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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4. 12. 선고 87다카576 판결
[소유권이전등기][집36(1)민,156;공1988.5.15.(823),828]
판시사항

작성명의인의 날인만 되어 있고 그 내용이 백지로 된 문서를 교부받아 보충한 문서의 증명력

판결요지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작성명의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인영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및 그 문서전체의 진정성립까지 추정되는 것이기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먼저 내용기재가 이루어진 뒤에 인영이 압날된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이며, 작성명의인의 날인만 되어 있고 그 내용이 백지로 된 문서를 교부받아 후일 그 백지부분을 작성명의자가 아닌 자가 보충한 문서의 경우에 있어서는 문서제출자는 그 기재내용이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할 책임이 있으며, 이와 같은 법리는 그 문서가 처분문서라고 하여 달라질 것은 아니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순학, 홍순표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덕주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청구원인사실, 즉 원고는 소외 1과 1951년경부터 부첩관계를 맺고 지나면서 서로 자금을 모아 수차 부동산거래를 하여 늘어난 재산을 반분하기로 약정하였고, 1969.9.경에는 이 사건 부동산 역시 공동출연으로 매수하여 편의상 소외 1의 아들인 피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1972.9.중순 소외 1과 불화가 생겨 서로 다투게 되자 소외 1의 남동생인 소외 2의 입회아래이 사건 부동산을 반씩 나누기로 합의하고 백지로 된 피고의 인감이 찍힌 매도증서와 위임장, 각서를 교부받은 바 있으며, 따라서 원고의 몫에 해당하는 원심 별지목록에 적힌 지분권은 피고의 명의로 신탁해 둔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장송달로서 신탁을 해지하고 지분권의 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다고 하는 원고의 주장사실에 대하여, 먼저 피고의 명의로 등기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때에 원고측에서도 매수자금을 부담한 사실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되는 각 증거는 원심 거시의 다른 각 증거에 비추어 믿을 수 없고, 다음 원고가 백지로 된 피고의 인감이 날인된 매도증서, 위임장, 각서(갑 제28 내지 제30호증)를 소지하고 있기는 하나, 원심이 믿지 아니하는 소외 2의 증언 외에는 원고가 1972.9. 중순경 이 사건 부동산을 분할하기로 합의하고 그 증거로서 위 서증들을 받았다고 하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뒷받침 할 증거가 없으며, 위 서증에 소정의 사항을 기재하지 않고 백지로 된 것을 받은이유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주장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위 서증만으로는 이 사건 부동산의 1/2지분권을 원고에게 이전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그 증거의 취사선택과정에 채증법칙위배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작성명의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인영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및 그 문서전체의 진정성립까지 추정되는 것이기는 하나, 이와 같은 추정은 어디까지나 먼저 내용기재가 이루어진 뒤에 인영이 압날된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이며 작성명의인의 날인만 되어 있고 그 내용이 백지로 된 문서를 교부받아 후일 그 백지부분을 작성명의자 아닌 자가 보충한 문서의 경우에 있어서는 문서제출자는 그 기재내용이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법리는 그 문서가 처분문서라고 하여 달라질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 논지가 지적하는 매도증서, 위임장, 각서(갑 제28 내지 제30호증)는 모두 원고가 1972.9. 중순경 날인만 되어있는 상태에서 피고의 모인 소외 1로부터 교부받아 두었다가 이 사건 제1심 소송계속중 원고의 소송대리인에 의하여 그 백지부분이 보충된 것이라 함은 원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터이므로(기록 제361면의 원고 준비서면 및 갑 제43호증 참조), 이와 같은 경우 위 문서의 제출자인 원고로서는 그 보충 기재내용이 피고 또는 소외 1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의 범위내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원심이 그와 같은 취지에서 입증이 부족하다고 하여 위 각 서증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처분문서에 관한 주장 및 입증책임을 전도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재호(재판장) 정기승 김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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