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피고인은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음에도 즉시 하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한바, 그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매우 크다.
피고인이 술에 취해 운전한 점, 피해자가 사망하여 범죄의 결과가 중한 점, 피고인이 운행한 차량이 의무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볼 때 엄히 처벌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이는 피고인에게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한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에게는 다음과 같은 유리한 정상도 있다.
피고인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피해자의 유족인 O과 원만하게 합의하였을 뿐 아니라, 위 O은 노환에도 불구하고 당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재차 밝히고 선처를 간곡하게 탄원하였다.
피고인은 사고 후 오랜 시간이 지나기 전에 사고 현장으로 돌아와 출동한 경찰관에게 자신이 사고운전자임을 밝혔다.
한편 피해자는 새벽시간에 횡단보도가 아닌 곳을 무단으로 횡단하다
사고를 당한바,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에 관하여 상당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 사정들은 각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상 ‘교통사고 후 도주 범죄’ 중 ‘치사 후 도주 범죄’에 관한 특별감경인자(피해자에게도 교통사고 발생 또는 피해 확대에 상당한 과실이 있는 경우, 자수, 처벌불원)로 적시된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그 밖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함께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