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결요지
판시사항
[1] 허무인·사망자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한 경우, 사문서위조죄의 성립 여부(적극)
[2] 해산등기를 마쳐 그 법인격이 소멸한 법인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한 행위가 사문서위조죄에 해당된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1. 회사가 다른 회사에 흡수합병이 될 때에는 존속회사를 제외한 모든 회사들이 소멸하고, 이들의 일체의 권리·의무관계는 별도의 이전절차 없이 법률상 당연히 존속회사에 승계되는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문서의 작성명의인으로 되어 있는 삼성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삼성종합건설'이라고 한다)는 1993. 7.경 삼성건설 주식회사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가 1996. 1. 27. 기존에 존재하던 삼성물산 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되면서 해산등기를 마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삼성종합건설은 합병으로 인하여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이, 같은 취지로 피고인이 삼성종합건설 주식회사 명의의 각 아파트공급계약서, 입금표를 위조, 행사할 당시 삼성종합건설은 실재하지 않는 법인이라고 판단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문서의 작성명의인의 실재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원심은,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작성명의인의 실재를 요하므로 사망한 자 명의의 문서의 경우 사망한 후의 일자로 작성된 때에는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않고, 이러한 법리는 법률적, 사회적으로 자연인과 같이 활동하는 법인 또는 단체에도 적용된다고 전제한 뒤, 피고인이 위조하여 행사한 삼성종합건설 명의의 각 입금표의 작성일자는 모두 삼성종합건설이 해산등기를 마쳐 그 법인격이 소멸한 이후인 1998. 2. 13.이고, 삼성종합건설 명의의 각 아파트공급계약서의 작성일자는 모두 공란으로 되어 있으나 해산등기를 한 이후에 작성된 것이므로 결국 실재하지 아니하는 법인 명의의 문서를 위조, 행사한 것으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문서위조죄는 문서의 진정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이므로 행사할 목적으로 작성된 문서가 일반인으로 하여금 당해 명의인의 권한 내에서 작성된 문서라고 믿게 할 수 있는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고 있으면 문서위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요건을 구비한 이상 그 명의인이 실재하지 않는 허무인이거나 또는 문서의 작성일자 전에 이미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문서 역시 공공의 신용을 해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공문서와 사문서를 가리지 아니하고 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며( 대법원 2005. 2. 24. 선고 2002도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법률적, 사회적으로 자연인과 같이 활동하는 법인 또는 단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위조행사한 삼성종합건설 명의의 아파트공급계약서와 입금표가 비록 삼성종합건설이 이미 해산등기를 마쳐 그 법인격이 소멸한 이후에 작성되었거나 그 법인격이 소멸한 이후의 일자로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으로 하여금 그 명의인인 삼성종합건설의 권한 내에서 작성된 문서라고 믿게 할 수 있는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피고인의 판시 행위는 사문서위조 및 동행죄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원심이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함에 있어서는 문서의 작성명의인이 실재할 것을 요한다고 전제한 뒤,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실재하지 아니하는 법인 명의의 문서를 위조, 행사한 것으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한 판단에는 사문서위조죄 및 동 행사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