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피용자의 통상적인 지위의 변동과 사용자의 통지의무
나. 사용자의 통지의무 해태로 신원보증인의 책임이 면제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가. 통상적인 승진에 의한 예견할 수 있는 지위의 변동에 불과한 임무 또는 임지의 변경은 피용자의 임무 또는 임지를 변경함으로써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가중하거나 또는 그 감독이 곤란하게 된 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용자로서는 위와 같은 사실을 신원보증인에게 통지할 의무가 없다.
나. 사용자에게 신원보증법 제4조 소정의 통지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그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막바로 신원보증인의 책임이 당연히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신원보증인과 피보증인과의 관계가 그러한 통지를 받았더라면 신원보증계약을 해지하였을 것이라는 특수한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지하지 아니하여 신원보증인으로 부터 계약해지의 기회를 박탈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신원보증인의 책임이 부정되는 것이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관
피고, 피상고인
김준영 외 2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는 1975.4.7 소외 1을 원고의 사원으로 고용하여 서민금융의 여수신업무에 종사하게 하다가 1981.8.24 해임하였는바, 피고 김준영, 피고 구정신은 1975.3.31 피고 구정신은 1977.6.24에 각 원고와의 사이에 소외 1이 원고회사에 재직중 향후 5년간 그 신원을 보증하고, 만일 소외 1이 직무수행상범하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 소외 1과 연대하여 이를 변상하기로하는 내용의 신원보증계약을 체결하였고 그후 피고 김준영, 피고 구명신은 1980.3.31 위와 같은 내용의 신원보증계약을 각 경신한 사실과, 소외 1은 원고회사의 본점 영업부차장으로 재직중이던 1980.2.4 소외 김점순으로부터 돈 4,000,000원을, 소외 김금순(소외 김점순의 오기로 보인다)으로부터 돈 10,000,000원을, 여수지점장으로 재직중이던 1980.5.11 소외 안복순으로부터 돈 10,000,000원을, 1980.8.19 같은 소외인으로부터 돈 10,000,000원을, 순천지점장으로 재직중이던 1981.3.24 소외 김해숙으로부터 돈 8,000,000원을, 1981.5.4소외 김평혜로부터 돈 10,000,000원을, 원고회사 본건 총무부에 재직중이던 1981.7.24 소외 한영순으로부터 돈 8,000,000원을, 소외 유석순으로부터 돈 5,000,000원을 위 소외인들이 예탁금명목으로 교부하는 것을 각 그때마다 수령한 후, 위 소외인들에게 동액 상당의 원고회사의 영업부장인 소외 이춘식 또는 지점장이었던 소외 1 발행명의의 차입금융 약속어음을 위조하여 각 발행교부하여 주고, 이를 원고의 예금계정에 입금시키지 아니한 채(위 1980.5.11자 돈 10,000,000원은 입금조치하였다.), 그때마다 위의 각돈을 자의로 소비하여 횡령함으로써 원고에게 돈 65,000,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들이 소외 소외 1 ) 을 위하여 원고와 신원보증계약을 체결할 때는 소외 1이 원고회사벌교지점 대리로 있었는데 그후 소외 1의 직책 및 임지가 벌교지점장 대리, 본점 영업부 및 영업부차장 겸 관리역, 여수지점장, 순천지점장 등으로 승진 변경되었음에도 이를 신원보증인인 피고들에게 제때에 제대로 알려주지 아니한 사실, 소외 1이 원고회사 벌교지점차장 재직시 1978.7.25 대출금위규처리로 견책처분을 받았고, 1980.7.16 여수지점장 재직시 대출금위규처리로 1호봉 감봉처분을 받았으며, 1981.6.9본점 총무부 재직시 대출금을 유용하여 불실계약고를 조작하였다 하여 3개월 감봉처분을 받았으며 그 밖에도 소외 1은 원고회사 순천지점장으로 있을 때, 소외 이중근, 고광정, 최규등의 예탁금을 유용하였는바, 원고는 위에 본 바와 같은 경미한 징계에 그쳤고, 1980.1.17 이후에는 상호신용금고연합회 통일어음용지를 사용하게 되어 있어, 구 어음용지는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음에도, 원고회사에서는 구어음용지를 회수 폐기하지 아니한 채 그 감독을 소홀히 하여 소외 1이 그 구 어음용지를 이용하여 이건 횡령행위를 하기에 이르렀으며, 소외 1에게 앞서본 바와 같은 업무상 부적임하거나 불성실한 사적이 있음을 알거나, 알 수 있음에도 이를 전혀 그 신원보증인인 피고들에게 통지하지 않은 사실 및 신원보증인인 피고들과 소외 1은 친척관계나 인척관계가 없음에도, 단지 한 고장에서 태어나 같이 자랐다는 정의에 못 이겨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이건 신원보증을 하기에 이르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소외 1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직책 및 임지의 변경이 있었고 그에게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업무상 부적임하거나 불성실한 사적이 있어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야기할 염려가 있음을 잘 알고 있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피고들에게 지체없이 통지하지 아니하여 피고들이 그 신원보증계약을 해지하여 그 책임을 면할 길을 막았다할 것이니,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면책되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신원보증법 제4조 는 신원보증인은 다음의 경우에는 지체없이 신원보증인에 통지하여야 한다고 하고, 제1호 로서 피용자가 업무상 부적임하거나 불성실한 사적이 있어 이로 말미암아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야기할 염려가 있음을 안 때, 제2호 로서 피용자의 임무 또는 임지를 변경함으로써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가중하거나 또는 그 감독이 곤란하게 될 때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5조 는 이러한 통지를 받은 신원보증인은 신원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신원보증법 제4조 제1호 의 통지의무는 피용자에게 업무상 부적임 또는 불성실한 사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로 인하여 신원보증인에게 배상책임이 생길 염려가 있음을 안 때에 발생하는 것이며, 제2호 의 통지의무도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가중하거나 또는 그 감독이 곤란하게 하는 임무 또는 임지의 변경이 있을 때에 발생하는 것이며 통상적인 승진에 의한 예견할 수 있는 지위의 변동에 불과한 임무 또는 임지의 변경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통지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그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막바로 신원보증인의 책임이 당연히 면제되는 것 이 아니라 신원보증인과 피보증인과의 관계가 그러한 통지를 받았더라면 신원보증계약을 해지하였을 것이라는 특수한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지하지 아니하여 신원보증인으로부터 계약해지의 기회를 박탈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신원보증인의 책임이 부정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71.3.31. 선고 71다122 판결 ; 1974.6.11. 선고 73다42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소외 1의 임무 또는 임지의 변경에 관하여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소외 1이 원고회사 벌교지점 대리로부터 벌교지점장 대리, 본점 업무부 및 영업부 차장겸 관리역, 여수지점장, 순천지점장 등으로의 승진변경이라는 것이고, 또한 소외 1이 3차례에 걸쳐 징계처분을 받는등 업무상 부적임 또는 불성실한 사적이 있었다고 하는 부분에 관하여 원심의 인사관계철에 대한 기록검증결과에 비추어 보면, 1978.7.25자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소외 송정종의 규약에 위반한 대출에 대한 감독 불충분이라는 것이고, 1980.7.16자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연체자, 관외거주자에 대한 대출, 연대보증인 없는 어음할인, 어음할인시 지점장의 개인배서등 원고회사의 내부규약에 위반하여 대출사무를 처리하였다는 것이며, 1981.6.9자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대출금을 유용하고 계약고를 조작한 것을 이유로 하고 있는바, 소외 1에 대한 위 임무 또는 임지의 변경에 관하여는 그것이 통상적인 승진에 의한 예견할 수 있는 지위의 변동에 불과한 임무 또는 임지의 변동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의 여부를 살펴 보아야 할 것이고, 또 위 3차례에 걸친 징계처분에 관하여는 위와 같은 징계사유가 있을 때마다 원고회사로서는 일응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야기할 우려가 있음을 알았다고 보아 사용자로써 통지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인지, 또한 피고들이 신원보증을 하게 된 경위등에 비추어 볼때 원고가 피고들에게 위 각 사실을 그때 그때에 통지하였더라면 피고들이 신원보증계약을 각 해지하였을 것이라는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것인지, 또한 위와 같은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고 가정하여 이를 통지하지 않음으로서 신원보증인의 책임이 부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위 각 징계의 시기와 각 징계사유 해당사실의 발생 시기등에 비추어 볼 때 신원보증인의 책임이 면책되어야 할 정도의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감경되는 정도로 족한 것인지의 여부등을 좀더 살펴본 후에 신원보증인의 책임의 유무 및 그 범위등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위 3차례의 징계처분중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야기할 우려가 가장 농후한 것으로 보이는 1981.6.9자 징계처분 이후에 소외 1이 횡령한 금액은 이 사건 전체 돈 65,000,000원중 돈 13,000,000원에 지나지 않는다),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원고가 소외 1에게 앞서 본바와 같은 직책 및 임지의 변경이 있었고 그에게 위에 본바와 같은 업무상 부적임하거나 불성실한 사적이 있어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야기할 염려가 있음을 잘 알고 있거나 알수 있었음에도 이를 피고들에게 지체없이 통고하지 아니하여 피고들이 그 신원보증계약을 해지하여 그 책임을 면할 길을 막았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면책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음은, 필경 신원보증법상의 통지의무와 보증책임의 발생 및 그 한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설령 원판결이 판시하고 있듯이 원고가 구 어음용지를 회수폐기하지 아니하는 등 감독을 소홀히 한점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결론은 같다고 하지 않을수 없다), 이는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않으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할 만한 중대한 법령위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