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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4. 7. 10. 선고 84다카424, 84다카425 판결
[약속어음금][집32(3)민,147;공1984.9.15.(736)1422]
판시사항

가. 발행지가 백지인 약속어음에 있어 발행인의 명칭에 부기된 상호에 포함된 지명표시를 발행지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나. 약속어음 발행인의 파산등 경우와 만기전 소구

다. 상업사용인이라는 사실만으로 상인의 영업과 관계없는 일에 관하여 상인의 행위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 여부

라. 회사의 상업사용인이란 사실만으로 자기의 채무담보를 위해 어음에 회사명의의 배서를 대행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은 발행지가 모두 백지로 되어 있으나 각 발행인의 명칭에 “신라체인 점촌지점” 또는 “한남체인 상주슈퍼”라는 상호가 부기 되어 있는 바 어음법 제76조 제4항 에 의하여 발행인의 명칭에 부기한 지를 발행지로 볼 것이고 발행지 기재는 독립된 최소 행정구역을 표시하면 족한 것이므로 위 각 상호에 포함된 점촌이나 상주의 표시를 발행지 기재로 볼 것이다.

나. 어음법은 약속어음의 경우에 환어음의 경우와 같은 만기 전 소구에 관한 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약속어음에 있어서도 발행인의 파산이나 지급정지 기타 그 자력을 불확실케 하는 사유로 말미암아 만기에 지급거절이 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만기 전의 소구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 바 이 사건 약속어음과 동일인 발행명의의 다른 약속어음이 모두 부도가 된 상황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이 사건 약속어음도 만기에 지급거절이 될 것이 예상된다고 하겠으므로 그 소지인은 만기 전이라고 할지라도 일단 지급제시를 한 후 배서인에게 소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 일반적으로 상업사용인은 상인의 영업범위내에 속하는 일에 관하여 그 상인을 대리할 수 있고 영업과 관계없는 일에 관하여는 특별한 수권이 없는한 대리권이 없는 것이므로 상업사용인이 권한없이 상인의 영업과 관계없는 일에 관하여 상인의 행위를 대행한 경우에 특별한 수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상업사용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피고 회사의 상업사용인인 소외 (갑)이 원고로부터 자신이 매수한 부동산 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자기명의의 어음을 발행하고 그 어음금의 지급을 보하는 뜻으로 여기에 피고 명의의 배서를 대행한 경우, 피고 회사가 그 상업사용인인 위 (갑) 개인의 토지매매대금채무의 변제를 담보하는 일은 피고 회사의 영업범위내에 속하는 일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배서에 관한 특별수권이 있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없는한 위 (갑)이 피고 회사의 지점장으로서 피고회사 명의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동인에게 위와 같은 피고 회사의 배서를 대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신라체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어음법 제76조 제4항 에 의하면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약속어음은 발행인의 명칭에 부기한 지에서 발행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다.

원심확정 사실에 의하면, 원심판시 (1) 내지 (3) 및 (5)항의 각 약속어음은 발행지가 모두 백지로 되어 있으나 각 발행인의 명칭에 “신라체인 점촌지점”또는 “한남체인 상주슈퍼” 라는 상호가 부기되어 있다는 것인바, 발행지 기재는 독립된 최소 행정구역을 표시하면 족한 것이므로 위 각 상호에 포함된 점촌이나 상주의 표시를 발행지 기재와 같이 본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이와 다른 견지에서 위와 같은 상호표시를 발행지 기재로 볼 수 없다는 논지는 이유없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어음법은 약속어음의 경우에 만기에 있어서의 지급거절에 의한 소구( 어음법제77조 제1항 제4호 )만을 인정하고 환어음의 경우와 같은 만기전 소구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음은 소론 지적과 같으나 약속어음에 있어서도 발행인의 파산이나 지급정지 기타 그 자력을 불확실케 하는 사유로 말미암아 만기에 지급거절이 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만기전의 소구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공동 피고 소외 1이 발행한 그 판시 (1) 내지 (3) 및 (5)항의 각 약속어음이 피고를 거쳐 원고에게까지 배서양도되었는데 피고는 배서를 함에 있어 지급거절증서 작성의무를 면제한 사실과 그 후 위 소외 1 발행명의의 다른 약속어음들이 거래은행으로부터 모두 부도가 되자 원고는 위 각 어음을 지급기일전인 1982.5.10.경 지급장소에서 지급제시 하였으나 지급거절이 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소외 1의 발행명의의 다른 약속어음이 모두 부도가 된 상황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각 약속어음도 각 만기에 지급거절이 될 것이 예상된다고 하겠으므로 그 소지인인 원고는 만기 전이라고 할지라도 일단 지급제시를 한 후 배서인인 피고에게 소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이와 다른 견지에서 원심판단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없다.

3. 같은 상고이유 제3점을 본다.

원심이 그 판시 (1) 내지 (3) 및 (5)항 어음이 각 지급기일전인 1982.5.10.경 지급장소에서 원고에 의하여 지급제시 되었으나 지급거절이 된 사실을 인정한 증거관계를 살펴보면 원심인정에 수긍이 가고 그 증거취사 과정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잘못이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없다.

4. 같은 상고이유 제4점을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식품의 판매 및 알선업을 경영하는 피고 회사는 1981.10.27. 소외 2와 사이에 그 산하 연쇄점의 하나인 점촌지점 설치운영계약을 체결하여 위 소외 2가 위 지점을 운영하여 오던 중 1982.2.경 원심공동 피고 소외 1이 위 지점 영업일체를 소외 3 명의로 양도받고 피고 회사와 사이에 1982.3.17.자로 피고 회사에 상당한 담보 부동산을 제공하되 지점은 본점의 업무감독을 받음과 아울러 상품판매 수수료 5퍼센트중 0.8퍼센트를 본점에 납입한다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점설치 운영계약을 새로이 체결하면서 이와 별도로 위 소외 1은 피고회사 본점 또는 지점명의로 수표 및 어음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피고 회사에 제출하고 피고 회사의 승낙하에 위 소외 2로부터 피고 회사 대표이사 인장과 '신라체인 점촌지점 소외 4'로 된 고무인을 인수한 사실, 그런데 당초 위 소외 2는 피고 회사로부터 점촌지점에서의 세금계산서, 주류판매계산서, 거래명세서의 발행과 관청에 발송하는 공문에 한하여 피고 회사를 대리하여 피고 회사 대표이사 명의로 대행할 수 있음을 승낙받고 위 인장들을 이에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사용하여 왔고, 위 소외 1도 피고 회사로부터 같은 조건으로 사용할 것을 승낙받아 위 인장들을 인수하여 그 이래 위 지점을 자기의 계산하에서 운영하면서 위 인장 등을 수시로 사용하여 피고 회사 대표이사의 기명날인을 대행하여 오던 중, 상품외상구입을 위한 담보부동산으로 제조업체에 제공하기 위하여 원고로부터 충주시 (주소 생략) 대 272평방미터를 대금 24,000,000원에 매수하면서 1982.4.9 그 대금지급을 위하여 판시(1) 내지 (3) 및 (5)항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이중 판시 (1) 내지 (3)항의 어음은 피고, 소외 5 순으로 배서를 하고, (5)항의 어음은 전 배서인들의 백지식 배서가 있는 채로 위 소외 1이 일단 회수하여 피고의 배서를 하여 각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당시 위 소외 1은 원고에게 “주식회사 신라체인 점촌지점 소외 4”명의로 된 위 지점의 사업자등록증을 보이며 피고 회사는 본점이 있고 그 밖에 경상북도 내에 8, 9개의 지점을 가진 식품연쇄점인데 지점에서는 피고 회사 대표이사 소외 4의 승낙하에 직접 피고 회사 명의로 일체의 거래를 한다고 말하면서 보관중인 인장 등이 대표이사의 명판과 그 인장임을 확인하게 하므로, 원고는 지점장으로 불리는 위 소외 1에게 피고 회사를 대리하여 어음행위를 할 권한과 대표이사의 기명날인을 대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고 위 소외 1이 피고 명의로 배서를 한 위 각 약속어음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한 후, 위 인정에 의하면 위 지점의 일부 영업행위에 있어 직접 피고 회사 대표이사의 기명날인을 대행하는 방법으로 피고를 대리할 기본적 대리권이 있는 위 소외 1이 그 권한을 초과하여 피고 명의의 어음배서행위를 대행한데 대하여 상대방인 원고로서는 어음행위 대리권과 기명날인의 대행권이 있는 것으로 믿었고 이와 같이 믿은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아니 할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는 표현대리의 법리에 따른 배서인으로서의 책임을 면치 못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업사용인은 상인의 영업범위내에 속하는 일에 관하여 그 상인을 대리할 수 있고 영업과 관계없는 일에 관하여는 특별한 수권이 없는 한 대리권이 없는 것이므로 상업사용인이 권한없이 상인의 영업과 관계없는 일에 관하여 상인의 행위를 대행한 경우에 특별한 수권이 있다고 믿을만한 사정이 없는 한 상업사용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상업사용인인 위 소외 1은 원고로부터 자신이 매수한 부동산 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자기명의의 위 각 어음을 원고에게 발행하고 그 어음금의 지급을 담보하는 뜻으로 여기에 피고 명의의 배서를 대행하였음이 인정되는 바, 위와 같이 피고 회사가 그 상업사용인인 위 소외 1 개인의 토지매매대금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는 일은 피고 회사의 영업범위내에 속하는 일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배서에 관한 특별수권이 있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소외 1이 피고 회사의 점촌지점장으로서 피고 회사 명의로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동인에게 위와 같은 피고의 배서를 대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원심이 채용한 1심증인 소외 6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위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 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그 돈으로 장사를 하여 물건을 팔아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말을 듣고 위 소외 1에게 위 부동산을 매도하고 그 대금지급확보를 위하여 위 각 어음을 교부받았다는 것인바, 이 진술에 따르면 위 소외 1에 대한 채권의 담보로 이 사건 부동산을 제공받을 피고가 위 부동산 매수대금 지급을 위하여 발행한 어음에 배서함으로써 그 대금지급의 담보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면 위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받는 실익이 전혀 없어지는 셈이니 경험칙상 피고가 위와 같은 어음배서의 대리권을 위 소외 1에게 수여하였다고 믿기는 어려울 것이다.

(3)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어음행위 표현대리의 성립요건에 관한 해석을 그르친 위법이 있고 이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점의 논지는 이유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성렬(재판장) 이일규 전상석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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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84.1.25.선고 83나1613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