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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법 2014. 6. 27. 선고 2013드단91378 판결
[혼인의무효확인] 확정[각공2014하,697]
판시사항

갑이 미국 네바다 주 소재 지방법원에서 확정된 을과 갑 사이의 이혼판결을 기초로 이혼신고를 한 후, 병과 혼인하고 미국 네바다 주 혼인등록관으로부터 혼인증서를 발급받아 서울에서 혼인신고를 마쳤는데, 을이 대한민국 국적인 갑과 미국 국적인 병을 상대로 갑과 병 사이의 혼인 무효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갑과 을 사이의 이혼신고는 무효이고, 중혼인 갑과 병 사이의 혼인은 미국 네바다 주 법을 적용하여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갑이 미국 네바다 주 소재 지방법원에서 확정된 을과 갑 사이의 이혼판결을 기초로 이혼신고를 한 후 병과 혼인하여 미국 네바다 주 혼인등록관에게 혼인등록을 하고 혼인증서를 발급받아 증서등본을 서울 강서구청장에게 제출하여 혼인신고를 마쳤는데, 을이 대한민국 국적인 갑과 미국 국적인 병을 상대로 갑과 병 사이의 혼인 무효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갑과 을 사이의 이혼이 을의 진정한 이혼 의사 없이 편취된 판결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이혼신고는 무효이고, 따라서 갑과 병 사이의 혼인은 중혼에 해당하는데, 중혼의 효력에 관하여 당사자의 본국법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혼인의 유효성을 보다 부정하는 나라의 법률을 적용함이 타당하므로, 갑과 병 사이의 혼인은 미국 네바다 주 법을 적용하여 무효라고 본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현)

피고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병직 외 1인)

변론종결

2014. 5. 16.

주문

1. 피고들 사이에 2011. 8. 31. 미국 네바다 주 클라크카운티 혼인등록관에게 혼인등록을 하고 혼인증서를 발급받아 2013. 4. 22. 그 증서등본을 서울 강서구청장에게 제출하여 한 혼인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위적으로, 주문과 같은 판결 및 예비적으로, 피고들 사이에 2011. 8. 31. 미국 네바다 주 클라크카운티 혼인등록관에게 혼인등록을 하고 혼인증서를 발급받아 2013. 4. 22. 그 증서등본을 서울 강서구청장에게 제출하여 한 혼인은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와 피고 1은 1978. 10. 26.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서, 그 사이에 성년이 된 자녀를 두고 있었다.

나. 한편 피고 1은 2007년경 원고를 상대로 장기간의 별거 등을 이유로 하여 서울가정법원 2007드단45145호 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청구 기각 판결을 받았는데, 그 이후로도 피고 1은 귀가하지 아니하고 계속적으로 원고 및 자녀와 별거하였다.

다. 그런데 피고 1은, 미국 네바다 주 나이카운티 지방법원에서 2011. 8. 11. 확정된 원고와 피고 1 사이의 이혼판결을 기초로, 2013. 4. 18. 이혼신고를 하였는데, 위 네바다 주 이혼판결에는, 원고와 피고 1이 공동으로 이혼을 신청하여 판결을 받았다고 기재되어 있고, 네바다 주에서 6주 동안 거주한 원고가, 네바다 주 클라크 카운티에 있는 공증인의 면전에서 이혼에 동의하여 직접 서명하였다는 내용이 첨부되어 있으나, 원고는 1995. 6. 6. 대한민국에 입국한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출국한 사실이 없다.

라. 한편 피고들은 위 이혼 판결 직후인 2011. 8. 31. 혼인하여, 2013. 4. 22. 미국 네바다 주 클라크카운티 혼인등록관이 작성한 혼인증서등본을 서울 강서구청장에게 제출함으로써 청구취지 기재 혼인신고를 마쳤다.

[인정 근거: 갑 1 내지 6호증, 갑 7호증의 1 내지 3, 갑 8호증의 1 내지 3, 갑 9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앞서 본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미국 네바다 주 나이카운티 지방법원의 이혼판결에 기하여 2013. 4. 18. 서울 강서구청장에게 신고하여 한 이혼은 원고의 진정한 이혼 의사 없이 편취된 판결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봄이 상당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혼신고는 무효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들 사이의 청구취지 기재 혼인신고는 중혼에 해당한다.

나. 한편 원고가 대한민국 국적의 피고 1과 미국 국적의 피고 2를 상대로 피고들 사이의 혼인이 중혼에 해당함을 이유로 피고들 사이의 청구취지 기재 혼인의 무효를 구하는 이 사건은 이른바 섭외적 사법관계에 속하는 사건이라 할 것이고, 나아가 국제사법 제36조 제1항 은 혼인 성립의 장해 요건인 혼인의 무효나 취소 사유를 포함한 혼인의 실질적 성립요건은 각 당사자에 관하여 그 본국법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 1에 대하여는 우리나라 민법을, 피고 2에 대하여는 미국 네바다 주 혼인관계법에 따라 청구취지 기재 혼인신고의 효력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다. 그런데 우리나라 민법 규정은 중혼을 혼인 취소 사유로 정하고 있고, 미국 네바다 주 법은 원칙적으로 중혼을 무효 사유로 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이 중혼의 효력에 관하여 당사자의 본국법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혼인의 유효성을 보다 부정하는 나라의 법률을 적용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라. 따라서 피고들 사이의 청구취지 기재 혼인은 중혼의 유효성을 보다 부정하고 있는 미국 네바다 주 법을 적용하여 무효라 봄이 상당하다.

마.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고 1이 수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화해 및 재결합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원고가 이를 수용하지 아니하여 원고와 피고 1의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에 이르렀는데도, 원고가 피고들의 혼인이 중혼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오로지 피고 1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 기한 것으로서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가사 원고와 피고 1 사이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피고 2와 동거하면서 편취된 외국판결에 기하여 원고와의 이혼신고를 마치고, 그에 기하여 피고 2와의 청구취지 기재 혼인신고를 마침으로써 부부간의 정조의무, 성실의무, 동거의무를 스스로 저버린 피고 1에게 그 모든 책임이 있다 할 것이고, 나아가 을 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 피고 1에 대한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 기인한 것이라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 1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들 사이의 청구취지 기재 위 혼인은 무효라 할 것이고, 피고 1의 법률상 배우자인 원고에게는 가족관계등록부의 잘못된 기재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법률상 지위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으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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