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헌재 1994. 6. 30. 선고 93헌가15 93헌가16 93헌가17 판례집 [수산업법 제52조 제2항 등 위헌제청]
[판례집6권 1집 576~591]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처벌법규(處罰法規) 위임입법(委任立法)의 범위와 한계

2. 수산업법(水産業法) 제52조, 제79조가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3. 수산업법(水産業法)상의 어선(漁船)·어구(漁具)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규정과 처벌법규(處罰法規)의 위임규정(委任規定)이 예측가능성이 없어 위임입법(委任立法)의 한계를 일탈(逸脫)하였는지 여부

결정요지

1. 처벌법규(處罰法規)의 위임은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고, 이러한 경우일지라도 법률에서 범죄의 구성요건(構成要件)은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일 것이라고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刑罰)의 종류(種類) 및 그 상한(上限)과 폭(幅)을 명백히 규정하여야 한다.

2. “어구(漁具)의 선적(船積)·사용(使用)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와 “어구(漁具)의 제한 또는 금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제한 또는 금지 위반행위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의 벌칙규정을 둘 수 있도록 규정한 수산업법(水産業法) 제52조, 제79조는 국회(國會)의 기술적(技術的)·전문적(專門的) 능력(能力)과 아울러 시간적 적응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서 형벌(刑罰)의 종류(種類)와 그 범위(範圍)(상한(上限))는 확실히 정하여져 있고 범죄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그 대강은 국민이 예측할 수 있도록 수권법률(授權法律)에 구체적으로 정하여져 있다고 볼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특히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3. 수산업법(水産業法)상의 어선(漁船)·어구(漁具)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규정의 주된 적용대상자는 수산업(水産業), 그 중에서도 어업(漁業)에 종사하는 자들이며 그들은 동법 제41조상의 어업허가(漁業許可)를 받았거나 제44조상의 어업신고(漁業申告)를 한 자들이어서 동법 제52조 제1항 제4호, 제79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어선(漁船)·어구(漁具)의 제한 또는 금지가 대체적으로 어떠한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동법 제52조 제2항에 “필요한 벌칙을 둘 수 있다”라는 규정은 동조 제3항의 벌칙범위와 종합하여 볼 때 결코 처벌 여부를 행정부의 자의적(恣意的)인 판단에 위임한 것이 아니라 처벌하되 수권(授權)된 전문적(專門的)·기술적(技術的) 세부구성요건사실(細部構成要件事實)을 전제로 이에 대하여 수권(授權)되는 처벌의 종류(種類) 및 상한(上限)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한정된다는 의미로 이해되므로 위임입법(委任立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다.

제청법원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1993.12.3. 위헌제청결정)

관련사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93고단530,536,675 각 수산자원보호령 위반

심판대상조문

수산업법(水産業法) 제52조 제1항 제4호, 제2항, 제3항, ① 어업단속(漁業團束)·위생관리(衛生管理)·유통질서(流通秩序) 기타 어업조정(漁業調整)을 위하여 다음 각 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大統領令)으로 정할 수 있다.

4. 어구(漁具)의 제작(製作)·판매(販賣)·소득(所得)·선채(船債) 또는 그 사용에한 제한 또는 금지

② 제1항의 규정(規定)에 의한 대통령령(大統領令)에는 필요한 벌칙(罰則)을 둘 수 있다.

③ 제2항의 벌칙(罰則)에는 300만(萬)원 이하의 벌금(罰金)·구류(拘留) 또는 과료(科料)의 규정(規定)을 둘 수 있다.

수산업법(水産業法) 제79조 제1항 제2호, 제2항(어업조정(漁業調整)에 관한 명령(命令)) ① 수산동식물(水産動植物)의 번식(繁殖)·보호를 위하여 다음 각호에 관하여 필요한사항은 대통령령(大統領令)으로 정한다.

1. 생략

2. 어구(漁具)·어업(漁業) 또는 어선(漁船)의 제한 또는 금지

3.∼7. 생략

② 제52조 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規定)은 제1항의 규정(規定)에 위반한 경우에 이를 준용(準用)한다.

③ 생략

참조판례

1991.2.11. 선고, 90헌가27 결정

1991.7.8. 선고, 91헌가4 결정

주문

수산업법(1990.8.1. 법률 제4252호) 제52조 제1항 제4호 중 “어구의 선적 또는 그 사용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 부분, 같은 조 제2항, 제3항 및 제79조 제1항 제2호 중 “어구의 제한 또는 금지” 부분, 같은 조 제2항 중 제52조 제2항, 제3항 준용부분은 각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가. 이 사건 관련사건들의 피고인들은 각 수산자원보호령 제30조 제2호, 제23조 제1항 위반으로, 피고인 김○복(93헌가15 관련사건)은 이에 덧붙여 같은 령 제5조 제1항 위반으로 각 기소되어 약식명령이 청구되었는데 피고인들을 이에 대해 제청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

제청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을 함에 있어서, 위 수산자원보호령 규정들의 모법이면서 공소사실들에 대한 처벌법규에 해당하는 수산업법 제52조 제2항, 제79조 제2항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보아 직권으로 1993.12.3.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의 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관련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 김○복은 대영3호의 선장으로서 관할 행정관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고……충남 태안군 ○면 소재 해상에서 해상동식물을 포획하기 위하여 3중 자망어구를 사용하였다”(93헌가15 관련사건)

(2) “피고인 노○용은 풍년호의 선장으로서 관할 행정관청으로부터 어업허가를 받지 않고……충남 서산군 부석면 ○○리 소재 선착장에서 어업에 사용되는 어구인 삼중자망 6폭을 위 어선에 적재하였다”( 93헌가16 관련사건)

(3) “피고인 송○명은 재광호의 선장으로서 관할 행정관청으로부터 연안자망어업허가를 받지 않고……충남 태안군 ○○읍 소재 해상에서 연안자망어구 13폭을 위 어선에 적재하였다”( 93헌가17 관련사건)

2. 심판의 대상과 관련법규

가. 수산업법(1990.8.1. 법률 제4252호) 제52조 (어업조정에 관한 명령) ① 어업단속·위생관리·유통질서 기타 어업조정을 위하여 다음 각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

1. ……

2. 어선의 척수·규모·설비와 어법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

3. ……

4. 어구의 제작·판매·소지·선적 또는 그 사용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

5. -9.……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대통령령에는 필요한 벌칙을 둘 수 있다.

③ 제2항의 벌칙에는 300만원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의 규정을 둘 수 있다.

④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가 소유 또는 소지하는 어획물·제품·어선·어구·수산동식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다만,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다.

제79조 (자원보호에 관한 명령) ① 수산동식물의 번식·보호를 위하여 다음 각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1. ……

2. 어구·어법 또는 어선의 제한 또는 금지

3. -7.……

② 제52조 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③ ……

제5조 (특정어구의 사용금지) ① 수산동식물 포획·채취하기 위하여 해조인망류 어구 또는 2중 이상의 자망을 사용하지 못한다. 다만, 2중 이상의 자망은 경상북도의 울릉도·독도 및 왕돌암 주변

해역에서 사용하는 경우와 자원보호상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어 수산청장이 포획·채취할 수산동식물의 종류와 지역을 지정하여 승인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② ……

제23조 (어선·어구의 제한 또는 금지) ① 어선은 면허·허가 또는 신고 된 어업에 사용하는 이외의 어구를 적재하거나……어업의 면허·허가를 받거나 신고 된 어선(부속선을 포함한)이 아니면 어업에 사용되는 어구를 적재하여서는 아니된다.

②-④ ……

제30조 (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

2. 제5조 제1항……제23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

3. -7.……

3. 위헌심판제청 이유와 관계인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위헌심판제청 이유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 가능한 형식인 법률로 정해 두지 않는다면 국가형벌권의 자의적 행사를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수산업법 제52조, 제79조는 어업단속을 위한 어구의 제작·판매·소지·선적·사용 등에 관하여 어떠한 제한 또는 금지규정을 둘 것인지의 여부, 수산동식물의 번식·보호를 위하여 어구·어법

또는 어선 등에 관하여 어떠한 제한 또는 금지규정을 둘 것인지의 여부 및 그러한 경우의 처벌 여부·구체적 형벌내용 등을 전부 대통령령에 백지위임하고, 다만 대통령령으로 처벌규정을 혹시 두게 되는 경우의 형의 상한과 몰수규정을 두고 있을 뿐이다.

수산업법에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이라고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이나 처벌규정이 있지 아니하다. 또한 “……에 처한다”라는 규정형식조차 취하지 아니하고 “……에 처할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범죄구성요건 해당 여부나 처벌 여부를 대통령령에 백지 위임한 수산업법 제52조 제2항제79조 제2항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위헌의 의문이 있는 법률조항이다.

나. 수산청장의 의견

위임입법에 있어서 구체적인 개별적 위임의 한계를 벗어난 포괄적인 백지위임인지의 여부는 단순한 문자의 해석에 의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라 위임입법의 필요성·목적·규제 대상물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수산동물은 수온, 해수의 염분농도, 해류의 흐름, 먹이생물 등 해양환경 조건의 변화에 따른 복합적인 요인으로 그 분포·서식 장소가 다르며 이를 포획하는 어구의 종류와 사용방법도 해역에 따라 수시로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법률로써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통령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있다.

한편 수산업법 제79조는, 제1항에서 구체적인 목적과 범의를 정해 위임하고 있고 제1호 내지 제7호는 대통령령으로 규제할 수 있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특히 제2호에서 어구·어

법 또는 어선의 제한 또는 금지를 규정하고 있어 입법에 관한 국회의 고유권한을 부인하는 결과가 되는 것은 아니며, 제2항은 형벌의 종류와 그 상한을 명백히 제한하고 있으므로 국민의 기본권이 부당하게 침해될 위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범죄의 구성요건에 대한 세부사항을 위임하고 있는 것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위헌법률 조항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 검찰총장의 의견

수산업법 제1조는 그 법의 목적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2조 제1항 및 제79조 제1항은 위와 같은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의 태양을 설시하면서 그 구체적인 내용 및 그에 대한 처벌내용을 대통령령인 수산자원보호령에 위임하고 있다.

위와 같이 무엇을 제한하고 금지할 것인가에 대해 일반적인 규정을 두고 있는 이상 일반국민의 예측가능성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구체적인 범죄구성요건을 하위법규에 위임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수산업법의 입법취지와 수산업의 성질상 불가피한 것이며 모법의 입법취지가 엄연히 존재하는 이상 그것이 죄형법정주의의 본질을 침해하고 있다거나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가 우려된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수산업법 제52조 제3항에서는 수산자원보호령에 벌칙을 둘 수 있되, 그 벌칙의 상한을 벌금 300만원이하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고 제79조 제2항에서도 위 제52조 제3항을 준용토록 하고 있으므로 제52조 제2항 및 제79조 제2항이 처벌법규를 수산자원보호령에 백지위임하고 있어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4. 판단

가. 판단의 범위

제청법원은 수산업법 제52조 제2항같은 법 제79조 제2항의 위헌 여부를 제청하였다. 그런데 같은 법 제52조 제2항의 내용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같은 조 제1항의 규정이 전제로 되며, 또한 같은 법 제79조 제2항의 내용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같은 조 제1항이 전제가 된다. 제52조 제2항의 “필요한 벌칙”은 같은 조 제3항, 제4항에서 종류 및 상한과 부가형이 규정되고 있으나 제4항은 위임입법의 문제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관련사건들에 적용될 법률로서 이 사건 위헌제청심판의 판단대상이 될 수산업법규정은 제52조 제1항 제4호 중 “어구의 선적·사용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 부분, 제2항, 제3항 및 제79조 제1항 제2호 중“어구의 제한 또는 금지”부분, 제2항 중 제52조 제2항, 제3항 준용부분이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제청법원은 위헌제청결정 이유에서 공소사실 관련 처벌법조로 제52조 제1항 제2호도 거론하고 있으나, 이는 어선의 척수·규모·설비와 어법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사항이므로, 관련사건의 공소사실들이 어구에 관련된 것임을 감안할 때 설사 어구가 어선의 설비와 어법에 관련된다고 보더라도 같은 항 제4호에서 어구에 대해 따로 규정되고 있으므로 위 제2호는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나.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0조). 그러나 오늘날 국가기능의 확대와 함께 전문성·기술성의 필요에 따라

상당한 정도의 위임입법이 용인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헌법(제75조 전단)은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해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고 한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 바 있다.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의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위임입법에 관한 헌법 제75조는 처벌법규에도 적용되는 것이지만 법률에 의한 처벌법규의 위임은, 헌법이 특히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죄형법정주의와 적법절차를 규정하고, 법률(형식적 의미의)에 의한 처벌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기본권보장 우위사상에 비추어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므로, 그 요건과 범위가 보다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처벌법규의 위임은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고 이러한 경우일지라도 법률에서 범죄의 구성요건은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일 것이라고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백히 규정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1991.7.8. 선고, 91헌가4 결정 참조)는 것이 그것이다.

또 유사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판례도 있다. “위임입법은 모법인 위임법률에서 위임입법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규정될 내용의 대강(大綱)이 예측가능 하여야 하며, 특히 이러한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의 정도는 처벌법규의 위임

에 있어서는 범죄의 구성요건의 예견가능성과 형벌의 범위가 모범인 위임법률에 명백히 제시되어야 하는 등 더욱 강화된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1.2.11. 선고, 90헌가27 ; 1991.7.8. 선고, 91헌가4 결정 등 참조).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해석은 권력분립주의·법치주의원칙에 비추어 설혹 법집행기관인 행정부가 행정입법권을 부여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권리와 의무 특히 기본권 침해영역에 관계되는 법규사항은 스스로 결정할 수 없고, 단지 위임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 한도 내에서만 결정할 수 있도록 한계지음으로써 헌법상의 기본권 보장원칙과 행정입법의 수요를 조화시켜 나가려는 데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처벌법규의 위임에 있어서, 만일 그 위임법률이 그 적용을 받는 국민에 대해서 범죄의 구성요건과 처벌의 정도에 대한 예측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행정부에 대해 범죄구성요건과 처벌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주지 못하는 내용일 때에는 결국 행정부로 하여금 스스로 법규사항을 제정하여 이를 집행하게 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되어 행정부의 자의가 개재될 여지가 생기게 되고 그것은 권력분립주의·법치주의를 기본체계로 하는 헌법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 수산업법 제52조, 제79조와 죄형법정주의

(1) 먼저 수산업법 제52조를 살펴볼 때, 이 사건과 관련된 처벌 대상인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은 제1항 제4호의 “어구의 선적·사용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부분이며, 이러한 제한 또는 금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게 되어 있고(제1항

본문), 이 경우 300만원이하의 벌금·구류·과료 규정을 둘 수 있게 되어 있다(제2항, 제3항).

또한 수산업법 제79조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된 처벌대상인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항은 “어구의 제한 또는 금지”(제1항 제2호)이며, 이러한 제한 또는 금지에 관하여 제52조 제2항, 제3항을 준용하게 되어 있다(제2항).

그렇다면 이 사건의 논점은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제4호, 제79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어구의 선적·사용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 “어구의 제한 또는 금지”라는 범죄의 구성요건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의해서 그 대강이 규정되어야 한다는 법치주의 내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 및 그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합당한 것이라 할 수 있는가, 그 규정을 통해서 국민의 예측가능성이 보장될 수 있는가 등의 문제에 귀착된다고 할 수 있는데, 우선 죄형법정주의 내지 명확성의 원칙에 대하여 살펴본다(예측가능성은 후술).

(2) 죄형법정주의는 반드시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써 범죄와 그에 대한 형벌을 정하여야 함을 뜻한다. 그러나 오늘날 범죄의 구체적 내용, 환언하면 구성요건의 일부가 어쩔 수 없이 행정부에 위임되는 것이 용인되고 있다(헌법재판소 1991.7.8. 선고, 91헌가4 결정 등 참조).

위와 같은 위임입법이 불가피하게 행하여지는 이유는 현대 행정영역의 복잡화·방대화와 국회의 전문적·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 때문인데 다른 나라에서도 행정법 분야에서 형벌의 종류, 정도 자체는 법률로 정하되, 범죄구성요건에 관한 규정의 일부는 행정입법에 맡기고 있는 예가 적지 않은 것이다. 따

라서 각 법률의 목적·내용에 따라 그러한 의미에서 위임입법이 허용될 수밖에 없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인지의 여부가 구체적으로 검토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물론 위임입법의 경우라도 권력분립주의·법치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본질에 입각하여 범죄의 구성요건과 형벌의 대강은 반드시 법률(모법)에 규정되어 국민들은 모법을 통해 어떤 행위가 처벌될 것인지, 어떠한 형벌이 부과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고, 처벌법규에 있어서 구성요건과 형벌의 예측 가능한 구체적 내용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위임입법의 한계의 일탈문제인 동시에 죄형법정주의원칙의 침해문제가 경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은 국회의 기술적·전문적 능력과 아울러 시간적 적응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형벌의 종류와 그 범위(상한)는 확실히 정하여져 있고 범죄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그 대강은 예측할 수 있도록 수권법률에 구체적으로 정하여져 있다고 볼 것이므로 결국 죄형법정주의의 원칙(특히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에 관련하여 예측가능성 문제를 아래에서 다시 상술하기로 한다.

라. 예측가능성

(1) 처벌법규의 위임에 있어서 모법상의 범죄구성요건과 형벌의 범위는 더욱 예측 가능하여야 된다는 헌법재판소의 위 판례들에 비추어 볼 대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으로는 무엇이 금지되는 행위인지 다소 애매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위의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

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행정법 분야에 있어서 수많은 범죄의 구성요건을 모법(법률)에서 완전히 명확하게 규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특히 이 사건 관련 어법질서 유지 및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각종 행정명령은 수온·해류·염분·농도·수색·먹이생물 등의 상태에 따라 수산동식물의 서식장소가 이루어지므로 그에 상응하게 발하여져야 할 이치인데 그러한 상태들이 시간적(월별, 계절별)·공간적(해역별, 수심별)으로 다양하게 변동되기 때문에 법률로 일일이 규정할 경우 그러한 변화에 적의 대처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행령에서 규정될 범죄의 구성요건이 당해 위임법률조문 하나만으로는 예측이 다소 어렵더라도 다른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한 것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수산업법은 그 목적에 대해서 “수산업에 관한 기본제도를 정하여 수산자원을 조성·보호하며 수면을 종합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수산업의 발전과 어업의 민주화를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고 규정하고 있고, 수산업법상의 어선·어구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규정의 주된 적용 대상자들은 수산업(수산업법 제2조 제1호 참조) 그 중에서도 어업에 종사하는 자들이며 그들은 동법 제41조상의 어업허가를 받았거나 제44조상의 어업신고를 한 자들인 것이다.

그런데 동 규정들에 의하면 어선·어구 등에 관하여 어구마다 수산청장의 허가를 받거나 시장·군수(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에게 신고

하게 되어 있으므로 어업허가를 받았거나 어업신고를 한 어업종사자들로서는 수산자원을 조성·보호하기 위한 수산업법의 목적을 염두에 둘 때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제4호, 제79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어구·어선의 제한 또는 금지가 대체적으로 어떠한 것이라는 것, 예컨대 허가·신고된 어선·어구 외의 것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적재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고 할 것이다.

(2) 한편 수산업법 제52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대통령령에는 필요한 벌칙을 둘 수 있다” 제3항은 “제2항의 벌칙에는 300만원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규정을 둘 수 있다”고 각 규정하고 있으며, 제79조 제2항은 이들을 준용하고 있다.

수산업법 제52조 제3항은 형벌의 종류 및 상한을 규정하였고 범죄구성요건 규정에 관하여도 이 법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위의 헌법재판소의 결정례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거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함은 위에서 밝힌 바와 같다. 그리고 제2항에 “필요한 벌칙을 둘 수 있다”라는 규정형식은 “……에 처한다”라는 위임법률의 통상적인 처벌규정에 비하여 볼 때 다소 이례적인 것이기는 하나, 이는 벌칙을 둘 수도 있고 두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니고 앞서 본 수산업법의 목적과 어선·어구에 대한 제한 또는 금지를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보건대, 시행령으로 벌칙을 규정할 권한이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 의문의 여지없이 분명하고 제52조 제3항의 벌칙범위와 종합하여 볼 때 결코 처벌 여부를 행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위임한 것이 아니라 처벌하되 수권된 전문적·기술적 세부구성요건

사실을 전제로 이에 대하여 수권되는 처벌의 종류 및 상한은 300만원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한정된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이다.

5. 결론

이상과 같은 논거에서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제4호 중 “어구의 선적·사용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 부분, 제2항, 제3항 및 제79조 제1항 제2호 중 “어구의 제한 또는 금지”부분, 제2항 중 제52조 제2항, 제3항 준용부분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75조와 죄형법정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4. 6. 30.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재판관 이재화

arrow
본문참조조문
판례관련자료
유사 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