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2두2658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취소
원고피상고인
사회복지법인 한빛원
피고상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1. 12, 21, 선고 2011누13905 판결
판결선고
2013. 4. 11.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 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인 고시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고시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는 것이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두4841 판결 등 참조).
2.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하 '노인보험법') 제23조 제1항은 장기요양급여의 종류를 재가급여, 시설급여, 특별현금급여 등으로 구분하면서 제1호에서 재가급여의 종류로 '수급자를 하루 중 일정한 시간 동안 장기요양기관에 보호하여 신체활동 지원 및 심신기능의 유지·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등을 제공하는 장기요양급여'를 '주, 야간보호급여'로, '수급자를 일정 기간 동안 장기요양기관에 보호하여 신체활동 지원 및 심신기능의 유지·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등을 제공하는 장기요양급여'를 '단기보호급여'로 각 정하고 있다. 노인보험법은 이처럼 주·야간보호급여와 단기보호급여를 구분한 다음 제32조 제4항과 노인보험법 시행규칙 제24조 제1항 [별표1] 제2호에서 주·야간보호 및 단기보호를 제공하는 기관의 시설·인력 기준 등을 별도로 정하는 한편 단기보호를 제공하는 기관의 시설·인력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노인보험법 제39조 제1항은 "재가급여비용은 급여종류 및 장기요양등급 등에 따라 장기요양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재가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그 위임에 따라 노인보험법 시행규칙 제32조는 재가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에 관하여 주·야간보호의 경우 장기요양등급 및 1일당 급여제공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하면서 "세부적인 산정기준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법령의 위임에 의하여 제정된 '장기요양급여비용 등에 관한 고시'(2009. 6. 30. 보건복지가족부 고시 제2009-125호)는 '제2장 급여비용 및 산정기준' 중 'IV. 주·야간보호' 부분에서주, 야간보호 급여비용의 세부적인 산정기준을 정하면서 제3항에서 "입소시설 급여형태와 유사하게 수급자를 24시간 이상 보호한 경우에는 일체의 급여비용을 산정하지 아니 한다'(이하 '이 사건 고시 조항'이라고 한다)고 정하고 있다.
노인보험법 및 그 시행규칙에서 위와 같이 주·야간보호와 단기보호를 구분하여 그 시설·인력 기준 등을 별도로 정하고 있는 취지는, 수급자의 숙박에 필요한 시설이나 인력을 갖추지 못한 주·야간보호시설에서 병약한 노인들이 숙박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고려함과 아울러 주·야간보호시설에서 수급자 유치를 목적으로 숙박을 제공하는 등의 탈법적 운영을 방지하려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조항이 주·야간보호시설에서 수급자를 24시간 이상 보호한 경우 일체의 주·야간보 호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위와 같은 노인보험법 및 그 시행규칙의 위임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또한 법령의 내용과 형식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고시조항은 노인보험법 제39조 제1항, 제3항 및 노인보험법 시행규칙 제32조가 위임한 바에 따라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한 것으로서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고시조항은 상위 법령인 노인보험법령의 관계 규정들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근거만으로 이 사건 조항이 상위 법령의 위임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가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하여 한 주 · 야간보호급여비용 환수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노인보험법 제39조 제1항, 제3항 및 그 시행규칙 제32조 의 위임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고영한
주심대법관양창수
대법관박병대
대법관김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