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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5. 2. 8. 선고 94나11967 판결 : 확정
[손해배상(기) ][하집1995-1, 159]
판시사항

의료사고에서 기왕병력의 불고지라는 피해자 과실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의사가 기왕병력의 사전조사를 게을리한 채 중증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피부염 환자에게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을 주사함으로써 당뇨병 합병증으로 사망케 한 경우, 기왕병인 당뇨병이 의심되는 사정을 알리지 않은 환자에게도 피해자 과실을 인정한 사례.

원고, 피항소인

조부현외 1인

피고, 항소인

백미경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형구)

원심판결

수원지법 1994. 2. 22. 선고 92가합24021 판결

주문

1. 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 조부현에게 금 12, 271, 850원, 원고 조영훈에게 금 7, 931, 736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4는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들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조부현에게 금 15, 857, 499원, 원고 조영훈에게 금 10, 571, 666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내지 6호증,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1, 갑 제11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김종현의 증언, 원심 및 당심법원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부속 신촌세브란스병원장, 당심법원의 성심병원장과 박애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증거가 없다.

(1) 소외 망 허인자가 1992. 8. 7.부터 같은 달 11.까지 송탄시 소재 망 소외 1 경영의 (이름 생략)의원에서 피부염 치료를 받으면서 소외 1로부터 같은 달 7. 덱사 메타존 주(주) 5mg, 아빌 주(주) 2.0을 주사받고, 같은 달 11.5% D/W 2,000mℓ, 린코신 주(주) 600mg을 주사받았는데, 같은 달 11. 위주사를 맞고 귀가한 직후부터 혼수상태에 빠져, 같은 날 18:15경 송탄시 소재 송탄성심의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은 후, 같은 날 19:10경 평택시 소재 박애병원으로 옮겨져 당뇨병 및 당뇨병합병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아니하여, 같은 달 13.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재차 옮겨져 고삼투압성 비키톤성 혼수(부적절하게 당뇨병을 조절하던 환자에게 및 패혈증, 극심한 신체적 손상, 정신적 충격 및 뇌출혈 등에 의하여 동반되는 당뇨병의 급성합병증)와 패혈증으로 진단을 받고 위 병원 내분비과에 입원하여 수액요법과 인슐린을 투여하여 고혈당 및 고삼투압을 조절한 후 패혈증 및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증의 치료를 위하여 감염내과로 전과하였고, 전과 당시 혼수로 인한 합병증으로 폐렴, 욕창 및 창상감염이 동반되었으며, 감염내과로 전과한 후 항생제 치료를 통하여 패혈증 및 폐렴은 어느 정도 호전되었으나 뇌손상으로 인한 혼수는 호전되지 않아 같은 해 11. 10. 퇴원한 다음 그 직후인 같은 달 12. 01:45경 경기 평택군 청북면 어소리 소재 집에서 고삼투압성 비키톤성 당뇨병성 혼수와 패혈증 및 다발성 장기부전증으로 인한 허혈성 뇌손상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2) 망 허인자는 사고 100일 전 제왕절개술로 출산을 하였는데 당시 임신성 당뇨가 있었고, 평소 갈증이 자주 생기고 소변량이 많은 증세를 보여와 망 소외 1로부터 피부염치료를 받을 당시 이미 중증의 당뇨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망 소외 1이 망 허인자에게 주사한 위 주사액 중 덱사 메타존 주(주) 5mg은 스테로이드제재로서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고, 면역기능을 감소시켜 패혈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5% D/W 2, 000mℓ은 당뇨병환자의 혈당을 높여 당뇨로 인한 혼수로의 진행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주사액이므로, 망 소외 1로서는 위 주사액을 망 허인자에게 주사하기 전에 위 주사액을 투여함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망 허인자의 기왕병력을 자세히 조사하였어야 하고, 만약 소외 1이 기왕병력을 사전에 조사하였다면 망 허인자가 당시 중증의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망 소외 1은 위 기왕병력의 사전조사를 게을리한 채 망 허인자의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 주사액을 투여함으로써 망 허인자로 하여금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당뇨병성 혼수 등의 당뇨병합병증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3) 원고 조부현은 망 허인자의 남편이고, 원고 조영훈은 위 망인의 아들이며, 망 소외 1은 1992. 11. 10. 사망하였고, 그 재산상속인 중 처인 소외 2, 자녀인 소외 3, 4, 5는 재산상속을 포기함으로써 나머지 자녀들인 원심 공동피고 1, 2와 피고만이 법정상속분에 따라 망 소외 1의 재산을 상속하였다.

(4)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 허인자의 사망은 망 소외 1의 위 인정의 의료시술상의 과실에 기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망 소외 1의 재산을 공동으로 상속한 피고는 그 상속분에 따라 망 허인자 및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망 허인자는 피부염치료를 받을 당시 이미 중증의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망 소외 1이 당뇨병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는 주사액을 부주의하게 투여함으로 사망하게 된 것이니, 망 허인자에게도 피부염치료에 앞서 망 소외 1에게 임신성 당뇨를 앓았던 병력이 있고, 평소 자주 갈증을 느끼며 소변량도 많다는 등 현재에도 당뇨병을 앓고 있음이 의심되는 사정을 알려 의사로 하여금 이에 대비하여 투약 등 치료를 할 수 있게 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하여 망 소외 1로 하여금 당뇨병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치료방법을 선택하게 한 과실이 있고, 망 허인자의 기왕병력인 당뇨병은 동인이 이 사건 사망사고에 이르게 된 중요한 요인이 되었으므로, 이를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정함에 있어 참작하되, 그 비율은 50%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책임을 이를 제외한 나머지 비율부분으로 제한한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일실수입

망 허인자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은 다음 (1)과 같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다음 (2)와 같이 월 12분의 5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금 73, 976, 041원이다.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성 별:여 자

생년월일:1962. 3. 20.

연령(사고당시):29세 4개월 남짓

기대여명:46.01년

(나) 거주지:사고 당시 농촌지역인 경기 평택군 청북면 어소리 184에 거주

(다)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사고 당시에 가까운 1992. 7. 농촌일용노동에 종사하는 여자의 임금수준인 월 금 506, 475원(1일 금 20, 259원×25일, 월 가동일수는 경험칙)

(라) 가동기간:60세가 되는 날까지(경험칙)

(마) 생계비:수입의 1/3 정도(망인의 나이, 소득수준, 부양가족관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이와 같이 평가)

(증 거)

갑 제1, 9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2) 계 산

* 기간(월 미만은 소득금액이 적은 기간에 포함시키고, 마지막 월 미만은 버림)

(가) 1992. 8. 11.부터 사망하기까지:3개월간

(나) 그 다음날부터 60세가 되는 2022. 3. 20.까지:29년 4개월(352개월)간

* 계산(원 미만은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버림, 이하 같다)

(가) 금 506, 475원×2. 9752=금 1, 506, 864원

(나) 금 506, 475원×(1-1/3)×(217.6033-2.9752)=금 72, 469, 177원

(다) 합계:금 73, 976, 041원

나. 치료비

원고 조부현은 망 허인자의 치료비로 합계 금 7, 245, 480원을 지출하였다.

(증 거)

갑 제8호증의 1 내지 40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다. 장례비 및 개호비의 인정여부

원고 조부현은 망 허인자의 장례비로 금 1, 200, 000원을 지출하였고, 치료기간인 92일간 자신이 망 허인자를 개호함으로써 금 2, 701, 948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위 원고가 위 장례비를 지출하였다는 점이나 망 허인자의 치료기간 동안 위 원고가 망인을 개호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들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책임의 제한

(1) 제한비율:50%

(2) 계 산

일실수입:금 73, 976, 041원×0.5=금 36, 988, 020원

치료비:금 7, 245, 480원×0.5=금 3, 622, 740원

마. 위자료

(1) 참작한 사유:나이, 가족관계, 재산 및 교육정도, 사고의 경위, 치료기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2) 결정금액

망 허인자:금 10, 000, 000원

원고 조부현:금 5, 000, 000원

원고 조영훈:금 5, 000, 000원

바. 상속관계

(1) 망 허인자의 재산상속인 및 상속분:남편인 원고 조부현(3/5), 자인 원고 조영훈(2/5)

(2) 원고들의 상속금액

원고 조부현:46, 988, 020원(=일실수입 36, 988, 020원+위자료 10, 000, 000원)×3/5=금 28, 192, 812원

원고 조영훈:46, 988, 020원×2/5=금 18, 795, 208원

(3) 피고의 상속분:1/3

사. 피고 배상금액

원고 조부현에 대하여:36, 815, 552원(=상속분 28, 192, 812원+치료비 3, 622, 740원+위자료 5, 000, 000원)×1/3=금 12, 271, 850원

원고 조영훈에 대하여:23, 795, 208원(=상속분 18, 795, 208원+위자료 5, 000, 000)×1/3=금 7, 931, 736원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조부현에게 금 12, 271, 850원, 원고 조영훈에게 금 7, 931, 73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그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피고 패소부분 중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하며,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 제92조 , 제93조 , 제96조 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일(재판장) 김문석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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