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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3. 11. 12. 선고 93구12802 제9특별부판결 : 상고
[요양불승인처분취소청구사건][하집1993(3),520]
판시사항

근로자가 작업을 마친 후 회사측이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을 위하여 제공하여 온 통근버스를 타기 위하여 통상 출입하여 오던 문을 통하여 통근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장소로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 사고 당시 사용자의 관리지배하에 있었다고 보아 그 사고로 인한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피고

영월지방노동사무소장

주문

피고가 1992. 11. 18.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원고가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 2리 소재 정동광업소의 채탄후 산부로서 근무하여 오던 중 1992. 8. 15. 00 : 30경 작업을 마치고 사내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후 통근버스를 타기 위하여 위 목욕탕 후문을 지나 그 곳에 있는 하수구 다리 위를 건너다가 실족하여 두부 열창 및 좌상, 뇌진탕, 경추부 및 요부염좌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11. 13. 피고에 대하여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위 상병이 사업주의 지배, 관리를 벗어나 퇴근중에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해 11. 18.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불승인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는 위 상병은 사업주가 제공한 통근버스를 타기 위하여 그 곳으로 가던 도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것으로서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불승인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그러므로 살피건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통근행위는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통근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용자의 관리지배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통근 도중에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할 수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제공하여 근로자로 하여금 출퇴근시 이를 이용하게 하는 등 사용자의 관리지배하에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통근 도중에 발생한 재해라 하더라도 이를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갑 제1, 2호증의 각 1, 2, 갑 제3 내지 6호증, 갑 제8호증, 을 제1, 2, 3의 각 일부기재, 증인 유인조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43. 12. 2. 생의 남자로서 1991. 5. 1. 위 정동광업소에 입사하여 채탄후산부로서 종사하여 왔는데, 1992. 8. 14. 16 : 00경 위 광업소에 을반(작업시간이 16 : 00부터 24 : 00까지이다)으로 출근하여 24 : 00경 작업을 마치고 사내에 위치한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후, 다음날인 같은 해 8. 15. 00 : 30경 위 광업소 밖의 도로상에서 대기중이던 태백시 방향의 통근버스를 타기 위하여 위 목욕탕 후문(이 문을 나가면 바로 위 광업소 밖이 되므로 이하 광업소 후문이라 한다)을 지나 위 도로로 나오던 도중 위 후문 바로 앞에 있는 전선통 뚜껑으로 만든 하수구 다리 위를 지나다가 위 하수구에 빠지는 바람에 두부 열창 및 좌상, 뇌진탕, 경추부 및 요부염좌상 등의 부상을 입은 사실, 한편 위 정동광업소 근로자들은 그 대부분이 고한읍과 태백시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사용자인 위 정동광업소에서는 위 근로자들에게 출퇴근용으로 위 2방향으로 운행하는 통근버스를 제공하여 왔는데, 태백시 방향의 통근버스의 경우 1992. 7. 26. 까지는 태백시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이 많아 2대의 통근버스를 운행하여 그중 1대는 위 광업소의 정문으로부터 가까운 도로상에서 그 이용자들을 승 · 하차시켰고, 다른 1대는 위 광업소 후문으로부터 가까운 도로상에서 그 이용자들을 승 · 하차시켰으나, 위 광업소 인원감축조치로 인하여 태백시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의 인원수가 줄어들자 같은 해 7. 27. 부터는 위 후문에 가까운 도로상에서 승 · 하차시키는 통근버스 1대만을 운행한 사실, 그런데 위 광업소 후문은 동시에 위 목욕탕 후문(앞문을 이용하면 위 광업소 정문으로 출입할 수밖에 없다)으로서 주로 목욕탕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며, 위 광업소 근로자들도 위 하수구 건너편에 있는 우물에서 식수를 구하기 위하여 이를 이용하여 왔는데, 위 광업소측에서는 근로자들에게 위 후문을 이용하지 말도록 그 출입을 금지한 일이 없었고, 위 사고 당시는 ‘출입금지 ‘의 표지도 하지 아니하였으며(위 사고 후 위 후문쪽에 ‘출입금지’의 표지를 하였다).

이를 폐쇄하여 놓지도 아니하였고, 더구나 태백시 방향의 통근버스가 위 후문으로부터 가까운 도로상에서 그 이용자들을 승 · 하차시켰으며, 위 광업소 정문을 이용하여 위 광업소를 출입하는 경우에는 약 50m 정도를 더 걸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였기 때문에 태백시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은 주로 위 후문을 통하여 위 광업소를 출입하여 온 사실이 각 인정되고, 이에 어긋나는 갑 제1, 2호증의 각 2,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부분은 이를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광업소측이 원고를 비롯한 태백시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을 위하여 그들에게 통근버스를 제공하였고, 원고는 그날 작업을 마치고 위 통근버스를 타기 위하여 통상 출입하여 오던 위 광업소 후문을 통하여 통근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장소로 나가다가 위 사고를 당하였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는 위 사고 당시 사용자인 위 광업소의 관리지배하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발생한 위 사고로 입은 위 상병은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따라서 피고가 이를 달리 보고 한 이 사건 불승인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불승인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건웅(재판장) 서기석 손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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