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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법 2001. 6. 28. 선고 2000나1014 판결 : 확정
[청구이의][하집2001-1,29]
판시사항

도박자금으로 제공된 예탁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대출약정의 효력(무효)

판결요지

어촌계의 대표자의 지시를 받아 그 직원이 어촌계의 예탁금을 인출하여 수익자에게 도박의 목적으로 제공한 자금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제공된 급여에 해당하므로, 그 급여가 소비대차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민법 제746조 에 의하여 수익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없으며 나아가 어촌계의 대표자가 수익자에게 도박자금으로 제공하였던 어촌계의 예탁금을 수익자에 대한 대출금 또는 연대보증채권으로 전환시켰다 하여도 그와 같은 대출 역시 결국 어촌계의 대표자가 도박이라는 불법의 원인으로 제공한 급여의 반환을 구하는 것과 그 실질에 있어 동일한 것으로서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므로, 어촌계는 수익자에 대하여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없고, 따라서 위 대출약정에 의하여 확정된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피고

피고 어촌계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용우)

주문

1.원심판결 중 별지 제1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소송총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중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별지 제1, 2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이를 각 불허한다.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아래 각 사실은 갑 제1호증의 2 내지 11, 13 내지 16, 갑 제3 내지 13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5, 을 제2호증의 1, 3, 5 내지 8, 10 내지 14, 16,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호증의 1 내지 6, 을 제7호증의 1 내지 5, 을 제8, 9호증의 각 1 내지 6, 을 제10호증의 1 내지 5, 을 제11, 12호증의 각 1 내지 6, 을 제13호증의 1 내지 7, 을 제14호증의 1 내지 5, 을 제16호증의 1 내지 3, 을 제17호증의 1 내지 4, 을 제18, 19호증의 각 1 내지 7의 각 기재(다만, 아래 인정에 반하는 갑 제13호증, 을 제2호증의 3, 15의 각 일부 기재 및 뒤에서 배척하는 갑 제7호증, 을 제2호증의 5, 16의 각 일부 기재 제외)와 원심 증인 이호진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을 제36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한정우, 최영관의 각 일부 증언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원고는 1995. 11.경부터 1997. 10.경까지에 걸쳐, 당시 피고 어촌계 대표자인 계장 소외 1, 같은 마을에 사는 소외 2, 3 등과 상습으로 도박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당시 피고 어촌계의 참사(계장의 명을 받아 계의 업무를 처리하고 일상업무에 관하여 계장을 대리한다)로 근무하던 소외 4는 소외 1과 원고 등의 도박을 방조하면서 소외 1의 지시에 따라 피고 어촌계의 금고에 보관중이던 예탁금을 인출하여 도박장소로 가지고 와서 원고를 비롯하여 소외 1, 2, 3, 5 등에게 10%의 선이자를 공제하고 도박자금으로 제공하였다.

나.그런데 소외 1은 원고 등과의 도박을 마치면 그 도박자금을 제공받은 사람들을 피고 어촌계 사무실로 데리고 가거나 또는 며칠 후에 불러내어 제공받은 도박자금을 피고 어촌계에 대한 대출금으로 하여 대출관련 서류를 작성하게 하였는데, 소외 4로부터 위와 같이 도박자금을 제공받은 원고도 소외 1의 요구에 따라 제공받은 도박자금을 피고 어촌계에 대한 대출금으로 하여 갚기로 하고, 자신을 채무자 또는 연대보증인으로 한 대출관련 서류를 작성하여 소외 4에게 교부하였다.

다.피고 어촌계는 위와 같은 경위로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대출관련 서류에 근거하여 원고 등을 상대로 하여 1998. 6. 17. 아래와 같이 별지 제2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원고를 비롯한 채무자들이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위 각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1)원고 및 소외 5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12. 30.자 대여금 1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1항)

(2)원고 및 김진하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3. 2.자 대여금 1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2항)

(3)원고 및 소외 5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6. 26.자 대여금 5,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3항)

(4)원고 및 김진하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3. 2.자 대여금 2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4항)

(5)원고, 장주예 및 김진하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3. 2.자 대여금 2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5항)

(6)원고, 송석관 및 소외 5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6. 26.자 대여금 2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6항)

(7)원고 및 김진하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3. 4.자 대여금 1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7항)

(8)원고 및 김진하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3. 2.자 대여금 2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8항)

(9)원고 및 소외 1을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7. 6. 3.자 대여금 1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9항)

(10)원고, 장주예 및 소외 3을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7. 6. 27.자 대여금 2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10항)

(11)원고, 장주예 및 소외 5를 채무자로 하여 채무자들은 연대하여 1996. 12. 30.자 대여금 1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위 목록 제11항)

라.그 후 위와 같은 피고 어촌계 예탁금의 도박자금 제공행위가 밝혀져 소외 1과 소외 4는 업무상횡령과 상습도박 및 그 방조로, 도박에 참가한 원고 등은 상습도박의 범죄사실로 각각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1999. 3. 4. 소외 4가 상고를 취하함으로써 모두 유죄판결이 확정되었고, 한편, 소외 1은 1998. 12. 8. 피고 어촌계 계장직에서, 소외 4는 그 전인 같은 해 1.경 피고 어촌계 참사직에서 각 퇴임하였다.

2.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어촌계의 대표자인 소외 1의 지시를 받아 피고 어촌계의 직원인 소외 4가 피고 어촌계의 예탁금을 인출하여 도박의 목적으로 원고에게 제공한 자금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제공된 급여에 해당하므로, 그 급여가 소비대차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민법 제746조 에 의하여 원고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 어촌계의 대표자인 소외 1이 원고에게 도박자금으로 제공하였던 피고 어촌계의 예탁금을 원고에 대한 대출금 또는 연대보증채권으로 전환시켰다 하여도(그에 관한 것이 별지 제2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에 관한 대출관련 서류이다.) 그와 같은 대출 역시 결국, 피고 어촌계의 대표자가 도박이라는 불법의 원인으로 제공한 급여의 반환을 구하는 것과 그 실질에 있어 동일한 것으로서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므로, 피고 어촌계는 원고에 대하여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별지 제2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나.원고는 또한, 그에 대하여 별지 제1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도 확정되어 있는데, 그 각 신청원인이 된 대출거래약정들 역시 원고가 도박자금으로 제공받은 금원을 피고 어촌계에 대한 대출금으로 하여 갚기로 약정한 것이어서 피고 어촌계는 원고에게 대출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으므로, 별지 제1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도 불허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핀다. 먼저, 갑 제1호증의 1, 10, 12, 15, 16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어촌계가 원고를 채무자로 하여 1993. 6. 29.자 대여금 7,000,000원, 1994. 12. 23.자 대여금 10,000,000원, 1997. 11. 10.자 대여금 10,000,000원, 1997. 12. 31.자 대여금 30,000,000원의 각 지급을 구하는 별지 제1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이 확정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다. 그러나 위 각 지급명령의 신청원인이 된 위 각 대여금에 관한 대출거래약정도 도박자금으로 제공된 금원의 반환을 위하여 체결된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7호증, 을 제2호증의 5, 16의 각 일부 기재(위 형사사건에 관한 원고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부분)는 을 제34호증의 1, 2, 을 제35호증의 각 기재와 위 한정우, 최영관의 각 증언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위 이호진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오히려 갑 제7호증 및 을 제2호증의 8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1991. 4. 29. 피고 어촌계로부터 적법한 대출을 받았던 사실과 1997. 10. 4. 이후에는 도박자금을 빌리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피고 어촌계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어촌계는,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고 그에 비하면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한 경우에는 공평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민법 제746조 본문의 적용이 배제되어 급여자의 반환 청구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 ① 원고가 도박에 적극 가담하여 상습적으로 도박을 계속하여 온 점, ② 도박 도중 원고가 소외 1에게 피고 어촌계로부터 대출받는 형식으로 금원을 차용하여 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그 금원을 자신의 개인용도에 임의 사용하고는 며칠 뒤 스스로 피고 어촌계 사무실에 찾아와 그 대출금 상당의 대출관계 서류를 작성한 점, ③ 피고 어촌계는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산하단체로서 어민들을 상대로 금융대출 및 예금업무 외에도 어업과 관련된 공익적 사업을 수행하여 온 점, ④ 이 사건 각 지급명령의 대출은 그 대부분이 원고가 피고 어촌계에서 새로운 대출을 받아서 그 일부를 그 동안 누적된 연체이자로 변제하고, 나머지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원고가 수령한 대출금의 전부 또는 일부가 도박자금으로 사용되었는지 불분명한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급여자인 피고 어촌계에는 불법성이 없거나 적어도 수익자인 원고의 불법성에 비하여 그 정도가 현저히 미약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한정우, 최영관의 각 증언만으로는 이 사건 각 대출거래약정이 피고 어촌계가 주장하는 위 ②, ④와 같은 경위로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또한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어촌계의 대표자인 소외 1이 장기간에 걸쳐 원고와 도박을 계속하여 오면서 그 직원인 소외 4에 지시하여 수시로 도박장소에서 피고 어촌계의 자금으로 10%의 선이자를 공제하며 도박자금을 제공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어촌계가 위 ①, ③에서 주장하듯이 원고가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여 왔고, 피고 어촌계가 어민들을 위한 공익적인 성격의 단체로 활동하여 왔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급여자인 피고 어촌계에 불법성이 없거나 적어도 수익자인 원고의 불법성에 비하여 그 정도가 현저히 미약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 어촌계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별지 제2목록 기재 각 지급명령에 대하여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청구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 하여 별지 제1목록 기재 지급명령에 대하여도 그 강제집행을 불허한 원심판결의 피고 어촌계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여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며, 피고 어촌계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목영준(재판장) 황윤구 이원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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