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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2. 23. 선고 95다22887 판결

[손해배상(기)][공1996.4.15.(8),1058]

판시사항

[1]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 공작물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책임 및 실화책임의 각 적용 관계

[2] 실화책임에관한법률 소정의 '중대한 과실'의 의미

[3] 실화책임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공작물 자체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직접 발생한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민법 제758조 제1항 을 적용하고, 그 화재로부터 연소한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에 대하여는 실화책임에관한법률을 적용함이 상당하다.

[2] 실화책임에관한법률에서 말하는 중대한 과실이란,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 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말한다.

[3] 목재소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인근 건물 벽에 세워 놓은 목재를 통해서 그 건물이 소실되었으나 그 화재의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 실화책임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본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성남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황연택)

피고,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학근)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화재의 발생 원인이 전기합선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판시 증거를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고서 그 밖에 달리 이 사건 화재의 원인이 전기합선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는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업무상 실화죄로 형사입건되었으나 그 화재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여겨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결국 원심의 전권인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제2점에 대하여

공작물 자체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직접 발생한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민법 제758조 제1항 을 적용하고 그 화재로부터 연소한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에 대하여는 실화책임에관한법률을 적용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20405 판결 , 1994. 3. 22. 선고 93다56404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화재는 피고 경영의 목재소에서 발생하여 목재소 가건물 및 적재된 목재를 태우고 그 불이 피고가 원고 소유의 건물 외벽에 기대어 세워 놓은 미송목재 등을 타고 위로 옮겨 붙은 것인데 그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화재가 피고 소유의 목재소 가건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판단할 것이 없이 이유 없다고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화재의 발생 후 제3자의 중대한 과실이 개입되어 그 화재가 확대되어 발생한 손해 부분에 대한 배상책임의 판단에 나아가지 않았다는 점)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제3점에 대하여

실화책임에관한법률에서 말하는 중대한 과실이란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 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 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1509 판결 , 1992. 4. 24. 선고 92다2578 판결 , 1995. 10. 13. 선고 94다3650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화재가 피고 경영의 목재소에서 발생하였다는 것 외에 그 화재가 누구의 어떠한 행위로 발생할 것인지 전혀 밝혀지지 아니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고의 과실책임을 물을 수 없고, 또 피고가 화재가 발생할 경우의 연소 위험성에 대비하여 원고 소유의 건물 외벽에 기대어 세워둔 피고 소유의 미송목재를 치우지 않았다 하여 이러한 사유만으로 곧 피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및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4.25.선고 95나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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