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red_flag_2
울산지방법원 2019.6.20.선고 2018고단3050 판결
병역법위반
사건

2018고단3050 병역법위반

피고인

A

검사

김상준(기소), 김민희(공판)

변호인

변호사 김민찬(국선)

판결선고

2019. 6. 20.

주문

피고인은 무죄.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누구든지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쓰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7. 7.~8.경 병역을 감면받을 목적으로 고의로 체중을 증량하여 4급 사회복무요원소집대상 처분을 받기로 마음먹고, 고칼로리 음식물 등을 많이 섭취하며 운동을 하지 않고 집안에서 적게 활동하는 방법으로 체중을 증량한 후 2017. 10. 23.경 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17. 10. 31.경 부산지방병무청 병역판정검사장에서 신장 176.6cm, 체중 105.2kg, BMI 33.7로 측정되어 신장체중 불시측정 대상자에 해당되어 처분이 보류되었고, 2017. 11. 29.경 신장체중 불시측정 결과 신장 175.8cm, 체중106.5kg, BMI 34.4로 측정되어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이 되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 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였다.

2. 판단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목적으로 체중을 증량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한다.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2. 11. 27. 최초 병역판정 신체검사 당시 체중이 76kg으로 측정되어 현역입영대상으로 판정받았으나 그 후 수차례 입영 연기 끝에 2017. 10.경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하여 재검 받은 결과 29kg가량 증가한 105.2kg으로 4급 판정을 받은 사실, 위 재검 직전인 2017. 9. 6. 인터넷 방송 중 시청자들과 대화하면서 병역의무 감면을 위해 필요한 BMI를 계산하고 '6kg을 어떻게 빼지?'라고 말하는 등 방송 도중 군에 가고 싶지 않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한 사실, 불시측정 결과 4급 판정이 확정된 직후 다이어트를 시작하여 2018. 5.경에는 93kg가량으로 체중 감량한 사실 등이 인정되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병역의무를 감면받기 위해 체중을 감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병역의무를 면탈 또는 감면받을 목적으로 체중을 급격히 증가시켰는지에 관하여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고,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이 인터넷방송 그 밖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도 직접적으로 병역의무 감면을 위해 체중을 증량한다는 취지의 언동을 한 증거는 없다. 피고인의 병역 면탈 혐의에 관하여 진정 또는 제보한 인터넷방송 시청자인 B, C도 수사기관 또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7. 6~7월경 갑자기 인터넷방송에서 많이 먹어 살이 찌는 모습 등을 보고 병역 면탈 목적이 있다고 짐작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특히 인터넷방송 내용 등과 관련한 다툼 끝에 피고인을 모욕죄로 고소하기도 하였던 B가 2018. 4. 19. 피고인을 만나 병역의무 감면을 받기 위한 방법이 그것 밖에 없었느냐는 취지로 물어보는 등으로 피고인에게 면탈 목적에 대해 시인하는 답변을 유도하였음에도(B는 절대 녹취하고 있지 않다고 피고인을 안심시키면서 시종 피고인에게 우호적인 발언을 하는 등으로 최대한 진솔한 발언을 끌어내려 노력하였다. 당시 B의 태도, 피고인에 대한 병무청 진정

경위 등을 볼 때 피고인을 처벌받게 할 직접적인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녹취에 나선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그 이전에 피고인이 인터넷방송에서 병역의무 면탈 목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언동을 보인 적이 없었음을 반증한다) 피고인은 체중이 증량된 기회를 이용하여 4급 판정을 받았을 뿐 병역 면탈 목적으로 체중을 증량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나. 피고인이 2017. 9. 6. 인터넷방송에서 4급 판정을 받기 위해 필요한 BMI를 계산하면서 '6kg을 어떻게 빼지?'라고 발언한 것은, 불상의 시청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BMI가 얼마인지 물은 다음 피고인이 모른다고 하자 BMI 33 이상이면 공익이니 검사해 보라고 제안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즉석에서 BMI를 계산하는 모습을 중계하면서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언동으로 체중 감량을 통해 병역의무를 감면받겠다는 진정한 의사를 표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 피고인의 성년 이후 체중은 2012. 11. 27. 최초 신검 당시 76kg, 2017. 9. 6.경 98kg, 2017. 10. 31. 재검 당시 105.2kg, 2017. 11. 29. 불시측정 당시 106.5kg, 2018. 5. 11. 경찰 조사 당시 93.5kg, 2019. 3. 21. 이 법정에서 측정 당시 101kg으로 변동되어 왔다. 2012. 11, 27.부터 2017. 9. 6.경까지 22kg가량의 체중 증가는 20세에서 25세까지 5년 동안 증가한 것으로 4급 판정 확정 이후의 체중 변화 추이까지 고려할 때 연령과 생활습관의 변화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가로 볼 수도 있다.

라. 2017. 9. 6.경부터 2017. 10. 31. 재검 당시까지의 체중 변화는 2개월 남짓 만에 7kg가량 증가한 것으로 다소 급격한 증가로 보이기는 하나, 당시 피고인이 운동하지 않고 인터넷방송에 전념하면서 시청자들이 보내 준 음식을 많이 섭취하였다고 진술하고 당시 방송 내용 또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에 부합하는 점, 특별히 의도하지 않은 체중 증가로 병역의무 감면 기준에 가까워진 이상 적극적인 체중 관리로 기존의 현역 판정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병역의무 감면 목적으로 체중을 증가시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마.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자신이 현역병 입영을 원하지 않았고 체중 증가를 기화로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하여 4급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바, 피고인의 진술 태도와 내용 등을 기록과 대조하여 볼 때 특별

히 모순되거나 불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판사김주옥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