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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등법원 2021.5.13. 선고 2020노528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인정된죄명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부착명령
사건

2020노528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

[인정된 죄명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

률위반(위계등간음)], 아동복지법위반(아동

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

2020전노55(병합) 부착명령

피고인겸피부착명령청구자

A

항소인

쌍방

검사

김상이(기소 및 부착명령청구, 공판), 서성호(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현 담당변호사 박지훈, 권수민

판결

판결선고

2021. 5. 13.

주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 청구자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판결 유죄부분)]

1) 피해자 I에 대한 부분

피해자 I은 대학입시 준비가 아닌 취미와 건강상의 이유로 G에 등록한 것이고, 이 사건 당시 피해자 I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 I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바탕으로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와의 성관계에 다소 수동적으로 응한 것일 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피해자 H에 대한 부분

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의 점

피해자 H 역시 대학입시 준비가 아닌 취미와 건강상의 이유로 G에 등록하였고, 피고인이 이 부분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쳤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의 점

피해자 H은 성관계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피고인과의 만남을 지속하기 위하여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따라 피고인과의 성관계에 동의한 것임에도 피고인이 아동인 피해자 H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학대행위를 하였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판결 무죄부분)

피해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성관계를 거부하는 피해자들의 몸 위에 올라 타 피해자들을 반항하지 못하게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와 같은 유형력의 행사는 피해자들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억압할 정도의 폭행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강간죄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부착명령 청구기각 부당

원심이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에게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

2. 피고사건 부분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해자 I1)에 대한 부분

가) 관련 법리

위력이란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며,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위력으로써 간음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81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은 판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압하기에 충분한 상황에서 위력으로 간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와 함께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기초로 하여 아래와 같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상황에서 위력으로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가) 피고인은 B년 D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전성기 시절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E선수였고 이 부분 범행 무렵에도 현역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갖고 있었다. 피고인은 E 명문인 V대학교 E학과 출신으로 위 학과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었다. 피고인은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G'을 운영하였고, 이른바 '총관장'으로서 위 G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관원들을 지도하였다. G 1관(이하 '이 사건 G'이라 한다)도 그 중 한 곳이다.

㈏ 피해자는 이 부분 범행 당시 17세의 고등학생이었고, V대학교 W과 진학을 희망하였다. 피해자는 2017. 1.경 입시를 준비하기 위하여 이 사건 G에 등록하여 그 무렵부터 피고인으로부터 E 지도를 받았다(피고인은 피해자가 대학입시 준비가 아닌 취미와 건강상의 이유로 이 사건 G에 등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E로 입시를 준비하기 위하여 이 사건 G을 찾은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진술하고 있으므로,2)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피고인은 이 부분 범행 전 이 사건 G에서 피해자에게 자주 말을 걸고 장난을 치거나 개인적인 연락을 하기도 하였으나, 피해자와 따로 만난 사실은 없었고, 피해자도 당시 피고인과의 관계를 E 스승과 제자 이상의 관계로 생각하지 않았다.3)

(2)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이 부분 범행에 관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 신빙성이 있다.

(가)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새벽 피해자가 그 전날 승급 심사 후 치킨을 많이 먹지 못한 일을 이야기하며 햄버거를 사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택시를 타고 피고인이 사는 동네에 오라고 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E 지도자로서 제자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라 여기고 택시를 타고 피고인이 거주하던 동네로 가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집안일이 밀려 있어서 이거 다 해야 나갈 수 있으니 와서 좀 도와 달라"고 부탁하였고, 피해자는 '별일 없이 그냥 가서 빨리 도와주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피고인의 집에 가게 되었다.

㈏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 들어갔더니 피고인에게 술 냄새가 많이 났고, 피고인은 침대에 누운 채 피해자에게 "패딩 점퍼를 벗고 오라"고 하였다. 피해자는 패딩 점퍼를 벗고 침대에 걸터앉았고 서로 꿀밤 맞기 놀이를 하며 분위기가 누그러질 때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피해자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피고인은 "너와 첫 경험한 남자가 되게 부럽다", "지금 니가 성인이었으면 벌써 따 먹겠다" 등의 성적인 발언을 하였다. 피해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긴장감에 팔로 입을 막는 방어적 자세를 취하였는데, 피고인은 "내가 너한테 뽀뽀라도 할 것 같냐.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며 피해자를 안심시켰다.

㈐ 피해자가 피고인의 말을 믿고 손을 내리자 피고인은 곧바로 한 손으로 피해자의 팔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피해자의 바지 벨트를 풀었으며 입으로는 키스를 하였는데, 그 상태에서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와 피고인의 성기를 음부에 삽입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바지의 허벅지 안쪽 부분이 찢어지기도 하였다.

㈑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동에 당황하였지만 피고인에게 특별히 저항하지는 않았다. 피해자는 성관계가 끝난 후 피고인과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었고, 이후 피고인의 집을 떠났다.

(3) 위력을 행사하여 간음하였는지 여부

(가) 피고인은 유명 E선수이자 이 사건 G을 포함한 G 총 관장이며 피해자가 진학을 희망하던 V대학교 E학과 출신으로, 피해자의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피해자는 피고인을 사제지간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햄버거를 사 주겠다며 피해자를 밖으로 불러냈다가 집안일을 도와 달라는 구실로 피고인의 거주지까지 오도록 만든 후 성적인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여 피해자를 안심시켰다가 갑자기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행동에 당황하였지만 피고인에게 특별히 저항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당시 피고인의 집에는 피고인과 피해자 둘 뿐이었고, 피고인은 키 173cm와 몸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건장한 체격4)을 가진 남성 E 선수로, 키 159cm 여성인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저항하였더라도 피고인의 행동을 저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당시 특별히 피고인에게 저항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피고인이 나를 지켜주겠다는 식으로 말을 하자마자 바로 그런 식으로 행동했다. 피고인은 술에 취해 있는 상태이기도 했고, 전날 술을 마시기는 했으나 아직 많이 몽롱해 있는 상태로 보였다. 그래서 피고인이 더 욕구에 취해있는 사람처럼 보여서, 내가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그만 둘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5)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동으로 어느 정도 위협을 느꼈으나 피고인에게 저항할 생각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이 피해자의 팔을 잡고 바지를 벗기는 행위와 성기를 삽입하는 행위가 순식간에 이루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바지의 허벅지 안쪽 부분이 찢어지기도 한 점을 비롯하여, 위에서 본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연령과 체격조건, 성관계 당시의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상황에서 위력으로 피해자를 간음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4)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부분 범행 후에도 피고인의 집에 찾아와 피고인과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진 점을 보아도,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다소 수동적으로 성관계에 응한 것일 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력으로 간음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해자가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이후에도 여러 차례 피고인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에 관하여 "이 사건이 있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피고인과 두 번째 성관계를 하였는데, 두 번째 성관계는 수능을 보고 성인이 된 후에 하였고 강압적인 성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소하지 않았다."라고 이 사건과 구분하여 진술하고 있는 점,6)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부분 범행 당시 G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만나는 것 외에 사적으로 교제하는 정도의 친분관계에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상태에 있던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이 부분 성관계를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해자는 이 부분 범행을 당한 후 부모에게 알려질까 염려하여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피해자 H의 피해사실에 관한 소문을 듣고 위 피해자에게 "나도 피고인이 처음에 햄버거로 유혹해서 피고인의 집에 오게 한 다음 갑자기 성관계를 해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이 부분 범행에 관하여 이야기한 점.7)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여러 차례 피고인과 합의해 주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나에게 진술을 번복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나는 피고인이 스스로 인정하지도 않은 채 합의하겠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합의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8) 피해자가 이 부분 범행을 허위로 신고하여 피고인을 무고할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해자 H9)에 대한 부분

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의 점

원심은 판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압하기에 충분한 상황에서 위력으로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앞서 본 위력 인정 여부에 관한 법리와 함께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기초로 하여 아래와 같이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이 2019. 2.경 피고인의 집에서 위력으로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가) 피고인이 올림픽 메달리스트 E선수로 이 사건 G을 운영하고 있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해자는 장래 체육교육학과 또는 E학과 진학을 희망하여 중학교 3학년이던 2018. 7.경부터 이 사건 G에 등록하고 피고인으로부터 일주일에 4번 정도 E 지도를 받았다(피고인은 "피해자가 대학입시 준비가 아닌 취미와 건강상의 이유로 이 사건 G에 등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경찰 및 검찰 조사에서 E로 입시준비를 하기 위하여 이 사건 G에 다닌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진술하고 있으므로,10)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부터 G에서 피해자의 몸을 깨물거나 무릎베개를 하는 등 피해자에게 자주 신체 접촉을 하고 말을 걸면서 피해자를 친밀하게 대하였고, 피해자는 성인 남자가 자신에게 친밀하게 대하는 것이 처음이라 피고인에게 호감을 가가지고 있었으나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을 E 관장 이상으로 보지는 않았다.11)

(2)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이 부분 범행에 관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 신빙성이 있다.

㈎ 피해자는 2019. 2.경 처음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피고인을 보고 싶은 마음에 피고인의 집으로 찾아갔다. 피고인은 집으로 찾아온 피해자에게 "키스해 봤냐"는 등 성적인 발언을 하였고, 피해자의 가슴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신체 접촉을 하였다.

(나) 그로부터 약 1~2주 후인 이 사건 당일에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겠느냐"고 하였고, 피해자는 스킨십에 관한 생각은 없이 피고인이 보고 싶은 마음에 찾아 갔다.

㈐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 가니 피고인은 옷을 다 벗은 채 이불을 덮고 누워 있다가 피해자에게 "침대에 누우라"고 했고, 피해자에게 키스를 하고 가슴을 만지며 "성관계를 하자"고 했다. 피해자는 "성인이 될 때까지는 안 할 거다"라고 말하며 거절했으나, 피고인이 계속해서 "성관계를 하자"고 요구했다.

㈑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을 벗기려고 하여 피해자는 자신의 옷을 붙잡고 있었으나, 피고인이 힘으로 피해자의 옷을 벗기면서 성기를 삽입하려고 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을 피해 침대 위쪽으로 몸을 움직였으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를 잡고 끌어당겨 성기를 삽입하려고 하였고, 몇 차례 이를 반복하다가 "네가 싫다고 하니까 성기가 서지 않는다"고 말하며 성관계를 포기하였다. 피해자는 옷을 입었고, 피고인이 지하철역까지 피해자를 차로 태워 주었다.

(3) 위력으로 간음하려고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대학 입시를 위해 E를 배우고 있었고, E 관련자들 다수와 친분이 있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대학 입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고인은 단순히 유명 E선수이자 G 관장으로 장래 대학 입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을 뿐이었고 성관계를 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다.

㈏ 피고인은 피해자보다 나이가 15살이 더 많고 키 173cm와 몸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건장한 체격을 가진 성인 남성이자 E선수로, 키 158cm의 여성인 피해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자신의 집에 오라고 한 뒤 옷을 입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다가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였고, 당시 성경험이 없었던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성인이 될 때까지는 성관계를 하지 않겠다"고 분명한 거절의사를 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힘으로 피해자의 옷을 벗기면서 성기를 삽입하려고 시도하였고, 침대 위쪽으로 몸을 움직이는 피해자의 어깨를 잡아 다시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등으로 유형력을 행사하며 성관계를 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의 저항으로 성기가 발기되지 않자 성관계를 포기 하였다.

㈑ 이상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범행 당시 피해자의 성적자유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4)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최초 경찰조사에서 이 부분 범행에 관하여 진술하지 않은 점을 보아도,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되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해자가 이 부분 범행에 관하여 1회 경찰조사에서는 제대로 진술을 하지 않다가 2회 경찰조사에서 비로소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해자는 어머니로부터 피고인이 강제로 성관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라는 요구를 받고,12) 1회 경찰조사 당시 피해사실 전반을 진술하기보다는 피고인과 사이에 있었던 일 중 실제 성관계에 이른 사건들에 대하여 주로 진술하고, 이 부분 범행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성관계 요구를 많이 했지만 내가 거절을 해서 하지 않았다"고만 진술하였다.13) 피해자는 1회 경찰조사 당시 피고인이 2019. 8. 10. 차량 안에서 피고인의 성기를 만지게 한 사건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나. 1)항 부분]에 대한 진술도 하지 않다가 2회 경찰조사 때 비로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2회 경찰조사에서, 2019. 8. 13. 이후에 가진 피고인과의 성관계를 합의하에 가진 것이라고 진술을 변경하면서 피고인과 사이에 있었던 사건 전반에 대하여 다시 진술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 부분 범행에 대한 진술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피해자가 1회 경찰조사 당시 이 부분 범행에 관하여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은 경위에 납득할 사정이 있는 점, 피해자는 2회 경찰조 사에서, “피고인이 2019. 8. 이후 피해자와 강제로 성관계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음에도, 이 부분 범행에 대하여는 비교적 명확하게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이 힘으로 성관계를 하려고 시도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해자에게 이 부분 범행에 대해서만 허위로 진술할 동기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2회 경찰조사에서 한 진술은 믿을 수 있고, 그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의 점

(1) 관련 법리

구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의 입법목적(제1조), 기본이념(제3조 제2항, 제3항) 및 같은 법 제2조 제4호, 제29조 제2호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구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성적 학대행위란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성폭행 등의 행위로서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 및 피해 아동의 의사·성별·연령, 피해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행위가 피해 아동의 인격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피해 아동이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거나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상당히 부족한 경우라면 자신의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행위자의 요구에 피해 아동이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였거나 행위자의 행위로 인해 피해 아동이 현실적으로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느끼지 아니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행위자의 피해 아동에 대한 성희롱 등의 행위가 구 아동복지법 제29조 제2호의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778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현행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에서 금지하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의 해석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2) 판단

원심은 판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이 부분 행위는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아동인 피해자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의 행위는, 이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아동인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행위로서 피해자의 건강 ·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가혹행위, 즉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도 이 점을 인식하고 범행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 피해자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의 성숙도

①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16세의 학생으로 아동복지법의 보호대상인 아동 중에서는 연령이 비교적 높은 편이나, 이성교제 경험이 1회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또래의 남학생과 밖에서 몇 번 만난 정도였으며, 이 사건 이전에 남성의 손을 잡아본 일도 없었다. 피해자는 대중매체 등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남녀 간의 성관계가 갖는 의미는 알고 있었으나, 성관계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인 과정이나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하여는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②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성관계를 처음 요구받았던 2019. 2.경 위 제2의 가. 2) 가)항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 범행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당연히 성인이 되어서 (성관계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피고인은 '친해지려면 할 수 있고, 나쁜 것이 아니다. 불법이 아닌데 왜 거부하느냐'고 했다. 자꾸 괜찮다고, 법에 어긋난 것도 아니라고 하니까 아무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그런 경험이 없어서 '진짜 이게 그 정도로 간단한 일인가'하고 혼란스러웠다.”라고 진술하였다.14) 피해자는 2019. 2.경 이후 피고인과 가끔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콘돔 성관계’, ‘성인과 미성년자와의 섹스’ 등의 내용을 인터넷에 검색하기도 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교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피고인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성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미성년자와 성인이 성관계를 하는 것' 또는 '피임하지 않고 성관계를 하는 것'의 타당성에 대하여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성관계 등에 이르게 된 경위

① 피해자는 2회 경찰조사에서 2019. 8. 10, 08:00경 범행에 관하여 "단체전을 뛰는 날인데 단체전 선수들은 피고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경기장에 갔고, 피고인이 나에게는 나중에 내리라고 해서 피고인과 단둘이 차에 남게 되었다. 뒷좌석에서 피고인이 내 무릎에 누운 뒤 자신의 성기를 만지라고 요구했는데, 나는 차 밖에서 보이는 것도 그렇고, 경기 전이라 신경이 쓰여서 '하기 싫다'고 했으나, 피고인이 계속 '해 달라'고 해서 그냥 해 주었다. 피고인이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괜찮은 줄 알았고, 성인들은 다 그렇게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였다.15)

② 피해자는 2회 경찰조사에서 2019. 8. 13.경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이 먼저 연락해서 체육관 앞에서 만났고, 피고인의 차를 타고 AB로 이동했다. 피고인이 '오늘은 마음의 준비를 해 왔느냐'고 물었다. 나는 '저번에 안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얼굴만 보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했는데, 피고인이 계속 성관계를 요구하여 성관계를 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결국 피해자는 AB 인근 도로변 차 안 뒷좌석에서 하의만 벗은 채로 피고인과 처음으로 성관계를 하였고, 피고인은 성관계 후 피해자의 닉네임을 지정해 주면서 어플리케이션에 첫 성경험을 한 소감을 남기라고 하기도 하였다.

③ 피고인은 그 다음 날에도 학교에 있는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피해자는 첫 성관계를 한 날로부터 이틀 후인 2019. 8. 15.경 피고인의 집에 찾아가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였다. 피해자는 2회 경찰조사에서 "솔직히 피고인이 성관계 하는 것만으로 연락을 하니까 이용당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좋아하는 마음에 계속 연락하고 싶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2019. 8. 24.경 및 같은 해 9. 28.경, 10. 13.경, 12. 15.경에도 피해자는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였는데, 대부분 피고인이 피해자를 부르면 피해자가 이에 응하여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피고인의 집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피고인이 술에 취해 새벽 시간에 피해자를 집으로 부른 적도 수회 있었다.

④ 피해자는 2019. 12. 말경 피고인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지자 피고인에게 "그만 만나자"는 취지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은 직접 보고 이야기하자고 한 다음 피해자를 만나 "마지막이니까 한 번만 성관계를 하자"고 하여 2020. 1. 2.경과 같은 해 1. 27.경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였다.

㈐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① 이 부분 사건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있어서 올림픽 메달리스트이고 유명 E선수로서 장래 대학 입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자 발군의 E실력을 가진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었고, 남성으로서의 매력도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다. 피해자는 피고인을 동경하고 이성으로서 좋아하였으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해자는 2회 경찰조사에서 "한 번은 피고인이 성관계를 하다가 그만두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해서 같이 나온 적도 있다.16) 피고인에게 여자친구가 있고, 나를 만나는 목적이 성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하여도 내가 좋아하니까 모두 내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피고인은 성관계를 할 때만 나에게 '좋아한다'고 하였는데, 그 말이 듣고 싶어서 성관계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도 휴대전화로 사진을 함께 찍은 적이 없었다. 피고인을 집에서만 만났기 때문에 사직 찍기도 그렇고, 피고인 사진을 보고 싶으면 검색하면 되기 때문이다.17)"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진술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을 이성으로서 좋아해서 교제하고 싶었지만, 피고인의 태도를 통해 피고인이 자신을 이성교제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피고인과 교류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피고인의 성관계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이 피해자를 진지한 애정의 대상으로 여겼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E 스승으로 어린 피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성관계를 거부하는 피해자에게 "친해지려면 그럴 수 있는 거다. 내가 나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불법도 아니고 괜찮은데 왜 거부하느냐."라고 말하며 마치 피해자의 성관계 거부결정이 이례적이고 통념에 어긋나는 행위인 것처럼 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번복하도록 회유하여 성관계 등을 하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생리 중이어서 성관계를 하기 어렵다고 하면 피해자를 만나지 않았고,18) 피고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피해자의 부모가 보지 못하도록 수시로 피해자에게 삭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 장래 피해자의 인격발달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① 피해자는 피고인과 위와 같은 관계를 지속하던 중 2019. 10.경 남성으로 깊은 친분관계가 있지 않았던 G 사범 AA에게 피고인과의 관계를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2회 경찰조사에서 "솔직히 내가 피고인에게 끌려 다닌다고 생각은 했는데, 그것이 불법이 아닌 것은 알지만 올바르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AA에게 '관장인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성관계를 원할 때 피고인으로부터 전화가 오는 것을 보여주었다. 피고인과의 관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서 수회 그만 두려고 했지만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잘 안되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접고 도움을 받고 싶어서 이야기하였다.“19)라고 진술하였다.

② 피해자가 AA에게 위와 같이 이야기를 한 다음 날부터 이 사건 G 관장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그 후 피해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19. 12. 말경 피고인에게 그만 만나자는 취지로 이야기 하였다. 피해자는 이에 관하여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은 E 관장이고 나는 관원인데다가 미성년자인데, 현재 피고인과의 관계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내가 먼저 피고인에게 이야기를 하여 정리하게 되었다.“20)고 진술하였다.

③ 피해자는 '성관계를 하더라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친해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성관계를 해야 하는 것'이라는 피고인의 말과 계속되는 피고인의 성관계 요구로 인하여, 성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 미성년인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피고인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과 처음 성관계를 할 당시는 물론 그 후에도 여전히 성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피고인과 계속 만나고 싶은 마음에 피고인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번민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충분히 형성된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가지고 상대방과 어느 정도 대등한 입장에서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다.

④ 이상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이 부분 범행으로 피해자는 향후 성인이 된 후에도 일반적이고 건전한 성관념에 따른 이성과의 정상적인 성관계도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등 인격 발달과 정신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61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하여 피해자들을 강간하거나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해자 I, H에 대한 각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의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 즉 ① 앞서 피해자들에 대한 각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의 점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부분 범행 당시 피해자들에게 위력을 행사하여 간음하거나 간음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는 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옷을 벗기고 성기를 삽입하려는 행위, 즉 성행위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행위 외에 별도로 피해자들을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② 피해자 I이 범행 당시 피고인을 경계하고 있었던 사정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에게 별다른 신체적 저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해자 H은 2회 경찰조사에서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싫다'고 말하면서 몸을 침대 위쪽으로 움직이는 등 저항을 하거나 거부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피고인이 성관계를 시도는 했지만 내가 계속 싫다고 하니까 성관계를 강제로 하지는 않았다.21) 내가 싫다니까 피고인이 (성기가) 안 선다고 말했다.22) 피고인이 서지 않는다고 포기하고 나를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주었다. 당시는 피고인을 좋아하는 입장이라서 피고인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23)"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나의 동의 없이 옷을 벗기면서 삽입을 시도하다가 내가 '하지 말라'고 두세 번 이야기 하고 나서, 그만 두고 옆에서 휴대폰을 했다.24) 피고인이 '나는 원래 상대방이 하지 말자고 하면 거기가 안 선다'고 하면서 포기했다.25)"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키와 몸무게 등 체격조건에 관한 자료를 포함하여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간음할 당시 그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행사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정도의 폭행·협박을 행사하여 피해자들을 강간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E 스승으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들을 선도하고, 보호·감독할 지위에 있던 피고인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피해자들을 위력으로 간음하거나 간음하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아동인 피해자 H을 상대로 10회에 걸쳐 성관계 등을 함으로써 성적 학대행위를 한 것이다. 이와 같은 범행의 경위와 내용, 범행 횟수, 피해자들과의 관계, 피해자들의 나이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은 죄질이 상당히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이 상당한 고통을 겪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건전한 성적 정체성이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거나 합의하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구속된 후 지인들을 통하여 피해자 I에게 피해사실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고 합의할 것을 종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I에 대한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가한 위력의 정도가 그리 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1회의 음주운전 벌금형 전과 외에 형사처벌받은 전과가 없고, 이 사건으로 AC로부터 영구제명 조치를 당하여 사실상 E지도자로서 활동하기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들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과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에 관한 판단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 정한 성폭력범죄의 재범의 위험성이라 함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성폭력범죄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부착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7410, 2010전도4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청구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판시 사정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형 집행 종료 후 위치추적 전자장치까지 부착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피고인에게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개연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검사의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함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조진구

판사 정성욱

판사 손병원

주석

1) 이하 이 항목에서는 ‘피해자 I’을 ‘피해자’라 한다.

2) 증거기록 159쪽, 공판기록 477쪽

3) 증기기록 159쪽, 공판기록 479쪽

4) 피고인은 2020. 5. 6.경 대구구치소에 입소할 당시 키 173cm, 몸무게 95kg이었다.

5) 공판기록 483쪽

6) 증거기록 515쪽, 공판기록 489, 490, 491쪽

7) 공판기록 494쪽

8) 공판기록 499~502쪽

9) 이하 이 항목에서는 ‘피해자 H’을 ‘피해자’라 한다.

10) 증거기록 28, 29쪽, 1082쪽

11) 증거기록 528~531쪽

12) 증거기록 539, 560, 565쪽

13) 증거기록 28쪽

14) 증거기록 535쪽, 공판기록 634, 635쪽

15) 증거기록 538쪽

16) 증거기록 546쪽

17) 증거기록 546, 547쪽

18) 공판기록 632쪽

19) 증거기록 550, 551쪽

20) 공판기록 603쪽

21) 공판기록 347쪽, 검사는 원심에서 피해자 H에 대한 2회 경찰조사 당시 촬영한 영상녹화 CD를 증거로 제출하고, 그에 관한 녹취록을 참고자료로 제출하였다.

22) 공판기록 350쪽

23) 공판기록 351쪽

24) 공판기록 609, 611, 612쪽

25) 공판기록 6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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