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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6. 25. 선고 90다12373 판결
[보험금][공1991.8.15.(902),1997]
판시사항

생명보험계약상의 보험약관에 특약보험금의 지급사유인 재해를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라고 정의하고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있어 피보험자가 방 안에서 술에 취하여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다가 사망한 것을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 원심판결에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보험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생명보험계약상의 보험약관에 특약보험금의 지급사유인 재해를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라고 정의하고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있어 피보험자가 방 안에서 술에 취하여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다가 사망한 것을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 원심판결에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보험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기

피고,피상고인

대한교육보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두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망 소외인이 1987.7.9. 피고와 사이에 주계약 보험금 2,5000,000원으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보험자가 불의의 사고, 즉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사망한 경우에는 주계약 보험금액의 2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재해사망보험금으로 수익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재해보장특약을 한 사실, 위 보험약관에 의하면 위 특약보험금의 지급사유인 재해를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 라고 정의하고 다만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위 소외인이 1987.9.2. 창문이 열린 방 안에서 술에 취하여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다가 사망한 사실 을 확정한 다음 위 소외인의 사망이 위 특약보험금의 지급사유인 재해를 원인으로 한 사망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을 함에 있어 위 망인의 사망 후에 실시한 부검결과에 의하면 위 망인은 (1) 알코올섭취 후 동맥경화증의 악화로 인한 순환부전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 (2) 폐쇄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다가 질식사 하였을 가능성, (3) 관상동맥의 경련, 심전도계의 병변 등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먼저 위 망인이 잠을 자던 방의 창문이 열려 있었으므로 위 (2)의 질식사가능성은 없고, 다음 위 망인이 위 (1), (3)의 원인에 의하여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위 망인이 술을 먹은 것은 외인이라 할 수 없고, 이러한 증상이나 병변 등은 위 보험약관상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위 망인이 경미하지 않은 외인에 의하여 그와 같은 증상이나 병변이 발생하였거나 악화되어 사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망인이 재해를 원인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갑 제2호증의 2(부검감정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망인의 혈중알콜농도가 0.29퍼센트나 되는데 일반적으로 주취상태에서는 피부혈관의 확장과 체온조절기능의 실조현상에 의하여 체열이 방산되고 이러한 체열방산은 바람에 의하여 촉진되는 것으로서, 위 망인 또한 알코올에 의하여 신체의 제반사가 마비된 상태에서 체온이 하강되어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되어 있고, 한편 을 제3호증(변사사건 발생보고 및 지휘품신)의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위 망인은 더운 날씨에 술에 만취하여 여인숙의 좁은 방안에서 선풍기를 가까운 곳에 틀어 놓고 런닝과 팬티만을 입은 채 잠을 자다가 사망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위 망인이 자던 방의 창문이 열려있어 폐쇄된 공간은 아니라 할지라도 주취상태에서 선풍기바람 때문에 체열의 방산이 급격히 진행된 끝에 저체온에 의한 쇼크로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호흡중추신경 등의 마비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원심은 판시 부검결과에서 사망 가능성으로 예시한 3가지 유형에 집착한 탓인지는 몰라도 알콜섭취와 동맥경화증 악화와의 관계, 선풍기 바람과 질식사와의 관계를 따로 떼어서 판시와 같이 판단하고 있으나 이 사건에 있어서는 이미 객관적 사실로 드러난 위 망인의 주취상태(알콜섭취)와 선풍기바람 이 두가지 요인을 합하여 이것이 그 사망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를 심리하였어야 할 것이다. 또 피고 회사의 보험약관에 이 사건 특약보험금의 지급사유인 재해를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 라고 정의하고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외인이란 피보험자의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아닌 사유를 의미한다고 볼 것이므로 소외 망인이 판시와 같이 술에 만취된 것과 선풍기를 틀고 잔 사유는 모두 외인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원심이 소외 망인의 술취한 상황을 외인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도 위 보험약관의 해석을 잘못한 소치라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소외 망인의 사망을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보험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최재호 윤관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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