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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0. 27. 선고 98다16043 판결
[공제금][공1998.12.1.(71),2761]
판시사항

평소 주벽이 심한 피공제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다리 아래로 뛰어 내려 익사한 경우, 공제약관상의 재해사고인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여 피공제자에게 과음을 한 중과실이 있더라도 사망공제금의 지급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평소 술을 좋아하고 주벽이 심한 편이었던 피공제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타고 있던 택시를 세워 내린 후 교량 난간을 타고 넘어 도합 8.32m의 다리 아래로 뛰어 내려 강물에 빠져 익사한 경우, 피공제자가 사고 직전 택시 안에서 뒷좌석에 타고 있는 여자 승객들에게 강에 떨어뜨려 죽이겠다고 욕설을 하였다고 하여 사고 당시 사람이 강물에 뛰어 들면 사망할 수도 있음을 분별할 수 있을 정도로 변별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보다는, 기억 및 판단 등의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아무런 사고작용 없이 단순히 반사적으로 반응하다가 급기야 명정상태(명정상태)에서 목적성을 상실한 나머지 충동적으로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익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와 같이 피공제자가 추락 당시 병적인 명정상태에 있었던 이상 그 사고는 위 망인이 예견하지 못한 우발적인 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또한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물에 의한 기도의 폐쇄이므로 그 자체로 외래의 사고임이 명백하므로, 비록 위 망인에게 평소 주벽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명정에 이를 정도로 과음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익사사고는 농업협동조합에서 시행하는 새생활공제 및 재해보장공제의 각 공제약관에서 사망공제금의 지급 대상으로 열거하고 있는 재해의 하나인 '익수'에 해당하는 사고로서, 위 공제금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민태식)

피고,피상고인

거창농업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현종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망 소외 1은 1993. 11. 25.부터 1996. 1. 22. 사이에 피고 조합이 시행하는 1건의 새생활공제 제3형 및 3건의 재해보장공제에 각 가입함에 있어서 피공제자를 위 망인, 사망시 공제금 수령자를 원고로 각 정하였고, 그 계약기간 중인 1996. 4. 30. 17:00경 경남 거창군 남하면 무릉리 소재 남하교 아래로 추락하여 강물에 빠져 익사한 사실, 위 새생활공제 제3형은 그 약관에 공제금 지급요건의 하나로 피공제자가 공제기간 중에 새생활공제 약관 '별표 1 재해분류표' 소정의 재해사고로 사망하는 때에는 만기공제금액의 6배를 공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반면, 재해보장공제의 약관에는 피공제자가 공제기간 중에 재해보장공제 약관 '별표 2 재해분류표' 소정의 재해사고로 사망하는 때에는 공제가입금액 전액에 상당하는 사망공제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사실, 한편 새생활공제 제3형 약관의 '별표 1 재해분류표' 및 재해보장공제 약관의 '별표 2 재해분류표'는 같은 내용으로서, "재해라 함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다만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요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부요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함)로서 다음 분류표에 따른 사고를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중 '손상 및 중독의 외부요인에 대한 분류'에 의하여 구체적인 사고유형으로 추락, 익수 및 기타 불의의 사고 등을 열거하고 있는 사실, 위 망인은 (생년월일 생략)생으로서 건재소매상을 경영하면서 평소에 술을 좋아하였고, 술을 마시면 주벽이 심한 편이었으며, 사고 이틀 전부터 원고와 이혼하자고 할 정도로 심한 부부싸움을 벌인 사실, 위 망인은 사고 당일에는 12:10경 승용차를 운전하여 경남 거창군 남하면 무릉리 소재 신장가든 식당에 도착하여 소주 3병을 마시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려고 하는 것을 위 식당 주인이 제지한 다음 개인택시를 호출하여 같은 날 16:50경 개인택시가 위 식당에 도착하자, 위 망인은 다른 여자 손님 2명과 합승하여 위 택시의 조수석에 타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 사실, 그런데 술에 취한 위 망인이 욕설을 하고 택시운전사의 뺨을 때리기도 하다가 위 남하교에 이르러 택시를 세우고 택시에서 내려 택시운전사의 멱살을 잡고 다시 뺨을 때리는 한편 택시 뒷좌석에 타고 있는 여자 승객들에게 강에 떨어뜨려 죽이겠다고 욕설을 하는 등 횡설수설하자 위 택시는 그 자리를 떠난 사실, 위 남하교에 혼자 남은 위 망인은 다리 위를 왔다 갔다 하다가 점퍼를 벗어 다리 아래 강물에 던진 다음, 그 자신 역시 교량 난간을 타고 넘어 도합 8.32m의 다리 아래로 뛰어 내려 강물에 빠져 곧바로 익사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망인이 비록 술에 취한 상태였다 하더라도 8.32m 아래의 강물에 뛰어 들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상태에서 스스로 위와 같은 높이에서 강물에 뛰어 든 이상, 위 재해분류표상의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그에 따른 공제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위 망인이 교량의 난간 밖으로 스스로 뛰어 내렸다고 인정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히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미루어 보면, 망인이 사고 직전 택시 안에서 뒷좌석에 타고 있는 여자 승객들에게 강에 떨어뜨려 죽이겠다고 욕설을 하였다고 하여 사고 당시 사람이 강물에 뛰어 들면 사망할 수도 있음을 분별할 수 있을 정도로 변별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보다는, 기억 및 판단 등의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아무런 사고작용 없이 단순히 반사적으로 반응하다가 급기야 명정상태(명정상태)에서 목적성을 상실한 나머지 충동적으로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익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와 같이 망인이 추락 당시 병적인 명정상태에 있었던 이상 그 사고는 위 망인이 예견하지 못한 우발적인 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또한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물에 의한 기도의 폐쇄이므로 그 자체로 외래의 사고임이 명백하므로, 비록 위 망인에게 평소 주벽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명정에 이를 정도로 과음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익사사고는 위 각 공제약관에서 사망공제금의 지급 대상으로 열거하고 있는 재해의 하나인 '익수'에 해당하는 사고로서 위 공제금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위 망인이 사고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을 가지고 스스로 강물에 뛰어 든 것으로 보아 그 사망이 위 재해분류표상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거기에는 위 망인의 심신 상태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는 공제금의 지급요건인 재해에 관한 법리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한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이돈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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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8.2.19.선고 97나5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