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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1.7.1.선고 2011노891 판결
유기
사건

2011노891 유기

피고인

1. A

2. B

항소인

검사

검사

김영철

변호인

변호사 C(피고인들을 위하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2. 15. 선고 2010고단3873 판결

판결선고

2011. 7. 1.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유기죄에 있어서의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의무는 문언의 해석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의무에 준하는 경우까지 확대할 수 있고, 선행행위로 인하여 부작위범에 관한 형법 제18조나 사무관리에 관한 민법 제734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호의무가 발생된 경우도 포함되며, 철도안전법 제48조 제8호, 국가공무원법 제1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도 피고인들의 법률상 보호의무가 인정됨에도, 원심은 유기죄에 있어서의 법률상 보호의무의 범위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현행 형법은 유기죄에 있어서 구법과 비교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에 '기타 사정으로 인한 자'까지 포함하여 보호법익의 범위를 넓힌 반면에 '보호할 의무 있는 자'를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는 자'로 한정함으로써 성립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고 전제한 다음, ① 유기죄에 있어서의 법률상 의무는 보호의무의 근거가 법령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공익근무요원인 피고인 B의 행위를 공무수행으로 보거나 피고인 A이 공익근무요원들을 배정받아 지도·감독하는 공공단체인 E공사의 직원이라고 하여 바로 요부조자를 보호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오히려 철도안전법 제1조는, "이 법은 철도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철도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함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철도안전법의 주된 목적은 철도안전이라 할 수 있고, 나아가 제48조 제8호는,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역시설 또는 철도차량 안에서 노숙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50조 제5호는, 철도종사자는 제48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금지행위를 한 자나 물건을 밖으로 퇴거시키거나 철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한편, 부작위범에 관한 형법 제18조나 사무관리에 관한 민법 제734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호의무가 있다는 주장은 입법자가 형법 제271조 제1항에서 보호의무의 발생 근거를 특별히 제한한 취지에 벗어나고, 사무관리 · 관습 또는 조리에 의한 보호의무까지 인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으며, 사무관리는 원래 재산상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의무 없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 경우에, 인정하는 제도이므로 이를 특별한 근거 없이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범에 그대로 확대 적용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부작위범에 관한 형법 제18조나 사무관리에 관한 민법 제734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법률상 보호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유기죄에 있어 요부조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현행 형법은 유기죄에 있어서 구법과는 달리 보호법익의 범위를 넓힌 반면에 보호책임 없는 자의 유기죄는 없애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 있는 자만을 유기죄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어 명문상 사회상규상의 보호책임을 관념할 수 없으므로, 유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행위자가 형법 제271조 제1항이 정한 바에 따라 '노유,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 있는 자'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1977. 1, 11. 선고 7653419 판결, 2008. 9. 25. 선고 2008도6615 판결 참조).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들에게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국가공무원을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고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1조나 공무원은 인권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법률상 보호의무가 있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재영

판사양우석

판사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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