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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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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2018. 5. 11. 선고 2017고단6135 판결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 항소[각공2018하,584]
판시사항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서 아이돌보미인 피고인이 피해아동 갑(생후 10개월)의 집에서 갑이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운다는 이유로 손으로 갑의 엉덩이 부위를 수회 때리고, 갑에게 “미쳤네, 또라이, 울고 지랄이고.”라는 등 큰 소리로 욕설을 하고, 갑이 큰 소리로 울고 있는 것을 보고도 울음을 그치도록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전화통화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함으로써 자신이 보호하는 갑에게 신체적 학대행위 및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서 아이돌보미인 피고인이 피해아동 갑(생후 10개월)의 집에서 갑이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운다는 이유로 손으로 갑의 엉덩이 부위를 수회 때리고, 갑에게 “미쳤네, 또라이, 울고 지랄이고.”라는 등 큰 소리로 욕설을 하고, 갑이 큰 소리로 울고 있는 것을 보고도 울음을 그치도록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전화통화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함으로써 자신이 보호하는 갑에게 신체적 학대행위 및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갑의 모친 을이 녹음한 음성 CD와 그 녹취록(갑, 피고인, 을) 및 이를 기초로 한 을 등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등이 있고, 위 음성 CD와 녹취록의 내용은 ① 피고인이 갑에 대하여 말을 하는 부분, ② 피고인과 을의 전화통화 부분, ③ 피고인이 자신의 자녀 등과 전화통화를 하는 부분, ④ 갑의 음성과 울음소리, ⑤ (피고인이) 무엇인가를 탁탁 치는 듯한 소리와 기타 음향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②, ④, ⑤ 부분은 통신비밀보호법상 ‘타인 간의 대화’로 볼 수 없으므로 증거능력이 인정되나, ①, ③ 부분은 같은 법상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14조 에 따라 증거능력이 없고, 을 등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등은 위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기초로 한 2차 증거로서 역시 증거능력이 없으며, 공소사실 중 갑에게 “미쳤네.” 등으로 큰 소리로 욕설을 하는 등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자백하고 있으나 자백을 보강할 만한 증거가 없고, 한편 손으로 갑의 엉덩이를 수회 때려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서 위 ⑤ 부분이 있으나, 그 음향을 청취한 결과 피고인이 실제로 갑의 엉덩이를 손으로 때렸는지, 아니면 다른 도구로 갑 외의 사물을 두드린 것인지 등이 분명하지 아니하여 위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이다.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황윤재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윤용진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구 ○구청 가족복지과에서 위탁 운영하는 대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사회복지재단인 대구 ○○△△△△△△△△ 소속의 아이돌보미이다.

피고인은 2017. 9. 13. 10:00경부터 같은 날 17:30경까지 대구 북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피해아동 공소외 1(생후 10개월)의 집에서 피해아동이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운다는 이유로 손으로 피해아동의 엉덩이 부위를 수회 때리고, 피해아동에게 “미쳤네, 미쳤어, 돌았나, 제정신이 아니제, 미친놈 아니가 진짜, 쯧, 또라이 아니가, 또라이, 쯧, 울고 지랄이고.”라는 등 큰 소리로 욕설을 하고, 피해아동이 큰 소리로 울고 있는 것을 보고도 피해아동의 울음을 그치도록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아들과 통화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이돌보미로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고,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 판단

가.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의 비밀을 보호하고 통신의 자유를 신장하는 것을 입법 목적으로 하여, 통신 및 대화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그 대상을 한정하고 엄격한 법적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1조 ). 이에 따라 누구든지 위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고( 제3조 제1항 본문),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함으로써 취득한 대화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제14조 제2항 , 제1항 , 제4조 ).

통신비밀보호법의 위 규정들의 문언, 내용, 체계와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보호하는 타인 간의 ‘대화’는 원칙적으로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육성으로 말을 주고받는 의사소통행위를 가리킨다. 따라서 사람의 육성이 아닌 사물에서 발생하는 음향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사람의 목소리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말이 아닌 단순한 비명소리나 탄식 등은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구현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소리가 비록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타인 간의 ‘대화’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형사절차에서 그러한 증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개별적인 사안에서 효과적인 형사소추와 형사절차상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대화에 속하지 않는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행위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또는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한도를 벗어난 것이라면, 단지 형사소추에 필요한 증거라는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형사소송에서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이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 보호이익보다 우월한 것으로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러한 한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위와 같은 목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형사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도19843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음성 CD와 그 녹취록(공소외 1, 피고인, 공소외 2)(9. 13.자 녹음)이 있고, 이를 기초로 한 공소외 3, 공소외 2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와 사례판단의견에 대한 송부 회신이 있다.

위 음성 CD와 녹취록의 내용은, ① 피고인이 피해아동인 공소외 1에 대하여 말을 하는 부분, ② 피고인과 피해아동의 모친인 공소외 2와의 전화통화 부분, ③ 피고인이 피고인의 자녀 등과 전화통화를 하는 부분, ④ 피해아동 공소외 1의 음성과 울음소리, ⑤ (피고인이) 무엇인가를 탁탁 치는 듯한 소리와 기타의 음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위 ②부분은 녹음자인 공소외 2와 피고인이 전화통화 하는 것을 녹음한 것이므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였다고 볼 수 없어 위 법 제14조 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증거능력은 인정되지만(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과는 무관하다. 위 ④부분은 이 사건 당시 생후 10개월 남짓 되어 말로써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피해아동이 피고인에 대하여 즐겁다거나 불편하다는 등의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내는 음성으로 볼 수 있으므로 대화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전혀 없지는 않으나, 그 자체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말’은 아니므로 위 법상 ‘대화’는 아니라고 볼 것이다. 그리고 위 ⑤부분은 위 법에 정한 ‘타인 간의 대화’가 아닌 음향임이 분명하다. 결국, 위 ④, ⑤부분도 위 법 제14조 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한편 위 ①부분은 피고인이 위 피해아동에게 하는 말인바, 말로써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피해아동과 의사소통한다는 의미에 중점을 두고 본다면 ‘대화’에 해당한다기보다는 피고인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출하는 독백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위와 같이 피해아동이 말로써 하는 것은 아니나 음성이나 울음소리 등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피고인이 피해아동의 그와 같은 행동에 대하여 야단을 치거나 하는 의미에서 피해아동에 대하여 말을 한 것이고, 한편으로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보호하는 입법 목적이 통신비밀을 보호하고, 통신의 자유를 신장하며, 아울러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비록 위 ①부분을 피고인의 독백에 가깝다고 본다 하더라도, 이를 위 법이 보호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가사, 이 부분을 ‘대화’가 아닌 사람의 음성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위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음성을 녹음함으로써 확보될 수 있는 범죄에 대한 형사소추 및 형사절차상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이 피고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또는 인격권의 보호라는 가치보다 반드시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차원에서도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음성을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위 ①부분은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위 ③부분은 위 법상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함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도 증거능력 없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위 공소외 3, 공소외 2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와 사례판단의견에 대한 송부 회신은 위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기초로 한 2차 증거라 할 것이므로, 이들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된다.

다. 위와 같은 전제에서 보건대,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아동에게 “미쳤네.” 등으로 큰 소리로 욕설을 하는 등으로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자백하고 있으나, 그 자백을 보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자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의 증거에 해당하고,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으므로,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한편 피해아동이 이 사건 당시 생후 10개월 남짓 된 유아였으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폭언 등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 없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피해아동이 비록 말로써 의사표현을 할 수는 없더라도 음성이나 울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피고인 음성의 높이나 강도 및 어조, 피고인이 말하는 태도나 표정 등을 보고 피고인이 표출하는 말이나 감정의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이는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미쳤네, 또라이가.” 등으로 큰 소리로 폭언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아동에게 정신적인 위해를 가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따라서 피해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아동의 엉덩이를 수회 때려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 보면,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위와 같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녹음 CD와 녹취록 중 위 ⑤부분이 있으나, 그 음향을 청취한 결과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아동의 엉덩이를 손으로 때렸는지, 아니면 다른 도구로 피해아동 외의 사물을 두드린 것인지 등이 분명하지 아니하므로, 위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역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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