점유의 권원을 주장하였으나 이것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원래 자주점유의 권원에 관한 입증책임이 점유자에게 있지 않은 이상 그 주장의 점유권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거나 또는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다2806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점유의 경위와 용도, 국가 등이 점유를 개시한 후에 지적공부에 그 토지의 소유자로 등재된 자가 소유권을 행사하려고 노력하였는지 여부,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이용 또는 처분관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국가 등이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 등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부정하여 무단점유로 인정할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0다94731, 94748 판결,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다222329, 222336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고양시 덕양구 J 토지와 G 토지가 1972년 국도39호선 도로개설공사 구간에 편입되어 현재 국도39호선의 일부로서 이용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고가 위 J 토지에 관하여 적법하게 도로에 편입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제출하지 못하고 있고, 피고가 K 토지를 적법하게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며 제출한 도로부 지매입대장에는 모지번인 위 G 토지에 대하여 보상금이 책정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소유자성명 · 보상연월일 등은 공란으로 남아있으며, 지적공부에 국가나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기재가 없고 망 H이나 원고들의 소유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피고의 자유점유의 추정은 깨어졌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각 토지 중 고양시 덕양구 J 토지(이하 '이 사건 제1토지'라 한다)는 1936. 1. 7. 경기 고양군 E 임야에서 분할된 후 1936. 1. 8. 지목이 도로로 변경되었다.가 1992, 2. 1. 행정구역명칭이 변경되었고, K 토지(이하 '이 사건 제2토지'라고 한다)는 이 사건 제1토지와 함께 위 E 임야에서 분할되고 지목이 도로로 변경된 고양시 덕양구 G 토지로부터 1992, 2. 18. 분할되었다.
2) H은 1936. 9. 26.경 이 사건 제1토지와 위 G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위 각 토지는 1972년경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시행한 국도39호선 도로개설공사 구간에 편입되어 국도39호선의 일부로서 이용되고 있다.
3) 그런데 H의 소유로서 이 사건 각 토지에 인접한 고양시 덕양구 O, P, Q 토지 역시 국도39호선에 편입되었는데, 위 토지들에 관하여는 1971. 12. 27. 국가 앞으로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다.
그리고 H이 1936. 9. 26.경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등기를 한 이래 위 각 토지에 관하여 어떠한 처분이 이루어진 바 없다. 특히 이 사건 제2토지의 분할 전 위 G 토지에 관하여는 1976. 4. 2. H의 사망을 원인으로 1977. 1. 19. 상속등기가 되었지만, 이 사건 제1토지에 관하여는 그 상속등기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4) H이나 그 상속인들은 이 사건 각 토지가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H 소유의 다른 토지들에 대하여는 국가가 매매를 통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에도, 이 사건 소 제기 이전까지 이 사건 각 토지가 도로로 사용되는 데 대하여 장기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거나 보상을 요구한 바 없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의 취득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이 사건 각 토지를 피고가 점유하게 된 경위나 점유의 용도, 위 각 토지의 처분 · 이용 · 권리 행사 관계, 인접토지의 처분 · 점유·이용관계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 각 토지의 소유권 취득을 위한 적법한 절차를 거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제1토지와 위 G 토지의 분할 및 지목 변경 경위, 이 사건 제2토지의 분할 경위, 이 사건 각 토지가 분할되고 남은 위 E 토지 등의 처분. 이용·권리행사 관계, 이 사건 제2토지의 분할 전 위 G 토지에 관하여 H의 상속인 앞으로 상속등기가 이루어질 당시의 부동산등기부 등을 통한 그 상속등기 경위 등을 심리하여 피고의 자주점유를 부정하고 무단점유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어졌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주점유의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고영한
주심대법관이인복
대법관김용덕
대법관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