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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88507 판결
[근저당권말소][미간행]
판시사항

[1] 공탁 자체가 부적법하여 무효인 경우에도 변제의 효력이 발생하는지 여부(소극)

[2] 근저당부동산의 소유자 겸 근저당설정자인 채무자가 채권최고액을 변제공탁하는 경우 적법한 변제공탁이 되는지 여부(소극)

[3] 갑이 을 등과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위치한 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을 등이 매매대금 전액을 지급하였고, 갑이 을에게 위 토지에 관하여 채무자 갑, 근저당권자 을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는데, 그 후 을 등이 토지거래허가신청과 관련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자 갑이 을을 피공탁자로 하여 원리금을 공탁한 사안에서,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매매계약이 무효로 될 경우 을 등에게서 받은 매매대금의 반환채무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변제공탁이 적법한 공탁인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있던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는지를 먼저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고 하며, 매매계약의 확정적 무효 여부에 관계없이 갑의 위 변제공탁으로 인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확정적으로 소멸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담 담당변호사 우덕성 외 3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쿨 담당변호사 손수일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무자는 현실제공에 의한 변제뿐 아니라 변제의 목적물을 공탁하여서도 그 채무를 면할 수 있으나( 민법 제487조 ) 공탁 자체가 부적법하여 무효인 경우에는 변제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근저당권이라 함은 그 담보할 채권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유보하여 설정하는 저당권을 말하는 것이므로 그 피담보채무가 확정될 때까지의 채무의 소멸 또는 이전은 근저당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리고 근저당부동산에 대하여 소유권, 전세권 등의 권리를 취득한 제3자는 피담보채무가 확정된 이후에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그 확정된 피담보채무를 변제하고 근저당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으나 (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7176 판결 등 참조), 채무자가 그 부동산의 소유자 겸 근저당설정자인 경우에는 그 피담보채무는 채무자가 채권자인 근저당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 전액으로 보아야 하므로 채무자로서는 채권최고액이 아니라 확정된 피담보채무액 전액을 변제공탁하지 않는 한 적법한 변제공탁이 될 수 없다.

2. 원심은, 원고가 2004. 10. 21. 피고 및 소외인(이하 ‘피고 등’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위치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10억 6,000만 원으로 하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 등은 원고에게 그때부터 2004. 12. 15.까지 위 매매대금 전액을 지급한 사실, 원고는 2004. 12. 15.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1억 원, 채무자 원고, 근저당권자 피고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준 사실, 그 후 피고 등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토지거래허가신청과 관련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자, 원고는 2009. 3. 25.경 피고 등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소유권을 이전해 갈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 등이 이 사건 토지 및 인근의 임야에 관한 개발행위허가를 둘러 싼 분쟁 때문에 이에 응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2009. 5. 22. 피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원리금 합계 13억 원을 공탁한 사실, 한편 원고는 2009년경 주식회사 랜드마크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기로 하고 그 이행을 위하여 2009. 5. 6. 주식회사 생보부동산신탁과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부동산처분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위 생보부동산신탁 명의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 및 저당권은 금전채무의 지급을 담보하는 물권으로서 물권법정주의 하에서 피담보채무를 금전급부의무 이외의 의무로 삼을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토지 매매계약의 이행 자체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처분금지 가처분 등 다른 보전 수단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로 될 경우 피고 등으로부터 지급받은 매매대금의 반환채무만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한데,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원고의 위 변제공탁으로 인해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확정적으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매매계약이 무효로 될 경우에 원고가 피고 등으로부터 받은 매매대금의 반환채무라고 본다면, 그 피담보채무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로 될 것을 전제로 하는 정지조건부 채무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변제공탁이 적법한 공탁인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있던 이 사건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는지 여부를 먼저 심리·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위 변제공탁으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확정적으로 소멸하였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변제공탁의 요건 및 그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아울러, 원심은 이 사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 11억 원인데 원고가 이자를 더한 13억 원을 변제공탁하였으므로 그 피담보채무가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인 원고가 이 사건 변제공탁을 함으로써 그 피담보채무가 소멸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 채권최고액 이상을 변제공탁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채무자가 채권자인 근저당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피담보채무 전액을 변제공탁하여야만 채무소멸에 따른 말소를 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이 점에 대하여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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