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7누35075 모집정지처분취소
원고항소인
학교법인 서울디지털대학교
피고피항소인
교육부장관
변론종결
2017. 8. 18.
판결선고
2017. 9. 15.
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6. 10. 17.자로 원고에게 한 2017학년도 입학정원 대비 40%(1,200명) 모집 정지처분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관계법령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서 이유 중 해당 부분(제1심판결서 이유 중 제2쪽 제5행부터 제3쪽 제7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처분의 법적 근거에 대하여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서 이유 중 해당 부분(제1심판결서 이유 중 제3쪽 제10행부터 제5쪽 제18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가 1학기에만 신입생을 충원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1학기 신입생 충원율을 바탕으로 모집정지율을 결정하였고,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 산정 과정에서도 국고보조금이 이중계상 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재량권 행사의 고려 요소로 삼지 않았으며, 이 사건 처분은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을 손해가 훨씬 큰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에서 법원은,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 · 평등의 원칙 위배,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동기의 부정 유무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한다(대법원 2001. 2. 9. 선고 98두17593 판결,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사실과 증거, 갑 제5, 7, 15~18, 20, 21, 23~25호증, 을 제1, 2,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는 처분의 기초가 되는 중대한 사실관계를 오인하거나 비례 · 평등의 원칙에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1) 이 사건 처분의 기초사실(신입생 충원율)에 대한 사실오인
(가)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고려한 원고의 최근 3년간 입학정원 대비 신입생 충원율은 2014년 65.3%, 2015년 65.8%, 2016년 71.7%이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까지 연도마다 1, 2학기로 나누어 2번에 걸쳐 신입생을 충원해 왔는데, 피고가 고려한 위 수치는 1학기 신입생 충원율에 해당하는 것으로, 실제 위 기간 동안 원고의 신입생 충원율(1, 2학기 합산)은 2014년 약 84.8%, 2015년 약 80.7%, 2016년 약 90.0%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참고로 한 신입생 충원율은 원고의 실제 신입생 충원율과 비교하여 평균 약 17.5% 정도의 차이가 난다.
(나) 원고의 신입생 충원율 현황은 신입생 모집정지라는 이 사건 처분의 실질적 제재 효과 및 정도를 가늠하는 핵심 요소이다. 그런데 2016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피고가 고려한 신입생 충원율 현황에 따르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신입생 모집에 있어 원고가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실질적 불이익 정도는 11.7%(71.7% - 60%)인 반면, 실제 신입생 충원율에 따르면 30%(90.0% - 60%)가 되어 그 실질적 불이익의 정도에 있어서 약 2.5배가 넘는 현격한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신입생 충원율에 관한 사항을 오인하였다는 것은 이 사건 처분의 실질적 제재 효과 및 정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초사실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의 수익용 기본재산 미확보율 62.8%(1,882명)를 모집정지비율의 기준으로 삼은 다음 추가로 5가지 항목(① 위반행위 발생경위, ② 위반행위의 내용 및 경중, ③ 위반횟수 및 개선의지, ④ 정당한 이해관계인의 보호, ⑤ 재정건전성 저해정도)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40%의 모집정지비율을 정하였는데, 위 '④ 정당한 이해관계인의 보호'라는 항목을 고려함에 있어 원고가 제출한 자료(원고의 1, 2학기 신입생 수를 반영한 등록금 수입 내역)를 참고하였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신입생 충원율은 간접적으로 이 사건 처분에 반영되어 결과적으로 이 사건 처분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처분 이전 피고로부터 50% 신입생 모집정지 처분안을 사전통지받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면서 위 사전통지안에 따른 등록금 수입 감소 및 운영 적자 내역을 밝히고 그 근거로 피고에게 추정자금계산서를 제출한 사실, 그 추정자금계산서가 원고의 1, 2학기 신입생 수를 모두 반영한 등록금 수입내역을 기초로 작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위 추정자금계산서를 통하여 신입생 충원율에 관한 기존의 오인을 바로잡았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위 추정자금계산서에 적힌 수치 등을 고려하여 모집정지비율을 일부 감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처분의 일부 경제적 측면만 결과적으로 반영한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을 전체적인 불이익, 즉 운영적자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파급효과, 신입생을 비롯한 재학생들의 학습권 제한이나 정상적인 학사운영의 가능성 등과 관련한 실질적 불이익까지 제대로 고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비례 · 평등의 원칙 위반
(가) 국고보조금 중복 산정 미고려 피고는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을 산정함에 있어 전입금과 기부금 수입만을 공제하고 국고보조금(국가장학금) 수입은 공제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을 산정함에 있어 국고보조금을 공제하지 아니할 경우 위 금액 상당은 등록금 수입으로 이중계상되어 실질적인 수입의 증가 없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만을 높이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일반대학에 대해서는 2015. 7. 16.자로 '대학설립·운영 규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을 산정함에 있어 국고보조금이 공제되게 되었다.
그러나 '사이버대학 설립·운영규정'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 이 사건 처분에 있어서도 원고에 대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국고보조금 약 27억 원이 공제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위 '사이버대학 설립·운영규정'에 따라 원고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을 산정할 때 국고보조금을 공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자체로 위법하다. 거나 형식적인 하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와 같이 공제하지 아니한 것이 사이 버대학을 일반대학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결과가 되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손해가 적지 않다면 이는 비례·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국고보조금을 공제할 경우 피고가 산정한 기준에 따르면 원고의 수익용 기본재산 미확보율이 62.8%에서 약 55%로 변경되어 피고가 정한 모집정지비율의 기준점이 적지 않게(약 7.8%) 변동되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에도 위와 같은 이중계상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후 사이버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에서도 국고보조금을 공제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하기도 한 점, ③ 국고보조금 이중계상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사이버대학과 일반대학을 달리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1)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전제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을 산정함에 있어 국고보조금을 공제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 심사의 중요 요소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것일 뿐 아니라 비례 ·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행위이다.
(나) 처분의 목적 및 수단의 적정성 여부
사이버대학으로 하여금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를 요구하는 목적은 사이버대학의 부실운영과 지나친 영리추구를 막아 사이버대학의 재정건전성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신장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명령 불응을 원인으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이라는 일률적인 기준을 충족하였는지 여부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지 못한 경위 및 그로 인하여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09년 및 2010년 주식회사 2곳을 설립하여 강의용 컨텐츠 계약대금으로 외주 제작시보다 45억여 원을 위 법인에 과다지급하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법인 운영비용을 교비회계에 전가하여 3억 7,000만여 원의 교비를 임원진의 사적 용도로 유용하였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의 위 용역계약 부당 발주 행위는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저질러진 것이어서 그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위와 같은 사실들만으로는 원고가 사이버대학의 부실 운영과 지나친 영리 추구의 결과로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원고가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구체적으로 교육과정 운영의 부실이나 학습권 침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도 부족하다.
(다) 공익과 사익간의 현저한 불균형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이 버대학의 재정건전성 도모에 있다. 반면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2014년 2016년 평균 신입생 충원율(평균 85.1%)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실질적으로 약 25%가량의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하게 되는바, 이로써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인한 재정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재등록률 저하,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학사운영의 장애, 연구수업경비 축소로 인한 교육의 질 하락, 대학에 대한 신뢰 실추 등 무형적인 손해까지 입게 되고, 이는 결국 고등교육기관인 사이버대학의 질적 수준 저하 및 사이버대학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학습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정이 부실한 대학이 그 수용능력 이상의 학생을 모집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사태를 예방할 필요성은 인정되나, 사이버대학의 재정건전성 도모가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이라는 기준의 일괄적인 준수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자체가 사이버대학의 질적 수준 유지 및 학생들의 학습권 신장을 위한 수단으로서 의미를 갖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을 손해를 능가한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용석
판사서승렬
판사성충용
주석
1) 피고는 일반대학 및 원격대학형태의 평생교육시설의 경우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이 학교회계 운영수익의 100%이고, 사이버대학의 경우는 학교회계 운영수익의 50%에 그치는데, 이는 사이버대학의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된 결과이므로, 사이버대학의 경우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액 산정에서 국고보조금이 공제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고보조금 문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 산정에 있어 국고보조금이 이중계상되는 문제점 때문에 제기된 것이므로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이 그러한 문제점을 해소한다거나 그러한 차별을 합리화한다고 보기 어렵고, 원격대학형태의 평생교육시설의 경우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기준은 학교회계 운영수익의 100%라고 되어 있으나 보증보험으로 갈음할 수 있었으므로 사이버대학의 수익용 기본 재산 확보기준에 비하여 엄격하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