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4노68 존속살해,살인,사체손괴,사체은닉
피고인
A
항소인
피고인
검사
이동현(기소), 김홍우, 최현기(공판)
변호인
변호사 AO(국선)
판결선고
2014. 7. 24.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압수된 스마트폰 2개(증 제1호), GMC 컴퓨터 본체 1개(증 제60호), AON 컴퓨터 본체 1개(증 제61호), 외장하드(제조사 : 씨게이트, 용량 500GB) 1개(증 제62호), LG 옵티머스 스마트폰 1개(증 제63호), 그린락스 2L 1병(증 제94호)을 각 몰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 양형부당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며 참회하고 있는 점, 피해자의 친족들이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만은 면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교화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점과 사형의 형벌로서의 특수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은 그 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형의 선고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 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후 비로소 사형의 선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924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장과정,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피고인은 P생으로 이 사건 범행 당시 만 29세였고, 인천에서 아버지인 Q, 어머니인 피해자 D(R생) 사이에서 2남 중 차남으로 태어나 부모 및 형인 피해자 E(S생)과 함께 넉넉하지는 않지만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하여 왔다. 피고인의 아버지가 2008. 1.경 사망하자, 피해자 D은 종전 살던 집의 매각대금과 피고인의 아버지에 관한 사망보험금 등으로 3층 주택을 매수하여 피고인과 함께 위 주택 3층에서 거주하였고, 위 주택 1, 2층을 타인에게 월세로 임대하여 임대수익 등으로 생활을 하였는데, 피고인의 아버지가 사망할 당시 피고인은 아버지의 재산에 대하여 상속재산분할을 받은 바는 없었다.
피고인은 인천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마치고 T대학 U 학과에 진학하였으며, 현역으로 24개월 동안 군복무를 마치고 2005. 11.경 만기 전역하였다. 2007.경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2009.경까지 서버관리 회사의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월급이 오르지 않아 그만 두었고, 이후부터 퀵서비스 기사로 근무해왔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피고인의 교과 성적은 양호하거나 다소 부진한 정도였고, 대체로 성품이 온순하고 착하며 예의 바르고, 능동적이며 밝은 성품으로 교우관계와 생활 자세가 좋았으며 타인에게 친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증거기록 3707쪽).
(2) 전과의 유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전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다.
(3) 피고인의 가족관계 및 피해자들과의 관계
(가) 피고인은 성장과정에서 아버지나 형에 비하여 피해자 D과 같이 집에서 많이 생활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D으로부터 애정을 많이 받고 자랐는데, 피고인의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는 피해자 D이 피고인에게 화를 자주 내는 등 자신의 감정을 더욱 표출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만 21세이던 2005. 11.경 군대를 제대한 후 2005. 12.말경 교회에서 F(V생으로 피고인과 동갑이나 생일이 빨라 학번은 피고인보다 한 해 위로 피고인은 교제 초창기에는 F를 누나라고 호칭하였다)를 만나 처음으로 깊이 있는 이성교제를 하게 되었고, 2006.경부터 약 5년간 교제를 한 후 2011. 3. 26. 결혼하였으며,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피해자 D은 피고인과 F의 교제 시작 무렵 교회에서 F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을 듣고 두 사람의 교제를 강하게 반대하였고, 이러한 반대에도 피고인과 F는 피해자 D 몰래 교제를 계속하다가 2007.경 피고인이 집에서 쫓겨나게 되자 자취방을 구하여 상당기간 동거생활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피해자 D은 2008. 1.경 피고인의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F가 헌신적으로 일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피고인과 F의 교제를 허락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피고인과 F는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피해자 D은 피고인의 결혼 무렵에 피고인 명의로 시가 1억 원 상당의 빌라를 피고인에게 마련해 주었고, 피고인과 F는 위 빌라에서 결혼생활을 하게 되었다.
(나) 그러나 피해자 D은 위 결혼 당시 혼수문제 등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었던 F와 갈등을 빚었고, 결혼 후에도 F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는데, 피고인과 F가 결혼한 직후인 2011. 5. 8. 어버이날에는 F가 값싼 음료수를 선물로 사왔다고 화를 내면서 음료수를 F에게 집어 던지기도 하고, 2012. 겨울경 F가 차에서 내려 집에 올라가 시어머니인 자신을 모시러 오지 않았다고 하며 F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서 차에서 내리라고 하였으며, 2013. 5. 8.경에는 어버이날 선물로 자신이 요구했던 전기밥솥을 선물받지 못하자 F의 친정까지 들먹이며 화를 내기도 하는 등 F에 대하여 폭언을 자주 하였다. 피해자 D은 피고인에 대하여도 2013. 5. 10. "이 개새끼야. 천벌을 받아 되져 버려라. 확 되져 버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2013. 8. 11.에는 피고인에게 "A아. 니가 어떤 길을 선택하던 나와 같이 살 순 없다. 넌 이미 나한테 씻지 못할 큰 아픔을 주었다...니가 앞으로 성실하고 열심히 살기 전에는 날 찾아오지 마라. 넌내가 가장 싫다는 여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 댓가를 너는 치뤄야 한다. 그 지지배하고 사는 한 다신 날 찾지 마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자신이 원치 않는 여자와 피고인이 결혼을 했다며 화를 많이 냈다. 이러한 피해자 D의 폭언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 D과 피고인, F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었고, F는 그로 인한 우울증 및 불면증으로 2012. 3. 3.부터 지속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기까지 하였는데(증거기록 567쪽), 피고인은 이러한 상황에 처한 아내인 F를 측 은하게 여기면서 F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F에게 의존하였으며, 피해자 D을 원망하게 되었다. 한편, 피고인은 2013. 3. 내지 4.경부터 불면증으로 정신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왔다.
(다) 피해자 E은 AP대학교를 졸업한 후 고모로부터 어학연수 비용을 지원받아 캐나다, 호주에서 2년씩 4년 동안 거주하다가 귀국하여 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 E과는 특별히 사이가 나쁘지 않았으나, 피고인의 군복무 기간, 피해자 E의 어학연수 기간 장기간 떨어져 지내며 교류가 없었던 탓으로 서로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라) F는 원래 범죄프로파일러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이를 이루지 못하였고, 생활비를 벌기 위하여 2011. 11.경부터 유흥업소 도우미로 일하기 시작하였으며, 2011.경부터 이 사건 범행 직전까지 피고인 몰래 다른 남자들과 불륜관계를 맺어 왔다.
(4)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및 동기
피고인은 자신의 월급이 풍족한 편이 아니었음에도 결혼 전·후로 소유하던 차를 5번이나 바꾸었고, F 역시 가방, 화장품, 구두 등을 많이 구입하는 등 피고인 부부는 형편에 맞지 않은 과소비 경향을 보였다. 피고인은 F와 함께 전국 각지로 여행을 다니면서 본업인 퀵서비스 일을 소홀히 하였고, 2011. 7.경부터는 도박에 빠져 F와 함께 강원랜드에 빈번하게 드나들며 많은 돈을 탕진하였다.
이로 인하여 카드 대금 및 대출금 채무가 누적되자, 피해자 D으로부터 증여받은 위 빌라를 팔아서 이를 갚기도 하였다. 피고인 및 F는 위 빌라를 처분하고 나서도 강원랜드 출입 및 사치스러운 생활을 계속하여 채무가 누적되어 피고인은 2012. 1.경에, F는 2012. 3.경에 모두 신용불량자가 되었으며, 2013. 7.경에는 카드 대금 및 대출금 채무 등 채무 합계액이 7,000만 원 상당에 이르렀고, 대출금 이자 및 각종 공과금을 연체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과 F는 2013. 7. 23. 피해자 D 몰래 피해자 명의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는 방법에 관하여 메시지를 주고 받았고, 피고인은 다음날 피해자 D의 집에 찾아가 피해자 D에게 보증을 잘못 서 사기를 당한 것처럼 가장하여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피해자 D은 이를 냉정하게 거절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D을 만난 후 자신의 핸드폰에 "어머니.. 이번일로 아마도.. 제가 형사처벌을 받게 될 꺼 같아.. 마지막으로 어머니 얼굴이나 보러갔던 거예요... 그냥 조용히 죽을까도 생각해봤다가 어머니 얼굴이나 한번보자 해서 갔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시지 않는 행동을 보여 주시네요.. 생판 모르는 남도 어머니처럼 하지는 않을 거예요..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내용으로 피해자 D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나타내는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그동안 누적되어 왔던 고부간의 갈등관계로 인하여 악화된 감정과 피해자 D이 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냉정하게 거절하였다는 것으로 인하여 악화된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피고인과 F는 피해자 D을 깊이 원망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3. 7. 말에서 8.초경 F가 피고인에게 이대로는 살 수 없으니 시 어머니를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고 하자, 피고인은 차라리 자신이 피해자 D을 죽이겠다고 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마음먹게 되었고, 그 무렵 피고인과 F는 피해자들을 살해하여 피해자 D 소유의 재산을 상속받기로 공모하였다.
(5) 범행의 준비
피고인과 F는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공모하면서 평소 살인 범죄와 관련한 관심과 지식이 많았던 F의 주도하에 범행 수단, 범행 은폐 방법, 사체 은닉 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의논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핸드폰으로, 2013. 8. 1. "실종선고, 사망신고, 재산상속"에 관하여 인터넷 검색을 하였고, 2013. 8. 8. 피해자 E의 시빅 차량과 동일한 차종의 시세에 관하여 인터넷 검색을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수면제를 범행에 이용하기 위해 2013. 8. 6.경 다니던 정신병원에서 평소(2주 분)보다 많은 3주 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았고, 2013. 8. 9.경 피해자들의 목을 조르는데 사용할 밧줄, 신나, 비닐을 구입하였으며, 2013. 8. 10.경 장갑 및 청테이프를 구입하였고, 2013. 8. 11.경에는 F와 함께 혈흔을 지우는 데 사용할 락스 1병을 구입하였다. 피고인과 F는 2013. 8. 11.경 범행의 은폐를 위하여 컴퓨터를 초기화 하였고, F는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을 삭제하기도 하였다. 피고인과 F는 범행 전날인 2013. 8. 12. 범행에 사용할 비닐을 함께 작은 크기로 접으며 범행을 준비하였다.
(6) 범행의 실행
(가) 살인 범행의 실행
F는 범행 전날 밤 피고인에게 어머니를 직접 찾아가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솔직하게 말해보고 그에 대한 반응에 따라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오라고 말하였고,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인 2013. 8. 13. 오전경 범행 도구인 밧줄과 비닐 등을 준비하고 피해자 D의 집에 찾아가 피해자 D에게 재차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피해자가 "돈 얘기 할 거면 다시는 오지 말아라. 너는 내 자식이 아니다. 돈을 왜 자꾸 달라고 하냐."고 말하며 피고인의 요청을 거절하자, 과일을 먹고 있는 피해자 D의 뒤에서 밧줄로 목을 감은 뒤 졸라서 살해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 D이 거세게 저항하여 피고인의 입술에 상처가 나기도 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여러 차례 F와 전화 통화를 하였는데, F는 피고인보다 체격이 큰 피해자 E에 대하여는 수면제를 이용하여 살해하고, 그 사체를 잘라서 숨겨야 한다고 재차 피고인에게 알려 주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같은 날 20:00경 피해자 E에게 수면제를 넣은 맥주를 권하여 마시게 한 뒤 피해자 E이 쓰러져 잠들자 피해자 D을 살해할 때 사용한 밧줄을 꺼내어 피해자 E의 목에 감은 후 10여 분 가량 졸라 살해하였다.
(나) 사체손괴, 사체은닉 범행의 실행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사체를 은닉하기 위하여 새벽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먼저 피해자 D(신장 159cm, 체중 55kg)의 사체를 피해자 E의 시빅 승용차 트렁크에 실었고, 피해자 E(신장 약 180cm, 체중 80-90kg)의 사체는 무거워서 그대로 옮길 수 없게 되자,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화장실로 가져가 8토막으로 자르고, 가슴 부분의 살을 도려내었다.
그 후 피고인은 F와 함께 먼저 울진으로 가서 피해자 E의 사체를, 정선으로 가서 피해자 D의 사체를 각 은닉하였는데, 피고인은 F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 E의 사체에 대하여는 머리와 손가락 부분을 태우고, 망치로 쳐서 치아를 제거하였고, 피해자 D의 사체에 대하여는 가위로 손가락 끝마디를 모두 자르고, 피해자 E과 마찬가지로 망치로 얼굴 부분을 쳐서 치아를 제거하는 등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려는 목적으로 피해자들의 사체를 훼손하였다.
(7) 범행 후의 정황
(가)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살해한 후에 일부러 자신의 휴대전화로 피해자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통화흔적을 남겼고, 피해자 D의 집에 있는 달력에 마치 자신이 피해자 D을 기다리며 여러 차례 드나들었던 것 같은 표시를 해두었다. 피해자들의 사체를 은닉하러 가는 길에는 피고인이 일부러 E의 옷과 신발을 착용하였고, 차량의 네비게이션 및 블랙박스의 메모리칩을 제거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사체를 은닉하러 가기 전 및 사체를 은닉하고 돌아온 뒤에도 다시 범행 현장으로 돌아와 락스를 이용하여 화장실 바닥 등을 청소하여 범행 흔적을 깨끗이 지웠다. 또한 2013. 8. 18.부터 8. 20.경 사이에 피해자 D의 집에서 피해자 D소유의 금반지와 피해자 E 소유의 뉴질랜드 달러를 가지고 나와서 F에게 주었고, F는 2013. 8. 19.경 금반지를 처분하고, 2013. 8. 20. 뉴질랜드 달러를 환전하였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살해한 지 3일 후인 2013. 8. 16.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였고, 경찰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고모에게 먼저 전화하여 어머니가 없어졌다. 고 말하기도 하였다. 경찰은 처음부터 피고인을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착수하였지만, 피고인은 범행은 물론 차량 운행 사실 자체도 강하게 부인하였고, 오히려 형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도망다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2013. 8. 22. 긴급체포되었다가 증거불충분으로 같은 날 석방되었다. 그 후에도 피고인과 F에 대하여 경찰 조사가 이루어졌으나 피고인과 F는 계속 범행을 부인하였다.
피고인은 2013. 9. 22. 구속되었고, 경주가 아니라 강원도 정선군이 사체은닉 장소라는 F의 진술에 따라 경찰은 2013. 9. 23. F와 동행하여 정선군 야산을 수색하던 중 피해자 D의 사체를 발견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D의 사체가 발견되자 2013. 9. 23. 경찰 제7회 피의자신문조사부터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기 시작하였다(증거기록 3166쪽).
(8) 피해자 유족의 의사
피해자 D의 동생들이자 피고인의 이모들인 AQ, W은 원심 및 당심에서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피해자 D의 오빠이자 피고인의 외삼촌인 AR는 당심에서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의 고모는 원심에서, 피고인의 외숙모, 이모부, 이종사촌들은 당심에서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결국 피해자 D의 형제자매들 및 그 가족들은 피고인의 선처를 바라고 있다.
다. 피고인과 F의 범행 분담 등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 D 사이의 불화는 피고인과 위 피해자 사이의 경제원조 문제 뿐 아니라 위 피해자와 F의 고부갈등도 그 원인이었고, 위 피해자가 피고인을 멀리한 데에는 피고인과 F의 결혼 사실 자체가 원인이었다.
피고인과 F는 2013. 7. 23. 피해자 D 소유의 위 3층 주택을 담보로 하여 대출을 받는 것에 대하여 모의하기도 하였고, 2013. 7월말부터 8월초 사이에 이 사건 범행을 결의하고 범행 준비를 함께 하였다.
피해자 D에 대한 살인의 실행은 피고인이 단독으로 하였으나, 살인 실행 직후 피고인과 F는 범행과 관련한 통화를 하였다(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F와 범행과 관련하여 통화한 사실을 묵비하다가, 원심 법정에서는 '전화로 F에게 피해자 D을 살해한 사실을 알렸고, F는 당황하는 피고인을 진정시키며 범행을 숨기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사체은닉 방법에 대하여 말하였고, 피해자 E을 수면제를 이용해 죽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 E에 대한 살인의 실행은 피고인이 단독으로 하였으나, 증거 인멸을 위한 피해자들 사체의 손괴는 평소 살인 범죄와 관련한 관심과 지식이 많았던 F의 착안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 사체의 은닉은 피고인과 F가 같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실행하였다.
(2) 피고인과 F는 경찰 조사시에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경찰의 분석관은 2013. 8. 29. F의 메모하는 습관, 범죄행동분석에 대한 관심, 신경정신과 치료 경력이 피고인에 비해 더 오래된 점으로 보아 F가 이 사건 범행을 모의, 계획하고 실행하는 중심인물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하였다(증거기록 758쪽).
그러다가 F는 2013. 9. 16. 경찰 제6회 참고인 조사시에 태도를 바꾸어 자신의 범행가담 부분은 여전히 부인하면서도, 즉 피고인의 단독 범행을 전제로,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후 울진 봉화군 소재 사랑바위 부근 계곡과 경주 건천읍 시아버지 산소 앞 저수지에서 각각 사체를 은닉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하였고, 경찰은 이러한 F의 진술에 따라 2013. 9. 17. 및 18. F를 대동하여 F가 진술한 사체 은닉장소를 수색하였으나 피해자들의 사체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2013. 8. 22. 석방된 후에도 자신과 F를 상대로 수사가 계속되고 범행과 관련된 여러 정황증거들이 드러나자 심리적 압박을 느껴 2013. 9. 18. 자택에서 자살을 시도하였지만 실패하였다(피고인은 당심 제3회 공판기일에서 아내인 F가 대신 죽어달라고 부탁하여 자살을 시도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F가 사체은닉 장소를 사실대로 진술하여 피해자 D의 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피고인은 자백하게 되었고, F는 2013. 9. 25.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어 경찰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았는데, 자신의 범행 가담 부분을 계속 부인하였고, 다음날인 2013. 9. 26. 자살하였다.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범행 전 피해자 D에게 경제적 지원에 대하여 거절을 당하고 나서 F에게 힘든 상황을 말하니 F가 시어머니 죽이고 나도 죽으면 되지 않겠냐고 하였고, 피고인이 차마 그러라고 하지 못해차라리 피고인이 죽이겠다고 하였다. 그 후에 피고인이 피해자 D의 살해에 대하여 상상한 것을 이야기하면 F가 구체적인 살해방법이나 사체처리방법 등에 대하여 알려 주었다.'고 진술하였으나, F가 이 사건 범행에 실제로 공모 가담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피고인은 원심 공판과정에서 국선변호인과의 수차례 만남을 통해 국선변호인을 신뢰하게 되었고, 이모와의 면회 과정을 통해 가슴에 비밀을 담아두고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원심 공판기일에서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F와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그 동안의 진술을 바꾸었다.
이와 관련하여, 당심에서는 범행을 부인하는 F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관하여 국가 디지털 포렌식센터에서 진술분석이 이루어졌는데, "F는 피고인과 결혼하게 된 경위, 피해자 D으로부터 받았던 폭언과 폭력 등에 관한 에피소드를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진술하여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였음. 그러나 정작 이 사건 범행일인 2013. 8. 13.과 사체를 은닉한 2013. 8. 14. 의 정황 및 피고인과의 공모사실에 대해서는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질문하였으나,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고 진술을 회피하며 여러 차례에 걸친 조사과정에서 진술내용이 변화하는 등 비논리적이고 비일관되게 진술을 하고 있음. 또한 피고인과의 범행 공모에 대한 내용은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회피하고 있어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함. 피고인의 살인 행위에 공모하지 않았으며 사체은닉 현장에 따라가기만 했을 뿐 적극 가담한 사실이 없다는 F의 진술은 신빙성을 확인할 수 없음."이라는 결과가 회신되었다.
(4) 한편, F의 가족들인 AS, AT, X은 원심 법원에 평소에 성실하고 착했던 피고인에 대하여 선처를 부탁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당심에서는 일체의 의사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당심 제3회 공판기일에서 '항소 후 처가 쪽에서 변호인을 선임하였는데, 그 변호인이 피고인의 단독 범행 쪽으로 주장을 바꾸자고 하여 이를 거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기록상 F의 가족 측이 선임한 것으로 추정되는 변호인의 선임계가 2013. 12. 27. 제출되었다가 2014. 2. 6. 사임계가 제출되었다.
라. 양형기준의 적용
(1) 연혁
살인죄에 대한 양형기준은 2009. 4. 24. 최초로 의결되어 2009. 7. 1. 공소가 제기된 사건부터 적용되었고, 그 후 2011. 3. 21. 수정되어 그 양형기준이 2011. 4. 15.부터 시행되었다.
살인죄에 대한 현행 양형기준은 2013. 4. 22. 수정된 것으로서 2013. 5. 15. 이후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적용되는바, 2013. 10. 17.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은 현행 양형기준이 적용된다.
(2) 형종 및 형량의 기준
살인죄에 대한 현행 양형기준은 범행 동기 및 죄질에 따라 살인범죄의 유형을 5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제5유형에 가까워질수록 권고 형량을 중하게 규정하였는바, 제1유형은 동기에 있어서 특히 참작한 만한 사유가 있는 범행으로서 피해자의 귀책사유 있는 살인 등의 '참작동기 살인', 제2유형은 보통의 동기에 의한 범행으로서 원한관계 또는 가정불화 등으로 인한 살인 등의 '보통동기 살인', 제3유형은 동기에 특히 비난할 만한 사유가 있는 범행으로서 특가법상의 보복살인이나 금전 목적의 살인 등의 '비난동기 살인', 제4유형은 중대범죄가 결합된 범행으로서 강간살인, 강도살인 등의 '중대범죄 결합 살인', 제5유형은 인명경시 성향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범행으로서 불특정다수를 향한 무차별 살인 등의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이다.
이 사건 살인범행은 상속재산을 노린 재산적 탐욕에 기한 살인으로 제3유형 '비난동기 살인'에 해당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살인을 결의하게 된 근원적 동기는, 피고인의 경제 원조 요청에 대한 피해자의 냉정한 거부에 있었다. 피고인의 아버지가 생전에 소유하던 주택과 사망보험금은 모두 피해자 단독 명의로 한 위 3층 주택을 취득하는 데 들어갔으며 따라서 피고인이 상속재산분할을 받은 것은 없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결혼 무렵 피고인에게 사준 위 빌라는 시가 1억 원 정도이고, 위 3층 주택의 시가는 약 4억 정도인바, 결국 피고인이 증여받은 위 빌라의 시가는 피고인의 상속분인 2/7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피해자와 F 사이의 고부 불화가 심화된 것도 이 사건 살인 범행의 한 동기가 된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은 제2유형의 '보통동기 살인'에 해당하는 측면도 있다.
(3) 가중요소
피해자 D에 대한 살인 범행은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인 '존속인 피해자'가 적용되고, 피고인은 2. 나. (5)항 기재와 같이 F와 사전 공모하고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하였는바, 이는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인 '계획적 살인 범행'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2. 나. (6) (가)항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살해하였는바,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로 규정된 '잔혹한 범행수법'은 통상의 정도를 넘어서는 극심한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서, '방화로 사람을 살해한 경우, 폭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살해한 경우, 살해 전 피해자의 신체 일부분을 고의로 손상한 경우, 칼이나 둔기 등 흉기를 사용하여 신체의 급소 등을 수십 차례 찌르거나 가격한 경우,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사건 살인 범행은 밧줄로 피해자들의 목을 감은 후 졸라 살해한 것(특히 피해자 E은 수면제로 잠들게 한 후 목을 졸라 살해하였음)으로 가중요소로서의 '잔혹한 범행수법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피고인은 2. 나. (6) (나)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의 사체를 손괴하였는바, 이는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인 '사체손괴'에 해당한다.
마. 다른 중대범죄 사건들과의 비교
(1)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형벌인 사형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사형을 선고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사건에 관한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당해 사건과 비교가 될 만큼 죄질이 무거운 중대범죄 사건들에 대한 과거 양형례를 비교분석함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원심에서 이러한 과거 양형례가 배심원들이나 재판부에게 현출되어 검토되었는지 여부가 기록상 나타나지 않는바, 이에 당심 법원은 법무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 등을 통하여 중대범죄 사건들에 대한 과거 양형례를 비교분석하였다. 비교 대상으로 최근 10여 년 동안 사형이 선고 확정된 경우를 먼저 살펴보고, 다음으로 이 사건과 동종의 존속살해 사건의 양형을 살펴본 다음, 참고적으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형으로 감형된 경우도 살펴보기로 한다(다만 위 사건들 관련 양형기준이 다르고, 이는 별지목록 기재와 같이 개별사건에 표시함).
(2) 먼저 위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2014. 5. 1. 현재 사형이 확정되어 형 집행 대기 중인 사형수는 총 58명이며, 그 중 2003년 이후 사형이 확정된 사건은 16건이다. 별지 기재 [사형확정]표와 같이 위 16건 중 대다수는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인이거나 중대범죄가 결합된 살인사건으로서 현행 양형기준에 의할 때 이 사건보다 중한 제5유 형이나 제4유형에 해당하는 살인 범행이고, 범행을 미리 준비한 계획적 살인범죄에 해당한다. 또한 일부 사건의 경우 현행 양형기준상의 "잔혹한 범행수법"을 사용하였고, 일부 사건의 경우 당해 피고인에게 강도상해, 강간상해, 살인 등으로 처벌받은 전과가 있다. 위와 같이 2003년 이후 사형이 확정된 사건들은 별지 기재 [사형확정]표에서 비교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범행보다 그 죄질이 더 중한 경우가 16건 중 13건으로서 대부분이고, 이 사건 범행보다 죄질이 더 가벼운 사건은 없다고 판단된다.
또한, 사형이 확정된 사건들은 모두 유기징역형의 상한을 15년, 가중하는 때의 상한을 25년으로 규정한 구 형법(2010. 4. 15. 법률 제10259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가 적용되던 시기의 사건들이고, 유기징역형의 상한을 30년, 가중하는 때의 상한을 50년으로 변경한 개정 형법 제42조가 적용되는 시기에는 아직 사형이 확정된 사건이 없으며, 2010. 6. 10. 이후에 사형이 확정된 사건도 없다.
(3) 이 사건 범행과 같은 존속살해 사건 중 2005년 이후 무기징역이 선고되어 확정된 사건은 13건이다. 별지 기재 [존속살해 무기징역]표에서 비교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범행에 비하여 죄질이 더 경한 사건이 3건 정도 있으나 대부분은 이 사건 범행과 죄질이 유사하거나(5건) 더 중한 경우(5건)라고 판단되는바, 범행수법이 잔혹하고 존속뿐만 아니라 형, 누나, 아들까지 그 범행대상으로 삼은 경우도 있고, 당해 피고인에게 살인죄, 상해치사죄, 강도죄 등의 전과가 있는 경우도 있다.
(4) 2005년 이후 살인범행으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 확정된 사건은 7건이다. 별지 기재 [1심에서 사형선고 항소심 무기징역 확정]표에서 비교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범행에 비하여 죄질이 더 경한 사건이 1건 있으나, 대부분은 이 사건 범행과 죄질이 유사하거나(2건) 더 중한 경우(4건)라고 판단되는바, 대부분의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인이거나 중대범죄가 결합된 살인사건으로 현행 양형기준에 비추어 판단할 때 제3유형인 이 사건보다 권고형량이 중한 제4유형이나 제5유형에 해당하는 살인 범행이고, 일부 사건의 경우 범행을 미리 준비한 계획적 살인범죄에 해당하며 잔혹한 범행수법을 사용하여 이 사건 범행보다 죄질이 더 중한 경우이다.
(5)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03년 이후 사형이 확정된 사건들(16건) 중 이 사건보다 죄질이 가벼운 사건은 없고, 무기징역형으로 확정된 사건들 20건(13건 + 7건) 중 원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이 사건보다 죄질이 중한 사건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9건에 이른다고 판단되는바, 이러한 과거 양형례와의 비교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 사건의 경우 사형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과연 적정한 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개별 양형조건에 대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바. 양형 판단
(1) 이 사건은 피고인과 피고인의 처 F가 자신들의 낭비와 도박으로 인하여 생활고를 겪게 되자, 재산상속을 목적으로 공모하여, 피고인의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그들의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한 것으로서, 그 결과의 중대성은 물론이고, 범행의 동기와 내용 면에서도 너무나 참혹하고 반인륜적인 범행임은 분명하다. 그 밖에 원심 법원이 사형의 양형이유로 설시한 바와 같이 직계존속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 재산상속 및 범행 은폐를 위하여 별다른 악감정도 없던 형을 계획적으로 유인하여 살해한 점, 사체를 절단하고 치아를 망치로 부수는 등 사체 손괴를 한 점,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하였고, 사체 손과 및 은닉에 대하여도 사전에 계획하는 등 범행을 철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도구와 흔적을 은폐하였고, 시간대별로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만든 뒤 피해자들에 대한 실종신고를 하기도 한 점, 피해자들의 소지품 등을 가지고 나와서 처분하였고, 피해자 D 소유 건물의 등기권리증을 장판 밑에 숨겨둔 점, 피고인은 수사과정 초기에 범행을 계속 부인하였고, 오히려 피해자 E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다가 F의 진술에 의하여 피해자 D의 사체가 발견된 후 비로소 범행을 인정한 점 등 범행의 대상 및 동기와 그 내용, 계획적인 범행인 점, 범행 직후의 피고인의 태도와 행동에 비추어 보면, 그 죄질이 매우 중하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는 엄중한 형으로 처벌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은 충분히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살펴본 양형의 조건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재산상속이라는 금전적 동기가 이 사건 살인 범행의 주된 동기인 것은 분명하나, 오랜 연애기간을 거쳐 피고인과 결혼한 피고인의 처가 시어머니인 피해자 D의 잦은 폭언 등으로 인해 우울증으로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가 되고, 생활고를 겪고 있던 피고인과 F에 대하여 경제적 형편이 나았던 어머니인 피해자 D이 경제적 지원을 계속 거절하자, 피고인과 F가 피해자 D을 깊이 원망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된 점, ② 피고인이 자신의 어머니와 형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을 직접 실행한 이상 공모한 F에 비하여 죄책이 더 중하다 할 것이나, 2013. 7.말에서 2013. 8.초경 피고인의 처인 F가 피고인에게 이대로는 살 수 없으니 시어머니를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고 하자, 피고인은 차라리 자신이 피해자 D을 죽이겠다고 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마음먹게 되었고, 평소 살인 범죄와 관련한 관심과 지식이 많았던 F가 범행 수단, 범행 은폐 방법, 사체 은닉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피고인이 형과 어머니를 살해한 후 형의 사체를 절단하고, 형과 어머니의 사체를 손괴 및 은닉하는 내용의 계획적이고 잔인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한 직접 계기가 F의 지목에 따라 피해자 D의 사체가 발견된 점인 것은 맞지만, F의 당시 진술은 피고인의 단독범행을 전제로 피고인이 사체를 은닉한 장소를 수사기관에 알린다는 것인데, 사실 F는 피고인과 공모하여 범행을 저질렀고, 사체 은닉의 실행행위를 분담하기까지 한 터이어서 이러한 F의 진술을 양형요소로 참작하는 데에는 피 2인에게 유리한 측면과 불리한 측면이 모두 존재하는 데다가, 오히려 위와 같은 F의 변경된 진술은 피고인이 당심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그 일주일 전쯤 피고인이 자살시도를 한 이유는 아내인 F가 대신 죽어달라고 부탁하였기 때문이라는 것과 연관지을 수 있어 보이는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양형기준의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로 규정된 '잔혹한 범행수법'은 통상의 정도를 넘어서는 극심한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서, '방화로 사람을 살해한 경우, 폭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살해한 경우, 살해 전 피해자의 신체 일부분을 고의로 손상한 경우, 칼이나 둔기 등 흉기를 사용하여 신체의 급소 등을 수십 차례 찌르거나 가격한 경우,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를 의미하는바, 이 사건 살인범행은 양형기준상의 '잔혹한 범행수법'에는 해당하지 않는 점, ⑤ 피고인은 수사과정 초기에 범행을 계속 부인하다가 객관적인 증거가 드러난 이후에야 비로소 범행을 인정하기는 하였으나, 그 이후의 경찰 및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부터는 F의 공모 부분을 포함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하였는바, 앞서 본 원심 법정에서 태도를 바꾸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보이며, 당심에서 제출한 피고인의 반성문의 내용과 피고인의 당심에서의 법정진술 및 법정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피해자들에 대한 죄책감에 스스로 괴로워하며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깊이 참회하고 있는 점, ⑥ 피해자의 자매들인 피고인의 이모들이 원심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의 오빠이자 피고인의 외삼촌이 당심에서, 피고인의 고모가 원심에서 각각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등 피해자들의 친족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⑦ 피고인이 현재 30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고,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며, 성장과정 및 평소성행에 비추어 교화 개선의 여지는 있어 보이는 점 및 앞에서 설시한 사형의 선고기준이나 다른 중대범죄 사건에서의 일반적 양형과의 균형이라는 면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여러 가지 점에서 피고인을 엄중한 형으로 처벌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이 사건에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을 인간 존재의 근원이며 그 자체가 목적인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에 처하는 것은 지나친 형벌이라고 할 수밖에 없고, 사형 이외의 형벌로서 우리 법제상 무기징역형보다 더 무거운 형은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인에게는 부득이 무기징역형을 과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향후 기간의 정함이 없이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수감생활을 통하여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사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증거의 요지란에 "국가디지털포렌식 센터의 진술분석 결과통보서"를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0조 제2항, 형법 제30조(존속살해의 점, 무기징역형 선택), 형법 제250조 제1항, 형법 제30조(살인의 점, 무기징역형 선택), 각 형법 제161조 제1항, 형법 제30조(각 사체손괴 및 은닉의 점)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1호, 제50조(형 및 죄질이 가장 무거운 존속살해죄에 대하여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함)
1. 몰수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무기징역
1.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가. 판시 존속살해죄
[유형의 결정] 살인범죄군, 제3유형(비난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계획적인 살인 범행, 사체손괴, 존속인 피해자
[권고형량 범위] 18년 ~ 45년 또는 무기징역 이상(특별가중영역)
나. 판시 살인죄
[유형의 결정] 살인범죄군, 제3유형(비난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계획적인 살인 범행, 사체손괴
[권고형량 범위] 18년 ~ 45년 또는 무기징역 이상(특별가중영역)
다.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 무기징역(양형기준이 설정된 위 각 범죄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판시 각 사체은닉죄 및 사체손괴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이므로, 그 하한은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의 양형기준상 형량범위 하한에 따르되, 법률상 처단형을 고려)
1. 선고형의 결정
위 제2항에서 살펴본 사정들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민유숙
판사박해빈
판사심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