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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사지법 1992. 4. 1. 선고 91고합2114 제22부판결 : 확정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간등)][하집1992(1),408]
판시사항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7 제1항 소정의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의 의미

나. 직장에서 업무상 사용하던 칼날통을 양복주머니에 우연히 소지하고 있다가 피해자를 강간한 뒤 피해자가 그대로 집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하자 칼날통을 보이면서 "여기 칼이 있으니 죽으려면 언제든지 같이 죽을 수 있다"고 말한 것만으로는 위 법조항에서 말하는 "흉기를 휴대하여" 강간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7 제1항 소정의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라고 함은 강간범행 현장에서 그 범행에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흉기 등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지 그 범행과는 전혀 무관하게 우연히 이를 소지하게 된 경우까지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참조판례

1.

피 고 인

피고인

주문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주식회사 (상호 생략)의 사원으로서 평소 같은 사원인 피해자(여,21세)를 좋아하고 있던 중 1991.4. 중순 22:00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영동나이트크럽에서 주머니에 흉기인 칼(길이 약 9센치미터의 문방구용 카트칼)을 휴대한 채 억지로 피해자를 데리고 와서 술을 마시자고 하므로 동녀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시간만 끌다가 집에 가려는 눈치를 보이자 동녀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한손으로 동녀의 양손을 뒤로 꺾어 잡고 한손으로는 동녀의 머리채를 잡고 인근에 있는 (명칭 생략)모텔의 2층 객실로 끌고 가 손으로 동녀의 양팔을 뒤로 잡고 목부분을 조르는 등으로 폭행하여 동녀를 항거불능케 한 후 동녀의 옷을 전부 벗기고 1회 성교하고 난 뒤, 위 칼을 동녀에게 들이대면서 "여기 칼이 있다. 나는 항상 칼을 가지고 다닌다"라고 말하는 등으로 동녀를 강간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고, 이에 대한 적용법조로서 강간죄의 가중처벌 규정인 흉기를 휴대하여 강간한 경우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7 제1항 을 적용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핵심은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고 난 뒤 위 칼을 동녀에게 들이대면서 공소사실과 같이 말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그리고 그런 사실이 있다면 그것이 위 특가법 제5조의7 제1항 에서 말하는 흉기를 휴대한 경우에 해당하는가에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보건대 흉기휴대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인 강간의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피해자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 기재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한 뒤 위 칼을 동녀에게 들이대면서 "여기 칼이 있다. 나는 항상 칼을 가지고 다닌다"라고 말한 사실이 있는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검찰 및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강간 범행 당시에는 자신의 옷을 벗고 있었고 그 벗어놓은 자신의 양복 주머니 속에 길이 약 9센치미터의 문방구용 카트칼날 여러개가 들어 있는 칼날통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과 강간범행을 한 뒤 칼날통을 꺼내어 피해자에게 보여준 사실은 있으나, 먼저 그 카트칼날통의 소지 경위는 자신은 위 회사의 자산부에서 구매 및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구매 업무를 함에 있어서는 구입물품에 관한 검사와 입고 및 출고를 하는 때와 사용부서에서 물품을 달라고 할 때 물품을 포장한 끈을 풀러야 하기 때문에 카트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그 외에도 관재표작성 등의 경우에도 위 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장에서 칼을 사용하다가 퇴근할 때 무심코 주머니에 칼날통을 넣어 가는 경우가 가끔 있었는데, 피해자를 강간하던 이 사건 당일에도 자신의 주머니에 무심코 근무중 사용하던 위 칼날통을 넣고 퇴근하는 바람에 이를 소지하게 된 것이나 위 강간범행 당시에는 이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 조차 의식하지 못하였다고 변소하고 있고, 피해자도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위 칼날통을 소지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소와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고 난 뒤 위 칼날통을 피해자에게 제시한 경위에 관하여는, 피고인은 이 법정 및 검찰에서 위와 같이 자신은 피해자를 강간할 때까지 위 칼날통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하였는데 강간 후 옷을 입으면서 담배를 피우려고 상의 주머니에서 담배와 성냥을 꺼내다가 위 칼날통도 함께 꺼내게 되어 이를 피해자에게 보여준 사실이 있을 뿐 이를 피해자의 얼굴에 들이대며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는 이 법정 및 검찰에서 피고인이 자신을 강간하기 위하여 (명칭 생략)모텔의 객실까지 강제로 데리고 가는 과정에서나 위 객실에서 강간하기 위하여 폭행하는 과정에서도 피고인이 위 칼날통을 보이거나 그 통에서 칼날을 꺼내어 보이지는 아니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고 난 뒤 피해자가 그대로 집에 들어 가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하면서 울자 그때 피고인이 위 칼날통을 보이며 "여기 칼이 있다. 언제든지 너와 같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 너와 같이 죽는 것이 행복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다만 피해자가 검찰에서 피고인이 이 피해자를 강간한 후 칼날통을 보여 주면서 앞의 말들에 추가하여 "나는 항상 칼을 지니고 다닌다"고 말하면서 그 칼날을 세워 코에서 10센티미터 가량 들이대었기 때문에 겁이 났었다고 진술한 부분이 있으나 이는 동인이 이 법정에 이르러 피고인이 "여기 칼이 있다. 언제든지 너와 같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말을 하였을 뿐이지 위 칼날통을 얼굴에 들이대거나 칼날통에서 칼날을 꺼내어 보이며 협박한 사실이 없다라는 취지로 증언한 점과 앞서 피해자의 진술에서 나타난 피고인이 위 칼날통을 꺼내 보이게 된 경위에 비추어 믿을 수 없다), 결국 앞서 본 피고인 및 피해자의 각 변소 및 진술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한 뒤 피해자가 그대로 집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하자 피고인이 카트칼날통을 보이며 여기 칼이 있으니 죽으려면 언제든지 같이 죽을 수 있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 그치고 거기서 더 나아가 피고인이 위 칼날통이나 칼날을 동녀에게 들이대면서 "여기 칼이 있다. 나는 항상 칼을 가지고 다닌다"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나아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한 뒤 피해자에 카트칼날통을 보이면서 위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을 가지고 특가법 제5조의7 제1항에서 말하는 흉기를 휴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보건대, 특가법의 목적과 위 조항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 소정의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라고 함은 강간범행 현장에서 그 범행에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흉기 등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지 그 범행과는 전혀 무관하게 우연히 이를 소지하게 된 경우까지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 앞서 본 피고인이 강간범행 당시 위 칼날통을 소지하게 된 경위와 강간범행 후 이를 피해자에게 보여주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 및 피해자의 각 진술,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위 나이트크럽에서 (명칭 생략)모텔 2층 객실까지 강제로 데리고 가 강간할 때까지 위 칼날통에서 칼날을 꺼내어 보이거나 적어도 칼날통조차도 보여준 일이 없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범행 당시 피고인이 벗어 놓은 양복주머니 속에 위 칼날통이 들어 있었고 위 범행 후 피고인이 이를 피해자에게 보여주고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만 가지고서는 피고인이 위 강간 범행에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위 칼날통을 소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다만 검사가 제출하고 있는 증거 중 피고인이 피해자를 (명칭 생략)모텔의 2층 객실에서 강간하기 전에 카트칼을 내보이며 협박하였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해자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와 피해자 작성의 고소장의 기재는 그 내용 자체로도 공소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을 1991.12.22. 위와 같은 취지로 경찰에 고소한 뒤 같은 날 동인에 대한 경찰의 진술조서 작성시에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같은 날 피고인과 대질하여 진술하는 자리에서는 자기의 종전 진술을 번복하면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카트칼을 보인 것은 강간하기 전이 아니라 그 이후라고 진술하였고, 그 후 검찰이나 이 법정에서도 일관하여 그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음에 비추어 이를 믿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흉기인 카트칼을 휴대하고 강간죄를 범하였다고 하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흉기를 휴대한 점에 관한 증명이 없고 단지 강간의 점에 관한 증명이 있을 뿐이므로, 이는 형법 제297조 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306조 에 의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할 수 있는 친고죄인바, 친고죄에 있어서의 고소는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에 의하여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기 전에 하여야 하는 것이고, 증인 피해자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과 직장동료관계에 있어서 서로 알고 지내다가 이 사건 강간을 당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어 위 피해자로서는 1991.4. 중순경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즉시로 범인을 알게 되었다 할 것이어서 그때로부터 6월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1991.12.22. 위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고소(수사기록 제7장)는 고소로서의 효력이 없는 부적법한 고소라 할 것이므로 이에 터잡아 제기된 이 사건 공소는 소추요건의 흠결로 필경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명길(재판장) 이건웅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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