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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2015. 6. 3. 선고 2015구합145 판결
[인사발령처분무효확인등] 확정[각공2015하,465]
판시사항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도의회 사무처장이 포함된 2015년도 상반기 4급 이상 인사발령을 하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이 위 인사발령은 헌법지방자치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추천권을 침해했다며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도의회 의장에게는 원고적격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도의회 사무처장이 포함된 2015년도 상반기 4급 이상 인사발령을 하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이 위 인사발령은 헌법지방자치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추천권을 침해했다며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관계 법령 및 법리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권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의 대표자인 의장에게 부여된 공법상의 권한에 해당할 뿐, 항고소송을 통해 침해를 주장할 수 있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권리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인사발령으로 도의회 의장이 항고소송을 통하여 구제받을 수 있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받았다고 볼 수 없어, 도의회 의장에게는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호종 외 1인)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범)

변론종결

2015. 5. 6.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위적으로, 피고가 2015. 1. 15.에 한 2015년도 상반기 인사발령(4급 이상) 중 일련번호 2. 소외 1 지방부이사관 및 일련번호 27. 소외 2 지방이사관에 대한 인사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하고, 예비적으로, 피고가 2015. 1. 15.에 한 2015년도 상반기 인사발령(4급 이상) 중 일련번호 2. 소외 1 지방부이사관 및 일련번호 27. 소외 2 지방이사관에 대한 인사발령을 취소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 은 지방의회에 두는 사무직원은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피고는 제주특별자치도의 2015년도 상반기 인사발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5. 1. 14. 총무과장 소외 3에게 원고를 방문하여 2015년도 상반기 인사방침과 도의회 사무직원 인사발령 예정사항을 설명하도록 하였다.

나. 원고는 그 자리에서 도의회 사무직원의 인사와 관련하여 협의하거나 추천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가 미리 정한 도의회 사무직원의 인사발령 사항에 대하여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당시 도의회 사무처장이던 소외 2가 제주특별자치도청 기획관리실장으로 가는 것을 희망하나,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도의회 사무처장으로 남아있게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였다.

다. 피고는 다음 날 원고에게 다시 전화로 인사발령 예정사항을 설명하였으나, 원고는 자신의 추천 없이 도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를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라. 그러나 피고는 같은 날인 2015. 1. 15. 다음 내역과 같이 도의회 사무처장이 포함된 2015년도 상반기 4급 이상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본문내 포함된 표
일련번호 성명 임용사항 현직
직급 부서 직급 부서
2 소외 1 지방부이사관 도의회사무처장 지방부이사관 문화관광스포츠국장
27 소외 2 지방이사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발전연구원) 지방이사관 도의회 사무처장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의 요지

1)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의 대상인 제주도 소속 지방공무원 소외 1과 소외 2가 위 인사발령을 다투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발령이 헌법지방자치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자신의 추천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그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하고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① 이 사건 인사발령의 대상은 소외 1과 소외 2 개인이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직접 법률상 이익을 침해받는 사람 역시 소외 1과 소외 2이다. 그런데 원고는 위 인사발령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위 인사발령으로 구체적인 권리가 변경되거나 소멸되는 등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에게는 당사자적격이 없다. ② 원고가 제기한 항고소송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 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 즉 이른바 ‘처분 등’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고, ‘처분 등’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행정청이 우월적인 지위에서 공권력을 행사할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사건 인사발령은 피고가 소외 1이나 소외 2에 대하여는 우월한 지위에서 공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원고에 대하여는 우월한 지위에서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가 취소를 구할 수 있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지방의회 사무직원 임명과 관련된 법령

1) 지방자치법의 관련 규정

가) 지방자치법 제90조 에 따르면 지방의회 중 시·도의회에는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무처를 둘 수 있고 사무처에는 사무처장과 직원을 두며( 제1항 ), 시·군 및 자치구의회에는 사무국이나 사무과를 둘 수 있고 사무국·사무과에는 사무국장 또는 사무과장과 직원을 둘 수 있다( 제2항 ). 이때 사무처장·사무국장·사무과장 및 직원은 지방공무원으로 보한다( 제3항 ).

한편 지방자치법 제91조 제1항 에 따르면 지방의회에 두는 사무직원의 정수는 조례로 정하게 되는데, 제91조 제2항 에서 그 사무직원의 구체적인 임명 과정을 규정하고 있다.

나) 지방자치법 제91조 의 개정 경위

(1) 1987년 헌법 개정으로 제117조 , 제118조 에 지방자치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1988. 4. 6. 법률 제4004호로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 제83조 제2항 은 “사무직원은 지방의회 의장과 협의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위 조항은 1994. 3. 16. 법률 제4741호로 “사무직원은 지방의회의 의장의 추천에 의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한다.”로 개정되었다(당시 1994. 3. 4. 개최된 제166회 국회 본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위 개정안을 제출한 정치관계법심의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위 개정안은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의원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2) 이후 2006. 4. 28. 법률 제7935호로 개정되면서 그 단서에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직원 중 별정직, 기능직, 계약직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을 지방의회 사무처장, 사무국장, 사무과장에게 위임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된 후, 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현재의 제91조 제2항 으로 옮겨져 “사무직원은 지방의회의 의장의 추천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무직원 중 별정직·기능직·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은 지방의회 사무처장·사무국장·사무과장에게 위임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규정되었다.

(3) 이후 위 단서 규정은 2012. 11. 11. 법률 제11531호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무직원 중 별정직공무원, 지방공무원법 제25조의5 에 따른 임기제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은 지방의회 사무처장·사무국장·사무과장에게 위임하여야 한다.”고 개정되었고, 이후 2013. 7. 16. 법률 제11899호로 개정되면서 별정직공무원, 지방공무원법 제25조의5 에 따른 임기제공무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반직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은 지방의회 사무처장·사무국장·사무과장에게 위임하도록 하였다.

2) 제주도의회 사무직원 임용 관련 규정의 체계와 내용

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은 자치조직권에 관한 특례를 두면서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 ( 지방공무원법 제2조 제2항 제1호 의 일반직공무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무원은 제외한다)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주자치도의 의회사무처에 두는 사무직원의 임용 및 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도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6. 10. 18. 조례 제95호로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사무처 직원의 임용 등에 관한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한다) 제2조는 도의회 의장이 제주특별법 시행령 [별표 1]에 해당하는 일반직공무원(제1호), 지방공무원법 제2조 제3항 제2호 의 별정직공무원(제2호), 지방공무원법 제25조의5 에 따른 임기제공무원(제3호)에 해당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의회사무처 소속 공무원의 임용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제주특별법 시행령 제7조의2 [별표 1]은 제주자치도의 의회사무처에 두는 사무직원의 임용권에 관한 특례가 인정되는 일반직공무원의 범위를 정하면서 지방전문경력관(제1호), 전담직위에 임용된 공무원(제2호), 행정직군 속기직렬 공무원(제3호), 방호직렬 공무원(제4호), 기술직군 위생직렬 공무원(제5호), 조리직렬 공무원(제6호), 간호조무직렬 공무원(제7호), 시설관리직렬 공무원(제8호), 운전직렬 공무원(제9호), 지방공무원 임용령 [별표 1]에 따른 관리운영직군 공무원을 규정하고 있다(제10호).

3)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방자치법에서는 사무직원은 지방의회의 의장의 추천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하되,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무직원 중 별정직·기능직·계약직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은 지방의회 사무처장·사무국장·사무과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제주특별법 등에 따라 사무직원의 임용 및 절차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정할 수 있고, 제주특별법 시행령 [별표 1]에 해당하는 일반직공무원(제1호), 지방공무원법 제2조 제3항 제2호 의 별정직공무원(제2호), 지방공무원법 제25조의5 에 따른 임기제공무원(제3호)에 해당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의회사무처 소속 공무원은 도의회 의장이 임용권을 가지고, 나머지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가진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법령에서 특별자치도라는 제주도의 특수성을 반영하였기 때문이다.

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라. 판단

1)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할 것이며,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2000. 2. 8. 선고 97누13337 판결 ,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두6716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관계 법령 및 법리와 아래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권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의 대표자인 의장에게 부여된 공법상의 권한에 해당할 뿐, 이를 항고소송을 통해 그 침해를 주장할 수 있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권리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항고소송을 통하여 구제받을 수 있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받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그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없다.

가) 헌법은 지방자치를 규정하면서 지방의회의 존속을 명시하고 있고( 헌법 제118조 제1항 ), 헌법 제118조 제2항 에 따른 지방자치법이 우리의 지방자치제도를 형성하면서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상호 독자적 권한을 부여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관계는 상호 견제와 균형의 관계로 설명된다. 즉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 제39조 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사항에 대해 의결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법 제101조 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고 사무를 통할하는 집행기관이다. 이처럼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의사를 내부적으로 결정하는 최고의결기관으로 지방의회를 두고, 지방자치단체의 대표로서 외부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의사를 표명하고 그 사무를 통할하는 집행기관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헌법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은 기관분립주의를 원칙으로 하면서 의사결정기능을 담당하는 의회와 집행기능을 담당하는 집행기관을 분리하여 상호 견제와 균형에 의하여 자치행정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추36 판결 , 헌법재판소 2004. 12. 16. 선고 2002헌마333 전원재판부 결정 , 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0헌마605 전원재판부 결정 , 헌법재판소 2014. 1. 28. 선고 2012헌바21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처럼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 사이에서도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서 권력분립의 원리가 반영되어 있다. 그럼에도 헌법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가 독자적으로 사무직원의 인력을 수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임명권을 부여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 사이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 의장에게 사무직원의 추천권을 부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2014. 1. 28. 선고 2012헌바21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와 같이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 사이에서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서 권력분립의 원리가 반영되어 있음을 기초로 하여, 헌법지방자치법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사무직원 임용권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지방의회 의장에게 추천권을 부여한 목적과 그 이유 등에 비추어 보면 지방의회 의장에게 부여된 사무직원 추천권은 지방의회 의장에게 절차적으로 보장된 공법상의 권한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지방의회 의장이 제3자에 대한 처분의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할 수 있는 개별적·주관적 권리로 볼 수 없다.

나)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 은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임명에 대해 지방의회 의장에게 추천권을 부여하고 있는데, 추천의 문언적 의미는 “어떤 조건에 적합한 대상을 책임지고 소개한다.”는 것이다(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위와 같은 추천의 의미가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나아가 추천권을 어떠한 방법으로 행사할 것인지, 추천권이 행사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반드시 이에 따라야 하는지, 아니면 사정에 따라 추천과 다르게 임용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나 해석이 없다(참고로 지방자치법의 개정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이 논의되었음을 확인할 수도 없었다).

한편 피고가 조사하여 제출한 다른 지방의회의 사무직원 임명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시도 임명 방법
서울특별시 ○ 구두협의 → 서명징구 → 발령
○ (4급 이하) 전보희망자에 한해 의회 발령
부산광역시 ○ (4급 이상) 인사안 제시 → 설명
○ (5급 이하) 구두협의 → 복수(의회) → 발령
대전광역시 (4급 이하) 의회의 공문요청(2배수) 시 추천자 중 발령
인천광역시 구두협의 → 발령
대전광역시 구두협의 → 서명징구 → 발령
울산광역시 구두협의 → 발령
광주광역시 ○ 구두협의 → 발령
○ (4급 이하) 2~3배수 추천자 중 발령
경기도 구두협의 → 발령
강원도 (전직급) 구두협의 → 인사안 제시 → 의회공문 회시 → 발령
충청남도 ○ 구두협의 → 서명징구 → 발령
○ (4급 이하) 의회 전출입 희망자 발령
충청북도 ○ 구두협의 → 발령
○ (4급 이상) 도 인사안 제시, 협의
전라남도 도 인사안 제시 → 구두협의 → 발령
전라북도 구두협의 → 의장서명 → 발령
경상남도 ○ 구두협의 → 의장서명 → 발령
○ 의회에서 전입희망자 공무 후 협의
경상북도 구두협의 → 공문요청(의회) → 발령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사무직원의 임용 방식은 ‘지방의회의 장의 추천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하는 것이지만, 위 개별 지방자치단체별 지방의회 사무처 직원 임용방법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방의회의 장이 사무직원을 추천하는 형식이나 내용은 일률적이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추천권의 내용과 그 행사방법 등을 조례로 명문화함으로써 추천권의 적극화, 실질화, 제도화가 가능하다며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권을 구체화하는 방법으로 지방의회의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 2014. 1. 28. 선고 2012헌바21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한편 추천행위는 행정기관 상호 간의 내부적인 의사결정과정의 하나일 뿐 그 자체만으로는 직접적으로 국민의 권리·의무가 설정, 변경, 박탈되거나 그 범위가 확정되는 등 기존의 권리상태에 어떤 변동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이 추천권의 의미와 내용, 그 행사 방법이 분명하지 않고, 조례를 통해서 그 내용이 구체화될 수 있음에 비추어 보면 결국 조례로 추천권에 관한 사항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는 한 지방의회 의장에게 부여된 추천권이 개별적인 사안에서 항고소송으로 그 침해 여부를 다툴 수 있는 구체화된 권리라고 볼 수 없다.

다) 지방자치제도는 제도적 보장의 하나로, 제도적 보장은 객관적 제도를 헌법에 규정하여 당해 제도의 본질을 유지하려는 것으로서, 헌법제정권자가 특히 중요하고도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고 헌법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국가제도를 헌법에 규정함으로써 장래의 법 발전, 법 형성의 방침과 범주를 미리 규율하려는 데 있다( 헌법재판소 2006. 2. 23. 선고 2005헌마40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지방자치의 본질적 내용은 ‘자치단체의 보장’, ‘자치기능의 보장’과 ‘자치사무의 보장’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제도적 보장은 기본권 보장의 경우와는 달리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입법자에게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과 형태의 형성권을 폭넓게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최소한 보장의 원칙’이 적용된다( 헌법재판소 1997. 4. 24. 선고 95헌바4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여기에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임용권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부여한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 헌법이 지방자치제도를 보장하면서 예상한 입법자의 형성권 영역에 포함되는 범위 내에 있음에 비추어 보면, 지방의회의장의 사무직원 추천권은 지방자치의 본질적 내용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지방자치제도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있다고 하여, 그리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994. 3. 16. 개정 법률 제4741호로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임명에 있어서 ‘협의’가 ‘추천’으로 바뀌었다고 하여, 여기에서 곧바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권리로서의 추천권이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

라) 한편 행정소송법 제3조 제1호 에 따르면 항고소송은 행정청의 처분 등이나 부작위에 대하여 제기하는 소송이고, 제2조 제1호 에 따르면 그 대상인 처분 등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하 ‘처분’이라 한다) 및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을 말한다.

이때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해당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관계 법령 및 관련 법리를 기초로 하여 지방의회의 지위를 살펴보면, 지방의회는 일정한 지역에서 당선되어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방의회 의원으로 구성되어 지역주민을 대표하고, 지방행정사무와 법령의 범위 안에서의 지방자치단체의 의사를 결정하고, 지방행정사무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며, 주민의 대표로서 집행기관의 업무를 감시, 감독한다. 따라서 지방의회 의원의 경우 위와 같은 지방의회의 지위 및 지방자치행정의 민주성과 능률성 도모, 지방의 균형적 발전과 대한민국의 민주적 발전이라는 지방자치법의 목적에 비추어 자치단체의 장과 유사한 지위에 있는 선출직공무원이고( 헌법재판소 2006. 2. 23. 선고 2005헌마40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지방의원 중에서 선출되는 지방의회 의장도 마찬가지의 지위에 있다.

이처럼 우리 헌법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대등한 지위로 구성하면서도 서로 분립되어 제각각 그 고유권한을 행사하되 상호 견제의 범위 내에서만 상대방의 권한 행사에 대한 관여를 허용하고 있다(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추36 판결 등 참조). 여기에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 사이에는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서 권력분립의 원리가 반영되어 있음을 상기하여 보면,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대등한 지위에 있는 것이지,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부터 공권력의 행사를 받을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지방의회 의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행정작용에 대해 공권력의 행사를 받았다며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소외 1 등에 대한 행정처분인 이 사건 인사발령이 원고에게도 그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처분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마) 한편 이 사건과 같이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사이에 임용권 또는 추천권의 행사에 관한 다툼이 있는 경우 이는 공공단체(지방자치단체) 내부의 권한 행사에 관한 것이어서 기관소송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이나, 행정소송법은 제45조 에서 “기관소송은 법률이 정한 경우에 법률에 정한 자에 한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기관소송 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용권과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권에 관하여는 지방자치법 등 관계 법률에서 기관소송을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기관소송의 대상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이 다른 기관에 대하여 한 행정조치도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법률에 의하여 그 행정조치에 따라야 할 의무가 부과되어 있고,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과태료나 형사처벌 등 제재 규정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 행정조치의 위법을 다툴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214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임용권 행사가 원고에 대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임용권 행사를 행정처분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를 원고에 대한 침익적 행정처분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원고로서는 피고에 의한 사무직원 임용이 있기 전에 조례를 제정하는 방법으로 추천권을 제도화하여 이를 적극적이고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었던 점(앞서 본 바와 같이 제주특별법 제14조 제1항 에서는 제주도 의회사무처에 두는 일정 사무직원의 임용 및 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도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용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 장의 조례위반의 위법을 다투는 방법 등으로 추천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예외적으로 원고적격을 인정할 특별한 필요도 찾을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어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허명욱(재판장) 이승훈 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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