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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1998. 5. 22. 선고 98나130 판결 : 상고기각
[채무부존재확인 ][하집1998-1, 195]
판시사항

[1] 상해보험계약상의 보험사고인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의 의미

[2] 술에 취해 자다가 구토에 의한 기도폐색으로 질식사한 경우, 상해보험계약상의 보험사고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상해보험계약상 보험사고로 규정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서, '급격하다'는 것은 사고의 원인되는 사실이 돌발적으로 발생하여 그 사실의 직접적인 결과로써 상해가 발생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피보험자가 예견하지 아니하였거나 예견할 수 없는 순간에 사고가 생긴 것을 뜻하고, 또 '우연한 사고'라는 것은 사고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예견치 않았는데 발생하고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고임을 뜻하고, '외래의 사고'라 함은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신체의 내부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 것, 즉 신체상해의 발생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에 내재하는 신체적 결함과는 달리 명백히 가시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부에 있는 사고에 기인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서 '외래'란 것은 상해의 원인 그 자체가 외래에 있다는 것이고 상해 자체가 신체의 외부에 흔적이 있음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2] 피보험자가 술에 취해 자다가 구토에 의한 기도폐색으로 질식사한 경우, 술에 만취된 상황은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서 초래된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신 외부의 행위에 의하여 초래된 것이고 이로 인하여 구토하다가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한 것이므로 이는 상해보험계약상의 보험사고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참조판례

[2]

,

원고, 피항소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원)

피고, 항소인

이경열(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우기)

변론종결

1998. 4. 24.

주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원고와 피고 사이의 1996. 4. 25.자 새현대인상해보험(2종)계약에 따른 1997. 3. 24.자 소외 망 강해출의 사망사고로 인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라는 판결.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다.

가. 원고는 1996. 4. 25. 피고와의 사이에 피보험자는 피고 및 소외 강해출, 손성종, 보험가입금액은 금 30,000,000원(피보험자 1인당 금 10,000,000원), 보험기간은 같은 날부터 2001. 4. 25.까지 5년간, 사망시 수익자는 피고로 정하여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대한민국 또는 국외에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이하 보험사고라 한다)"로 인하여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경우에 그 상해로 생긴 손해를 보상하며, 그 상해의 직접결과로써 피해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사망한 경우에는 보험가입금액의 5배를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새현대인 상해보험(2종)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소외 강해출은 1997. 3. 24. 직장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신후 아산시 영인면 아산리에 있는 주식회사 서천건설의 숙소에서 잠을 자던 중 사망하였는데, 사망원인은 구토에 의한 기도폐색으로 인한 질식으로 심폐가 정지되어 사망한 것(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으로 추정된다.

다. 소외 강해출은 위 같은 날 22:00경까지 직장 동료들과 위 숙소 앞 식당에서 당근과 매운탕을 안주로 혼자 소주 2병 정도를 마셔 만취된 상태에서 숙소로 돌아와 혼자서 잠을 잤고, 잠을 자는 도중 옆방 동료들이 위 강해출이 토하는 소리를 들었으며, 사고후 발견시 당근으로 추정되는 액체와 분비물이 입안과 입가에 묻어 있고 베게와 이불에 토물이 많이 묻어 있었으며, 시신은 기도폐색에 의한 질식사에서 나타나는 전신에 울혈(붉은 반흔)이 있었고 타살을 추정할 만한 흔적은 없었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하여 담보되는 보험사고라고 주장하면서 1997. 5. 16. 원고에 대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하여 담보되는 보험사고라 함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하여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이 사건 사고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인 소외 강해출의 신체내부의 작용에 의한 것으로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사망보험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그 보험금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은 과음으로 인한 구토로 인하여 구토물이 기도를 막는 바람에 일어난 것으로 이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사고로 보아야 한다고 다툰다.

나. 그러므로 이 사건 사고가 원고가 보상할 의무가 있는 보험사고 즉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차례로 본다.

(1) 위 보험사고에서 말하는 "급격하다"는 것은 사고의 원인 되는 사실이 돌발적으로 발생하여 그 사실의 직접적인 결과로써 상해가 발생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피보험자가 예견하지 아니하였거나 예견할 수 없는 순간에 사고가 생긴 것을 뜻하고, 또 "우연한 사고"라는 것은 사고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예견치 않았는데 발생하고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고임을 뜻하는바, 이 사건 사고가 위 강해출이 술에 취하여 자다가 구토로 인한 구토물이 기도를 막는 바람에 일어난 것이므로 위 보험사고에서 말하는 "급격성"과 "우연성"은 충족된다 하겠다.

(2) 다음 위 보험사고에서 말하는 "외래의 사고"라 함은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신체의 내부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 것, 즉 신체상해의 발생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에 내재하는 신체적 결함과는 달리 명백히 가시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부에 있는 사고에 기인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서 "외래"란 것은 상해의 원인 그 자체가 외래에 있다는 것이고 상해 자체가 신체의 외부에 흔적이 있음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사고가 "외래의 사고"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약관(갑 제2호증)에 의하면 제3조 제1항에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때에는 그 상해로 생긴 손해를 보상하여 준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위 1항의 상해에는 유독가스 또는 유독물질을 우연하게도 일시에 흡입, 흡수, 또는 섭취하였을 때에 생긴 중독증상을 포함합니다. 그러나 세균성 음식물중독과 상습적으로 흡입, 흡수 또는 섭취한 결과로 생긴 중독증상은 이에 포함되지 아니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제5조 제1항 제5호에서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로 "피보험자의 뇌질환, 질병 또는 심신상실"을 규정하고 있는바, 위 약관의 규정과 앞서 본 "외래의 사고"의 의미를 종합하여 고려하여 보면 위 약관상의 "외래의 사고"란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므로( 대법원 1991. 6. 25. 선고 90다12373 판결 참조), 이 사건 사고에서 위 강해출의 "술에 만취된 상황"은 위 강해출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서 초래된 것이 아니라 위 강해출이 술을 마신 외부의 행위에 의하여 초래된 것이므로, 위 강해출의 술취한 상황은 외부적 요인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리고 앞서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바에 의하면 위 강해출이 잠을 자다가 구토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날 그가 "술에 만취된 상태"에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달리 위 강해출이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구토한 것으로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는 위 강해출이 "술에 만취된 상황"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하여 구토를 하게 되었고, 구토하는 과정에서 그 구토물이 기도를 막는 바람에 기도폐색으로 인한 질식이라는 상해를 입고 사망에 이른 사고이므로, 이 사건 사고도 위 보험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외래의 사고"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에 해당하므로, 원고에게 위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지급의무가 존재한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그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 들여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8. 5. 22.

판사 박국수(재판장) 이영동 고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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