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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2다72018 판결
[구상금][미간행]
AI 판결요지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에 정하여진 ‘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란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위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는 영조물의 설치자 또는 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아울러 그 설치자 또는 관리자의 재정적·인적·물적 제약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영조물인 도로의 경우도 그 설치 및 관리에 있어서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것을 이용하는 자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 방법을 기대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는 것으로 족하다.
판시사항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에 정한 ‘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에 관하여 판단하는 기준 및 영조물이 도로인 경우 도로 설치·관리상 하자에 관하여 판단하는 기준

원고, 피상고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해&세계 담당변호사 황태진)

피고, 상고인

김해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성락)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에 정하여진 ‘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란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위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는 영조물의 설치자 또는 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아울러 그 설치자 또는 관리자의 재정적·인적·물적 제약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영조물인 도로의 경우도 그 설치 및 관리에 있어서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것을 이용하는 자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 방법을 기대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는 것으로 족하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915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소외인이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피고 관리의 대청지하차도를 지나던 중 전방에 불상의 물체를 발견하고 우측으로 핸들을 과다하게 조작한 과실로 차량의 전면 가운데 부분으로 이 사건 주차구역의 모서리 부분을 들이받은 사실, 이 사건 주차구역은 위 지하차도의 벽면에서 안으로 움푹 들어간 형태로서 길이 27.54m, 폭 2.9m인 직사각형 모양인데 각 모서리가 직각으로 형성되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위 지하차도를 통행하는 차량이 위 모서리를 충격할 경우 대형사고의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 모서리를 대각선 형태로 만들거나 그 밖에 충격완화 보조물 등을 설치하지 않은 점, 이 사건 주차구역의 존재를 알리는 안내 표지판 내지 모서리 충격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 표지판 등이 설치되어 있지도 않은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이 사건 주차구역은 도로로서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하여 도로의 설치나 관리상의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원심판결의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주차구역은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비상주차대’가 아니라 위 지하차도 내의 전기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해 작업차량 등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보이므로, 위 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비상주차대로서의 시설 기준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위 지하차도는 내부에 조명 등이 설치되어 있어 특별한 시야장애가 없고 총 길이 380m인 전구간이 편도 3차로의 직선구간으로 되어 있어,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차량이 이 사건 주차구역 쪽 벽면을 들이받으리라고는 위 지하차도의 관리자인 피고로서도 통상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게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이 사건 주차구역에서 이 사건과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는 등의 자료도 제출된 바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이례적인 사고에까지 대비하여 이 사건 주차구역의 모서리를 대각선 형태로 설치하거나 충격방지시설 또는 경고 안내판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난 위 지하차도에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이 결여된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지하차도의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영조물의 설치·관리상의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이에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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